믹서/앰프/DSP/이펙터Behringer Wing: 또 한 번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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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제     기사제공 (주)아빅스


취재진은 Behringer의 공식 수입원인 (주)아빅스로부터 약 2주간 따끈따끈한 Wing 신제품을 받아 직접 써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스펙상으로는 48채널 입력, 28채널 출력버스 구조로 최근 출시된 신제품임을 고려하면 어찌보면 평범하다 할 수 있다. 이 제품이 중급 시장을 노리고 출시되었음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실제로 (주)아빅스 측이 공개한 출시 가격은 시장을 후끈 달아오르기에 하기 충분했다. 500만원이 채 안되는 소비자가는 기존의 X32, M32 유저들에게 소위 ‘뽐뿌’를 제대로 집어 넣었다. 이에 따라 현재 구매 희망 대기자의 수가 기록적이라는 이야기가 돌 정도다. 그리고 취재진이 실제로 만져보고 소리를 들어본 바, 시장에서의 열풍은 그 이유가 분명히 있었다. 어떤 기능들이 있고, 또 구성은 어떨까? 과연 지금까지의 Behringer가 그랬듯이 또 다시 시장을 파괴할 정도의 잠재력이 있을까?




첫 인상, 사진보다 훨씬 나은 실물

최근 추세로 보아 어퍼-엔트리급에서 48채널 입력을 지원한다는 것은 그다지 새로운 사실은 아니다. A사 제품이 48채널 입력을 지원하는 소형 모델을 내놓으면서 ‘클래스 무너뜨리기’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1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지금, 시장은 이제 어퍼-엔트리급에서 48채널 입력 지원을 당연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Wing이 내놓은 40채널의 채널 스트립과 8채널 스테레오 AUX 입력을 포함한 48채널 입력은 그렇게 대단해보이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이 쪽도 만만치 않은 스펙이다. 우선 40개의 채널 스트립은 전부 각각 스테레오 모드를 지원한다. 여기에 8채널 AUX 입력도 스테레오를 기준으로 한 것이니 전통적인 기준대로라면 96채널의 입력을 지원하는 셈이다. 다만 현실적인 운용을 감안한다면 일반적인 콘솔 기준으로는 약 60채널 정도를 지원한다고 보는게 맞을 것이다. 실제로 스테레오 입력을 지원하는 플레이 소스라든지, 건반, 혹은 스테레오 페어 마이크 셋업은 전부 한 채널로 계산될 수 있으니 말이다. 출력 계통은 경쟁자의 스펙을 아득히 뛰어넘는다. 16개의 스테레오 AUX, 8개의 매트릭스, 4계통의 스테레오 메인 출력으로 인해 그야말로 ‘못하는 것’이 없는 콘솔이 되었다. 이렇게 풍부한 출력 계통은 투어링 등급에서도 모니터 콘솔로 쓰기에 충분한 숫자이다.

이렇게 숫자에 대한 만족감을 뒤로 하고 제품의 실물을 보면 사진으로 보는 것만큼 날씬하되 실제 고급감은 그 이상이다. 무게는 24kg으로 조금 무리하면 혼자서도 운용할 수 있으며 제품 표면의 질감이나 페이더나 노브의 감각, 화면의 해상도나 터치감, 모니터 각도의 조절기구 등은 사진으로 보이는 가벼움과는 달리 의외로 진중함까지 전해준다.




직관적인 조작 인터페이스

100% 모든 노브를 확인해본 것은 아니지만 일단 메인 스크린과 채널 스트립 스크린 주변에 있는 엔코더는 전부 터치센시티브 타입이다. 세부 기능이나 값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굳이 돌려볼 필요 없이 손으로 살짝 만지기만 하면 바로 기능이나 해당 값이 떠서 매우 직관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페이더 뱅크는 입력부, 버스 및 DCA부, 메인출력 및 매트릭스부로 직관적으로 나눠져 있다. 각 기능은 페이더 옆에 있는 레이어 버튼으로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조작 인터페이스는 전반적으로 Behringer X32 시절의 것을 장점을 이어받아 승계하면서도 직관적인 운용성을 더욱 살린 것 같다.

가장 눈에 띄는 메인 디스플레이는 10인치의 크지 않은 사이즈지만 해상도가 높고 워낙 반응이 빨라 콘솔 기능을 제어하는데 손색이 없다. 또한 콘트롤 서페이스 본체와 어느정도 분리되어 각도를 조절할 수 있게 되어 있어서 해가 강한 날 야외 등의 상황에서도 시인성을 좋게 했다. 7개의 터치 엔코더와 7개의 버튼은 화면과 유기적으로 맞물려 더욱 빠른 조작을 돕는다. X32에서 그랬듯이 Wing은 채널 스트립 섹션을 따로 분리해놓았다. 더욱 강력하게 말이다. 비록 터치가 안되는 작은 LED 스크린이지만 화면 아래에 배치된 11개의 엔코더가 전부 터치센시티브 방식이기 때문에 조작에 불편함은 전혀 없다. 또한 메인 스크린과도 유기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X32에서 받았던 ‘이중 조작으로 불편하다’는 느낌보다는 ‘직관적인 조작을 돕는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다가온다. 그 외에도 넉넉한 커스텀 조작부까지 풍부하게 제공되어 ‘자신만의 콘솔’을 확실하게 만들 수 있는 가능성도 돋보인다. 또 하나 팁이라면, 이 제품은 모드/레이어 버튼에서 DAW 콘트롤러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48kHz의 샘플링레이트가 조금 더 아쉬워지는 부분이다. 하지만 현재에도 대부분의 상업용 밴드 녹음은 48kHz에서 이뤄지므로 동시녹음 채널 수가 많거나 정밀한 큐 모니터링이 필요한 녹음실에서도 DAW와의 연계를 고려해 이 콘솔을 들여놓는 것도 고려해볼만하다.



역대 최강의 강력한 프로세싱 섹션

모든 입력 채널에는 기본적으로 채널 딜레이와 함께 하이 및 로우패스 필터, 6밴드 파라메트릭 EQ(틸트 EQ 기능 포함), 게이트, 컴프레서를 지원하며 여기에 각 채널당 최대 5개의 채널 프로세싱을 추가할 수 있다. 여기에는 Behringer가 복각한 과거의 명기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채널스트립의 구조를 보면 소프트웨어 플러그인의 추가 가능성이 엿보이기도 한다. 추가 플러그인이 유료로 제공될지, 아니면 펌웨어 업데이트때마다 제공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멀티포인트 다이나믹 EQ 혹은 멀티밴드 컴프레서의 존재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이 등급에서 해당 기능을 제공하는 콘솔은 아직 없다. 하지만 추후 경쟁사에서 해당 기능을 제공한다면 얼마든지 펌웨어 업데이트로 대응이 가능할 것이다. 그 외에도 다양한 공간계 FX와 테이프 새츄레이션 등의 클래시컬한 기능들이 다수 탑재되어 있으며 기타나 베이스 채널을 위한 모델링까지 내장하고 있어서 별 다른 추가 장비 없이 무대 위를 조용하게 유지해야 하는 밴드에게 매우 유용할 것이다. 전반적으로 스튜디오 엔지니어에게도 익숙한 여러 프로세싱 플러그인과 FX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서 해당 분야 엔지니어들까지도 관심을 가지는 형편이다. 라이브를 위주로 활동해온 엔지니어들에게도 새로운 믹싱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면에서 이 옵션은 매우 유용할 것이다.




유연한 시그널 플로우 구조

기본적으로는 본체에 단 8채널만의 마이크 프리앰프가 내장되어 있어서 단 한대만으로 모든 셋업을 끝내야 하는 현장에는 이 콘솔은 맞지 않다. 이 콘솔의 가격이 어퍼-엔트리급이긴 하지만 여러모로 입출력 스펙, 프로세싱 파워 등의 등급으로 봤을 때는 중형급에 한없이 가까운 제품이기 때문에 이런 구성은 굳이 흠이라고 할 수 없다. 실제로 대부분의 중형급 이상의 콘솔은 로컬 입/출력을 줄이고 리모트 스테이지 박스와의 연계성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내장된 네트워크 오디오 인터페이스는 AES50, 즉 SuperMac이라고 불리는 사양이다. 48kHz까지의 멀티채널 스트림을 지원하며 오랜기간 낮은 레이턴시와 지터, 높은 안정성으로 증명된 방식이다. 이 포트가 총 3개 내장되어 있어서 이것으로 오갈 수 있는 입출력 수는 양방향 144채널이다. 또한 두 개의 SD카드가 꼽혀있는 옵션 슬롯은 64×64의 입출력을 지원한다. 여기에 XLR 타입의 커넥터로 연결되는 StageConnect 옵션은 양방향 32채널 오디오를 지원한다. USB 포트로 PC와 오디오 인터페이스로 오갈 수 있는 스트림은 48×48이다. 이것저것 합쳐보면 Wing에서 다룰 수 있는 입출력 노드는 374×374에 달한다. 대량의 매트릭스 기기로서 Wing이 훌륭하게 역할을 할 수 있는 셈이다. 그리고 Wing의 채널스트립 개수 자체는 스테레오 40채널 정도이지만 Wing의 이런 특성을 잘 이용한다면 다수의 네트워크 스테이지 박스를 이용하여 좀 더 확장된 운용이 가능할 것이다. StageConnect 인터페이스는 Klark Teknik의 것으로 아직까지 지원 기기에 대한 구체적인 것이 제시된 것은 없다. 하지만 Music Tribe에 의하면 단일 표준 마이크 케이블로 1ms 이하의 레이턴시로 24비트의 오디오를 32채널 전송할 수 있어서 차세대 XLR 표준의 자리까지 노리고 있는 듯 하다. 이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면 다양한 타사의 퍼스널 믹서나 레코더, 프로세서, 서브믹서 등을 단 하나의 XLR 케이블로 쉽게 연결할 수 있는 상황을 기대해봐도 될 것이다.



숫자를 잊게 만드는 
압도적인 사운드 퀄리티

48kHz라는 샘플링레이트의 숫자적 아쉬움을 잊는다면, 현업 엔지니어들에게 Wing의 아날로그 입출력 음질이 극찬을 받는다는 것이 그리 놀랍지만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입출력 AD/DA만 48kHz로 이뤄지며, 내부 프로세싱은 훨씬 더 높은 오버샘플링으로 이뤄져 시그널 플로우 내내 좋은 음질이 유지된다. 스펙상 입출력을 합친 다이나믹 레인지는 111dB(A-Weight)에 달하며, AD는 112dB, DA는 118dB의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아날로그 입출력의 퀄리티는 Behringer 측 발표에 의하면 Midas의 정평난 Pro 시리즈의 것을 변화 없이 그대로 채용했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이전의 Behringer X32에 Midas의 DL시리즈 스테이지 박스를 연결해본 엔지니어들은 한결같이 사운드퀄리티의 향상에 대해 ‘인상적이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게임 체인저가 될 자격이 충분한 Wing

정리하면, Wing의 500만원이 채 안되는 한국 출시 가격은 해외 출시가격에 비해 통관비나 운송비, 부가세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매력적이며, 구성이나 용량을 고려하면 충분히 구매할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특히 출력 버스 면에서는 상위급 콘솔을 위협하기 충분할 정도로 엄청난 용량(스테레오 28채널)을 자랑하므로 저렴한 가격의 대형 모니터 콘솔을 구하는 투어링 팀에게도 매력적이다. 다만 본격적인 중형급 콘솔을 표방하는 만큼 로컬 마이크로폰 입력이 단 8채널로 제한되기 때문에 전체 구매비용을 고려할 때 반드시 리모트 스테이지 장비까지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음질적인 면에서 48kHz의 숫자는 다소 아쉽긴 하지만 크게 향상된 아날로그부 퀄리티로 인해 실사용자 수준에서는 상당히 만족할 것이다. 또한 이로 인해 AES50 네트워크 오디오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어서 기존 생태계와의 호환성 면에서는 더욱 유리하다. 이 때문에 기존의 X32나 혹은 Midas M32 유저들의 교체 수요가 상당히 많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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