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최종진화형 Motu UltraLite Mk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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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최종진화형 Motu UltraLite Mk5

이무제 기자

필자가 처음 음향 분야에 입문할 당시 Motu 인터페이스의 등장은 충격을 안겨줬다. 당시는 Motu에서 출시한 DAW인 Digital Performer의 점유율이 지금보다는 훨씬 높을 때여서 궁합이 좋은 동사의 제품이 사용성이나 호환성, 안정성이 훨씬 좋다는 면에서 선호되기도 했으며 896이나 828같은 명기들은 지금 기준으로도 상당히 매력있는 소리를 내준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아서 Pro Tools를 운용하지 않는 나머지 스튜디오에서는 거의 Motu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표준처럼 사용될 때가 있었다. 심지어 Pro Tools를 사용하는 스튜디오조차 Motu 인터페이스 제품을 마이크 프리앰프 및 AD/DA 컨버터로 사용하는 곳이 있을 정도였다. 이후 시대가 바뀌고 PCI 및 Firewire 방식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USB 및 썬버볼트의 시대가 도래하고, 음악 제작 시장에서도 윈도우 PC의 점유율이 급속도로 올라가게 되면서 Motu 인터페이스 제품들은 ‘안정성이 좋지 않다’라는 오해를 남기고 한 때 시장 점유율이 급속도로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Motu는 놀고 있지만은 않았다. 디지털 시대에서 가장 선배축에 속하는 Motu는 살아남는 법을 알고 있었다. Digital Perfomer가 여전히 건재하며, 오디오 인터페이스 제조사 중 가장 강력하고 폭넓은 네트워크 오디오 생태계를 AVB 포맷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한 어느새 Motu의 스테디셀러인 UltraLite가 5번째 버전으로 진화했다. 이번에 다룰 제품이 바로 Motu의 베스트셀러이자 포터블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끝판왕인 UltraLite Mk5이다.


5번째에 이르는 진화형

Motu UltraLite가 처음 등장했을 때, 시장은 열광적으로 반응했다. 2개의 마이크프리앰프야 다소 평범했지만 콤보 입력으로 악기 직결이 가능했고, 무엇보다 지금 UltraLite의 정체성이 되다시피 한 풍부한 아날로그 입출력 단자는 크기 대비 독보적이었다. 타사에서 이 정도 입출력 갯수를 가진 제품을 구매하려면 랙 사이즈는 되어야 했다. 그리고 실제로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휴대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1U와 하프랙은 정말 휴대성에 있어서 하늘과 땅 차이다. 랩탑과 함께 백팩에 집어넣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갈라지기 때문이다.

첫 버전인 Mk1, 그리고 거의 차이가 없는 버전인 Mk2는 Firewire 400 인터페이스를 채택했다. 당시에는 자주 쓰였던 방식이고, 데스크탑에서는 쉽게 기능을 추가할 수 있었으며 랩탑이라고 해도 PCMCIA를 지원하는 기종을 심심찮게 찾을 수 있었기 때문에 그리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물론 당시의 맥은 Firewire 400은 물론 800포트를 기본으로 갖추고 있기도 했고 말이다. 하지만 시대는 금세 빠르게 변화했고, Firewire 포트는 기술적인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사라져갔다. 그래서 Mk3 버전은 USB와 Firewire 400 연결이 둘 다 가능했고, Mk4 버전부터는 USB 2.0 인터페이스만 남기고 대신 8채널의 입출력을 추가 확장할 수 있는 ADAT 입출력을 장비했다.

최종진화형인 Mk5는 Mk4와 구성면이나 외형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인터페이스가 USB-C 타입으로 바뀐 것이 가장 눈에 띄는 차이이며, 그 외에 액정 화면의 크기나 구성, 색상이 미묘하게 변화한 점 등을 꼽을 수 있겠다. 사실상 버튼 배치나 단자 배치가 거의 그대로이기 때문에 변화한 외형 요소를 찾는 것은 숨은 그림찾기에 버금가는 퀴즈를 푸는 느낌일 정도다. 그런데 내부적으로는 변화가 상당하다. 소프트웨어적으로는 Motu가 그동안 밀던 내장 DSP 믹서 스타일을 버리고 가볍고 간략한 CueMix5로 변화했다. 훨씬 간단해지고 간략해졌는데, 사용자에 따라 다운그레이드로 여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필자 의견에는 명백히 업그레이드다. 컴퓨팅 파워 발전에 따라 레이턴시 퍼포먼스도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이 나아졌기 때문에 DAW가 아닌, 큐믹서를 통해 모니터 믹싱을 하는 경우도 많지 않을 뿐 아니라 특히 UltraLite 시리즈는 AVB 네트워크 오디오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크고 복잡하고 무거운 DSP 믹서는 오히려 거추장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복잡한 DSP 믹서가 빛을 발하는 경우도 물론 있다. UltraLite AVB가 바로 그런 장비다. 네트워크 오디오에 목마른 유저라면, 특히 대형 세션으로 확장할 때가 많은 유저라면 UltraLite AVB를 생각해볼만 하지만, 대부분의 이 정도급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구매할 유저들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UltraLite Mk5는 이전의 스테디셀러에서 필요한 것만 챙기고 필요없는 것은 덜어낸 느낌이다.

어쨌든 Mk4에서 Mk5의 변화가 외적으로는 크지 않지만, 내부적으로는 변화가 상당히 크다. 앞서 언급한 소프트웨어적 변화 말고도 특히 입출력단의 퀄리티가 비약적으로 향상했다. 최근 Motu M2/M4가 보급형답지 않은 높은 컨버터 스펙으로 화제가 되고 있고 심지어 품귀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는데, UltraLite Mk5는 그보다 훨씬 넉넉한 입출력부를 갖고 있으면서도 출력 다이나믹레인지 면에서 무려 125dB의 놀라운 스펙으로 M2/M4의 120dB보다 훨씬 높은 값을 갖고 있다. 참고로 이 정도의 차이라면 아예 등급이 갈리는 수준으로, UltraLite Mk5는 메인스트림급 스튜디오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정도가 된다. 그런데 가격 면에서 UltraLite Mk5는 M4의 두 배를 약간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 현재 시장에서 80만원이 채 안되는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한데, ADAT 단자 포함 최대 18입력/22출력이 가능한 믹싱 용량에 온보드 DSP와 상당한 수준의 큐믹서를 갖췄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극강의 가성비를 지닌 쪽은 오히려 이쪽이 아닐까 싶다.


매력적인 입출력부 구성, CueMix5의 높은 완성도

많은 오디오 인터페이스들이 메인 출력과 헤드폰 출력이 묶이는 등의 꼼수 구성으로 입출력 스펙을 늘리고 있다. 하지만 UltraLite Mk5의 입출력단은 아주 솔직하게 모든 헤드폰, 메인출력, 디지털 출력 등이 분리되어 따로 잡힌다. 이는 DAW에서 바로 확인이 가능하다. 2채널 믹싱만 한다면 이 기능이 그렇게 와닿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Ambisonics 및 Dolby Atmos 등 입체음향을 믹싱하는 경우라면 이 기능이 무척 유용하다. 예컨대 필자는 5.1.4 시스템에서 입체음향 모니터링을 하는데, 이렇게 되면 스피커 출력단만 10개가 필요하게 된다. 이 상황에서 헤드폰을 위한 출력이 따로 잡히는 것이 중요한데, 바로 바이노럴 디코딩을 통한 헤드폰 모니터링까지 동시에 가능해야 하기 때문이다. DAW에서 이렇게 헤드폰 출력이 따로 잡혀준다면 메인 소스를 나눠받아 바이노럴 플러그인을 통해 정밀한 헤드폰 모니터링 작업 수행이 가능한 것이다. 이 지점에서는 굉장히 만족스럽지만 아주 약간 아쉬운 것은 바로 헤드폰 단자가 한 개 더 추가되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특히 모바일 세션에서 헤드폰을 함께 들으며 협업하거나 혹은 연주자와 엔지니어가 같은 공간에서 별도의 큐믹스를 구성해서 모니터링해야 할 때 추가적인 헤드폰 단자는 정말 유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점을 제외한다면 이 사이즈에서 이 정도로 효율적이고 쓸만한 입출력 구성을 해낸 점은 정말 찬사를 보내고 싶다.

여기서 솔직히 말해야 할 것은, 필자는 DAW를 통한 모니터링을 극히 선호하며 별도의 큐믹스 패널은 거의 쓰지 않는다. 하지만 리뷰를 위해서 CueMix5를 찬찬히 들여봤는데, 이 정도면 업계의 경쟁자들과 비교했을 때 상당한 경쟁력이 있어보인다. 기능적으로는 이전의 거대한 DSP 믹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점이 돋보인다. 매우 간략하고 한 눈에 들어오는 인터페이스이지만 모든 아날로그 출력부에 대해 따로 믹싱이 가능하기 때문에 매우 정밀한 큐믹스가 가능하다. 또한 내장된 컴프레서와 EQ의 구성도 훌륭하며, CueMix5 믹서에 통합 내장된 리버브는 매우 조작이 직관적이고 사운드가 괜찮다. 아쉬운점은 이 이펙터들을 DAW에서 VST 등으로 별도로 불러서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인데, 사실 이것까지 지원하는 오디오 인터페이스는 별로 없다. 대신 Performer Lite 및 100가지가 넘는 가상악기, 그리고 6GB 용량의 루프 샘플을 번들로 제공한다고 하니 처음 음악을 원패키지로 시작하는 유저라면 이 제품을 장바구니에 담아도 좋지 않을까 싶다.


안정적인 레이턴시 관리, 우수한 사운드 퀄리티

입출력 레이턴시가 매우 안정적이고 짧은 편이어서 라이브 큐믹스 세션진행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어디까지나 필자 기준이지만, 일단 48kHz 상황에서 64샘플로 잡았을 경우 입력 1.8, 출력 4.8ms이니 체감하기 힘들 정도이고, 여유있는 256샘플에서는 입력 5.8, 출력 10ms인데 체감치 직전까지는 간신히 세이프하는 수준이다. 필자의 경우 64샘플에서 별 큰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매우 만족스러웠다. 가격대비 놀라운 입출력 구성이야 Mk1 시절부터 이어져 온 덕목이라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지만 사운드 퀄리티에 대해서는 별도로 반드시 언급해야 할 정도로 뛰어나다. 일단 스펙적 수치부터가, 이 제품의 출력부 125dB 다이나믹레인지는 보통 이 정도 입출력부 구성을 가진 제품이라면 대략 3~5배 정도 비싼 제품에서나 실현이 가능한 정도다. 필자가 하이엔드 혹은 메인스트림급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리뷰하는 것이라면야 이렇게 구구절절히 쓸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제품은 18x22의 입출력 구성을 갖추면서 80만원이 채 안되는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상당한 수준의 큐믹서 시스템과 내장 DSP까지 갖추고 있다.

출력부의 컨버터 칩이 ESS Sabre32 기술을 사용한 ES9026Pro라는데, 사실 이 분야는 잘 모르겠고, 스펙상으로 매우 우수한 결과를 내고 있으며 실제 청음시에도 꽤 괜찮은 해상도를 내주기 때문에 별로 불만이 없다. 이 정도 스펙이면 디지털 시대의 마스터링 및 Immersive 콘텐츠 제작에도 별 문제가 없는 수준이다. 해상도가 낮다거나 잡음이 감지된다거나, 혹은 특정 대역에서 왜곡이 들린다거나 뿌옇게 되는 문제점이 전혀 없었다. 내장 마이크 프리앰프는 꽤 무난한 수준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아주 인상적인 수준까지는 아니었지만, 80만원 미만대의 오디오 인터페이스로는 이 정도면 충분하며, 데모 및 개인작업용으로 간편하게 사용하기에는 전혀 부족함없는 퀄리티였다.



가격대비 99% 만족감을 전달하는 오디오 인터페이스

필자가 거듭 강조하지만, 정말 한 개의 헤드폰 단자만 더 달려있었더라도 필자는 박수를 치며 찬사를 보낼 뻔했다. 아마도 과장 좀 섞어서 갖고 있는 모든 인터페이스를 팔고 UltraLite Mk5 한 대로 정착했을지도? 그 외 소소한 단점이라면 CueMix5에서 페이더의 0dB 지점을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니, 0dB가 아닌 모든 지점이 알기 어렵다. 어디엔가 몇 dB인지 표시만 해줬어도, 아니면 페이더를 더블클릭하면 0dB 지점에 가도록 해주면 편했을텐데 말이다. 그냥 큐믹스 용도라면 그렇게 중요하지 않지만 이걸 다른 PC나 믹서에서 신호를 받아 vMix 등으로 송출하는 용도로 사용한다고 생각해보면 왜 정확한 dB값을 알아야 하는지, 왜 0dB 지점이 중요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정도는 펌웨어 업데이트로 쉽게 개선이 가능할 것이기에 큰 단점으로 여기긴 힘들다. 실로 오랫만에 단점을 찾기 힘든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등장했다. 우수한 출력단은 라인 출력 뿐 아니라 헤드폰 단자에도 적용되며, 전반적으로 운용이 안정적이고 음질이 탄탄하기 때문에 포터블 및 모니터링용으로 매우 적합하다. 크기와 가격을 고려하면 경쟁상대가 별로 없어보인다. 부디 Mk6 버전에서는 한 개의 헤드폰 단자를 추가해서 나오길 바란다. 그렇게 되면 출시되지마자 ‘내돈내산’ 리뷰를 쓰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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