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무제 기자
본질에 충실한 고품질 정통 패시브 DI Montarbo MDI-2P
2차 세계대전의 추축국이자 패전국에 속했던 이탈리아는 전쟁의 참상을 딛고 경공업 전문 국가로 빠른 성장을 거뒀다. 당시의 이탈리아는 비록 전쟁은 패배했지만 추축국 중 본토의 피해가 가장 적은 편에 속했으며, 원래부터 자동차, 항공기 등의 공업 산업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여기에 당시 전 세계적인 경제 호황과 더불어 음악 분야가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하는 시기의 한 가운데 이탈리아가 회복기 및 발전기를 지냈다는 사실은 지금의 이탈리아가 왜 음향 산업의 강국인지 설명해주는 근거가 된다. 본지가 이번에 리뷰하는 Montarbo MDI-2P는 평범한 2패널 패시브 DI 박스이지만 ‘Made in Italy’만이 줄 수 있는 신뢰성을 함께 준다. Montarbo는 독자들에게는 이제 생소한 브랜드가 되어버렸을 것이지만 약 20년 전만 해도 고품질의 믹서, 분배기, 다이나믹 프로세서, EQ, 스피커 등을 폭넓게 제조하면서 특히 고음질과 음량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하는 ‘나이트클럽’ 등에서 큰 인기를 끌었었다. 그리고 이 브랜드는 dBTechnologies, EAW, RCF, DPA를 산하에 두고 있는 RCF 그룹에서 인수, 다시 부활시키기로 결정했다. 상대적으로 다른 브랜드에 비해 좀 더 컨슈머 친화적이고 소규모의 스피커 및 음향 관련 제품군들을 생산하게 된 Montarbo는 빠르게 자리잡아 이탈리아에서 생산되면서도 중국산 제품과도 대결할만한 높은 가성비를 함께 제공한다. Montarbo MDI-2P가 비록 평범한 DI 박스이지만 그럼에도 기대를 품게 하는 이유다.
3가지 라인업의 MDI 시리즈
아마도 ‘Montarbo에서 만든 DI 박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을 법한 MDI시리즈는 총 3가지의 라인업으로 구성된다. 가장 먼저 현장에서 가장 각광받는 2채널 액티브 DI 박스인 MDI-2A, 그리고 이번에 리뷰하는 MDI-2P, 마지막으로 최근의 음향 현장에서 필수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USB DAC 역할을 하는 MDI-2U가 바로 그것이다. MDI-2P는 이어지는 리뷰에서 아주 상세히 설명할 것이기에 먼저 다른 두 제품을 소개해보자면, 먼저 액티브 DI 박스인 MDI-2A는 MDI-2P와 외형적으로 완벽히 같다. 그나마 차이점이 있다면 바닥에 존재하는 9V 배터리 박스와 XLR 출력단 곁에 존재하는 배터리 ON/OFF 스위치이다. MDI-2A와 2P 모두 RCA 단자와 TRS/TS 입력단자, 그리고 TRS/TS 쓰루단자를 갖고 있어서 컨슈머 레벨과 프로페셔널 레벨 모두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DI 박스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입력 임피던스는 180kΩ으로 빈티지 일렉트릭 기타/베이스를 연결할 정도는 아니지만 현존하는 대부분의 라인출력 악기를 연결하는데는 충분하다. 여기에 0dB, -20dB, -30dB로 감도를 다양하게 셋팅할 수 있는 PAD 스위치는 단지 1단계의 PAD 조절만 지원하는 다른 DI 박스에 비해 충분히 강점인 요소다.
USB DAC 역할을 하는 MDI-2U는 그야말로 유저 친화적인 최신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PC에 연결하면 USB 오디오 출력장치로 인식되어 XLR 출력을 해준다. 말하자면 밸런스드 출력을 갖춘 DA 컨버터라고 하겠다. 물론 이 제품은 엄연한 DI박스이기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준비되어 있는데, 아날로그 출력 레벨 조절, MONO SUM 스위치, -30dB PAD, 그라운드 리프트 스위치 등 DI에서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들어있다. 또 주목할만한 점은 바로 헤드폰 단자다. XLR 출력과 헤드폰 출력을 동시에 내주기 때문에 모니터링에 있어서도 극히 유리한 것. 이쯤이면 고성능 USB DAC에 DI박스 기능을 넣었다고 해도 될 것 같다. 오디오적 성능은 WDM, MME, Direct Sound, ASAPI 등의 최신 및 레가시 윈도우 드라이버를 모두 지원하며, 맥OS를 위한 CoreAudio 역시 지원하여 극대화된 호환성을 자랑한다. 물론 Montarbo 홈페이지에서 ASIO를 위한 드라이버를 다운받아서 낮은 레이턴시의 하이퍼포먼스를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최신 제품 답게 44.1~192kHz까지, 그리고 16bit와 24bit를 모두 지원하며 요구되는 USB 파워는 380mA로 제대로 된 스펙을 가진 PC라면 사양에 구애받지 않고 손쉽게 구동된다. 라인업에 대해 마지막으로 언급할 점이라면, Montarbo의 DI박스 라인업 중 가장 특이한 것은 1채널짜리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의 악기나 시그널 라우팅 등을 보면 분명 2채널 제품의 활용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긴 하나 아직도 단채널의 DI 박스의 유용성은 유효하다. 더군다나 ‘Made in Italy’이기 때문에 저렴하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에 단채널의 작고 저렴한 제품이 등장한다면 더욱 많은 사람들이 Montarbo의 퀄리티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가성비 높은 ‘Made in Italy’
시중에는 정말 많은 DI박스들이 존재한다. 예컨대 난생 처음 들어보는 브랜드의 중국산 DI박스라면 온라인 실구매가가 5만원 이하인 경우도 더러 있을 정도다. 상대적으로 하이엔드라고 분류되는 제품들은 단채널 제품인데도 불구하고 30만원을 넘기는 경우까지 있으며, 프리앰프 역할까지 겸하는 제품이나 진공관 액티브 DI같은 경우 100만원을 훌쩍 넘기는 제품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DI 박스의 본질은 늘 같다. ‘하이임피던스 출력과 로우임피던스 입력단의 특성을 맞춰주는 것’, 그리고 ‘언밸런스드 신호를 밸런스드로 바꿔주는 것’, ‘필요한 경우 그라운드를 분리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처럼 간단한 DI 박스의 역할이지만 복잡한 오디오 환경을 고려한다면 결코 만만치 않음을 알게 된다. 무전원, 혹은 매우 미약한 전원으로 작동해야만 편리할 것이며, 특히 라이브 환경의 경우 무척 험하게 사용되기 때문에 높은 내구성 또한 갖춰야 한다. 출력단과 입력단을 이어주는 장비라는 특성 때문에 레벨 조정이나 필터 등 몇 가지 기능이 더 요구되기도 하며, 어떤 경우에는 시그널 스플릿의 기능도 수행해야만 한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 절대로 원음을 훼손시키면 안된다! 그렇기 때문에 신뢰성을 보장하는 메이저 브랜드의 DI박스는 그 크기와 기능에 비해 확실히 ‘비싸다’라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오디오 전문가들은 비싼 돈을 지불하고 신뢰성 있는 DI박스에 확실히 투자한다. 아주 간단한 장비이지만 이게 잘못되면 모든 공연과 쇼, 이벤트가 망쳐지기 때문이다.
우선 MDI-2P의 가격은 온라인에서 소비자가 30만원으로 책정되었다. 물론 저렴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제품이 2채널 제품임을 감안한다면 비싼 것도 아니다. 여기에 고급스러운 알루미늄 마감과 흠 하나 찾아볼 수 없는 말끔한 아노다이징 피니쉬, 고품질의 입출력 단자, 현장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추가 기능들이 갖춰져 있음을 생각한다면, 더군다나 ‘Made in Italy’임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느낌이다. DI 박스 쇼핑을 해보면 금세 알 수 있는 일이지만 신뢰성과 실제 성능, 그리고 높은 빌드 퀄리티, 다양한 기능, 보기 좋은 외형, 그리고 브랜드에서 주는 만족감을 두루 얻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Montarbo MDI-2P는 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고 있다. 단채널 제품이 준비되지 않은 점은 확실히 아쉽지만, 만약 2채널 DI가 필요하다면 Montarbo MDI-2P는 반드시 구매리스트에 올려놓기를 바란다.
사운드의 본질에 충실
사실 어느 정도 업계에 알려진 사실로, 중저가형에서는 패시브 방식보다는 액티브 방식의 DI가 그나마 좀 더 유리하고, 또 사운드의 착색으로 보면 패시브보다 액티브 방식이 좀 더 투명하다는 것에 많은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정리해서 말하자면 패시브 DI는 가격대에 따른 차이가 확실한 편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착색이 있다는 것, 그리고 가격대에 따라 그 착색이 부정적이냐 긍정적이냐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고가의 패시브 방식 DI는 유명한 고가의 트랜스포머를 사용하여 실제 가격도 대단히 높으며 착색은 다소 있지만 그럼에도 음악적인 사운드로 받아들여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필자가 MDI-2P를 처음 보며 내심 예상했던 것도 상당한 착색감이다. 그리고 이 착색감이 긍정적일지 부정적일지 판단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MDI-2P를 사용하며 느낀 점은 ‘액티브 DI에 필적할 정도로 높은 투명도’다. MDI-2P에 내장된 트랜스포머가 어떤 제품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입출력 단자나 외형, 스위치 등에 적잖은 투자가 된 만큼 패시브 DI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품인 트랜스포머에 투자를 아꼈으리라는 의심은 전혀 들지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믿음은 실제로 극히 투명하고 힘있는 사운드로 보답받는다. 필자는 앰프+스피커 시뮬레이터 장비를 쓴 일렉트릭 기타의 출력단에 이 장비를 추가했는데, 원래 사용했었던 액티브 DI와 비교해서 소리 질감의 차이를 느끼기가 대단히 어려웠다. 패시브 DI 박스에서는 원음, 특히 초고역에서의 손실을 피하기 어려워 그것을 그대로 하나의 특성으로 받아들이고 감안하고 썼었는데 MDI-2P는 그냥 액티브 DI를 사용하듯 착색을 고려하지 않고 연결하면 기대한 바로 그 사운드를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의문이 생길 것이다. ‘착색이 필요 없다면 액티브 DI를 쓰면 될 것 아닌가?’ 말이다. 하지만 액티브 DI에서 원하는 바를 얻으려면 신경써야할 것이 많다. 바로 전원이다. 요즘이야 거의 다 48V 팬텀파워로 DI가 작동한다지만 이는 반만 맞는 말이다. 48V 팬텀 파워의 전달 원리상 그라운드 리프트를 아예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액티브 DI로 그라운드 리프트를 하려면 반드시 별도의 전원을 써야 한다. 그래서 많은 액티브 DI들이 시대에 뒤떨어진 9V 사각형 배터리를 채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착색없이 투명한 패시브 DI의 존재는 귀하다. Montarbo MDI-2P는 음향업계에서 나름 귀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외형적 만족감과 기능, 소유의 만족감까지 함께 누리다
Montarbo MDI-2P의 빌드 퀄리티와 예쁜 외형에 대해서는 거듭 이야기해온 바다. 그리고 이 만족감은 실제로 제품을 보면 더욱 더해진다. 고급스러운 폰트 각인이나 거친 면이 없이 섬세하게 다듬어진 모서리, 고급스러운 배색은 확실히 이탈리아만의 감성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솔직히 말해서 세련된 폰트 및 컬러 덕에 어두운 무대에서 글자의 시인성이 떨어질 것 같기는 하지만 DI박스란게 워낙 단순한 물건인데다 버튼이나 단자의 위치 등이 대단히 직관적이라 딱히 사용성 면에서 문제될 요소는 전혀 없다.
무광 피니쉬에 채도가 낮은 컬러는 무대에서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시선에서도 ‘고급스러운 음향장비’라는 시각적 메시지를 전달하기 충분하다. 그러니까 MDI-2P의 외형은 적당히 기능적이면서도 아름답다. 또한 알루미늄 하우징 덕분에 타사 경쟁 제품보다는 다소 크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무게 면에서 전혀 부담스럽지는 않다. 일단 예쁘고 소리가 좋으면 반 이상 먹고 들어가는 이 업계에서 Montarbo MDI-2P는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하겠다.
올해의 원픽 2채널, 패시브 DI
(주)다산에스알은 Montarbo 제품군들 대부분을 한국 시장에 소개하면서 강력한 DI박스 및 입출력 유틸리티 라인업을 보유하게 되었다. DI박스 라인업으로 한정해서 보았을 때에는 아주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다양하고 아기자기한 기능들을 갖춰 라인업의 부족을 메꾸고 있으며, 좀 더 넓게 본다면 Montarbo에서 포터블 스피커, 스튜디오 모니터 스피커, 오디오 인터페이스 등의 제품군을 폭넓게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 프로슈머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도전해볼만하게 된 것이다. 어떻게 보면 DI박스는 매우 간단한 제품이지만 그만큼 제조사의 퀄리티와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잣대일 수 있다. 그리고 MDI-2P는 매우 훌륭했다. Montarbo의 다른 제품들이 궁금한 이유다. 시장에 MDI-2P라는 강력한 도전자가 등장한 것을 환영하며, Montarbo의 부활 역시 환영한다!
글 이무제 기자
본질에 충실한 고품질 정통 패시브 DI Montarbo MDI-2P
2차 세계대전의 추축국이자 패전국에 속했던 이탈리아는 전쟁의 참상을 딛고 경공업 전문 국가로 빠른 성장을 거뒀다. 당시의 이탈리아는 비록 전쟁은 패배했지만 추축국 중 본토의 피해가 가장 적은 편에 속했으며, 원래부터 자동차, 항공기 등의 공업 산업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여기에 당시 전 세계적인 경제 호황과 더불어 음악 분야가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하는 시기의 한 가운데 이탈리아가 회복기 및 발전기를 지냈다는 사실은 지금의 이탈리아가 왜 음향 산업의 강국인지 설명해주는 근거가 된다. 본지가 이번에 리뷰하는 Montarbo MDI-2P는 평범한 2패널 패시브 DI 박스이지만 ‘Made in Italy’만이 줄 수 있는 신뢰성을 함께 준다. Montarbo는 독자들에게는 이제 생소한 브랜드가 되어버렸을 것이지만 약 20년 전만 해도 고품질의 믹서, 분배기, 다이나믹 프로세서, EQ, 스피커 등을 폭넓게 제조하면서 특히 고음질과 음량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하는 ‘나이트클럽’ 등에서 큰 인기를 끌었었다. 그리고 이 브랜드는 dBTechnologies, EAW, RCF, DPA를 산하에 두고 있는 RCF 그룹에서 인수, 다시 부활시키기로 결정했다. 상대적으로 다른 브랜드에 비해 좀 더 컨슈머 친화적이고 소규모의 스피커 및 음향 관련 제품군들을 생산하게 된 Montarbo는 빠르게 자리잡아 이탈리아에서 생산되면서도 중국산 제품과도 대결할만한 높은 가성비를 함께 제공한다. Montarbo MDI-2P가 비록 평범한 DI 박스이지만 그럼에도 기대를 품게 하는 이유다.
3가지 라인업의 MDI 시리즈
아마도 ‘Montarbo에서 만든 DI 박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을 법한 MDI시리즈는 총 3가지의 라인업으로 구성된다. 가장 먼저 현장에서 가장 각광받는 2채널 액티브 DI 박스인 MDI-2A, 그리고 이번에 리뷰하는 MDI-2P, 마지막으로 최근의 음향 현장에서 필수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USB DAC 역할을 하는 MDI-2U가 바로 그것이다. MDI-2P는 이어지는 리뷰에서 아주 상세히 설명할 것이기에 먼저 다른 두 제품을 소개해보자면, 먼저 액티브 DI 박스인 MDI-2A는 MDI-2P와 외형적으로 완벽히 같다. 그나마 차이점이 있다면 바닥에 존재하는 9V 배터리 박스와 XLR 출력단 곁에 존재하는 배터리 ON/OFF 스위치이다. MDI-2A와 2P 모두 RCA 단자와 TRS/TS 입력단자, 그리고 TRS/TS 쓰루단자를 갖고 있어서 컨슈머 레벨과 프로페셔널 레벨 모두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DI 박스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입력 임피던스는 180kΩ으로 빈티지 일렉트릭 기타/베이스를 연결할 정도는 아니지만 현존하는 대부분의 라인출력 악기를 연결하는데는 충분하다. 여기에 0dB, -20dB, -30dB로 감도를 다양하게 셋팅할 수 있는 PAD 스위치는 단지 1단계의 PAD 조절만 지원하는 다른 DI 박스에 비해 충분히 강점인 요소다.
USB DAC 역할을 하는 MDI-2U는 그야말로 유저 친화적인 최신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PC에 연결하면 USB 오디오 출력장치로 인식되어 XLR 출력을 해준다. 말하자면 밸런스드 출력을 갖춘 DA 컨버터라고 하겠다. 물론 이 제품은 엄연한 DI박스이기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준비되어 있는데, 아날로그 출력 레벨 조절, MONO SUM 스위치, -30dB PAD, 그라운드 리프트 스위치 등 DI에서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들어있다. 또 주목할만한 점은 바로 헤드폰 단자다. XLR 출력과 헤드폰 출력을 동시에 내주기 때문에 모니터링에 있어서도 극히 유리한 것. 이쯤이면 고성능 USB DAC에 DI박스 기능을 넣었다고 해도 될 것 같다. 오디오적 성능은 WDM, MME, Direct Sound, ASAPI 등의 최신 및 레가시 윈도우 드라이버를 모두 지원하며, 맥OS를 위한 CoreAudio 역시 지원하여 극대화된 호환성을 자랑한다. 물론 Montarbo 홈페이지에서 ASIO를 위한 드라이버를 다운받아서 낮은 레이턴시의 하이퍼포먼스를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최신 제품 답게 44.1~192kHz까지, 그리고 16bit와 24bit를 모두 지원하며 요구되는 USB 파워는 380mA로 제대로 된 스펙을 가진 PC라면 사양에 구애받지 않고 손쉽게 구동된다. 라인업에 대해 마지막으로 언급할 점이라면, Montarbo의 DI박스 라인업 중 가장 특이한 것은 1채널짜리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의 악기나 시그널 라우팅 등을 보면 분명 2채널 제품의 활용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긴 하나 아직도 단채널의 DI 박스의 유용성은 유효하다. 더군다나 ‘Made in Italy’이기 때문에 저렴하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에 단채널의 작고 저렴한 제품이 등장한다면 더욱 많은 사람들이 Montarbo의 퀄리티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가성비 높은 ‘Made in Italy’
시중에는 정말 많은 DI박스들이 존재한다. 예컨대 난생 처음 들어보는 브랜드의 중국산 DI박스라면 온라인 실구매가가 5만원 이하인 경우도 더러 있을 정도다. 상대적으로 하이엔드라고 분류되는 제품들은 단채널 제품인데도 불구하고 30만원을 넘기는 경우까지 있으며, 프리앰프 역할까지 겸하는 제품이나 진공관 액티브 DI같은 경우 100만원을 훌쩍 넘기는 제품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DI 박스의 본질은 늘 같다. ‘하이임피던스 출력과 로우임피던스 입력단의 특성을 맞춰주는 것’, 그리고 ‘언밸런스드 신호를 밸런스드로 바꿔주는 것’, ‘필요한 경우 그라운드를 분리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처럼 간단한 DI 박스의 역할이지만 복잡한 오디오 환경을 고려한다면 결코 만만치 않음을 알게 된다. 무전원, 혹은 매우 미약한 전원으로 작동해야만 편리할 것이며, 특히 라이브 환경의 경우 무척 험하게 사용되기 때문에 높은 내구성 또한 갖춰야 한다. 출력단과 입력단을 이어주는 장비라는 특성 때문에 레벨 조정이나 필터 등 몇 가지 기능이 더 요구되기도 하며, 어떤 경우에는 시그널 스플릿의 기능도 수행해야만 한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 절대로 원음을 훼손시키면 안된다! 그렇기 때문에 신뢰성을 보장하는 메이저 브랜드의 DI박스는 그 크기와 기능에 비해 확실히 ‘비싸다’라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오디오 전문가들은 비싼 돈을 지불하고 신뢰성 있는 DI박스에 확실히 투자한다. 아주 간단한 장비이지만 이게 잘못되면 모든 공연과 쇼, 이벤트가 망쳐지기 때문이다.
우선 MDI-2P의 가격은 온라인에서 소비자가 30만원으로 책정되었다. 물론 저렴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제품이 2채널 제품임을 감안한다면 비싼 것도 아니다. 여기에 고급스러운 알루미늄 마감과 흠 하나 찾아볼 수 없는 말끔한 아노다이징 피니쉬, 고품질의 입출력 단자, 현장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추가 기능들이 갖춰져 있음을 생각한다면, 더군다나 ‘Made in Italy’임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느낌이다. DI 박스 쇼핑을 해보면 금세 알 수 있는 일이지만 신뢰성과 실제 성능, 그리고 높은 빌드 퀄리티, 다양한 기능, 보기 좋은 외형, 그리고 브랜드에서 주는 만족감을 두루 얻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Montarbo MDI-2P는 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고 있다. 단채널 제품이 준비되지 않은 점은 확실히 아쉽지만, 만약 2채널 DI가 필요하다면 Montarbo MDI-2P는 반드시 구매리스트에 올려놓기를 바란다.
사운드의 본질에 충실
사실 어느 정도 업계에 알려진 사실로, 중저가형에서는 패시브 방식보다는 액티브 방식의 DI가 그나마 좀 더 유리하고, 또 사운드의 착색으로 보면 패시브보다 액티브 방식이 좀 더 투명하다는 것에 많은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정리해서 말하자면 패시브 DI는 가격대에 따른 차이가 확실한 편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착색이 있다는 것, 그리고 가격대에 따라 그 착색이 부정적이냐 긍정적이냐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고가의 패시브 방식 DI는 유명한 고가의 트랜스포머를 사용하여 실제 가격도 대단히 높으며 착색은 다소 있지만 그럼에도 음악적인 사운드로 받아들여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필자가 MDI-2P를 처음 보며 내심 예상했던 것도 상당한 착색감이다. 그리고 이 착색감이 긍정적일지 부정적일지 판단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MDI-2P를 사용하며 느낀 점은 ‘액티브 DI에 필적할 정도로 높은 투명도’다. MDI-2P에 내장된 트랜스포머가 어떤 제품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입출력 단자나 외형, 스위치 등에 적잖은 투자가 된 만큼 패시브 DI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품인 트랜스포머에 투자를 아꼈으리라는 의심은 전혀 들지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믿음은 실제로 극히 투명하고 힘있는 사운드로 보답받는다. 필자는 앰프+스피커 시뮬레이터 장비를 쓴 일렉트릭 기타의 출력단에 이 장비를 추가했는데, 원래 사용했었던 액티브 DI와 비교해서 소리 질감의 차이를 느끼기가 대단히 어려웠다. 패시브 DI 박스에서는 원음, 특히 초고역에서의 손실을 피하기 어려워 그것을 그대로 하나의 특성으로 받아들이고 감안하고 썼었는데 MDI-2P는 그냥 액티브 DI를 사용하듯 착색을 고려하지 않고 연결하면 기대한 바로 그 사운드를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의문이 생길 것이다. ‘착색이 필요 없다면 액티브 DI를 쓰면 될 것 아닌가?’ 말이다. 하지만 액티브 DI에서 원하는 바를 얻으려면 신경써야할 것이 많다. 바로 전원이다. 요즘이야 거의 다 48V 팬텀파워로 DI가 작동한다지만 이는 반만 맞는 말이다. 48V 팬텀 파워의 전달 원리상 그라운드 리프트를 아예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액티브 DI로 그라운드 리프트를 하려면 반드시 별도의 전원을 써야 한다. 그래서 많은 액티브 DI들이 시대에 뒤떨어진 9V 사각형 배터리를 채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착색없이 투명한 패시브 DI의 존재는 귀하다. Montarbo MDI-2P는 음향업계에서 나름 귀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외형적 만족감과 기능, 소유의 만족감까지 함께 누리다
Montarbo MDI-2P의 빌드 퀄리티와 예쁜 외형에 대해서는 거듭 이야기해온 바다. 그리고 이 만족감은 실제로 제품을 보면 더욱 더해진다. 고급스러운 폰트 각인이나 거친 면이 없이 섬세하게 다듬어진 모서리, 고급스러운 배색은 확실히 이탈리아만의 감성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솔직히 말해서 세련된 폰트 및 컬러 덕에 어두운 무대에서 글자의 시인성이 떨어질 것 같기는 하지만 DI박스란게 워낙 단순한 물건인데다 버튼이나 단자의 위치 등이 대단히 직관적이라 딱히 사용성 면에서 문제될 요소는 전혀 없다.
무광 피니쉬에 채도가 낮은 컬러는 무대에서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시선에서도 ‘고급스러운 음향장비’라는 시각적 메시지를 전달하기 충분하다. 그러니까 MDI-2P의 외형은 적당히 기능적이면서도 아름답다. 또한 알루미늄 하우징 덕분에 타사 경쟁 제품보다는 다소 크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무게 면에서 전혀 부담스럽지는 않다. 일단 예쁘고 소리가 좋으면 반 이상 먹고 들어가는 이 업계에서 Montarbo MDI-2P는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하겠다.
올해의 원픽 2채널, 패시브 DI
(주)다산에스알은 Montarbo 제품군들 대부분을 한국 시장에 소개하면서 강력한 DI박스 및 입출력 유틸리티 라인업을 보유하게 되었다. DI박스 라인업으로 한정해서 보았을 때에는 아주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다양하고 아기자기한 기능들을 갖춰 라인업의 부족을 메꾸고 있으며, 좀 더 넓게 본다면 Montarbo에서 포터블 스피커, 스튜디오 모니터 스피커, 오디오 인터페이스 등의 제품군을 폭넓게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 프로슈머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도전해볼만하게 된 것이다. 어떻게 보면 DI박스는 매우 간단한 제품이지만 그만큼 제조사의 퀄리티와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잣대일 수 있다. 그리고 MDI-2P는 매우 훌륭했다. Montarbo의 다른 제품들이 궁금한 이유다. 시장에 MDI-2P라는 강력한 도전자가 등장한 것을 환영하며, Montarbo의 부활 역시 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