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위에 펼쳐진 Harrison 콘솔의 감성
by 이무제, 자료제공: (주)비엘에스, iCon Pro Audio

오디오 인터페이스 시장은 점진적으로 오랫동안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어 왔다. 시장이 고가형과 저가형으로 양분되어 중가대의 제품은 '애매하다'는 평을 받기가 쉬워서 입지가 탄탄하지 못했던 것. 사실 이는 저가형 오디오 인터페이스들이 지나치게 잘 발전해서인 것이 큰 원인이다. PC 성능의 상승, 그리고 USB 2.0으로도 이미 충분한 입출력 대역과 낮아진 레이턴시, 안정적인 드라이버 지원 등으로 저가형 오디오 인터페이스에서도 프로페셔널 유저들조차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있으며, 저가형 인터페이스들의 단점인 음질 문제 역시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획기적으로 발전, EDM 등 일부 장르에서는 상업적으로 사용해도 큰 위화감이 없는 수준까지도 올라왔다.
이렇게 중가형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이 때에 고품질의 DAW 콘트롤러 및 마스터 키보드로 명성이 높은 iCon Pro Audio가 전설적인 아날로그 믹싱 콘솔 제조사인 Harrison과 협업하여 데스크탑형 소형 오디오 인터페이스인 32Ci를 내놓으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아날로그로는 4입력 4출력(2개의 헤드폰 출력은 인터페이스 라인 출력과 묶임), 그리고 8x8의 ADAT 입출력이 더해져 총 12입력 12출력이 가능하며 여기에 모바일 스트리밍 믹싱을 위한 OTG 출력, 루프백 출력까지 더해져 논리적 입출력까지 합하면 총 26x26의 구조를 가진 획기적인 이 기기는 DAC 라인 출력 기준 129dB에 이르는 압도적인 음질과 그 유명한 Harrison의 프리앰프를 탑재하면서도 가격은 리뷰 시점 기준, 온라인 구매가 77만원으로 매우 합리적이고 강력한 중급형 오디오 인터페이스다.

중급형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세대 교체를 선언하다
최고품질의 하이엔드 오디오 인터페이스들은 그 자체로 다른 헤리티지를 가져와서 같다 붙일 필요가 없다. 지금 당장 생각나는 업계 1티어 오디오 인터페이스나 내장된 프리앰프들을 생각해보자. 그냥 단순히 몇 dB 증폭, 노이즈는 얼마, 다이나믹레인지가 얼마라는 정보만 제공하고 있을 뿐이다. 언뜻 약간 불친절한 듯도 한 이런 제품들은 개인이 구매하기에는 엄청나게 부담스럽고 주로 상업용 스튜디오 등에서만 쓰일 뿐이다. 당연히 프로페셔널 중 프로페셔널들만 사용하니 굳이 친절할 이유도 없는 셈이다,
문제는 중급형 오디오 인터페이스들이다. 물론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입출력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포터블용의 단순한 2채널 입력 제품군의 경우 50~100만원대, 좀 더 규모가 커지면 100~200만원대의 제품들이 이 범주에 들어간다. 분명 입문용으로는 부담스럽지만 그렇다고 구매가 선뜻 꺼려질 정도는 아닌 가격대의 제품들이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그레이드의 제품에 대해 가장 많은 것들을 요구한다. 프로페셔널에 가까운 성능과 안정성, 그리고 입문용 제품에 가까운 친절함과 쉬운 사용성, 편리한 구성 등 말이다. 여기에 더해 현실적인 이유로 대중적으로 팔릴 수 있는 제품이기에 매끈한 디자인과 세련된 마케팅까지 함께 요구된다.
이처럼 까다로운 시장이지만 현재 오디오 인터페이스 업계의 최신 동향은 이 중급 그레이드 분야에 관심을 모으며 더 좋은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보급형 오디오 인터페이스들의 성능 기준이 올라가면서 중급형 제품들 역시 덩달아 더 좋은 성능을 내고 있으며, 이제는 프로페셔널 그레이드까지 위협할 정도가 되어가고 있는 것.
이번에 소개하는 iCon Pro Audio 32Ci 역시 이러한 흐름 한 가운데 있는 중급형 오디오 인터페이스다. iCon Pro Audio는 이 분야의 전통적 강자는 아니었던만큼 미국의 전설적인 아날로그 콘솔 메이커, Harrison과 협업하여 성능과 기능, 디자인에 더해 헤리티지와 개성까지 부여했으며 앞서 소개한 가격을 고려한다면 분명 홈스튜디오에서만의 사용성을 뛰어넘는 입출력 용량과 확장성까지 갖췄기에 가성비 면에서도 출중한 경쟁력을 갖췄다. 필자가 보기에 32Ci는 iCon Pro Audio를 오디오 인터페이스 시장의 주류 반열에 올려놓을 수 있을 정도로 잘 준비되었고 강력하다.

미국의 전설적인 믹싱 콘솔 제조사, Harrison이 함께 하다
많은 한국인들은 '록과 팝의 나라'라고 하면 먼저 미국을 떠올릴 것이다. 근데 이상하지 않은가? 대중음악을 견인한 전설적인 스튜디오 기어들은 상당수가 영국에서 비롯되니 말이다. 사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대중음악의 생산지는 영국, 소비지역은 미국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물론 위대한 미국 출신 뮤지션이 없던 것은 아니었으나 비틀즈를 기점으로 하여 미국의 음악 소비자들을 매혹시킬만한 뛰어난 뮤지션들이 영국에서 대거 출현했으며, 영국보다는 미국이 음반을 사줄만한 소비자, 공연에 찾아와주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으니 당연한 구도였다.
이러한 흐름에 반기를 든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전설적인 스튜디오용 믹싱 콘솔 제조사인 Harrison을 창립한 Dave Harrison이다. Harrison에 대한 자세한 창립 이야기는 생략하도록 하고, 어쨌든 이들의 가장 걸작은 32시리즈 콘솔이다.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가장 빠르고 편리하면서 양질의 결과를 얻는 방법론에 있어서 스튜디오 엔지니어로의 경험이 풍부한 Dave Harrison의 아이디어들이 대거 적용되어 세계 최초의 32버스 인라인 콘솔의 타이틀을 획득하게 된 32C는 현재까지도 리뉴얼을 거쳐 32Classic이라는 이름으로 아직도 신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Harrison의 믹싱 콘솔은 80년대에 화려한 전성기를 맞이했으며 아날로그 워크플로우가 선호되던 2000년대까지도 여전히 수많은 음반의 믹싱을 맡았다.
디지털 시대로의 급격한 변화에도 Harrison은 충실히 적응하는데 성공했다. 스튜디오 워크플로우의 변화에 발맞추어 32C의 프리앰프나 채널 스트립 등을 따로 떼어 랙 사이즈 및 500시리즈 섀시에 맞는 제품들을 내놓으며 양질의 트래킹 퀄리티, 믹싱에 아날로그 질감을 더하기 원하는 유저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소프트웨어 플러그인, 그리고 심지어 Harrison 콘솔의 워크플로우와 인터페이스, 그리고 사운드까지 그대로 재현한 DAW인 Mixbus까지 출시하고 있다.
iCon Pro Audio는 중급형 오디오 인터페이스에 있어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프리앰프부에 Harrison 32C의 것을 적용하여 하나의 세련된 오디오 인터페이스로 담아내는데 성공했다. 이 구성의 단점은 딱 하나인데, 이렇게 멋진 프리앰프가 단 2채널만 들어가있다는 것이다.

48kHz, 64샘플에서 레이턴시. 프로페셔널 연주자들의 큐 모니터링에도 문제가 없을 정도다.

입력부 구성

출력부 구성
영리한 구성, 클래식한 사용부터 스트리밍 믹싱까지 가능
32Ci는 외형적으로나 실제 크기를 보면 포터블 사용에 적합한 2입력 정도의 소형 오디오 인터페이스다.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생각보다 꽤 많은 것들을 밀도있게 담아냈다. 전면 패널에서 보이듯이 Harrison C32에서 갖고 온 프리앰프가 2기 탑재되어 있으며 여기에는 특이하게 LPF와 HPF가 노브로 빠르게 조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두 입력 모두 Instrument 버튼을 통해 악기 직결에 적합한 Hi-Z 입력을 활성화할 수 있으며 위상반전버튼, 48V 팬텀파워, -20dB 감쇄를 위한 Pad 버튼이 있다. 모든 버튼은 작동시 조명이 들어오게 되어 있어서 눈에 잘 띈다.
탑재된 프리앰프 부에 대해 좀 더 설명하자면 우선 프리앰프 특화 인터페이스 답게 최상급이라고 할 수 있는 70dB 증폭을 해낼 수 있다. 물론 무조건 많은 증폭을 하는 프리앰프가 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Harrison의 프리앰프가 탑재되었는데 품질이 안좋을리가 없다. 70dB 증폭은 장점이 매우 많은데, 최근 방송용으로 유행하는 S사의 저감도 다이나믹 마이크로폰과 같은 환경에서 큰 장점을 발휘한다. 이 프리앰프의 입력 단자는 후면에 XLR 콤보 타입으로 준비되어 있어서 XLR, TRS, TS를 가리지 않고 꽂을 수 있다. 무엇보다 필자가 극찬하고 싶은 점은 LPF 및 HPF다. 보통 다른 경쟁자들은 주파수 대역 조절이 불가능하고 단 하나의 스위치로만 되어 있는 것을 탑재하지만 32Ci에 탑재된 것은 아주 적극적으로 톤 쉐이핑을 할 수 있는 강력한 타입이다. 물론 이게 EQ였으면 더 강력했겠지만 이대로도 매우 매력적이며, 특히 기타나 베이스, 건반 등의 악기를 입력할 때 이 필터로 아주 재미있게 톤 쉐이핑을 할 수 있어서 이것만으로 32Ci의 가치는 충분하달 수 있겠다. XLR 단자 옆에는 3, 4번 채널의 라인 입력 단자가 위치해있으며 또 그 옆에는 4채널의 TRS 밸런스드 출력단자가 자리잡았다. 이 제품이 뮤지션이나 프로듀서들에게도 적합한 포맷인 것을 생각하면 MIDI 단자의 존재 역시 당연하게 여겨진다.
이제 패널의 끝으로 가게 되면 당연이 있을만한 USB 단자와 DC전원 입력 단자, 그리고 전원 스위치가 존재한다. 그리고 32Ci의 확장성을 담당하는 ADAT 단자는 단순히 입력부 뿐 아니라 출력부까지 준비되어 이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훨씬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헤드폰 단자는 전면 하단부에 자리잡고 있다. 반갑게도 2개나 있으며 둘 다 독립적인 조정이 가능하다. 이로써 논리적 입출력이 아닌, 꼼수없이 이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가진 실제 입출력은 총 12입력 12출력이다. 헤드폰 출력은 라인 출력과 매칭되기 때문에 따로 볼륨 등이 콘트롤 됨에도 별도 출력 채널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그리고 또 눈에 띄는 것은 후면의 OTG 연결 단자다. 이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을 위한 단자로, 여기에 기기를 연결하게 되면 32Ci가 오디오 기기로 잡히게 된다. 이는 32Ci용 DSP 믹서인 iCon iO Pro와 함께 엮여 상당한 가능성을 부여해준다. 이에 대해서는 이어지는 글에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한다.

iO Pro라는 걸출한 DSP 믹서는 32Ci의 큰 장점이다.

DSP 믹서로는 드물게 VST/VST3의 사용이 가능하다.
걸출한 DSP 믹서를 내장하다
32Ci를 연결하고 드라이버 및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나면 iCon iO Pro라는 소프트웨어 믹서가 함께 설치된다. 오디오 인터페이스에 적당한 DSP를 넣고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이를 일종의 큐믹서로 활용하게 하는 방식은 타사의 중급형 오디오 인터페이스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것이다. 근데 32Ci는 이를 훨씬 더 강력하게 만들었다.
우선 타사 DSP 믹서의 경우 ADAT 입출력에 대해서는 별도의 신호처리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iCon iO Pro는 ADAT 입력 뿐 아니라 일종의 논리적 입력인 루프백이나 스마트폰에서 받는 OTG 입력까지도 모든 신호처리를 제한없이 할 수 있다.
무엇보다 큰 강점이자 파격은 모든 입출력 채널에 대해 32Ci가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이펙터/다이나믹 뿐 아니라 VST/VST3 포맷을 지원하는 모든 플러그인을 제한없이 쓸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많은 장점을 주는데, 우선 DAW에서 트래킹 및 믹싱하면서 큐믹스에 대한 고민이 많은 유저들이 있을 것이다. iO Pro는 이 고민을 깨끗하게 날려준다. 모든 VST들을 제한없이 사용 가능한데다 믹서의 구조 자체가 4개의 Aux 채널을 주고 여기에 대한 입출력을 자유롭게 할당할 수 있어서 큐믹스로의 사용도 가능하며 리버브 채널로의 사용도 가능한 식이다.
또한 OTG 단자와 결합하면 iO Pro 믹서의 가능성은 한층 높아진다. 최근 라이브 스트리밍 믹싱에 있어서 DAW를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경우 소프트웨어 구성 자체가 헤비하여 부담이 있는데다 스트리밍 플랫폼과 라이브 믹서와의 입출력 라우팅이 매우 복잡해지기 때문에 구성에 어려움을 겪는 유저들이 많다. 그런데 iO Pro를 사용하면 OTG 단자에 연결된 스트리밍용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바로 완성된 믹스를 전달할 수 있다. 물론 당연히 iO Pro의 입출력 라우팅이 상당히 자유로워서 OTG 뿐 아니라 스트리밍 소프트웨어 등에 라우팅도 가능하며 바로 아날로그 메인출력으로 뽑을 수도 있어서 간단한 라이브 믹싱까지도 가능하다.

스테레오 환경에서 최적의 구성
이 정도 그레이드의 제품은 오디오 인터페이스 성능은 당연한 것이기에 자세히 언급은 안하겠지만, 입출력 레이턴시는 48kHz, 64샘플 기준으로 라운드트립 합계 5~6ms 내외로 잘 관리되고 있으며 작동도 안정적어서 Wet 모니터링에도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다. 내장된 프리앰프의 성능은 두 말 할 것도 없이 훌륭하며, 입력부 다이나믹레인지는 125dB, 출력부는 무려 129dB에 이르기 때문에 합리적인 가격으로도 하이엔드 영역까지 침범하는 압도적인 가성비를 자랑한다. iCon과 Harrison의 첫 합작품인 32Ci는 매우 성공적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으며, 좀 더 소형화된, 혹은 좀 더 확장된 신제품의 출시를 기대하게 한다.
데스크 위에 펼쳐진 Harrison 콘솔의 감성
by 이무제, 자료제공: (주)비엘에스, iCon Pro Audio
오디오 인터페이스 시장은 점진적으로 오랫동안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어 왔다. 시장이 고가형과 저가형으로 양분되어 중가대의 제품은 '애매하다'는 평을 받기가 쉬워서 입지가 탄탄하지 못했던 것. 사실 이는 저가형 오디오 인터페이스들이 지나치게 잘 발전해서인 것이 큰 원인이다. PC 성능의 상승, 그리고 USB 2.0으로도 이미 충분한 입출력 대역과 낮아진 레이턴시, 안정적인 드라이버 지원 등으로 저가형 오디오 인터페이스에서도 프로페셔널 유저들조차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있으며, 저가형 인터페이스들의 단점인 음질 문제 역시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획기적으로 발전, EDM 등 일부 장르에서는 상업적으로 사용해도 큰 위화감이 없는 수준까지도 올라왔다.
이렇게 중가형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이 때에 고품질의 DAW 콘트롤러 및 마스터 키보드로 명성이 높은 iCon Pro Audio가 전설적인 아날로그 믹싱 콘솔 제조사인 Harrison과 협업하여 데스크탑형 소형 오디오 인터페이스인 32Ci를 내놓으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아날로그로는 4입력 4출력(2개의 헤드폰 출력은 인터페이스 라인 출력과 묶임), 그리고 8x8의 ADAT 입출력이 더해져 총 12입력 12출력이 가능하며 여기에 모바일 스트리밍 믹싱을 위한 OTG 출력, 루프백 출력까지 더해져 논리적 입출력까지 합하면 총 26x26의 구조를 가진 획기적인 이 기기는 DAC 라인 출력 기준 129dB에 이르는 압도적인 음질과 그 유명한 Harrison의 프리앰프를 탑재하면서도 가격은 리뷰 시점 기준, 온라인 구매가 77만원으로 매우 합리적이고 강력한 중급형 오디오 인터페이스다.
중급형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세대 교체를 선언하다
최고품질의 하이엔드 오디오 인터페이스들은 그 자체로 다른 헤리티지를 가져와서 같다 붙일 필요가 없다. 지금 당장 생각나는 업계 1티어 오디오 인터페이스나 내장된 프리앰프들을 생각해보자. 그냥 단순히 몇 dB 증폭, 노이즈는 얼마, 다이나믹레인지가 얼마라는 정보만 제공하고 있을 뿐이다. 언뜻 약간 불친절한 듯도 한 이런 제품들은 개인이 구매하기에는 엄청나게 부담스럽고 주로 상업용 스튜디오 등에서만 쓰일 뿐이다. 당연히 프로페셔널 중 프로페셔널들만 사용하니 굳이 친절할 이유도 없는 셈이다,
문제는 중급형 오디오 인터페이스들이다. 물론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입출력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포터블용의 단순한 2채널 입력 제품군의 경우 50~100만원대, 좀 더 규모가 커지면 100~200만원대의 제품들이 이 범주에 들어간다. 분명 입문용으로는 부담스럽지만 그렇다고 구매가 선뜻 꺼려질 정도는 아닌 가격대의 제품들이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그레이드의 제품에 대해 가장 많은 것들을 요구한다. 프로페셔널에 가까운 성능과 안정성, 그리고 입문용 제품에 가까운 친절함과 쉬운 사용성, 편리한 구성 등 말이다. 여기에 더해 현실적인 이유로 대중적으로 팔릴 수 있는 제품이기에 매끈한 디자인과 세련된 마케팅까지 함께 요구된다.
이처럼 까다로운 시장이지만 현재 오디오 인터페이스 업계의 최신 동향은 이 중급 그레이드 분야에 관심을 모으며 더 좋은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보급형 오디오 인터페이스들의 성능 기준이 올라가면서 중급형 제품들 역시 덩달아 더 좋은 성능을 내고 있으며, 이제는 프로페셔널 그레이드까지 위협할 정도가 되어가고 있는 것.
이번에 소개하는 iCon Pro Audio 32Ci 역시 이러한 흐름 한 가운데 있는 중급형 오디오 인터페이스다. iCon Pro Audio는 이 분야의 전통적 강자는 아니었던만큼 미국의 전설적인 아날로그 콘솔 메이커, Harrison과 협업하여 성능과 기능, 디자인에 더해 헤리티지와 개성까지 부여했으며 앞서 소개한 가격을 고려한다면 분명 홈스튜디오에서만의 사용성을 뛰어넘는 입출력 용량과 확장성까지 갖췄기에 가성비 면에서도 출중한 경쟁력을 갖췄다. 필자가 보기에 32Ci는 iCon Pro Audio를 오디오 인터페이스 시장의 주류 반열에 올려놓을 수 있을 정도로 잘 준비되었고 강력하다.
미국의 전설적인 믹싱 콘솔 제조사, Harrison이 함께 하다
많은 한국인들은 '록과 팝의 나라'라고 하면 먼저 미국을 떠올릴 것이다. 근데 이상하지 않은가? 대중음악을 견인한 전설적인 스튜디오 기어들은 상당수가 영국에서 비롯되니 말이다. 사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대중음악의 생산지는 영국, 소비지역은 미국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물론 위대한 미국 출신 뮤지션이 없던 것은 아니었으나 비틀즈를 기점으로 하여 미국의 음악 소비자들을 매혹시킬만한 뛰어난 뮤지션들이 영국에서 대거 출현했으며, 영국보다는 미국이 음반을 사줄만한 소비자, 공연에 찾아와주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으니 당연한 구도였다.
이러한 흐름에 반기를 든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전설적인 스튜디오용 믹싱 콘솔 제조사인 Harrison을 창립한 Dave Harrison이다. Harrison에 대한 자세한 창립 이야기는 생략하도록 하고, 어쨌든 이들의 가장 걸작은 32시리즈 콘솔이다.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가장 빠르고 편리하면서 양질의 결과를 얻는 방법론에 있어서 스튜디오 엔지니어로의 경험이 풍부한 Dave Harrison의 아이디어들이 대거 적용되어 세계 최초의 32버스 인라인 콘솔의 타이틀을 획득하게 된 32C는 현재까지도 리뉴얼을 거쳐 32Classic이라는 이름으로 아직도 신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Harrison의 믹싱 콘솔은 80년대에 화려한 전성기를 맞이했으며 아날로그 워크플로우가 선호되던 2000년대까지도 여전히 수많은 음반의 믹싱을 맡았다.
디지털 시대로의 급격한 변화에도 Harrison은 충실히 적응하는데 성공했다. 스튜디오 워크플로우의 변화에 발맞추어 32C의 프리앰프나 채널 스트립 등을 따로 떼어 랙 사이즈 및 500시리즈 섀시에 맞는 제품들을 내놓으며 양질의 트래킹 퀄리티, 믹싱에 아날로그 질감을 더하기 원하는 유저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소프트웨어 플러그인, 그리고 심지어 Harrison 콘솔의 워크플로우와 인터페이스, 그리고 사운드까지 그대로 재현한 DAW인 Mixbus까지 출시하고 있다.
iCon Pro Audio는 중급형 오디오 인터페이스에 있어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프리앰프부에 Harrison 32C의 것을 적용하여 하나의 세련된 오디오 인터페이스로 담아내는데 성공했다. 이 구성의 단점은 딱 하나인데, 이렇게 멋진 프리앰프가 단 2채널만 들어가있다는 것이다.
48kHz, 64샘플에서 레이턴시. 프로페셔널 연주자들의 큐 모니터링에도 문제가 없을 정도다.
입력부 구성
출력부 구성
영리한 구성, 클래식한 사용부터 스트리밍 믹싱까지 가능
32Ci는 외형적으로나 실제 크기를 보면 포터블 사용에 적합한 2입력 정도의 소형 오디오 인터페이스다.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생각보다 꽤 많은 것들을 밀도있게 담아냈다. 전면 패널에서 보이듯이 Harrison C32에서 갖고 온 프리앰프가 2기 탑재되어 있으며 여기에는 특이하게 LPF와 HPF가 노브로 빠르게 조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두 입력 모두 Instrument 버튼을 통해 악기 직결에 적합한 Hi-Z 입력을 활성화할 수 있으며 위상반전버튼, 48V 팬텀파워, -20dB 감쇄를 위한 Pad 버튼이 있다. 모든 버튼은 작동시 조명이 들어오게 되어 있어서 눈에 잘 띈다.
탑재된 프리앰프 부에 대해 좀 더 설명하자면 우선 프리앰프 특화 인터페이스 답게 최상급이라고 할 수 있는 70dB 증폭을 해낼 수 있다. 물론 무조건 많은 증폭을 하는 프리앰프가 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Harrison의 프리앰프가 탑재되었는데 품질이 안좋을리가 없다. 70dB 증폭은 장점이 매우 많은데, 최근 방송용으로 유행하는 S사의 저감도 다이나믹 마이크로폰과 같은 환경에서 큰 장점을 발휘한다. 이 프리앰프의 입력 단자는 후면에 XLR 콤보 타입으로 준비되어 있어서 XLR, TRS, TS를 가리지 않고 꽂을 수 있다. 무엇보다 필자가 극찬하고 싶은 점은 LPF 및 HPF다. 보통 다른 경쟁자들은 주파수 대역 조절이 불가능하고 단 하나의 스위치로만 되어 있는 것을 탑재하지만 32Ci에 탑재된 것은 아주 적극적으로 톤 쉐이핑을 할 수 있는 강력한 타입이다. 물론 이게 EQ였으면 더 강력했겠지만 이대로도 매우 매력적이며, 특히 기타나 베이스, 건반 등의 악기를 입력할 때 이 필터로 아주 재미있게 톤 쉐이핑을 할 수 있어서 이것만으로 32Ci의 가치는 충분하달 수 있겠다. XLR 단자 옆에는 3, 4번 채널의 라인 입력 단자가 위치해있으며 또 그 옆에는 4채널의 TRS 밸런스드 출력단자가 자리잡았다. 이 제품이 뮤지션이나 프로듀서들에게도 적합한 포맷인 것을 생각하면 MIDI 단자의 존재 역시 당연하게 여겨진다.
이제 패널의 끝으로 가게 되면 당연이 있을만한 USB 단자와 DC전원 입력 단자, 그리고 전원 스위치가 존재한다. 그리고 32Ci의 확장성을 담당하는 ADAT 단자는 단순히 입력부 뿐 아니라 출력부까지 준비되어 이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훨씬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헤드폰 단자는 전면 하단부에 자리잡고 있다. 반갑게도 2개나 있으며 둘 다 독립적인 조정이 가능하다. 이로써 논리적 입출력이 아닌, 꼼수없이 이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가진 실제 입출력은 총 12입력 12출력이다. 헤드폰 출력은 라인 출력과 매칭되기 때문에 따로 볼륨 등이 콘트롤 됨에도 별도 출력 채널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그리고 또 눈에 띄는 것은 후면의 OTG 연결 단자다. 이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을 위한 단자로, 여기에 기기를 연결하게 되면 32Ci가 오디오 기기로 잡히게 된다. 이는 32Ci용 DSP 믹서인 iCon iO Pro와 함께 엮여 상당한 가능성을 부여해준다. 이에 대해서는 이어지는 글에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한다.
iO Pro라는 걸출한 DSP 믹서는 32Ci의 큰 장점이다.
DSP 믹서로는 드물게 VST/VST3의 사용이 가능하다.
걸출한 DSP 믹서를 내장하다
32Ci를 연결하고 드라이버 및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나면 iCon iO Pro라는 소프트웨어 믹서가 함께 설치된다. 오디오 인터페이스에 적당한 DSP를 넣고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이를 일종의 큐믹서로 활용하게 하는 방식은 타사의 중급형 오디오 인터페이스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것이다. 근데 32Ci는 이를 훨씬 더 강력하게 만들었다.
우선 타사 DSP 믹서의 경우 ADAT 입출력에 대해서는 별도의 신호처리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iCon iO Pro는 ADAT 입력 뿐 아니라 일종의 논리적 입력인 루프백이나 스마트폰에서 받는 OTG 입력까지도 모든 신호처리를 제한없이 할 수 있다.
무엇보다 큰 강점이자 파격은 모든 입출력 채널에 대해 32Ci가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이펙터/다이나믹 뿐 아니라 VST/VST3 포맷을 지원하는 모든 플러그인을 제한없이 쓸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많은 장점을 주는데, 우선 DAW에서 트래킹 및 믹싱하면서 큐믹스에 대한 고민이 많은 유저들이 있을 것이다. iO Pro는 이 고민을 깨끗하게 날려준다. 모든 VST들을 제한없이 사용 가능한데다 믹서의 구조 자체가 4개의 Aux 채널을 주고 여기에 대한 입출력을 자유롭게 할당할 수 있어서 큐믹스로의 사용도 가능하며 리버브 채널로의 사용도 가능한 식이다.
또한 OTG 단자와 결합하면 iO Pro 믹서의 가능성은 한층 높아진다. 최근 라이브 스트리밍 믹싱에 있어서 DAW를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경우 소프트웨어 구성 자체가 헤비하여 부담이 있는데다 스트리밍 플랫폼과 라이브 믹서와의 입출력 라우팅이 매우 복잡해지기 때문에 구성에 어려움을 겪는 유저들이 많다. 그런데 iO Pro를 사용하면 OTG 단자에 연결된 스트리밍용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바로 완성된 믹스를 전달할 수 있다. 물론 당연히 iO Pro의 입출력 라우팅이 상당히 자유로워서 OTG 뿐 아니라 스트리밍 소프트웨어 등에 라우팅도 가능하며 바로 아날로그 메인출력으로 뽑을 수도 있어서 간단한 라이브 믹싱까지도 가능하다.
스테레오 환경에서 최적의 구성
이 정도 그레이드의 제품은 오디오 인터페이스 성능은 당연한 것이기에 자세히 언급은 안하겠지만, 입출력 레이턴시는 48kHz, 64샘플 기준으로 라운드트립 합계 5~6ms 내외로 잘 관리되고 있으며 작동도 안정적어서 Wet 모니터링에도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다. 내장된 프리앰프의 성능은 두 말 할 것도 없이 훌륭하며, 입력부 다이나믹레인지는 125dB, 출력부는 무려 129dB에 이르기 때문에 합리적인 가격으로도 하이엔드 영역까지 침범하는 압도적인 가성비를 자랑한다. iCon과 Harrison의 첫 합작품인 32Ci는 매우 성공적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으며, 좀 더 소형화된, 혹은 좀 더 확장된 신제품의 출시를 기대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