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헤드폰이 더욱 완벽해졌다
자료제공 : 기어라운지(주)
글 : 이무제
https://gearlounge.com/shop/hp2
디자인: 개방형 오버 이어 헤드폰
드라이버: 풀 레인지 VVT 기술이 적용된 AMT 드라이버
주파수 응답: 10Hz - 40kHz
효율성: 89dB SPL (1mW)
임피던스: 41Ω
전력 요구 사항: 200 - 1,000mW
커넥터: 4-pin mini-XLR
이어패드: 인조 가죽
무게: 550g
오디오 프로덕션 작업의 워크플로우에 있어서 헤드폰은 모니터 스피커와 함께 단 한번도 필수품의 자리에서 내려온 적이 단 한번도 없다. 헤드폰은 모니터 스피커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듯 보이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서로 역할이 겹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래서 모든 사운드 엔지니어들은 좋은 모니터링 환경을 갖추는 것 이상으로 자신에게 맞으면서도 성능적으로 우수한 헤드폰을 찾아 헤맨다. 물론 많은 사운드 엔지니어들이 자신만의 '정답'을 찾아 하나의 헤드폰 모델로 정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말이다.
그런데 아마도 그 어떤 사운드 엔지니어들도 지름신을 멈추지는 못할 것이다. 헤드폰 제조사들은 결코 전진을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오랜 역사를 가진 다이나믹 무빙코일 방식의 헤드폰조차 끊임없이 더욱 강력한 영구자석, 더 가볍고 강한 진동판의 개발 등으로 진보를 계속하고 있으며 정전형이나 평판 마그네틱 드라이버의 개발 등 근본적으로 진동판의 구조 자체를 새롭게 하는 시도도 계속되고 있다. 다소 기술개발이 더뎌 보이는 헤드폰 분야에서 이렇게 대담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다이나믹 무빙코일 방식이 왕좌를 차지하고 있는 듯 하다.
그런데 HEDD가 선보인 AMT(Air Motion Trasnformer) 방식의 트랜스듀서는 기존의 무빙코일 방식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마치 리본트위터와 같은 외관을 한 AMT 트위터는 이 분야의 선두주자인 ADAM Audio 및 HEDD의 상위등급 모니터링 스피커에 마치 트레이크마크처럼 박혀 있으면서 압도적인 고음 표현력을 제공해왔다. 그리고 HEDD는 몇 년 전 이 AMT 드라이버를 사용하여 헤드폰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전설적인 HEDDPhone의 등장이다.
필자 역시 HEDDPhone을 리뷰했었는데 저음부터 고음까지 극도로 자연스러운 표현력과 더불어 디테일과 중립성은 굉장히 인상이 깊었다. 다만 다소 불편한 구조의 헤어밴드와 700g을 상회하는 어처구니없는 무게는 '이 제품을 장시간 작업용으로 쓰는게 실제로 가능한가?'라는 의문을 품게 할 정도였다.
그리고 얼마되지 않아 HEDD는 이 멋진 가능성을 가진 헤드폰을 확연하게 개선시켜 우리에게 선보였다. 바로 HEDDPhone TWO의 등장이다. 이전에 비해 훨씬 가벼운 무게와 편안한 착용감을 더했으면서도 성능면에서 기존의 HEDDPhone이 준 임팩트를 고스란히 유지한 반가운 업데이트다.
AMT 드라이버의 우수성헤드폰은 이어폰에 비해 물리적인 크기가 훨씬 크기 때문에 설계가 매우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다이나믹 드라이버나 혹은 BA드라이버 등 작은 트랜스듀서만을 사용할 수 있는 이어폰에 비해 실로 다양한 재질과 형태의 드라이버들이 헤드폰 계에서는 난무하다시피 한다. 여기서 "어떤 드라이버가 가장 좋은가?"라는 질문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제각기 방식의 장단점들이 있을 뿐 아니라 어떤 재료와 구조를 어떻게 조합해서 만드느냐에 따라 결과물은 천지차이로 변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다이나믹 드라이버의 경우 극단적인 경우 1만원대의 헤드폰부터 수 천 만원대의 제품까지 다양하게 존재한다. 그리고 장단점의 경우 다이나믹 드라이버는 자연스러운 음색, 지극히 적은 왜곡률, 위상반응 일치 등의 장점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순간응답반응이 느린 편이며 이를 보완한 정전식 드라이버는 모든 장점을 가지지만 THD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단점이 있다.
그렇다면 AMT 방식은 어떨까? AMT 드라이버는 흔히 리본 드라이버로 오해받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뭔가 접혀져 있는 진동판이 어쨌든 진동해서 소리를 내는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 리본 트위터와 AMT 드라이버는 원리가 아주 다르다. 리본 트위터는 그 자체가 도체로서 별도의 보이스코일이 따로 없다. 그저 자석 사이에 위치한 진동판에 전류가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진동하는 원리로 자연스러운 음색 대신 수많은 단점들을 안고 있기 때문에 이를 현실적으로 헤드폰에 쓸 수 있게 개선한 방식이 바로 평판형 마그네틱 드라이버다.
AMT 방식은 얇은 박막에 도체를 프린팅한 후 지그재그로 접어서 만든다. 진동판이 지그재그로 접혔기 때문에 전류는 인접한 도체와 서로 반대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즉 한 칸 건너 하나씩 같은 방향을 갖게 되는데, 전류가 +일 때와 -일 때 인접한 도체와 서로 밀거나 당기는 움직임을 보이게 되므로 여기에 교류 전류인 음악 신호가 흐른다면 미세한 주름들이 넓어졌다 좁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다이어프램을 여러 겹으로 접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콘 드라이버에 비해 8배 정도의 면적 효과를 얻게 되며, 특수한 구조로 인해 주름이 움직이는 속도에 비해 공기가 실제로 움직이는 속도는 4~5배에 달하기 때문에 고주파를 매우 섬세하게 재생할 수 있다. 이처럼 공기의 속도를 부스팅하는 구조로 인해 Air Motion Transformer라는 명칭이 붙었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ADAM Audio에서 최초로 AMT 드라이버를 사용한 트위터를 통해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고 이후 ADAM Audio의 설립자인 Klaus Heinz 와 그의 아들이자 마스터링 엔지니어인 Frederik knop은 2015년, HEDD를 설립하여 새로운 도전을 결정한 것. AMT 방식의 특허는 2004년 만료가 되어 어느 회사나 만들 수 있게 되었지만 이에 대해 가장 풍부한 노하우를 가진 회사는 현재 HEDD와 ADAM Audio 정도라고 할 수 있으며 그 중에서도 HEDDPhone 및 HEDDPhone TWO는 현 시점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유일한 AMT 드라이버 헤드폰이다.
모든 단점이 개선된 HEDDPhone TWO이전에 필자가 HEDDPhone을 리뷰했을 때 그 성능과 자연스러운 음색, 지극히 적은 왜곡과 투명함은 그야말로 헤드폰의 정석이라고 할만했기에 정말 극찬에 극찬을 거듭했었다. 하지만 HEDD가 아마도 헤드폰 개발 쪽에는 노하우가 부족했는지 착용감, 특히 무게에 있어서는 정말 극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여서 필자는 이 제품의 가격을 떠나 '현실적으로 이건 구매가 어렵겠다'고 판단했었다. 그런데 시장의 반응은 재미있게도 이 오리지널 버전의 HEDDPhone에 열광했다. 하루종일 헤드폰을 직업적으로 뒤집어써야 하는 믹싱 엔지니어들을 중심으로 '완벽하다'라는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이들이 기꺼이 엄청난 무게를 감당했던 것. 역시 '음향기기의 본질은 음질'이라는 명제에 동의할 수 밖에 없게 된 대목이었다.
HEDDPhone TWO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리지널 버전의 단점을 완벽하게 개선해냈다. 우선 무게면에서는 기존의 718g에서 550g으로 드라마틱하게 감소하였고, 이는 실 착용에서는 훨씬 더 극명한 차이를 보여준다. 체감되는 정도를 글로 전달하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굳이 표현하자면 '이건 못 견디겠다' 수준에서 '레퍼런스급 헤드폰은 다 이정도는 하지 않나'라는 수준으로의 큰 변화다. 헤드밴드 역시 더욱 조절 범위가 넓어지고 편안해졌으며 가벼워진 무게와 더 부드러워진 이어패드로 인해 전체적인 착용감은 정말 드라마틱하게 좋아졌다.
커넥터는 여전히 좌우가 분리된 방식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전에 Mini-XLR을 사용했던 것에 비해 3.5mm TRS 단자로의 변화가 있다. 사실 이 부분은 딱히 개선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솔직히 필자는 Mini-XLR을 상당히 선호하는 편이기 때문인데, 새로 바뀐 방식도 음질이나 기능성 면에서는 전혀 문제는 없다. 아마도 조금이라도 하우징의 크기와 무게를 줄이려는 선택이 아닐까도 싶다. 필자가 지적했던 휴대용 파우치를 제공하지 않았던 문제도 새로운 HEDDPhone TWO는 완벽하게 피팅되는 파우치를 제공함으로써 멋지게 해결해냈다.
전반적으로 새로운 HEDDPhone TWO는 상품성이 드라마틱하게 올라갔으며, 이렇게 완벽한 사운드를 내는 헤드폰을 이제 현실적인 편리함과 휴대성, 착용감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사운드 엔지니어들은 이 HEDDPhone TWO에 주목해야만 할 것이다.
완벽한 사운드는 그대로, 범용성을 키우다
사실 이전의 오리지널 버전 HEDDPhone을 리뷰한지가 좀 되어서 세세한 사운드 결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래도 단 한군데도 흠잡을데 없는 모나지 않은 사운드만큼은 기억에 생생하게 남을 정도였다. 새로운 드라이버 방식을 사용한 경우 튜닝 노하우도 적을 뿐더러 '새로운 방식'이라는 콘셉트에 개발자와 제조사도 휘말려버려 다소 지나친 사운드 튜닝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HEDD는 그 정도로 내공이 적거나 미숙한 회사는 결코 아니다. 오리지널 버전의 HEDDPhone은 고가의 다이나믹 드라이버 방식의 헤드폰의 자연스러움과 일관된 위상반응, 낮은 왜곡 등의 장점을 모두 가지면서 극도로 빠른 순간응답반응과 그로 인한 해상력, 넓은 주파수 반응 등의 장점까지 추가했다. 반대로 말하자면 정전식 평판 드라이버의 극도로 빠른 순간응답반응으로 인한 해상력과 탄탄한 저음 반응을 가짐과 동시에 다이나믹 드라이버의 장점을 모두 갖췄다고 생각해도 좋다.
다만 오리지널 버전의 경우 아마도 AMT 드라이버 방식의 한계이겠지만 임피던스는 42Ω으로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지만 효율면에서 87dBSPL(1mW)에 불과하기 때문에 큰 전압을 낼 수 있는 헤드폰 앰프부가 필수적이라는 단점이 있었다. 사실 이 부분은 HEDDPhone TWO에서도 뚜렷하게 해결된 것은 아니다. 물론 87dBSPL(1mW)로 어느 정도 개선이 되긴 했지만 체감이 확실할 정도로 큰 변화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하지만 아마도 이 헤드폰을 아웃도어용으로 사용할 유저는 없다시피 할 것이며 사운드 엔지니어가 믹싱 데스크에 별도의 헤드폰 앰프를 챙기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 낮은 편의 효율을 굳이 단점이라고 치부하기는 억지스러운 감이 있다. 실제로 사용해보면 대부분의 프로페셔널 레벨의 오디오 인터페이스나 모니터 콘트롤러 등에서는 별도의 헤드폰 앰프 없이도 노브의 70~80% 선에서 작업에 충분한 볼륨을 확보할 수 있었다. 다만 그럼에도 별도의 양질의 헤드폰 앰프는 꼭 챙기기를 권한다. 비록 임피던스는 41Ω으로 꽤 낮은 편에 속하지만 이렇게 낮은 임피던스는 오히려 헤드폰 앰프 측에 큰 부하로 작용한다. 여기에 효율까지 낮은 편이기 때문에 출력 볼티지가 크면서도 셀프노이즈가 적은, 아주 양질의 헤드폰 앰프가 필수적이다.
전반적인 사운드 경향은 완전한 중립성, 그리고 저음부터 고음까지 지극히 넓은 주파수 대역과 더불어 모든 대역에서 해상도가 높기 때문에 클래식부터 재즈, 헤비메탈까지 가리는 장르는 전혀 없다. 레퍼런스급 헤드폰이니 당연한 이야기인데, 시중에 출시된 많은 레퍼런스 헤드폰들 중 상당수가 의외로 자기 성격이 강하고 능력치가 고르지 않아 장르를 다소 탄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HEDDPhone TWO가 이룩한 성능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상상해볼 수 있을 것이다.
헤드폰 전성 시대의 필수품바야흐로 헤드폰의 전성시대다. 이미 10여년 전부터 대부분의 젊은층들은 이어폰과 헤드폰으로 음악을 감상하고 있었으며 이에 따라 프로페셔널 사운드 엔지니어들의 작업 시간 중 헤드폰의 사용 시간 비율은 점점 늘어났다. 심지어 어떤 사운드 엔지니어들은 대부분의 믹싱을 헤드폰만으로 끝낼 정도로 작업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의 Dolby Atmos Music으로의 전환은 헤드폰 사용 환경의 확장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많은 사운드 엔지니어 및 지망생들은 스피커의 7.1.4나 9.1.6과 같은 실제 배치 환경을 꾸미기가 어려운 상황이며, 또한 그 점은 음원 소비자들 역시 마찬가지이기에 이어폰이나 헤드폰으로 입체 사운드를 즐기는 Binaural이 새로운 트렌드로 급부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외의 많은 유명 엔지니어들도 Dolby Atmos Music 작업시 대부분의 작업은 헤드폰을 중심으로 끝내고 최후의 디테일을 확인할 경우에만 Dolby Atmos Music 전문 스튜디오를 활용한다고 하니 앞으로도 헤드폰의 중요성은 더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사실 최고의 모니터링 스피커 환경을 갖추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3웨이급으로 넘어갈 경우 스피커 한 조에 1천만원이 넘어가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며, 여기에 룸 트리트먼트까지 계산한하면 그 비용은 훨씬 크게 올라간다. 여기에 Dolby Atmos 스피커 셋업이라면 어지간히 돈을 잘 버는 엔지니어가 아니라면 개인 작업실을 실질적으로 '잘' 구성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헤드폰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현재 HEDDPhone TWO의 가격은 300만원에서 조금 모자란 정도다. 어찌보면 상당히 비싼 것 같지만 한편 생각해보면 믹싱의 필수품이자 가장 사용빈도가 높은 제품이기에, 그리고 제품의 내구연한이 매우 길기에 그 정도의 투자는 결코 과하지 않다. 헤드폰만으로의 믹싱에는 다소 회의적인 필자이지만 HEDDPhone TWO라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요즘 같은 시대라면 더더욱 HEDDPhone TWO를 추천한다.
구성품
HEDDphone TWO 본체
트레블 케이스
교체용 이어 패드 (pair)
2.2m 케이블 (6.35mm 커넥터)
2.2m 케이블 (4.4mm 커넥터)
3-pin 오디오 어댑터 (6.35mm to 3.5mm)
4-pin 오디오 어댑터 (밸런스드, 4.4mm to XLR)
완벽한 헤드폰이 더욱 완벽해졌다
자료제공 : 기어라운지(주)
글 : 이무제
https://gearlounge.com/shop/hp2
디자인: 개방형 오버 이어 헤드폰
드라이버: 풀 레인지 VVT 기술이 적용된 AMT 드라이버
주파수 응답: 10Hz - 40kHz
효율성: 89dB SPL (1mW)
임피던스: 41Ω
전력 요구 사항: 200 - 1,000mW
커넥터: 4-pin mini-XLR
이어패드: 인조 가죽
무게: 550g
오디오 프로덕션 작업의 워크플로우에 있어서 헤드폰은 모니터 스피커와 함께 단 한번도 필수품의 자리에서 내려온 적이 단 한번도 없다. 헤드폰은 모니터 스피커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듯 보이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서로 역할이 겹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래서 모든 사운드 엔지니어들은 좋은 모니터링 환경을 갖추는 것 이상으로 자신에게 맞으면서도 성능적으로 우수한 헤드폰을 찾아 헤맨다. 물론 많은 사운드 엔지니어들이 자신만의 '정답'을 찾아 하나의 헤드폰 모델로 정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말이다.
그런데 아마도 그 어떤 사운드 엔지니어들도 지름신을 멈추지는 못할 것이다. 헤드폰 제조사들은 결코 전진을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오랜 역사를 가진 다이나믹 무빙코일 방식의 헤드폰조차 끊임없이 더욱 강력한 영구자석, 더 가볍고 강한 진동판의 개발 등으로 진보를 계속하고 있으며 정전형이나 평판 마그네틱 드라이버의 개발 등 근본적으로 진동판의 구조 자체를 새롭게 하는 시도도 계속되고 있다. 다소 기술개발이 더뎌 보이는 헤드폰 분야에서 이렇게 대담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다이나믹 무빙코일 방식이 왕좌를 차지하고 있는 듯 하다.
그런데 HEDD가 선보인 AMT(Air Motion Trasnformer) 방식의 트랜스듀서는 기존의 무빙코일 방식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마치 리본트위터와 같은 외관을 한 AMT 트위터는 이 분야의 선두주자인 ADAM Audio 및 HEDD의 상위등급 모니터링 스피커에 마치 트레이크마크처럼 박혀 있으면서 압도적인 고음 표현력을 제공해왔다. 그리고 HEDD는 몇 년 전 이 AMT 드라이버를 사용하여 헤드폰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전설적인 HEDDPhone의 등장이다.
필자 역시 HEDDPhone을 리뷰했었는데 저음부터 고음까지 극도로 자연스러운 표현력과 더불어 디테일과 중립성은 굉장히 인상이 깊었다. 다만 다소 불편한 구조의 헤어밴드와 700g을 상회하는 어처구니없는 무게는 '이 제품을 장시간 작업용으로 쓰는게 실제로 가능한가?'라는 의문을 품게 할 정도였다.
그리고 얼마되지 않아 HEDD는 이 멋진 가능성을 가진 헤드폰을 확연하게 개선시켜 우리에게 선보였다. 바로 HEDDPhone TWO의 등장이다. 이전에 비해 훨씬 가벼운 무게와 편안한 착용감을 더했으면서도 성능면에서 기존의 HEDDPhone이 준 임팩트를 고스란히 유지한 반가운 업데이트다.
AMT 드라이버의 우수성헤드폰은 이어폰에 비해 물리적인 크기가 훨씬 크기 때문에 설계가 매우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다이나믹 드라이버나 혹은 BA드라이버 등 작은 트랜스듀서만을 사용할 수 있는 이어폰에 비해 실로 다양한 재질과 형태의 드라이버들이 헤드폰 계에서는 난무하다시피 한다. 여기서 "어떤 드라이버가 가장 좋은가?"라는 질문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제각기 방식의 장단점들이 있을 뿐 아니라 어떤 재료와 구조를 어떻게 조합해서 만드느냐에 따라 결과물은 천지차이로 변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다이나믹 드라이버의 경우 극단적인 경우 1만원대의 헤드폰부터 수 천 만원대의 제품까지 다양하게 존재한다. 그리고 장단점의 경우 다이나믹 드라이버는 자연스러운 음색, 지극히 적은 왜곡률, 위상반응 일치 등의 장점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순간응답반응이 느린 편이며 이를 보완한 정전식 드라이버는 모든 장점을 가지지만 THD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단점이 있다.
그렇다면 AMT 방식은 어떨까? AMT 드라이버는 흔히 리본 드라이버로 오해받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뭔가 접혀져 있는 진동판이 어쨌든 진동해서 소리를 내는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 리본 트위터와 AMT 드라이버는 원리가 아주 다르다. 리본 트위터는 그 자체가 도체로서 별도의 보이스코일이 따로 없다. 그저 자석 사이에 위치한 진동판에 전류가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진동하는 원리로 자연스러운 음색 대신 수많은 단점들을 안고 있기 때문에 이를 현실적으로 헤드폰에 쓸 수 있게 개선한 방식이 바로 평판형 마그네틱 드라이버다.
AMT 방식은 얇은 박막에 도체를 프린팅한 후 지그재그로 접어서 만든다. 진동판이 지그재그로 접혔기 때문에 전류는 인접한 도체와 서로 반대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즉 한 칸 건너 하나씩 같은 방향을 갖게 되는데, 전류가 +일 때와 -일 때 인접한 도체와 서로 밀거나 당기는 움직임을 보이게 되므로 여기에 교류 전류인 음악 신호가 흐른다면 미세한 주름들이 넓어졌다 좁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다이어프램을 여러 겹으로 접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콘 드라이버에 비해 8배 정도의 면적 효과를 얻게 되며, 특수한 구조로 인해 주름이 움직이는 속도에 비해 공기가 실제로 움직이는 속도는 4~5배에 달하기 때문에 고주파를 매우 섬세하게 재생할 수 있다. 이처럼 공기의 속도를 부스팅하는 구조로 인해 Air Motion Transformer라는 명칭이 붙었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ADAM Audio에서 최초로 AMT 드라이버를 사용한 트위터를 통해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고 이후 ADAM Audio의 설립자인 Klaus Heinz 와 그의 아들이자 마스터링 엔지니어인 Frederik knop은 2015년, HEDD를 설립하여 새로운 도전을 결정한 것. AMT 방식의 특허는 2004년 만료가 되어 어느 회사나 만들 수 있게 되었지만 이에 대해 가장 풍부한 노하우를 가진 회사는 현재 HEDD와 ADAM Audio 정도라고 할 수 있으며 그 중에서도 HEDDPhone 및 HEDDPhone TWO는 현 시점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유일한 AMT 드라이버 헤드폰이다.
모든 단점이 개선된 HEDDPhone TWO이전에 필자가 HEDDPhone을 리뷰했을 때 그 성능과 자연스러운 음색, 지극히 적은 왜곡과 투명함은 그야말로 헤드폰의 정석이라고 할만했기에 정말 극찬에 극찬을 거듭했었다. 하지만 HEDD가 아마도 헤드폰 개발 쪽에는 노하우가 부족했는지 착용감, 특히 무게에 있어서는 정말 극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여서 필자는 이 제품의 가격을 떠나 '현실적으로 이건 구매가 어렵겠다'고 판단했었다. 그런데 시장의 반응은 재미있게도 이 오리지널 버전의 HEDDPhone에 열광했다. 하루종일 헤드폰을 직업적으로 뒤집어써야 하는 믹싱 엔지니어들을 중심으로 '완벽하다'라는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이들이 기꺼이 엄청난 무게를 감당했던 것. 역시 '음향기기의 본질은 음질'이라는 명제에 동의할 수 밖에 없게 된 대목이었다.
HEDDPhone TWO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리지널 버전의 단점을 완벽하게 개선해냈다. 우선 무게면에서는 기존의 718g에서 550g으로 드라마틱하게 감소하였고, 이는 실 착용에서는 훨씬 더 극명한 차이를 보여준다. 체감되는 정도를 글로 전달하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굳이 표현하자면 '이건 못 견디겠다' 수준에서 '레퍼런스급 헤드폰은 다 이정도는 하지 않나'라는 수준으로의 큰 변화다. 헤드밴드 역시 더욱 조절 범위가 넓어지고 편안해졌으며 가벼워진 무게와 더 부드러워진 이어패드로 인해 전체적인 착용감은 정말 드라마틱하게 좋아졌다.
커넥터는 여전히 좌우가 분리된 방식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전에 Mini-XLR을 사용했던 것에 비해 3.5mm TRS 단자로의 변화가 있다. 사실 이 부분은 딱히 개선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솔직히 필자는 Mini-XLR을 상당히 선호하는 편이기 때문인데, 새로 바뀐 방식도 음질이나 기능성 면에서는 전혀 문제는 없다. 아마도 조금이라도 하우징의 크기와 무게를 줄이려는 선택이 아닐까도 싶다. 필자가 지적했던 휴대용 파우치를 제공하지 않았던 문제도 새로운 HEDDPhone TWO는 완벽하게 피팅되는 파우치를 제공함으로써 멋지게 해결해냈다.
전반적으로 새로운 HEDDPhone TWO는 상품성이 드라마틱하게 올라갔으며, 이렇게 완벽한 사운드를 내는 헤드폰을 이제 현실적인 편리함과 휴대성, 착용감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사운드 엔지니어들은 이 HEDDPhone TWO에 주목해야만 할 것이다.
완벽한 사운드는 그대로, 범용성을 키우다
사실 이전의 오리지널 버전 HEDDPhone을 리뷰한지가 좀 되어서 세세한 사운드 결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래도 단 한군데도 흠잡을데 없는 모나지 않은 사운드만큼은 기억에 생생하게 남을 정도였다. 새로운 드라이버 방식을 사용한 경우 튜닝 노하우도 적을 뿐더러 '새로운 방식'이라는 콘셉트에 개발자와 제조사도 휘말려버려 다소 지나친 사운드 튜닝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HEDD는 그 정도로 내공이 적거나 미숙한 회사는 결코 아니다. 오리지널 버전의 HEDDPhone은 고가의 다이나믹 드라이버 방식의 헤드폰의 자연스러움과 일관된 위상반응, 낮은 왜곡 등의 장점을 모두 가지면서 극도로 빠른 순간응답반응과 그로 인한 해상력, 넓은 주파수 반응 등의 장점까지 추가했다. 반대로 말하자면 정전식 평판 드라이버의 극도로 빠른 순간응답반응으로 인한 해상력과 탄탄한 저음 반응을 가짐과 동시에 다이나믹 드라이버의 장점을 모두 갖췄다고 생각해도 좋다.
다만 오리지널 버전의 경우 아마도 AMT 드라이버 방식의 한계이겠지만 임피던스는 42Ω으로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지만 효율면에서 87dBSPL(1mW)에 불과하기 때문에 큰 전압을 낼 수 있는 헤드폰 앰프부가 필수적이라는 단점이 있었다. 사실 이 부분은 HEDDPhone TWO에서도 뚜렷하게 해결된 것은 아니다. 물론 87dBSPL(1mW)로 어느 정도 개선이 되긴 했지만 체감이 확실할 정도로 큰 변화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하지만 아마도 이 헤드폰을 아웃도어용으로 사용할 유저는 없다시피 할 것이며 사운드 엔지니어가 믹싱 데스크에 별도의 헤드폰 앰프를 챙기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 낮은 편의 효율을 굳이 단점이라고 치부하기는 억지스러운 감이 있다. 실제로 사용해보면 대부분의 프로페셔널 레벨의 오디오 인터페이스나 모니터 콘트롤러 등에서는 별도의 헤드폰 앰프 없이도 노브의 70~80% 선에서 작업에 충분한 볼륨을 확보할 수 있었다. 다만 그럼에도 별도의 양질의 헤드폰 앰프는 꼭 챙기기를 권한다. 비록 임피던스는 41Ω으로 꽤 낮은 편에 속하지만 이렇게 낮은 임피던스는 오히려 헤드폰 앰프 측에 큰 부하로 작용한다. 여기에 효율까지 낮은 편이기 때문에 출력 볼티지가 크면서도 셀프노이즈가 적은, 아주 양질의 헤드폰 앰프가 필수적이다.
전반적인 사운드 경향은 완전한 중립성, 그리고 저음부터 고음까지 지극히 넓은 주파수 대역과 더불어 모든 대역에서 해상도가 높기 때문에 클래식부터 재즈, 헤비메탈까지 가리는 장르는 전혀 없다. 레퍼런스급 헤드폰이니 당연한 이야기인데, 시중에 출시된 많은 레퍼런스 헤드폰들 중 상당수가 의외로 자기 성격이 강하고 능력치가 고르지 않아 장르를 다소 탄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HEDDPhone TWO가 이룩한 성능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상상해볼 수 있을 것이다.
헤드폰 전성 시대의 필수품바야흐로 헤드폰의 전성시대다. 이미 10여년 전부터 대부분의 젊은층들은 이어폰과 헤드폰으로 음악을 감상하고 있었으며 이에 따라 프로페셔널 사운드 엔지니어들의 작업 시간 중 헤드폰의 사용 시간 비율은 점점 늘어났다. 심지어 어떤 사운드 엔지니어들은 대부분의 믹싱을 헤드폰만으로 끝낼 정도로 작업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의 Dolby Atmos Music으로의 전환은 헤드폰 사용 환경의 확장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많은 사운드 엔지니어 및 지망생들은 스피커의 7.1.4나 9.1.6과 같은 실제 배치 환경을 꾸미기가 어려운 상황이며, 또한 그 점은 음원 소비자들 역시 마찬가지이기에 이어폰이나 헤드폰으로 입체 사운드를 즐기는 Binaural이 새로운 트렌드로 급부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외의 많은 유명 엔지니어들도 Dolby Atmos Music 작업시 대부분의 작업은 헤드폰을 중심으로 끝내고 최후의 디테일을 확인할 경우에만 Dolby Atmos Music 전문 스튜디오를 활용한다고 하니 앞으로도 헤드폰의 중요성은 더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사실 최고의 모니터링 스피커 환경을 갖추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3웨이급으로 넘어갈 경우 스피커 한 조에 1천만원이 넘어가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며, 여기에 룸 트리트먼트까지 계산한하면 그 비용은 훨씬 크게 올라간다. 여기에 Dolby Atmos 스피커 셋업이라면 어지간히 돈을 잘 버는 엔지니어가 아니라면 개인 작업실을 실질적으로 '잘' 구성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헤드폰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현재 HEDDPhone TWO의 가격은 300만원에서 조금 모자란 정도다. 어찌보면 상당히 비싼 것 같지만 한편 생각해보면 믹싱의 필수품이자 가장 사용빈도가 높은 제품이기에, 그리고 제품의 내구연한이 매우 길기에 그 정도의 투자는 결코 과하지 않다. 헤드폰만으로의 믹싱에는 다소 회의적인 필자이지만 HEDDPhone TWO라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요즘 같은 시대라면 더더욱 HEDDPhone TWO를 추천한다.
구성품
HEDDphone TWO 본체
트레블 케이스
교체용 이어 패드 (pair)
2.2m 케이블 (6.35mm 커넥터)
2.2m 케이블 (4.4mm 커넥터)
3-pin 오디오 어댑터 (6.35mm to 3.5mm)
4-pin 오디오 어댑터 (밸런스드, 4.4mm to XL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