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페/프리앰프/레코더Solid State Logic SSL 2 / SSL 2+ MkII

조회수 218

엔트리급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성능 기준을 세우다

by 이무제, 자료제공: 기어라운지(주)



2개의 입력과 스테레오 정도의 입출력만을 제공하는 가장 간단한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용도는 수없이 다양하다. 자신의 음악을 만들기를 원하는 싱어송라이터 입문자, 인터넷 방송가, 유튜버부터 가장 진지한 프로페셔널 현장에서의 플레이백, 프로듀서나 작곡가, 믹싱 엔지니어의 서브 기기까지, 엔트리급의 오디오 인터페이스는 이제 음악 및 음향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겐 거의 ‘생활 필수품’ 처럼 여겨질 정도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Solid State Logic(이하 SSL)은 아주 직관적인 네이밍의 SSL 2 및 SSL 2+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통해 극소수의 사운드 엔지니어들만 사용할 수 있었던 하이엔드 브랜드 SSL을 일반 사용자의 영역으로 대중화시키는데 성공했다.

이처럼 SSL 2 / 2+는 SSL 자체로서도 아주 상징적인 제품이었을 뿐 아니라 제품 자체의 완성도, 사운드, 내구성, 활용도, 가성비 등의 면에서도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특히 입력단의 ‘SSL 퀄리티’ 마이크로폰 프리앰프 및 입력 임피던스의 변화로 자연스럽게 음색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4K’ 기능은 USB 버스파워를 사용하는 엔트리급 오디오 인터페이스들 중에서도 단연 압도적인 퀄리티로 입문자들의 주머니 사정을 배려해줬다. 



2020년에 등장한 SSL 2 / 2+가 어느덧 리뉴얼을 맞이해야 하는 때가 다가왔다. 물론 기존의 모델들은 여전히 현재 시점에서도 우수한 성능과 변함없이 좋은 음질이지만 최근들어 강력한 경쟁자들이 우수한 스펙으로 무장하고 나왔기 때문에 SSL 측에서도 좀 더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MkII 버전의 성능 향상 폭이 상당하다. 이전에는 입문기/서브기 정도의 성격이 강했다면 이제는 프로페셔널 프로덕션에서도 확실히 통할만한 성능 및 음질 향상이 이뤄져 제품의 포지션 자체가 바뀌었다는 인상이다.



무엇이 달라졌는가?

사실 이전의 MkI에서의 완성도가 워낙 높았기에 MkII의 외적인 모습은 대동소이하다. 사용이 편리하고 보기도 좋고 충분히 고급스러운 전면 패널의 변화는 거의 없어서 오히려 반갑다. 하지만 내적인 변화는 상당하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전면 한 가운데 박혀있는 [32bit/192kHz]라는 숫자다. 즉, 컨버터가 바뀐 것이며 여기에 아날로그 입출력 단자의 향상까지 더해져 입력 다이나믹레인지는 116.5dB(마이크 입력), 출력 다이나믹레인지는 무려 120dB라는 상징적 수치에 도달했다. 이 수치는 이전 버전에 비해 8dB이나 향상된 것으로 ‘급이 바뀌었다’는 평가를 내리기에 충분하다.

또한 반가운 점은 실용성의 향상이다. 이전에는 후면 입력 단자에 XLR콤보 단자가 마련되어 있어서 마이크 입력과 라인 입력을 받도록 했으며 버튼을 통해 라인 입력의 임피던스를 변화시켜 악기의 입력을 받게 설계했었다. 이러한 구성은 많은 오디오 인터페이스들이 채택하고 있으며 딱히 큰 문제가 없지만 SSL의 새로운 제품은 전면에 2개의 악기 입력 단자를 별도로 추가하여 임피던스 변경 스위치의 필요성을 없앰과 동시에 개인 작업자를 위한 편의성을 증대시켰으며, 이전의 스위치 위치에는 로우컷 스위치를 배치, 녹음시 훨씬 깔끔한 사운드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 외에도 SSL 2 MkII의 경우 헤드폰 단자의 증설, SSL 2+ MkII의 경우 RCA 단자를 삭제하고 그 대신 언밸런스드였던 3/4 출력을 밸런스드로 변경하는 등 현장의 요구를 충실히 반영했다.

SSL 2 MkII의 후면은 이전과 큰 변화는 없다.


소소하지만 큰 변화

거듭 이야기하지만 이전 SSL 2 / 2+의 완성도가 워낙 높았기에 사실 이번 MkII 버전의 리뷰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실제로 이번 MkII 리뉴얼의 핵심은 외형보다는 잭 포트의 구성의 변화, 그리고 컨버터의 변화가 주된 것이다. 이전에도 USB-C 연결이었기에 당연히 MkII 역시 USB-C 연결을 지원하고 있으며 그래서 외형적 변화는 전면 패널의 약간의 색상 변화, 노브의 변화 등으로 인한 차분함이 더해졌다는 것 외에는 거의 같다. 디자인적으로는 MkII가 확실히 세련된 감은 있으나 MkI에서의 하늘색 노브와 빨간색 노브의 조합은 80~90년대 스튜디오를 연상시켰기 때문에 필자의 개인적 취향으로는 오히려 구형인 MkI 쪽이 더욱 마음에 든다. 재미있는 점은 상급 모델인 SSL 12와의 차이다. 전반적으로 현재의 SSL 2 / 2+ MkII는 SSL 12의 향상된 컨버터 및 전면의 악기 입력 등의 요소를 적용한 업데이트 버전인데, SSL 12의 외형이나 노브 컬러는 MkI의 것에 가깝다. 즉, 최신 성능을 원하면서 이전의 클래식한 디자인을 원한다면 SSL 12라는 선택지가 있으니 구매할 독자는 참고하기 바란다.

컨버터가 전면적으로 개선된데다 4년만의 업데이트여서 레이턴시 퍼포먼스의 향상을 내심 기대했었으나 필자의 테스트로는 드라마틱한 향상은 없었다. 그래도 128버퍼/48kHz의 가장 안정적이고 일반적인 상황에서 입출력 합쳐 10ms 이내로 충분히 들어오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용자들에게는 문제가 없으며 32버퍼 샘플까지 낮추면 입출려 합계 6ms 언더로 들어오기 때문에 실 사용에 있어서 지장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상급 제품의 2~3ms 대의 레이턴시와 비교하면 약간은 아쉽지만 이 제품의 포지션이 보급형 포터블이라는 점, 그리고 6~10ms 정도의 레이턴시는 매우 현실적이며 작업에 지장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큰 단점으로 꼽기는 어렵다.


SSL 2+ MkII는 RCA 단자를 삭제 후 3/4 출력 단자를 밸런스드로 업데이트했다. 


드라마틱하게 개선된 연결성

음질의 변화만큼 눈에 띄는 것은 아니지만 전면의 단자 추가로 인한 편리성은 정말 실사용자에게 큰 만족감을 가져다준다. Hi-z 버튼을 누를 필요 없이 사용자는 마이크를 XLR 단자에 입력시키거나 라인 입력인 경우에는 후면 콤보를 이용한 TRS/TS 연결을 하면 되며 기타나 베이스 등의 하이 임피던스 악기는 이미 Hi-z 셋팅이 된 전면 단자에 연결만 하면 될 뿐이다. 게다가 단자의 위치가 개인 음악 작업자에게는 최적의 위치이기 때문에 거기서 오는 만족감이 상당하다.

단순한 변화인데도 이로 느낄 수 있는 확장감은 확실히 체감될 정도인데, 따로 믹서를 쓰거나 혹은 케이블을 꽂았다 뺐다 하면서 번거롭게 할 필요 없이 개인 음악 작업자의 시나리오를 상상해본다면 전면의 1채널에 기타, 2채널에 베이스, 후면 라인 입력에 건반 L/R등을 준비해두고 필요에 따라 트래킹할 악기만 간단히 꽂아 연결시키는 것으로 대응이 가능하다. 실질적으로 동시 녹음 트랙은 이전과 같이 2채널이지만 체감되는 편리성과 넉넉함이 달라진 것. 그리고 또 하나의 변화는 바로 헤드폰 단자다. 이전의 SSL 2의 경우 하나의 헤드폰 단자만 지원했지만 이번에는 6.35mm의 헤드폰 단자가 2개 준비되어 협업 방송이나 모니터링 큐 등의 작업이 가능해졌다. 안타깝게도 분리된 출력이 아니며 볼륨 단자가 하나 뿐이지만 어쨌든 하나의 출력이 더 생긴 것이기에 불평할 필요는 없다. 분리된 헤드폰 출력 및 큐 믹싱, 그리고 개별 볼륨 조절을 원하면 2+를 구매하면 된다.


SSL 12와 마찬가지로 전면에 악기 입력을 추가했다. SSL 2 MkII의 2개의 헤드폰 단자가 눈에 띈다.


음질 면에서 확실한 퍼포먼스의 향상

역시 이번 리뉴얼에서 가장 드라마틱하며 근본적인 변화는 32bit/192kHz 컨버터의 채용, 그리고 전반적인 입출력부의 변화다. 사실 외형의 소소한 변화에 비해 이쪽의 변화는 놀라울 정도다. 대부분의 입출력에서 수치상으로 8~9dB의 향상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기저 노이즈에서 2배 이상의 차이가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당연히 레코딩 및 모니터링 퀄리티의 향상으로 이어진다. 이전 버전의 경우 입력부야 워낙 호평을 받았고 출력부 역시 스펙인 112dB의 다이나믹레인지에 비해 매우 만족스러운 실성능을 자랑했지만 이번에는 체감적인 면과 수치적인 면 모두 향상되어 일말의 남아있던 조금의 아쉬움마저도 완벽히 날려버렸다.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우선 컨버터만 보자면 32bit라는 수치는 가깝게 다가오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녹음시 32bit 컨버터의 여유가 주는 만족감은 상당하다. 혹여 프리앰프 셋업을 조금 잘못 설정했다 하더라도 32bit 녹음은 ‘조금 더’의 여유를 주기 때문이다. 심한 클리핑만 아니라면 파형을 살려 쓸 수 있으며 이러한 여유가 주는 생산성은 생각보다 체감된다. ‘살려쓰느냐’와 ‘다시 녹음하느냐’는 정말 큰 차이다.

192kHz 고해상도 녹음은 이전 MkI에서도 지원했던 것이며, 현재 대부분의 상업 녹음들이 48kHz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 Hi-Res 녹음이라 하여도 대부분 96kHz로 녹음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이에 대한 별도의 테스트 및 코멘트는 하지 않도록 한다.

많은 독자들이 SSL 2 / 2+ MkII를 구매할 때 포인트로 삼는 마이크 프리앰프의 성능은, 이 제품이 엔트리 레벨의 포터블 오디오 인터페이스, 게다가 USB 버스파워를 사용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최상급이다. 이전에도 매우 훌륭했으며 동급에서 적수를 찾기 어려웠으나 이번의 향상으로 인해 더욱 절대적인 경쟁력을 갖춘 셈이다. 여기에 이전 버전에서 아쉬웠던 로우컷 필터까지 추가되었으니 그야말로 완성판이라고 할만하다. 추가적인 마이크 프리앰프를 구매할게 아니라면 이 정도로 웬만한 작업은 해낼 수 있지 않나 싶다. 그리고 지금까지 SSL 2 / 2+의 약점이라고 여겨졌던 출력부의 음질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번 리뉴얼에서 가장 드라마틱하게 향상된 부분이며 필자의 중상급형 랙사이즈의 오디오 인터페이스와 비교해봐도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 정도로 발전되었다.


SSL 2+ MkII의 전면 입력 단자. SSL 2 MKII와 비교해 큰 차이는 없지만 이 쪽은 헤드폰 단자의 라우팅 및 볼륨 조절이 개별적으로 가능하다.


엔트리급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이정표를 세우다

이번 SSL 2 / 2+ MkII 리뉴얼은 이미 시장에서 가장 성공적이었던 보급형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폼팩터와 구성, 가격대, 포지션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음질면에서 중급형 오디오 인터페이스에 필적할만한 발전을 이룬 유의미한 업데이트다. 엄밀히 따진다면 별도의 전원을 사용하고 훨씬 큰 덩치를 가진 고가 오디오 인터페이스보다 못한 부분이 분명히 있겠지만 랩탑의 전원으로 손쉽게 작동하며 별도 전원을 챙길 필요 없이 간편하게 휴대할만한 오디오 인터페이스는 누구에게라도 필요하다. 그리고 그러한 오디오 인터페이스들 중 SSL 2 / 2+ MkII는 가장 괄목할만한 입출력 성능과 편리한 디자인, 사용하기 쉬운 구성을 갖고 있다.


제품 특징

* 2-In/2-Out(SSL 2+ MkII), 2-In/4-Out(SSL 2+ MkII) USB-C 오디오 인터페이스

* 차세대 32-bit 192 kHz 컨버터

* 2개의 SSL 마이크 프리앰프 (전용 하이패스 필터, 라인 인풋, 48V 팬텀 파워 포함)

* 2개의 자동 감지 악기(DI) 인풋

* 2개의 프로페셔널 고전류 헤드폰 아웃풋

* Legacy 4K 아날로그 인핸스먼트 회로

* 4개의 프로페셔널 밸런스드 TRS 아웃풋

* CV(제어 전압)를 신디사이저로 전송할 수 있는 DC-커플드 아웃풋

* 스테레오 루프백 기능

* SSL 프로덕션 팩 소프트웨어 번들

* 고품질 부품을 사용한 견고한 설계

* Mac/PC용 USB 2.0 버스 파워 포터블 인터페이스


Special Featur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