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콘솔을 넘어 프로세싱 플랫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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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아사운드(유) Next Level Live Mixing’ 세미나 현장

글 : 이무제 기자 자료제공 : 삼아사운드(유), Allen & He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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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아사운드(유)는 지난 6월 25일 서울 서교스퀘어에서 Allen & Heath의 최신 디지털 믹싱 기술을 소개하는 ‘Next Level Live Mixing’ 세미나를 열었다. 행사는 Avantis V2.0과 신형 SQ+ 시리즈, RackUltra FX를 중심으로 구성됐으며, 제품 설명에 이어 멀티트랙 음원을 이용한 프로세싱 시연과 전 라인업 핸즈온 세션이 진행됐다. 단순한 신제품 발표보다 콘솔 내부 프로세싱과 운용 워크플로우가 어떻게 확장되는지를 보여주는 데 무게를 둔 행사였다. 

이번 세미나의 핵심은 디지털 콘솔을 입력 채널과 페이더 수로만 구분하는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데 있었다. 최근의 라이브 시스템은 DSP 성능, 플러그인 구조, 네트워크 오디오, 원격 제어, 시스템 통합, 장기적인 펌웨어 지원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 Allen & Heath는 CQ부터 SQ, Avantis, dLive로 이어지는 제품군을 서로 단절된 등급이 아니라, 현장 규모와 요구가 커질 때 익숙한 운용 개념을 유지하며 확장할 수 있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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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삼아사운드(유) 윤형진 브랜드 매니저가 첫 발표를 맡았다. (우)두 번째 발표는 삼아사운드(유) 음향기술연구소 정바다 선임연구원이 맡았다.


제품이 아니라 운용 범위를 확장하는 플랫폼

첫 발표를 맡은 삼아사운드(유) 윤형진 브랜드 매니저는 Allen & Heath의 현재 방향을 ‘기존 제품 가치의 지속적인 확장’으로 정리했다. 여기서 업데이트는 오류 수정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 사용자의 요구를 반영해 기능을 추가하고, 프로세싱 자원을 늘리며, 시스템 제어와 워크플로우를 개선하는 과정이다. CQ에 DCA와 뮤트 그룹이 추가된 사례, AHM의 시스템 통합 기능 강화, dLive와 Avantis의 프로세싱 확장이 그 예로 제시됐다. 

이 접근은 장비 교체 주기가 긴 공연장과 종교시설, 교육기관, 렌털 시스템에서 의미가 크다. 콘솔을 구입한 뒤 기능이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펌웨어와 옵션을 통해 대응 범위가 넓어지기 때문이다. 상위 제품으로 이동할 때도 신 관리, 라이브러리, 앱 제어, I/O 확장과 같은 기본 개념이 이어져 재교육 부담을 낮춘다.

발표에서는 제품 선택 기준도 설치 장소보다 요구 조건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교회나 공연장이라도 필요한 입력 수, 모니터 믹스 수, 방송 송출, 오퍼레이터 숙련도, 원격 제어와 향후 확장 가능성이 다르다. Allen & Heath가 말하는 업그레이드는 더 비싼 콘솔로 교체하는 일이 아니라, 엔지니어가 처리할 수 있는 프로젝트의 규모와 복잡도를 넓히는 과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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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antis V2.0, 펌웨어가 콘솔의 등급을 바꾸다

두 번째 발표는 삼아사운드(유) 음향기술연구소 정바다 선임연구원이 맡았다. Avantis V2.0은 기존 하드웨어를 유지하면서 믹싱 엔진의 규모와 프로세싱 능력을 크게 확장한 업데이트다. dPack 적용 시 입력 채널은 64개에서 96개, 구성 가능한 믹스 버스는 42개에서 56개, Dyn8 동시 사용 수는 16개에서 24개로 늘어난다. 단순한 편의 기능 추가가 아니라 한 콘솔이 감당할 수 있는 프로덕션 규모 자체가 달라지는 변화다..

dPack에는 새로운 DEEP 모델인 CompStortion도 추가됐다. DEEP Processing은 외부 서버나 별도 인서트 경로를 거치지 않고 채널 스트립의 기본 컴프레서나 프리앰프 모듈을 원하는 에뮬레이션으로 교체하는 구조다. 별도 버스와 리턴을 소모하기보다 콘솔 내부 채널 스트립의 구성 요소를 갈아 끼우는 방식이므로 라이브 운용에서 라우팅이 단순하다. CompStortion은 넓은 어택·릴리스 범위와 여러 왜곡 모드, Smash와 Brit 모드를 제공해 보컬과 기타, 드럼, 믹스 버스까지 대응한다. 

V2.0은 Smart Rotary, RF 통합 확대, 채널 라이브러리 개선도 제공한다. Smart Rotary는 프리앰프, PEQ, Dyn8, FX 등 현재 선택한 기능에 맞춰 로터리의 역할을 문맥적으로 전환한다. RF 통합은 Shure SLX-D까지 범위를 넓혔으며, 채널 라이브러리는 센드와 이름, 색상 등 더 많은 정보를 포함해 저장할 수 있게 됐다.

RackUltra FX를 사용하려면 dPack과 전용 연산 모듈이 필요하다. 기존 Avantis와 Avantis Solo는 공인 서비스 절차를 통해 모듈을 장착할 수 있고, 신품은 모듈 장착 사양을 선택할 수 있다. 장착 후에는 기존 12개의 RackExtra FX와 별도로 8개의 RackUltra FX 엔진을 운용한다. 이 엔진은 표준 믹스 버스나 입력 채널, RackExtra FX 슬롯을 소모하지 않으며 전용 스테레오 센드와 리턴을 갖는다.


SQ+, 익숙한 SQ에 상위 프로세싱을 이식하다

SQ+는 SQ5+, SQ6+, SQ7+의 세 모델로 출시됐다. 기존 SQ의 48입력, 96kHz XCVI 코어와 메뉴 구조는 유지하면서 처리 여유와 인터페이스, 내장 FX 구조를 확장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9인치 터치스크린과 새 다크 GUI다. 화면 크기와 가독성은 개선됐지만 접근 방식은 기존 SQ와 유사해 기존 사용자의 재학습 부담을 줄였다.

세미나에서는 실제 셋업 시간을 줄이는 UI 변화가 소개됐다. 미터 오버뷰에서 원하는 미터를 누르면 세부 화면으로 바로 이동하며, I/O 패치에서는 포트 간 연결을 일괄 생성할 수 있다. Strip Assign의 Default, Clear, +1 기능으로 레이어를 초기화하거나 연속 채널을 빠르게 배치하고, 채널의 모노·스테레오 설정도 프리앰프 화면에서 직접 변경한다. 음질 스펙보다 반복 작업과 화면 이동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개선이다.

SQ+는 CompStortion, Source Expander, Dual Threshold Expander와 같은 차세대 DEEP Add-On을 지원한다. 출시 시점에는 기기 등록 절차를 거쳐 기존 DEEP 및 표준 FX Add-On을 묶은 PlusPack을 제공한다. RackUltra FX용 연산 하드웨어도 본체에 기본 탑재돼 네 개의 RackUltra FX 엔진과 여덟 개의 표준 RackExtra FX 엔진을 운용할 수 있다. 다만 RackUltra 알고리즘은 필요한 팩이나 라이선스를 별도로 등록해야 한다. Avantis가 모듈 장착으로 상위 기능을 여는 구조라면, SQ+는 연산 기반을 미리 넣고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로 기능을 선택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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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ckUltra FX, 외부 서버의 역할을 콘솔 안으로

행사의 기술적 중심은 RackUltra FX 데모였다. 시연은 효과를 명확히 비교할 수 있도록 반복되는 단일 트랙에 하나의 프로세서를 적용하고 바이패스를 전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각 콘솔에는 약 18~20트랙의 멀티트랙 세션도 준비돼 참가자가 여러 소스와 플러그인을 직접 조합할 수 있도록 했다.

첫 순서는 보컬 피치 프로세싱이었다. Vocal Tuner는 곡의 키와 스케일을 지정한 뒤 보정 속도와 전이 특성을 조절해 자연스러운 피치 보정부터 의도적인 하드튠까지 구현했다. Vocal Gridder는 더 빠른 하드 스냅 보정을 전제로 하며, Tolerance를 낮추면 허용 범위를 조금만 벗어나도 즉시 보정해 현대 팝과 힙합에서 사용하는 노골적인 피치 효과를 만든다.

Vocal Shifter는 음정 이동과 포먼트 제어를 분리해 다뤘다. 포먼트를 낮추면 굵고 어두운 음색이, 높이면 얇고 어려진 음색이 만들어진다. 좌우 채널의 세미톤, 포먼트, 딜레이를 다르게 설정하면 한 명의 보컬로 더블링이나 서로 다른 인물이 함께 노래하는 듯한 레이어를 구성할 수 있다. Gridder 뒤에 Shifter를 연결해 그리드에 붙은 보컬을 다시 음색 변형하는 직렬 프로세싱도 시연됐다.

하모나이저는 Dual Auto Key, Quad Voice, MIDI의 세 종류로 구성된다. Dual Auto Key Harmoniser는 피아노나 기타 같은 화성 소스를 사이드체인으로 받아 곡의 키를 실시간 분석하고, 신뢰도가 충분히 올라간 값을 수동 키로 고정할 수 있다. 각 보이스의 음정 간격, 레벨, 패닝과 음색을 조절해 원 보컬에 두 성부를 더한다. Quad Voice Harmoniser는 최대 네 성부와 자체 리버브로 더 두꺼운 코러스 이미지를 만들었다.

피치 계열 프로세서를 모니터 경로에 사용할 때는 지연도 고려해야 한다. Allen & Heath의 기술 자료에 따르면 Vocal Tuner의 전체 지연은 약 6~11ms, Vocal Shifter와 Harmoniser는 16~26ms, Vocal Gridder는 21~32ms 범위다. 효과의 특성상 일반 EQ나 다이내믹 프로세싱보다 지연이 크므로, FOH 효과와 인이어 모니터용 신호 경로를 분리하는 운용이 필요할 수 있다.

리버브 데모에서는 Plate와 Space 계열의 Designer 알고리즘이 다뤄졌다. 좌우 각각 세 개, 총 여섯 개의 에코를 배치해 초기 반사와 잔향의 움직임을 직접 설계하는 구조다. Dark Vox와 Vocal Focus 프리셋을 교차해 음색과 전면감의 차이를 비교했으며, FX 센드를 사이드체인으로 사용하는 포스트 다이내믹 제어를 더해 가사가 나올 때 잔향을 눌러 명료도를 확보하는 운용도 보여줬다.

Saturator는 튜브, 테이프, 트랜지스터 계열의 비선형 특성을 모델링해 배음과 밀도를 더한다. 베이스와 드럼 버스에 적용한 시연에서는 모드별 공격성과 저역 에너지의 차이를 들려줬다. Drive로 왜곡량을, Bias로 비대칭성과 배음 성향을 조절했다. Amp+Cab Distortion은 기타가 아닌 보컬에 적용해 DEEP의 Tube Stage보다 강한 대역 제한과 왜곡을 만드는 사례를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Rhythm Delay는 미리 정해진 간격과 셰이프를 사용하는 Simple 모드와, 반복음의 위치와 크기, 패닝을 직접 배치하는 Advanced 모드로 시연됐다. BPM과 마디, 박자 정보를 기준으로 반복음을 배치할 수 있어 단순한 탭 딜레이보다 리듬 패턴 자체를 디자인하는 도구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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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확인한 ‘프로세싱 플랫폼’

공식 발표 뒤에는 CQ부터 SQ+, Avantis, dLive까지 주요 라인업을 직접 조작하는 핸즈온 세션이 이어졌다. 참가자는 동일한 멀티트랙을 불러와 패치, 채널 스트립, DEEP 모델과 RackUltra FX를 적용하고, 제품군별 화면 구성과 물리 조작계의 차이를 비교했다. 제품 설명과 실제 믹싱을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흐름으로 구성한 점이 이번 행사의 특징이었다.

세미나가 보여준 변화는 디지털 콘솔의 경쟁 축이 단순한 입출력 수에서 내부 연산과 소프트웨어 생태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Avantis V2.0은 기존 하드웨어의 수명을 연장하면서 채널과 버스, Dyn8, FX를 확대했고, SQ+는 플래그십에서 먼저 사용하던 RackUltra FX와 차세대 DEEP 모델을 중형 콘솔 영역으로 끌어내렸다. 동시에 라이선스와 연산 모듈, 기본 제공 기능의 범위가 제품마다 다르므로 도입 단계에서 필요한 알고리즘과 확장 비용을 함께 계산해야 하는 것은 염두에 둬야 한다.

‘Next Level Live Mixing’이 말한 다음 단계는 더 많은 페이더나 더 큰 화면만을 뜻하지 않는다. 콘솔 내부에서 믹스와 사운드 디자인을 완결하고, 현장의 성장에 따라 같은 운용 언어를 유지한 채 처리 능력을 넓히는 구조가 핵심이다. 이번 세미나는 Allen & Heath가 콘솔 제조사에서 장기적으로 확장되는 라이브 프로세싱 플랫폼 공급자로 이동하고 있음을 구체적인 업데이트와 실제 음향 시연으로 확인한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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