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제작자부터 인스톨, 그리고 가변 잔향과 몰입형 사운드까지 아우르다
by 이무제 기자, 자료제공:야마하뮤직코리아(주)

야마하뮤직코리아(이하 야마하)가 지난 3월 30일, 서울 서초구 허브교회에서 ‘2026 YAMAHA AUDIO NEW LINEUP INTRODUCTION’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올해 초 NAMM과 ISE 등 글로벌 전시회에서 공개된 야마하의 최신 하드웨어 라인업과 이머시브 오디오 솔루션을 국내 시장에 정식으로 소개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이번 세미나의 첫 인상은 제품보다 공간에서 먼저 형성됐다. 오프닝을 맡은 야마하 측은 허브교회를 단순한 대관 장소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시스템을 다듬고 실험하는 실증 공간으로 설명했다. 2024년 여름 이후 이곳에서 각종 서울 세미나를 이어왔고, 매주 실제 예배 운용을 통해 엔지니어들이 소스 위치와 오브젝트, 시스템 세팅을 계속 수정해 왔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야마하 본사 엔지니어가 초기에 세팅한 뒤에도 추가 방문이 있었다는 언급은 이날 행사가 단순한 판촉이 아니라, ‘지금 이 공간에서 실제로 구현되고 있는 사운드’를 보여주는 자리라는 점을 강조했다. 첫 세션이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청중은 제품 설명을 듣는 관객이 아니라, 음향 차이를 몸으로 판별해야 하는 청취자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로비에 진열된 MGX 시리즈. 영상과 연계된 워크플로우를 제시함과 동시에 아날로그의 직관성과 디지털의 기능을 합친 인터페이스가 인상적이다.(좌)
새로운 오디오 인터페이스 URX, 그리고 컨트롤러 CC1은 방송, 개인 프로덕션, 홈스튜디오 환경을 극적으로 개선시킨다.(우)
MGX·URX·CC1: 라이브와 스트리밍, 제작 환경의 확장
첫 세션 발표를 맡은 박연욱 대리는 월요일 오후 참석자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발표를 시작했다. 이날 야마하가 제시한 것은 단순한 스펙 소개가 아니라, 각 제품이 어떤 사용자를 상정하고 어떤 환경을 해결하는지에 대한 실전적 설명이었다. 발표자는 MGX, URX, CC1을 야마하 내부 분류상 ‘콘텐츠 셰어링 앤 커뮤니케이션’ 계열로 묶었다. 이들 제품이 전통적 라이브 사운드 장비를 넘어 스트리밍, 원격 커뮤니케이션, 데스크톱 제작 환경과 직접 연결되는 장비라는 의미다.
세션의 중심은 MGX 시리즈였다. 라인업은 MGX 16, MGX 12, HDMI 기능이 추가된 MGX 16V, MGX 12V의 네 종이며, 각 모델은 블랙과 화이트 두 가지 컬러로 제공된다. 외형은 익숙한 소형 디지털 믹서에 가깝지만, 설명이 이어질수록 야마하가 이를 단순 보급형 믹서로 규정하지 않았다는 점이 드러났다. 상위 모델 기준으로 8개의 XLR-TRS 콤보 입력, TRS 4채널과 RCA 4채널, 스테레오 입력, 스테레오 아웃, 8개의 옴니 아웃, 4개의 헤드폰 단자가 제공된다. 우측에는 4.3인치 정전식 터치 LCD와 4개의 멀티펑션 노브, 야마하 콘솔 사용자에게 익숙한 ‘터치 앤 턴’ 방식이 배치된다. 발표자는 이를 급박한 상황에서 빠른 조작에 유리한 구성으로 설명했다. 채널 수와 화면, 물리 노브의 관계가 명확해 라이브 현장과 송출 환경을 함께 다루는 운용자에게 적합하다는 것이다.
설명은 기능 나열에 머물지 않았다. 발표자는 유저 디파인드 키, 믹스 버스, 채널 스트립, 게이트와 컴프레서, EQ, 샌드, 이펙트, 입력 라우팅 구조를 화면으로 직접 시연했다. 핵심은 기능의 유무보다 현장에서 왜 필요한가에 있었다. 특히 MGX가 USB 메인과 서브를 분리해 갖는다는 점은 스트리밍 현장의 실제 운용을 정확히 겨냥한 설명이었다. 송출용 컴퓨터와 플레이백용 기기가 분리되는 상황, 별도의 3.5mm 케이블 없이 USB-C로 재생과 연결을 처리하는 상황, V 모델에서 HDMI 입력과 스루를 통해 영상까지 콘솔로 받아 컴퓨터로 넘기는 상황이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발표자는 이를 OBS와 결합해 보여주며, 오디오 믹서가 더 이상 소리만 다루는 장비가 아니라는 점을 자연스럽게 드러냈다.
MGX 설명이 길었던 이유는 기능의 폭뿐 아니라 뒤이어 소개된 URX와의 연결성 때문이기도 했다. 발표자는 MGX에서 설명한 철학과 기능 상당수가 URX로 이어진다고 정리했다. URX 시리즈는 URX 44, URX 22, URX 44V의 세 모델로 구성된 USB 오디오 인터페이스다. 역시 블랙과 화이트 두 가지 컬러로 제공되며, 상부에 컨트롤이 집중된 데스크톱 중심 설계가 특징이다. 이 제품에도 4.3인치 터치 LCD와 스크린 노브가 탑재돼 단순 입출력 박스가 아니라 독립적 조작성을 가진 인터페이스라는 점이 강조됐다. 이어 스트리밍 채널 분리, 현장 음과 송출 음의 개별 운용, 영상-음성 싱크를 위한 딜레이 처리 방식 등이 설명됐다. 번들 소프트웨어로 Cubase AI, Wavelab Cast LE, 야마하와 스테인버그가 공동 개발한 소프트웨어형 믹서가 함께 언급된 점도 이 장비가 단순 녹음용 인터페이스가 아니라 제작 워크플로 전체를 고려한 제품임을 보여준다.
CC1 소개에서는 다시 제품의 성격이 달라졌다. 이 장비는 라이브 콘솔이나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아니라, 스트리밍 업계에서 사실상 표준처럼 쓰이는 엘가토 스트림덱과 직접 연동되는 USB 컨트롤러다. 상부의 키 뱅크는 스트림덱 소프트웨어에서 그대로 인식되며, 각 버튼 기능은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유롭게 지정할 수 있다. 동시에 일반적인 DAW 컨트롤러의 역할도 수행한다. 특히 스테인버그 DAW와의 높은 호환성이 강조됐고, 본사 차원에서 영상 편집 소프트웨어와의 연동 개발도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 덧붙었다. 이는 야마하가 CC1을 음악 제작용 장비에 한정하지 않고 콘텐츠 제작 전반으로 확장하려 한다는 뜻으로 읽혔다. 이날 세션에서 CC1은 전면에 서는 제품은 아니었지만, MGX와 URX가 구성한 데스크톱 제작 환경의 마지막 퍼즐에 가까웠다.
세션 말미 발표자는 입구 쪽 전시 구성을 그렇게 설계한 이유를 설명하며, 쉬는 시간이나 세미나 종료 후 제품을 직접 체험해 보라고 권했다. OBS를 띄운 컴퓨터, 동일 화면을 보내는 아이패드, 블루투스로 연결된 소스, MGX를 중심으로 한 오디오 인터페이스적 운용, URX와 CC1의 체험 동선이 하나의 데모 존처럼 구성돼 있었다. 이는 단순 전시가 아니라 제품 간 연결 방식을 한눈에 보여주는 실습 공간에 가까웠다. 야마하가 마이크부터 스피커까지 전 계통을 생산하는 브랜드라는 발표자의 말도 이 지점에서 설득력을 얻었다. 첫 세션은 개별 신제품 소개였지만, 실제로는 라이브 믹서, 인터페이스, 송출, DAW, 컨트롤러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는 현재의 제작 환경에 대한 제안이었다.

김태민 팀장은 세미나 전반의 취지와 신제품들의 기술적 의의에 대해 설명했다.(좌)
박연욱 대리가 첫 세션을 맡았다.(우)
DME 3·5와 XMS, MCP2: 설치 시장의 핵심은 ‘장비’보다 ‘연결’
두 번째와 세 번째 세션은 김민석 과장대리가 진행했다. 그는 발표 시작과 함께 “여기 SI 업체, 인스톨 하시는 분 계신가요?”라고 물으며 세션의 대상을 분명히 했다. 앞선 시간이 유통, 제작, 스트리밍 환경에 가까웠다면 이번 시간은 설치 시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발표자는 야마하의 모든 제품이 상호 연결 가능하며, 컨트롤과 Dante 신호 전송까지 하나의 생태계를 향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세션은 그 방향을 구체적으로 해설하는 자리였다.
핵심 제품은 DME 3와 DME 5였다. 기존 DME 7이 이미 시장에 나와 있었지만, 새 두 모델은 보다 가볍고 현장 친화적인 방향의 DSP로 소개됐다. 두 제품은 96kHz 기반 DSP이며, 8x4 기본 I/O와 4개의 Flex I/O를 갖는다. Flex I/O를 모두 입력으로 쓰면 12인 4아웃, 출력으로 쓰면 8인 8아웃 구성이 된다. 이는 설치 시장에서 실질적인 변화다. DME 7은 64x64 Dante를 제공하는 강력한 장비지만 아날로그 I/O가 없어 별도의 I/O 구성이 필요했다. 반면 DME 3와 5는 1RU급으로 내려오면서 아날로그 I/O를 직접 탑재했고, USB 2in/2out으로 줌·팀즈 같은 화상회의 환경까지 고려했다. 천장형 마이크를 Dante로 받아 매트릭스나 오토마이크 믹서로 처리한 뒤 USB로 화상회의 플랫폼에 보내는 예시가 제시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커머셜 오디오와 회의 시스템의 경계가 흐려진 시장 상황을 반영한 설명이었다.
설치 시장에서는 단일 장비의 성능보다 설계 편의성과 운용 일관성이 중요하다. 이번 세션도 이 점을 반복해 강조했다. DME 3와 5의 Flex I/O는 단순한 입출력 수 조정 기능이 아니라, 헤드앰프가 포함된 마이크 입력으로도 동작하며 팬텀파워도 지원한다. 발표자가 “라인 입력이 아니다”라고 따로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 설계에서 유연성이 커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또한 DME 5를 기준으로 DME 3는 약 60% 수준의 용량을 가지며, 기존 MRX 7D와 비교하면 DME 3는 약 2배, DME 5는 약 3.5배 수준의 DSP 여유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이는 장비 한 대로 더 많은 블록과 채널, 제어 로직을 처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설치 시장에서 장비 수 감소는 배선, 랙 구성, 운용 복잡도 감소로 이어진다. 발표자는 이를 숫자로 설명하면서도, 결국 핵심은 더 많은 현장을 더 단순한 구조로 다룰 수 있다는 점이라고 정리했다.
이어 소개된 신제품 앰프 XMS 시리즈는 실물 없이 발표로만 공개됐지만 메시지는 명확했다. 그동안 2U 중심이던 SI용 앰프 구성에서 1RU 제품에 대한 수요가 컸고, 새 시리즈는 그 요구에 대한 대응으로 소개됐다. 다양한 출력 구성을 지원하며, D가 붙는 모델은 Dante 지원, 없는 모델은 Dante 비지원으로 구분된다. 더 중요한 점은 DSP 내장이다. 기존 장비에 대해 DSP 탑재 요구가 강하게 제기돼 왔고, 야마하가 이를 반영해 보다 단순하게 사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XMS는 단순한 앰프 라인업 확장이 아니라, DSP와 네트워크를 하위 시스템까지 더 밀도 있게 확장하려는 시도로 읽혔다.
MCP2와 터치 패널 컨트롤러는 이 세션의 또 다른 축이었다. 발표자는 새 패널 디자인이 기존 대비 훨씬 세련된 형태라고 설명했다. MCP2는 단일 기능 또는 멀티 펑션 모드로 운용할 수 있고, 흑백 두 가지 색상과 이더넷 연결 방식을 지원한다. 이어 소개된 터치 패널 컨트롤러는 더욱 직접적이다. 호텔과 학교 등에서 최종 사용자가 복잡한 DSP 구조를 알지 못해도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UI를 직접 설계할 수 있는 장비다. Provisionaire Control Plus에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만들고, Provisionaire Design에서 DSP 내부 구성을 설계하는 구조는 야마하가 단품 판매를 넘어 시스템 전반의 사용자 경험까지 다루려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설치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종종 장비 성능보다 누가 얼마나 쉽게 운용할 수 있는가, 이 제품군은 그 지점을 겨냥하고 있었다.
DME 3·5의 후면 구조 설명은 이 생태계 전략을 더욱 분명하게 보여줬다. 전면에는 사실상 조작부가 거의 없고, 전원과 상태 표시 외 기능 대부분은 소프트웨어에서 처리된다. 후면에는 GPI 인풋·아웃풋, USB 호스트, Dante 프라이머리·세컨더리, 컨트롤 포트, 향후 업데이트로 구현될 아이솔레이트 포트가 배치된다. 발표자는 화재 접점, 외부 버튼, 순차전원기 제어 같은 GPI 활용 예시를 들며, 이 장비가 단순 오디오 DSP가 아니라 시설 시스템의 일부로 작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USB 호스트에 드라이브를 꽂아 음원을 재생할 수 있다는 설명은 학교 방송이나 상업시설 BGM처럼 실제 현장에서 자주 요구되는 기능을 떠올리게 했다. 이 장비는 복잡한 DSP 구조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현장에서는 단순하게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었다.
세션의 핵심 개념은 결국 ‘컨덕터(Conductor)’로 수렴됐다. 발표자는 이를 DME 3와 5에 새로 추가된 기능으로 설명했다. Provisionaire 환경에 직접 지원되지 않는 야마하 제품이 있더라도, DME 3 또는 5가 중앙 장치처럼 중간에서 신호와 제어를 받아 GUI의 노브와 버튼 명령을 해당 장비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하나의 화면에서 여러 장비를 보다 자연스럽게 통합할 수 있는 중계 기능인 셈이다. 발표자는 이를 두고 더 다양한 로직 구현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고, 실제로 Provisionaire Control Plus를 열어 보여주며 사용을 권했다. 이 대목에서 세션의 본질이 드러났다. 이번 발표는 새 DSP 출시 소식에 그치지 않았다. 야마하 장비군을 더 하나의 시스템처럼 묶는 방향을 보다 분명하게 드러낸 자리였다. 설치 시장의 경쟁력은 더 이상 개별 장비의 성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어떤 화면에서, 어떤 논리로, 얼마나 적은 스트레스로 전체 설비를 운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이번 세션은 그 시장 감각 위에서 구성돼 있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세션은 김민석 과장대리가 맡아 진행했다.
Sound xR: ‘효과’가 아니라 ‘공간의 성질’을 다루다
세 번째 세션은 이날 세미나의 성격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 순서였다. 발표는 먼저 청중의 자리를 다시 정리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어질 내용이 스펙 설명이 아니라 청취 체험이며, 자리 위치에 따라 경험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먼저 짚은 것이다. 발표자는 새 브랜드명 ‘Sound xR’을 소개하며, 그 전신인 AFC가 1969년부터 공간의 지나친 데드함과 과도한 울림을 어떻게 다룰지 고민해 온 역사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AFC Enhance와 AFC Image는 각각 Sound xR Enhance, Sound xR Image로 이름이 바뀌고, 제품명은 앞으로 Sound xR로 통합된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이번 세션은 단순한 명칭 변경 발표가 아니라, 야마하가 공간음향 기술을 어떤 언어로 다시 위치 지을 것인가를 보여주는 자리였다.
첫 번째 축은 가변 잔향, 즉 Sound xR Enhance였다. 설명은 단순했다. 교회와 다목적홀은 스피치, 합창, 오케스트라, 밴드 사운드 등 서로 다른 용도를 동시에 수용해야 하며, 이런 공간을 과도하게 흡음 처리하는 것이 정답일 수 없다는 것이다. 발표자는 마이크를 잠시 내려놓고 육성으로 직접 차이를 들려줬다. 가변 잔향이 없는 상태에서는 뒤쪽 청중에게 목소리가 답답하게 들리고, 짧은 잔향을 더하면 전달감과 자연스러움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를 단순히 “리버브를 건다”는 식으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오히려 사람은 잔향을 효과가 아니라 명료도, 음량, 공간감의 일부로 지각하기 때문에 적절한 초기 반사와 잔향 질감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쪽에 가까웠다. 발표자는 과도하게 흡음된 교회에서 설교자가 답답함을 느껴 모니터 레벨을 올리다 피드백 문제까지 겪는 사례를 들며, 이 시스템이 그런 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션 사이의 쉬는 시간에는 참석자들이 야마하의 신제품들을 살펴보고 체험했다.
기술 설명은 여기서 더 구체적으로 이어졌다. 발표자는 허브교회 천장 쪽의 마이크 배열을 직접 가리키며, 무지향성 마이크와 단일지향성 마이크를 조합하는 구조를 설명했다. 이 시스템은 많은 제조사가 채택하는 ‘대량의 마이크와 대량의 스피커’ 방식과 달리, 피드백 루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자연스러운 잔향을 만든다고 했다. 여러 마이크로 들어온 소스의 차이를 계산해 비순차적 방식으로 스피커에 매트릭싱하고, 한 마이크에서 고정 루핑이 생기지 않도록 빠르게 점프시키는 구조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목적은 인위적 울림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반사와 시간차가 만드는 자연스러운 공간 인상을 다시 재구성하는 데 있다. 여기에 자동 노치 필터와 FIR 기반 제어를 더해 위상 문제를 최소화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잔향이 이미 많은 공간에서 그것을 물리적으로 줄일 수는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늘릴 수는 있어도 줄이는 기술은 아니라는 설명이었다. 이런 선 긋기는 오히려 기술의 범위를 더 명확하게 드러냈다.
이 세션의 현장감은 설명보다 차이를 먼저 귀로 들려주는 방식에서 나왔다. 발표자는 짧은 잔향, 더 긴 잔향, 다른 질감의 공간 프리셋을 차례로 불러오며 객석의 인상을 바꿔 보였다. 소리가 단지 커지거나 작아지는 것이 아니라, 공간 자체가 다른 장소처럼 느껴지도록 바뀐다는 점을 반복해 강조했다. 이 기술이 연주자에게도 유리하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무대에도 스피커가 충분히 배치되면 연주자와 객석이 같은 잔향 질감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허브교회에는 기둥 옆 5개, 주변 16개의 흰색 스피커, 4개의 펜던트, 4개의 실링 스피커 등 상당한 수의 스피커가 투입돼 있으며, 이 정도가 가변 잔향 구현을 위한 권장 물량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물론 더 적게도 가능하지만, 그 경우 청취 영역이 좁아지고 부자연스러운 지점이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 덧붙었다. Sound xR은 소프트웨어만의 기술이 아니라, 실제 하드웨어 수량과 배치 밀도까지 포함하는 시스템이라는 뜻이다.
발표는 가변 잔향과 입체 음향을 결합한 응용 사례로 이어졌다. 발표자는 교회에서 네 명 정도의 연주자가 설 때, 경우에 따라 별도 마이킹 없이 상부 마이크를 받아 Image 쪽에서 위치를 잡고, 그 소리를 다시 Enhance의 잔향 구조 안으로 넣어 자연스럽게 멀리까지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Sound xR이 단순한 데모 효과를 넘어 실제 운용 방식의 일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발표자는 또 미디어 전시와 몰입형 콘텐츠 공간을 예로 들며, 기술의 본질은 결국 응용력에 있다고 말했다. 동굴 테마의 미디어 전시라면 물방울 오브젝트만 입체 음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가변 잔향을 통해 발걸음과 공간 울림까지 함께 설계해야 실제 몰입이 생긴다는 설명이었다. 루브르 같은 공간을 재현해 관객의 움직임, 주변 사람 소리, 전시장의 공기감까지 합쳐 들리게 만드는 사례도 같은 맥락에서 언급됐다.
Image 파트에 들어서면 세션의 초점은 다시 바뀐다. 발표자는 자신들이 “소리 돌아다니는 것” 자체를 길게 설명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핵심은 존과 정의, 그리고 자연스러운 배치라는 것이다. 실제 화면에서는 스테이지 존과 객석 존 같은 구역 설정이 소개됐고, 특정 오브젝트는 해당 존에서 선택된 스피커를 통해서만 렌더링되도록 운용할 수 있다고 설명됐다. 모든 스피커가 동시에 울리는 것이 아니라, 위치와 목적에 따라 서로 다른 스피커 묶음이 반응하는 구조다. 이는 단순한 팬닝보다 더 입체적인 개념이다. 발표자는 스테레오 시스템에서는 청중이 어디에 앉느냐에 따라 정의가 쉽게 무너지고 사석이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 방식은 결과만 보면 LCR과 비슷해 보여도, 여러 스피커가 동시에 정의를 재생한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설명했다. 목표는 공간 전체의 청취 일관성을 확보하는 데 있다.
가장 기술적인 대목은 후반의 DBAP 설명이었다. 발표자는 스피커 배열이 이상적이지 않은 현실적 현장을 전제로 이야기를 풀었다. 대들보 때문에 정확한 위치에 스피커를 둘 수 없는 경우, 추가가 필요한 경우, 일부를 빼야 하는 경우에도 좌표 기반으로 오브젝트를 렌더링할 수 있기 때문에 시스템 확장과 변경이 쉽다고 설명했다. 가장 가까운 스피커와 조금 더 먼 스피커의 레벨이 거리 기반으로 세밀하게 달라지며 정의를 만든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청중의 정확한 좌석 위치를 전제로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특히 설치 실무자들에게 중요한 메시지였다.
세 번째 세션 전체를 관통한 단어는 결국 ‘자연스러움’이었다. 발표자는 여러 차례 “만들어진 소리보다 현실에 있는 소리”를 중요하게 본다고 말했다. 기차역 데모, 동굴과 전시 공간 사례, 교회에서의 전달력 개선은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 Sound xR은 효과를 추가하는 기술이 아니라 공간의 물성을 다시 설계하는 기술로 설명됐다. 그래서 이 세션은 화려한 쇼처럼 보이면서도, 동시에 가장 실용적인 세션이기도 했다. 공연장, 교회, 관공서, 미디어 전시관, 복합문화공간처럼 여러 목적이 겹치는 현재의 공간에서 오디오는 더 이상 스피커 몇 개와 리버브 한 줄로 정리되지 않는다. 야마하는 그 복잡한 문제를 공간 자체를 악기처럼 다루는 방향으로 풀어내려 하고 있었다.

결론: 업계를 선도하는 지위를 공고히 하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 야마하는 단순한 하드웨어 제조사를 넘어, 콘텐츠 제작부터 고도의 건축 음향 솔루션까지 아우르는 포괄적인 오디오 기술 생태계를 구축했음을 시사했다. 특히 영상과 음향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최신 트렌드에 맞춘 V(Video) 라인업의 확장은 향후 국내 통합 시스템 시장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개인 제작자부터 인스톨, 그리고 가변 잔향과 몰입형 사운드까지 아우르다
by 이무제 기자, 자료제공:야마하뮤직코리아(주)
야마하뮤직코리아(이하 야마하)가 지난 3월 30일, 서울 서초구 허브교회에서 ‘2026 YAMAHA AUDIO NEW LINEUP INTRODUCTION’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올해 초 NAMM과 ISE 등 글로벌 전시회에서 공개된 야마하의 최신 하드웨어 라인업과 이머시브 오디오 솔루션을 국내 시장에 정식으로 소개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이번 세미나의 첫 인상은 제품보다 공간에서 먼저 형성됐다. 오프닝을 맡은 야마하 측은 허브교회를 단순한 대관 장소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시스템을 다듬고 실험하는 실증 공간으로 설명했다. 2024년 여름 이후 이곳에서 각종 서울 세미나를 이어왔고, 매주 실제 예배 운용을 통해 엔지니어들이 소스 위치와 오브젝트, 시스템 세팅을 계속 수정해 왔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야마하 본사 엔지니어가 초기에 세팅한 뒤에도 추가 방문이 있었다는 언급은 이날 행사가 단순한 판촉이 아니라, ‘지금 이 공간에서 실제로 구현되고 있는 사운드’를 보여주는 자리라는 점을 강조했다. 첫 세션이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청중은 제품 설명을 듣는 관객이 아니라, 음향 차이를 몸으로 판별해야 하는 청취자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로비에 진열된 MGX 시리즈. 영상과 연계된 워크플로우를 제시함과 동시에 아날로그의 직관성과 디지털의 기능을 합친 인터페이스가 인상적이다.(좌)
새로운 오디오 인터페이스 URX, 그리고 컨트롤러 CC1은 방송, 개인 프로덕션, 홈스튜디오 환경을 극적으로 개선시킨다.(우)
MGX·URX·CC1: 라이브와 스트리밍, 제작 환경의 확장
첫 세션 발표를 맡은 박연욱 대리는 월요일 오후 참석자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발표를 시작했다. 이날 야마하가 제시한 것은 단순한 스펙 소개가 아니라, 각 제품이 어떤 사용자를 상정하고 어떤 환경을 해결하는지에 대한 실전적 설명이었다. 발표자는 MGX, URX, CC1을 야마하 내부 분류상 ‘콘텐츠 셰어링 앤 커뮤니케이션’ 계열로 묶었다. 이들 제품이 전통적 라이브 사운드 장비를 넘어 스트리밍, 원격 커뮤니케이션, 데스크톱 제작 환경과 직접 연결되는 장비라는 의미다.
세션의 중심은 MGX 시리즈였다. 라인업은 MGX 16, MGX 12, HDMI 기능이 추가된 MGX 16V, MGX 12V의 네 종이며, 각 모델은 블랙과 화이트 두 가지 컬러로 제공된다. 외형은 익숙한 소형 디지털 믹서에 가깝지만, 설명이 이어질수록 야마하가 이를 단순 보급형 믹서로 규정하지 않았다는 점이 드러났다. 상위 모델 기준으로 8개의 XLR-TRS 콤보 입력, TRS 4채널과 RCA 4채널, 스테레오 입력, 스테레오 아웃, 8개의 옴니 아웃, 4개의 헤드폰 단자가 제공된다. 우측에는 4.3인치 정전식 터치 LCD와 4개의 멀티펑션 노브, 야마하 콘솔 사용자에게 익숙한 ‘터치 앤 턴’ 방식이 배치된다. 발표자는 이를 급박한 상황에서 빠른 조작에 유리한 구성으로 설명했다. 채널 수와 화면, 물리 노브의 관계가 명확해 라이브 현장과 송출 환경을 함께 다루는 운용자에게 적합하다는 것이다.
설명은 기능 나열에 머물지 않았다. 발표자는 유저 디파인드 키, 믹스 버스, 채널 스트립, 게이트와 컴프레서, EQ, 샌드, 이펙트, 입력 라우팅 구조를 화면으로 직접 시연했다. 핵심은 기능의 유무보다 현장에서 왜 필요한가에 있었다. 특히 MGX가 USB 메인과 서브를 분리해 갖는다는 점은 스트리밍 현장의 실제 운용을 정확히 겨냥한 설명이었다. 송출용 컴퓨터와 플레이백용 기기가 분리되는 상황, 별도의 3.5mm 케이블 없이 USB-C로 재생과 연결을 처리하는 상황, V 모델에서 HDMI 입력과 스루를 통해 영상까지 콘솔로 받아 컴퓨터로 넘기는 상황이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발표자는 이를 OBS와 결합해 보여주며, 오디오 믹서가 더 이상 소리만 다루는 장비가 아니라는 점을 자연스럽게 드러냈다.
MGX 설명이 길었던 이유는 기능의 폭뿐 아니라 뒤이어 소개된 URX와의 연결성 때문이기도 했다. 발표자는 MGX에서 설명한 철학과 기능 상당수가 URX로 이어진다고 정리했다. URX 시리즈는 URX 44, URX 22, URX 44V의 세 모델로 구성된 USB 오디오 인터페이스다. 역시 블랙과 화이트 두 가지 컬러로 제공되며, 상부에 컨트롤이 집중된 데스크톱 중심 설계가 특징이다. 이 제품에도 4.3인치 터치 LCD와 스크린 노브가 탑재돼 단순 입출력 박스가 아니라 독립적 조작성을 가진 인터페이스라는 점이 강조됐다. 이어 스트리밍 채널 분리, 현장 음과 송출 음의 개별 운용, 영상-음성 싱크를 위한 딜레이 처리 방식 등이 설명됐다. 번들 소프트웨어로 Cubase AI, Wavelab Cast LE, 야마하와 스테인버그가 공동 개발한 소프트웨어형 믹서가 함께 언급된 점도 이 장비가 단순 녹음용 인터페이스가 아니라 제작 워크플로 전체를 고려한 제품임을 보여준다.
CC1 소개에서는 다시 제품의 성격이 달라졌다. 이 장비는 라이브 콘솔이나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아니라, 스트리밍 업계에서 사실상 표준처럼 쓰이는 엘가토 스트림덱과 직접 연동되는 USB 컨트롤러다. 상부의 키 뱅크는 스트림덱 소프트웨어에서 그대로 인식되며, 각 버튼 기능은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유롭게 지정할 수 있다. 동시에 일반적인 DAW 컨트롤러의 역할도 수행한다. 특히 스테인버그 DAW와의 높은 호환성이 강조됐고, 본사 차원에서 영상 편집 소프트웨어와의 연동 개발도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 덧붙었다. 이는 야마하가 CC1을 음악 제작용 장비에 한정하지 않고 콘텐츠 제작 전반으로 확장하려 한다는 뜻으로 읽혔다. 이날 세션에서 CC1은 전면에 서는 제품은 아니었지만, MGX와 URX가 구성한 데스크톱 제작 환경의 마지막 퍼즐에 가까웠다.
세션 말미 발표자는 입구 쪽 전시 구성을 그렇게 설계한 이유를 설명하며, 쉬는 시간이나 세미나 종료 후 제품을 직접 체험해 보라고 권했다. OBS를 띄운 컴퓨터, 동일 화면을 보내는 아이패드, 블루투스로 연결된 소스, MGX를 중심으로 한 오디오 인터페이스적 운용, URX와 CC1의 체험 동선이 하나의 데모 존처럼 구성돼 있었다. 이는 단순 전시가 아니라 제품 간 연결 방식을 한눈에 보여주는 실습 공간에 가까웠다. 야마하가 마이크부터 스피커까지 전 계통을 생산하는 브랜드라는 발표자의 말도 이 지점에서 설득력을 얻었다. 첫 세션은 개별 신제품 소개였지만, 실제로는 라이브 믹서, 인터페이스, 송출, DAW, 컨트롤러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는 현재의 제작 환경에 대한 제안이었다.
김태민 팀장은 세미나 전반의 취지와 신제품들의 기술적 의의에 대해 설명했다.(좌)
박연욱 대리가 첫 세션을 맡았다.(우)
DME 3·5와 XMS, MCP2: 설치 시장의 핵심은 ‘장비’보다 ‘연결’
두 번째와 세 번째 세션은 김민석 과장대리가 진행했다. 그는 발표 시작과 함께 “여기 SI 업체, 인스톨 하시는 분 계신가요?”라고 물으며 세션의 대상을 분명히 했다. 앞선 시간이 유통, 제작, 스트리밍 환경에 가까웠다면 이번 시간은 설치 시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발표자는 야마하의 모든 제품이 상호 연결 가능하며, 컨트롤과 Dante 신호 전송까지 하나의 생태계를 향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세션은 그 방향을 구체적으로 해설하는 자리였다.
핵심 제품은 DME 3와 DME 5였다. 기존 DME 7이 이미 시장에 나와 있었지만, 새 두 모델은 보다 가볍고 현장 친화적인 방향의 DSP로 소개됐다. 두 제품은 96kHz 기반 DSP이며, 8x4 기본 I/O와 4개의 Flex I/O를 갖는다. Flex I/O를 모두 입력으로 쓰면 12인 4아웃, 출력으로 쓰면 8인 8아웃 구성이 된다. 이는 설치 시장에서 실질적인 변화다. DME 7은 64x64 Dante를 제공하는 강력한 장비지만 아날로그 I/O가 없어 별도의 I/O 구성이 필요했다. 반면 DME 3와 5는 1RU급으로 내려오면서 아날로그 I/O를 직접 탑재했고, USB 2in/2out으로 줌·팀즈 같은 화상회의 환경까지 고려했다. 천장형 마이크를 Dante로 받아 매트릭스나 오토마이크 믹서로 처리한 뒤 USB로 화상회의 플랫폼에 보내는 예시가 제시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커머셜 오디오와 회의 시스템의 경계가 흐려진 시장 상황을 반영한 설명이었다.
설치 시장에서는 단일 장비의 성능보다 설계 편의성과 운용 일관성이 중요하다. 이번 세션도 이 점을 반복해 강조했다. DME 3와 5의 Flex I/O는 단순한 입출력 수 조정 기능이 아니라, 헤드앰프가 포함된 마이크 입력으로도 동작하며 팬텀파워도 지원한다. 발표자가 “라인 입력이 아니다”라고 따로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 설계에서 유연성이 커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또한 DME 5를 기준으로 DME 3는 약 60% 수준의 용량을 가지며, 기존 MRX 7D와 비교하면 DME 3는 약 2배, DME 5는 약 3.5배 수준의 DSP 여유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이는 장비 한 대로 더 많은 블록과 채널, 제어 로직을 처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설치 시장에서 장비 수 감소는 배선, 랙 구성, 운용 복잡도 감소로 이어진다. 발표자는 이를 숫자로 설명하면서도, 결국 핵심은 더 많은 현장을 더 단순한 구조로 다룰 수 있다는 점이라고 정리했다.
이어 소개된 신제품 앰프 XMS 시리즈는 실물 없이 발표로만 공개됐지만 메시지는 명확했다. 그동안 2U 중심이던 SI용 앰프 구성에서 1RU 제품에 대한 수요가 컸고, 새 시리즈는 그 요구에 대한 대응으로 소개됐다. 다양한 출력 구성을 지원하며, D가 붙는 모델은 Dante 지원, 없는 모델은 Dante 비지원으로 구분된다. 더 중요한 점은 DSP 내장이다. 기존 장비에 대해 DSP 탑재 요구가 강하게 제기돼 왔고, 야마하가 이를 반영해 보다 단순하게 사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XMS는 단순한 앰프 라인업 확장이 아니라, DSP와 네트워크를 하위 시스템까지 더 밀도 있게 확장하려는 시도로 읽혔다.
MCP2와 터치 패널 컨트롤러는 이 세션의 또 다른 축이었다. 발표자는 새 패널 디자인이 기존 대비 훨씬 세련된 형태라고 설명했다. MCP2는 단일 기능 또는 멀티 펑션 모드로 운용할 수 있고, 흑백 두 가지 색상과 이더넷 연결 방식을 지원한다. 이어 소개된 터치 패널 컨트롤러는 더욱 직접적이다. 호텔과 학교 등에서 최종 사용자가 복잡한 DSP 구조를 알지 못해도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UI를 직접 설계할 수 있는 장비다. Provisionaire Control Plus에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만들고, Provisionaire Design에서 DSP 내부 구성을 설계하는 구조는 야마하가 단품 판매를 넘어 시스템 전반의 사용자 경험까지 다루려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설치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종종 장비 성능보다 누가 얼마나 쉽게 운용할 수 있는가, 이 제품군은 그 지점을 겨냥하고 있었다.
DME 3·5의 후면 구조 설명은 이 생태계 전략을 더욱 분명하게 보여줬다. 전면에는 사실상 조작부가 거의 없고, 전원과 상태 표시 외 기능 대부분은 소프트웨어에서 처리된다. 후면에는 GPI 인풋·아웃풋, USB 호스트, Dante 프라이머리·세컨더리, 컨트롤 포트, 향후 업데이트로 구현될 아이솔레이트 포트가 배치된다. 발표자는 화재 접점, 외부 버튼, 순차전원기 제어 같은 GPI 활용 예시를 들며, 이 장비가 단순 오디오 DSP가 아니라 시설 시스템의 일부로 작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USB 호스트에 드라이브를 꽂아 음원을 재생할 수 있다는 설명은 학교 방송이나 상업시설 BGM처럼 실제 현장에서 자주 요구되는 기능을 떠올리게 했다. 이 장비는 복잡한 DSP 구조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현장에서는 단순하게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었다.
세션의 핵심 개념은 결국 ‘컨덕터(Conductor)’로 수렴됐다. 발표자는 이를 DME 3와 5에 새로 추가된 기능으로 설명했다. Provisionaire 환경에 직접 지원되지 않는 야마하 제품이 있더라도, DME 3 또는 5가 중앙 장치처럼 중간에서 신호와 제어를 받아 GUI의 노브와 버튼 명령을 해당 장비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하나의 화면에서 여러 장비를 보다 자연스럽게 통합할 수 있는 중계 기능인 셈이다. 발표자는 이를 두고 더 다양한 로직 구현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고, 실제로 Provisionaire Control Plus를 열어 보여주며 사용을 권했다. 이 대목에서 세션의 본질이 드러났다. 이번 발표는 새 DSP 출시 소식에 그치지 않았다. 야마하 장비군을 더 하나의 시스템처럼 묶는 방향을 보다 분명하게 드러낸 자리였다. 설치 시장의 경쟁력은 더 이상 개별 장비의 성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어떤 화면에서, 어떤 논리로, 얼마나 적은 스트레스로 전체 설비를 운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이번 세션은 그 시장 감각 위에서 구성돼 있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세션은 김민석 과장대리가 맡아 진행했다.
Sound xR: ‘효과’가 아니라 ‘공간의 성질’을 다루다
세 번째 세션은 이날 세미나의 성격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 순서였다. 발표는 먼저 청중의 자리를 다시 정리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어질 내용이 스펙 설명이 아니라 청취 체험이며, 자리 위치에 따라 경험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먼저 짚은 것이다. 발표자는 새 브랜드명 ‘Sound xR’을 소개하며, 그 전신인 AFC가 1969년부터 공간의 지나친 데드함과 과도한 울림을 어떻게 다룰지 고민해 온 역사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AFC Enhance와 AFC Image는 각각 Sound xR Enhance, Sound xR Image로 이름이 바뀌고, 제품명은 앞으로 Sound xR로 통합된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이번 세션은 단순한 명칭 변경 발표가 아니라, 야마하가 공간음향 기술을 어떤 언어로 다시 위치 지을 것인가를 보여주는 자리였다.
첫 번째 축은 가변 잔향, 즉 Sound xR Enhance였다. 설명은 단순했다. 교회와 다목적홀은 스피치, 합창, 오케스트라, 밴드 사운드 등 서로 다른 용도를 동시에 수용해야 하며, 이런 공간을 과도하게 흡음 처리하는 것이 정답일 수 없다는 것이다. 발표자는 마이크를 잠시 내려놓고 육성으로 직접 차이를 들려줬다. 가변 잔향이 없는 상태에서는 뒤쪽 청중에게 목소리가 답답하게 들리고, 짧은 잔향을 더하면 전달감과 자연스러움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를 단순히 “리버브를 건다”는 식으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오히려 사람은 잔향을 효과가 아니라 명료도, 음량, 공간감의 일부로 지각하기 때문에 적절한 초기 반사와 잔향 질감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쪽에 가까웠다. 발표자는 과도하게 흡음된 교회에서 설교자가 답답함을 느껴 모니터 레벨을 올리다 피드백 문제까지 겪는 사례를 들며, 이 시스템이 그런 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션 사이의 쉬는 시간에는 참석자들이 야마하의 신제품들을 살펴보고 체험했다.
기술 설명은 여기서 더 구체적으로 이어졌다. 발표자는 허브교회 천장 쪽의 마이크 배열을 직접 가리키며, 무지향성 마이크와 단일지향성 마이크를 조합하는 구조를 설명했다. 이 시스템은 많은 제조사가 채택하는 ‘대량의 마이크와 대량의 스피커’ 방식과 달리, 피드백 루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자연스러운 잔향을 만든다고 했다. 여러 마이크로 들어온 소스의 차이를 계산해 비순차적 방식으로 스피커에 매트릭싱하고, 한 마이크에서 고정 루핑이 생기지 않도록 빠르게 점프시키는 구조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목적은 인위적 울림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반사와 시간차가 만드는 자연스러운 공간 인상을 다시 재구성하는 데 있다. 여기에 자동 노치 필터와 FIR 기반 제어를 더해 위상 문제를 최소화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잔향이 이미 많은 공간에서 그것을 물리적으로 줄일 수는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늘릴 수는 있어도 줄이는 기술은 아니라는 설명이었다. 이런 선 긋기는 오히려 기술의 범위를 더 명확하게 드러냈다.
이 세션의 현장감은 설명보다 차이를 먼저 귀로 들려주는 방식에서 나왔다. 발표자는 짧은 잔향, 더 긴 잔향, 다른 질감의 공간 프리셋을 차례로 불러오며 객석의 인상을 바꿔 보였다. 소리가 단지 커지거나 작아지는 것이 아니라, 공간 자체가 다른 장소처럼 느껴지도록 바뀐다는 점을 반복해 강조했다. 이 기술이 연주자에게도 유리하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무대에도 스피커가 충분히 배치되면 연주자와 객석이 같은 잔향 질감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허브교회에는 기둥 옆 5개, 주변 16개의 흰색 스피커, 4개의 펜던트, 4개의 실링 스피커 등 상당한 수의 스피커가 투입돼 있으며, 이 정도가 가변 잔향 구현을 위한 권장 물량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물론 더 적게도 가능하지만, 그 경우 청취 영역이 좁아지고 부자연스러운 지점이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 덧붙었다. Sound xR은 소프트웨어만의 기술이 아니라, 실제 하드웨어 수량과 배치 밀도까지 포함하는 시스템이라는 뜻이다.
발표는 가변 잔향과 입체 음향을 결합한 응용 사례로 이어졌다. 발표자는 교회에서 네 명 정도의 연주자가 설 때, 경우에 따라 별도 마이킹 없이 상부 마이크를 받아 Image 쪽에서 위치를 잡고, 그 소리를 다시 Enhance의 잔향 구조 안으로 넣어 자연스럽게 멀리까지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Sound xR이 단순한 데모 효과를 넘어 실제 운용 방식의 일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발표자는 또 미디어 전시와 몰입형 콘텐츠 공간을 예로 들며, 기술의 본질은 결국 응용력에 있다고 말했다. 동굴 테마의 미디어 전시라면 물방울 오브젝트만 입체 음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가변 잔향을 통해 발걸음과 공간 울림까지 함께 설계해야 실제 몰입이 생긴다는 설명이었다. 루브르 같은 공간을 재현해 관객의 움직임, 주변 사람 소리, 전시장의 공기감까지 합쳐 들리게 만드는 사례도 같은 맥락에서 언급됐다.
Image 파트에 들어서면 세션의 초점은 다시 바뀐다. 발표자는 자신들이 “소리 돌아다니는 것” 자체를 길게 설명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핵심은 존과 정의, 그리고 자연스러운 배치라는 것이다. 실제 화면에서는 스테이지 존과 객석 존 같은 구역 설정이 소개됐고, 특정 오브젝트는 해당 존에서 선택된 스피커를 통해서만 렌더링되도록 운용할 수 있다고 설명됐다. 모든 스피커가 동시에 울리는 것이 아니라, 위치와 목적에 따라 서로 다른 스피커 묶음이 반응하는 구조다. 이는 단순한 팬닝보다 더 입체적인 개념이다. 발표자는 스테레오 시스템에서는 청중이 어디에 앉느냐에 따라 정의가 쉽게 무너지고 사석이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 방식은 결과만 보면 LCR과 비슷해 보여도, 여러 스피커가 동시에 정의를 재생한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설명했다. 목표는 공간 전체의 청취 일관성을 확보하는 데 있다.
가장 기술적인 대목은 후반의 DBAP 설명이었다. 발표자는 스피커 배열이 이상적이지 않은 현실적 현장을 전제로 이야기를 풀었다. 대들보 때문에 정확한 위치에 스피커를 둘 수 없는 경우, 추가가 필요한 경우, 일부를 빼야 하는 경우에도 좌표 기반으로 오브젝트를 렌더링할 수 있기 때문에 시스템 확장과 변경이 쉽다고 설명했다. 가장 가까운 스피커와 조금 더 먼 스피커의 레벨이 거리 기반으로 세밀하게 달라지며 정의를 만든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청중의 정확한 좌석 위치를 전제로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특히 설치 실무자들에게 중요한 메시지였다.
세 번째 세션 전체를 관통한 단어는 결국 ‘자연스러움’이었다. 발표자는 여러 차례 “만들어진 소리보다 현실에 있는 소리”를 중요하게 본다고 말했다. 기차역 데모, 동굴과 전시 공간 사례, 교회에서의 전달력 개선은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 Sound xR은 효과를 추가하는 기술이 아니라 공간의 물성을 다시 설계하는 기술로 설명됐다. 그래서 이 세션은 화려한 쇼처럼 보이면서도, 동시에 가장 실용적인 세션이기도 했다. 공연장, 교회, 관공서, 미디어 전시관, 복합문화공간처럼 여러 목적이 겹치는 현재의 공간에서 오디오는 더 이상 스피커 몇 개와 리버브 한 줄로 정리되지 않는다. 야마하는 그 복잡한 문제를 공간 자체를 악기처럼 다루는 방향으로 풀어내려 하고 있었다.
결론: 업계를 선도하는 지위를 공고히 하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 야마하는 단순한 하드웨어 제조사를 넘어, 콘텐츠 제작부터 고도의 건축 음향 솔루션까지 아우르는 포괄적인 오디오 기술 생태계를 구축했음을 시사했다. 특히 영상과 음향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최신 트렌드에 맞춘 V(Video) 라인업의 확장은 향후 국내 통합 시스템 시장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