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nd xR로 다시 설명되다
by 이무제, 자료제공: 야마하뮤직코리아(주)


야마하 Sound xR의 핵심인 DME7 프로세서가 눈에 띈다.
지난 2월 10일 서울 서초구 허브교회 본당에서 야마하뮤직코리아 주관의 이머시브 오디오 세미나 및 데모가 열렸다. 공식 명칭은 [야마하 AFC 이머시브 오디오 세미나 & 데모]로 공고되었으나, 실제 내용은 야마하가 새롭게 정립한 Sound xR 프레임워크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이번 행사는 야마하뮤직코리아 김태민 팀장의 진행 아래 일본 본사 스페이셜 오디오 그룹의 다이 하시모토와 히데오 미야자키가 참석하여 기술적 배경을 설명했으며, 실무 운용과 데모 시연은 김민석 과장대리가 담당했다.

세미나의 서두는 김태민 팀장이 열었다.
오프닝을 맡은 김태민 팀장은 세미나 타이틀과 실제 핵심 주제인 Sound xR의 관계를 정의하는 것으로 포문을 열었다. 시장 내 인지도가 높은 AFC라는 개별 기술 명칭에 함몰되기보다, 기술을 통해 구현되는 공간 경험의 총체를 하나의 브랜드로 묶어내겠다는 취지다. 이는 단순히 잔향 제어나 이머시브 재생이라는 기능적 접근에서 벗어나, 현장에서 창출할 수 있는 실질적 가치를 통합된 언어로 전달하려는 야마하의 전략적 변화로 풀이된다.
솔루션의 상세 구성을 설명한 김민석 과장대리는 Sound xR을 야마하의 악기 및 공간 음향 노하우와 NEXO의 확성 기술, 스테인버그의 소프트웨어 역량이 결합된 통합 개념으로 소개했다. 체계는 크게 세 가지 범주로 분류된다. 오브젝트 기반 렌더링과 이머시브 재생을 담당하는 Sound xR Image, 가변 잔향과 음장 제어 기술인 AFC를 포괄하는 Sound xR Enhance, 그리고 게임 및 바이노럴 엔진 영역인 Sound xR Core가 그것이다. 이번 세미나는 이 중 현장 음향 시스템 구축의 핵심인 Image와 Enhance를 중점적으로 다루며 차세대 공간 음향의 실용적 운용 방안을 제시했다.

Sound xR의 개념과 기술 전반을 소개한 히데오 미야자키.

다이 하시모토는 AFC 시절부터 Sound xR 시스템을 개발해온 장본인으로 세부 기술과 실무에 대해 설명했다.
설계와 튜닝 경험이 만든 AFC
자신을 음향 컨설턴트로 소개한 히데오 미야자키는 다년간의 공연장 음향 설계와 음장 제어 실무 경험이 AFC 개발의 근간이 되었음을 밝혔다. 그가 발언 내내 강조한 지점은 기술적 사양보다는 현장성이었다. 단순히 설계도상의 수치에 의존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실제 공간에서 수많은 변수를 제어하고 튜닝을 반복하며 쌓아온 데이터가 기술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AFC를 특정 하드웨어나 특수한 장비의 영역으로 한정 짓기보다, 공간이 가진 음향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론으로 정의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아울러 한국 시장이 AFC를 초창기부터 적극적으로 도입해온 주요 거점이라는 점에도 주목했다. 단순히 도입 사례의 양적 팽창을 넘어, 실제 사용자들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시스템을 운용하며 어떤 피드백을 도출했는지가 기술 진화의 실질적인 동력이 되었다는 분석이다. 기술은 공급자의 설치로 종결되는 것이 아니라, 현장의 사용 문화와 상호작용하며 그 성격이 더욱 정교해진다는 견해를 덧붙였다.
야마하 AFC 시스템의 실질적인 개발자인 다이 하시모토는 이머시브 오디오의 본질을 물리적인 스피커 수의 확장이 아닌, 청취자가 음향 환경의 내부로 편입되는 경험의 구현으로 정의했다. 소리를 외부에서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소리에 둘러싸인 감각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며, 이는 세미나 전반을 관통하는 Image와 Enhance 기술을 연결하는 논리적 근거가 된다.
객체의 위치를 설계하는 Image와 공간의 음향적 반응을 제어하는 Enhance는 기능적 역할은 다르지만, 최종적으로 구현하려는 공간 경험이라는 지향점을 공유한다. 구체적인 기술 구조로서 제시된 하이브리드 음장 제어 방식은 초기 반사음을 인라인 방식으로 처리해 명료도와 공간의 윤곽을 확보하고, 후기 잔향은 재생 방식을 채택해 풍부함과 공간 규모를 조절하는 체계를 갖췄다. 이는 잔향의 단순 증폭이 아니라 청취 인상을 구성하는 물리적 요소들을 분리하여 정교하게 제어하려는 접근으로 풀이된다.
현장의 물리적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야마하의 독자 기술인 EMR(Electric Microphone Rotator) 역시 비중 있게 다뤄졌다. 한정된 마이크 수량이나 설치 위치의 제약 속에서도 잔향 향상과 피드백 억제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기술적 장치다. 운용 면에서는 벽면 컨트롤러나 태블릿 인터페이스를 통한 프리셋 리콜 및 직관적인 볼륨 조절 기능을 강조했다. 이는 고도의 숙련도가 요구되는 시스템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실제 현장 운용 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실용적 설계 의도가 반영된 결과다.

Sound xR Enhance 데모는 히데오 미야자키가 직접 바이올린을 연주하여 훌륭한 실력과 어우러지는 Sound xR의 실감나는 잔향을 선보였다.
설치 사례: 콘서트홀의 잔향부터 스포츠 공간의 현장성까지
사례 발표는 공간의 물리적 특성에 따른 구체적인 개선 목적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도쿄 국제포럼 홀 E의 경우 대규모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짧은 잔향 시간이 한계로 지적되었으나, Enhance 솔루션 적용을 통해 클래식 공연에 적합한 풍부한 잔향을 확보한 사례로 소개됐다. 바르샤바 오페라 하우스는 고유의 건축 음향을 보존하면서도 오케스트라와 성악가 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돕기 위한 보조적 수단으로 기술이 활용됐다. 또한 로열 스웨디시 오페라의 리허설 홀은 메인 홀과 정합성 있는 음향 조건을 구축하여 리허설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술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언급된 카타르 대학교 스포츠 콤플렉스는 앞선 사례들과 궤를 달리한다. 해당 공간은 음색의 예술적 개선보다는 현장감의 증폭을 목표로 설정했다. 적은 수의 관중으로도 수천 명 규모의 응원 열기를 구현하기 위해 관중의 함성 에너지를 능동적으로 설계하는 방식이 도입됐다. 이는 가변 잔향 기술이 클래식 공연장이라는 특정 용도에 국한되지 않고, 공간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현장 에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범용 솔루션임을 입증하는 핵심 레퍼런스로 배치됐다.

김민석 과장대리는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설득력있는 강의를 전달했다.
허브교회 운용 사례가 말하는 ‘체감’
데모가 진행된 허브교회는 Sound xR의 Image와 Enhance 솔루션을 실제 예배 환경에서 장기간 운용해온 현장으로 소개됐다. 김민석 과장대리는 시연만을 위한 일회적 세팅이 아닌, 반복적인 실제 운용 과정에서 도출된 효용성에 초점을 맞췄다.
현장에서 제기된 문제는 반사음은 존재하나 유효 잔향이 부족한 공간에서 흔히 발생하는 전형적인 사례다. 이러한 환경에서 회중은 자신의 목소리를 지나치게 직접음 위주로 인지하게 되어 능동적인 참여가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 이때 단순히 확성 음압을 높이면 소음으로 인식되고, 낮추면 현장감이 상실되는 딜레마가 발생한다. 허브교회는 상시 가동되는 프리셋을 통해 일정한 울림을 제공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했다. 잔향을 부가적인 효과가 아닌, 회중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필수 환경 조건으로 정의하고 관리하는 관점이다.
기술적 구현 방식에서도 일반적인 이펙터 활용과는 차이를 보였다. 개별 마이크에 리버브를 직접 적용하는 인서트 방식이 아니라, 천장에 배치된 센서 마이크를 통해 공간 내의 모든 소리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연스러운 공간 잔향을 조직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박수나 이동 소리, 회중의 반응 등 현장에서 발생하는 비정형적인 소리들이 시스템을 통해 공간의 울림으로 환원되는 구조다. 결과적으로 청중은 단순히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를 청취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 자체가 자신들의 반응에 유기적으로 응답하는 경험을 공유하게 된다.

Sound xR Image 데모는 실제 현장 운용 단위를 세분화하여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민석 과장대리는 전통적인 L/R 스테레오 방식이 청취 위치에 따라 정위감이 쉽게 붕괴되는 한계를 지적하며, 오브젝트 기반 렌더링이 전 좌석에서 음원의 무대 상 위치를 보다 안정적으로 고정할 수 있음을 실무적인 관점에서 입증했다. 현장 시연에서는 마이크 오브젝트의 위치를 물리적으로 이동시키며 변화하는 청취 포인트를 직접 확인시켰다.
이어지는 순서에서는 '존(Zoning)' 개념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이머시브 시스템을 단순히 사운드를 둘러싸는 방향으로만 설계할 경우, 오히려 명료도와 타격감이 손상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스네어와 같이 트랜지언트가 강한 소스는 전·후단 스피커가 동시에 반응할 때 발생하는 시간 차로 인해 정위가 흐려지거나 음상이 겹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특정 음원을 무대 존에 국한하거나 콘텐츠의 목적에 따라 전체 존으로 확장하는 등 소스별 특성에 맞춘 정교한 설계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이머시브 시스템이 도입만으로 성능이 보장되는 자동화 구조가 아니라, 엔지니어의 설계와 운용 역량에 따라 결과값이 달라지는 시스템임을 시사한다.
저역 에너지의 정위감을 다루는 '서브 렌더링' 기술 또한 비중 있게 다뤄졌다. 저역을 단일 서브우퍼 채널로 통합 처리할 경우, 고역 어택이 형성하는 위치와 저역 에너지가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음상이 왜곡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김민석 과장대리는 각 기둥별로 서브우퍼를 배치하고 저역까지 렌더링 범위에 포함함으로써, 킥 드럼 오브젝트를 이동시킬 때 저역의 무게감도 함께 동기화되는 일체감을 구현했다. 이러한 접근은 저역을 단순히 중앙에 집중시켜야 할 에너지 영역으로 간주해온 기존의 설계 관행에 새로운 기술적 대안을 제시한다.
외부 전문가로 초빙된 이수용 교수는 부산에서 진행된 야외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 사례를 소개했다. 음향 반사가 전혀 없는 야외 환경에서 사운드 XR 인핸스를 통해 풍부한 잔향을 생성하고, 스테이지 트래커(Stage Tracker)와 연동하여 가수의 움직임에 따라 음상이 실시간으로 추적되도록 설계했다. 특히 상하 스피커 간의 타임 딜레이 조정을 통해 스피커 유닛이 보이지 않는 무대 높이로 음상을 안착시키는 테크닉은 참가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세미나 후반부에는 이수용 교수가 초청되어 자신의 현장 적용 사례를 바탕으로 한 Sound xR 시스템 소개와 더불어 QnA를 진행했다.
스테레오와 무엇이 달랐나
세미나 중반부에는 스테레오 시스템과 이머시브 시스템의 실질적인 체감 차이를 현장 경험에 기반해 조명하기 위해 이수용 교수가 무대로 초청됐다.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 세션에서도 진행자는 이수용 교수에게 반복적으로 의견을 구하며, 기술적 사양 설명만으로는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 실무적 운용 사례와 그에 따른 청취 경험을 공유하는 데 집중했다.
이러한 구성은 이머시브 및 가변 잔향 기술이 결국 청취자의 경험을 설계하는 영역임을 시사한다. 단순한 하드웨어 스펙의 우위보다는 실제 현장에서의 체감과 운영 결과가 기술의 가치를 증명하는 핵심 지표라는 의미다. 기술이 이론적 완성도를 넘어 실제 현장에 안착하는 최종 단계는 결국 사용자의 언어와 경험을 통해 구체화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Q&A: 전면 스피커 높이, 커버리지, 그리고 튜닝 시간
이어지는 질의응답 세션에서는 전면 스피커의 적정 설치 높이와 같은 구체적인 설계 가이드라인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었다. 이에 대해 야마하 측은 특정 수치상의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단일 스피커가 청중 영역을 포괄하는 방식인 커버리지와 에이밍의 최적화를 기준으로 삼아 높이를 결정해야 한다는 공학적 원칙을 제시했다.
또한 이머시브 환경 구축 시 스테레오 셋업 대비 튜닝 및 믹싱에 소요되는 시간의 증가 폭을 묻는 실무적 질의도 이어졌다. 논의의 초점은 기술적 구현 가능성 여부를 넘어 실제 제작 현장에서 수용 가능한 운영 비용과 시간의 효율성 문제로 수렴되었다. 이는 이머시브 오디오가 기술적 성취의 단계를 지나, 실질적인 제작 및 운영 프로세스의 합리성을 검토해야 하는 성숙기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결론: ‘공간을 채우는 사운드’는 설계와 운용의 합으로 만들어진다
이번 세미나는 Sound xR 프레임워크 하에서 두 가지 핵심 기술적 축을 동시에 제시했다. Sound xR Enhance 부문에서는 초기 반사음과 후기 잔향을 분리하여 정교하게 제어하는 구조와 EMR 기술을 활용한 시스템 안정성 확보, 그리고 프리셋 기반의 운용을 통한 리스크 관리 체계가 강조되었다. Sound xR Image 부문은 오브젝트 기반 렌더링을 오브젝트, 존, 서브우퍼라는 실전적 단위로 세분화하여 제안함으로써, 청취 위치에 따른 정위 붕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했다. 특히 허브교회의 장기 운용 사례는 이러한 기술들이 일회성 시연을 넘어 실제 현장에서 지속 가능한 실효성을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김태민 팀장이 요약한 Sound xR의 지향점은 기술이 단순한 기능적 구현을 넘어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공간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철학으로 요약된다. 공간 음향의 논의 중심이 장비의 사양에서 실제적인 가치로 이동함에 따라, 사용자가 경험하는 최종 가치는 수치상의 스펙이 아닌 직관적인 체감으로 수렴되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는 가변 잔향과 이머시브라는 두 축이 조화를 이루어 공간의 청취 환경을 어떻게 재설계하고 관리할 수 있는지를 실증적으로 입증한 자리였다.
Sound xR로 다시 설명되다
by 이무제, 자료제공: 야마하뮤직코리아(주)
야마하 Sound xR의 핵심인 DME7 프로세서가 눈에 띈다.
지난 2월 10일 서울 서초구 허브교회 본당에서 야마하뮤직코리아 주관의 이머시브 오디오 세미나 및 데모가 열렸다. 공식 명칭은 [야마하 AFC 이머시브 오디오 세미나 & 데모]로 공고되었으나, 실제 내용은 야마하가 새롭게 정립한 Sound xR 프레임워크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이번 행사는 야마하뮤직코리아 김태민 팀장의 진행 아래 일본 본사 스페이셜 오디오 그룹의 다이 하시모토와 히데오 미야자키가 참석하여 기술적 배경을 설명했으며, 실무 운용과 데모 시연은 김민석 과장대리가 담당했다.
세미나의 서두는 김태민 팀장이 열었다.
오프닝을 맡은 김태민 팀장은 세미나 타이틀과 실제 핵심 주제인 Sound xR의 관계를 정의하는 것으로 포문을 열었다. 시장 내 인지도가 높은 AFC라는 개별 기술 명칭에 함몰되기보다, 기술을 통해 구현되는 공간 경험의 총체를 하나의 브랜드로 묶어내겠다는 취지다. 이는 단순히 잔향 제어나 이머시브 재생이라는 기능적 접근에서 벗어나, 현장에서 창출할 수 있는 실질적 가치를 통합된 언어로 전달하려는 야마하의 전략적 변화로 풀이된다.
솔루션의 상세 구성을 설명한 김민석 과장대리는 Sound xR을 야마하의 악기 및 공간 음향 노하우와 NEXO의 확성 기술, 스테인버그의 소프트웨어 역량이 결합된 통합 개념으로 소개했다. 체계는 크게 세 가지 범주로 분류된다. 오브젝트 기반 렌더링과 이머시브 재생을 담당하는 Sound xR Image, 가변 잔향과 음장 제어 기술인 AFC를 포괄하는 Sound xR Enhance, 그리고 게임 및 바이노럴 엔진 영역인 Sound xR Core가 그것이다. 이번 세미나는 이 중 현장 음향 시스템 구축의 핵심인 Image와 Enhance를 중점적으로 다루며 차세대 공간 음향의 실용적 운용 방안을 제시했다.
Sound xR의 개념과 기술 전반을 소개한 히데오 미야자키.
다이 하시모토는 AFC 시절부터 Sound xR 시스템을 개발해온 장본인으로 세부 기술과 실무에 대해 설명했다.
설계와 튜닝 경험이 만든 AFC
자신을 음향 컨설턴트로 소개한 히데오 미야자키는 다년간의 공연장 음향 설계와 음장 제어 실무 경험이 AFC 개발의 근간이 되었음을 밝혔다. 그가 발언 내내 강조한 지점은 기술적 사양보다는 현장성이었다. 단순히 설계도상의 수치에 의존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실제 공간에서 수많은 변수를 제어하고 튜닝을 반복하며 쌓아온 데이터가 기술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AFC를 특정 하드웨어나 특수한 장비의 영역으로 한정 짓기보다, 공간이 가진 음향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론으로 정의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아울러 한국 시장이 AFC를 초창기부터 적극적으로 도입해온 주요 거점이라는 점에도 주목했다. 단순히 도입 사례의 양적 팽창을 넘어, 실제 사용자들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시스템을 운용하며 어떤 피드백을 도출했는지가 기술 진화의 실질적인 동력이 되었다는 분석이다. 기술은 공급자의 설치로 종결되는 것이 아니라, 현장의 사용 문화와 상호작용하며 그 성격이 더욱 정교해진다는 견해를 덧붙였다.
야마하 AFC 시스템의 실질적인 개발자인 다이 하시모토는 이머시브 오디오의 본질을 물리적인 스피커 수의 확장이 아닌, 청취자가 음향 환경의 내부로 편입되는 경험의 구현으로 정의했다. 소리를 외부에서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소리에 둘러싸인 감각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며, 이는 세미나 전반을 관통하는 Image와 Enhance 기술을 연결하는 논리적 근거가 된다.
객체의 위치를 설계하는 Image와 공간의 음향적 반응을 제어하는 Enhance는 기능적 역할은 다르지만, 최종적으로 구현하려는 공간 경험이라는 지향점을 공유한다. 구체적인 기술 구조로서 제시된 하이브리드 음장 제어 방식은 초기 반사음을 인라인 방식으로 처리해 명료도와 공간의 윤곽을 확보하고, 후기 잔향은 재생 방식을 채택해 풍부함과 공간 규모를 조절하는 체계를 갖췄다. 이는 잔향의 단순 증폭이 아니라 청취 인상을 구성하는 물리적 요소들을 분리하여 정교하게 제어하려는 접근으로 풀이된다.
현장의 물리적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야마하의 독자 기술인 EMR(Electric Microphone Rotator) 역시 비중 있게 다뤄졌다. 한정된 마이크 수량이나 설치 위치의 제약 속에서도 잔향 향상과 피드백 억제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기술적 장치다. 운용 면에서는 벽면 컨트롤러나 태블릿 인터페이스를 통한 프리셋 리콜 및 직관적인 볼륨 조절 기능을 강조했다. 이는 고도의 숙련도가 요구되는 시스템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실제 현장 운용 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실용적 설계 의도가 반영된 결과다.
Sound xR Enhance 데모는 히데오 미야자키가 직접 바이올린을 연주하여 훌륭한 실력과 어우러지는 Sound xR의 실감나는 잔향을 선보였다.
설치 사례: 콘서트홀의 잔향부터 스포츠 공간의 현장성까지
사례 발표는 공간의 물리적 특성에 따른 구체적인 개선 목적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도쿄 국제포럼 홀 E의 경우 대규모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짧은 잔향 시간이 한계로 지적되었으나, Enhance 솔루션 적용을 통해 클래식 공연에 적합한 풍부한 잔향을 확보한 사례로 소개됐다. 바르샤바 오페라 하우스는 고유의 건축 음향을 보존하면서도 오케스트라와 성악가 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돕기 위한 보조적 수단으로 기술이 활용됐다. 또한 로열 스웨디시 오페라의 리허설 홀은 메인 홀과 정합성 있는 음향 조건을 구축하여 리허설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술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언급된 카타르 대학교 스포츠 콤플렉스는 앞선 사례들과 궤를 달리한다. 해당 공간은 음색의 예술적 개선보다는 현장감의 증폭을 목표로 설정했다. 적은 수의 관중으로도 수천 명 규모의 응원 열기를 구현하기 위해 관중의 함성 에너지를 능동적으로 설계하는 방식이 도입됐다. 이는 가변 잔향 기술이 클래식 공연장이라는 특정 용도에 국한되지 않고, 공간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현장 에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범용 솔루션임을 입증하는 핵심 레퍼런스로 배치됐다.
김민석 과장대리는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설득력있는 강의를 전달했다.
허브교회 운용 사례가 말하는 ‘체감’
데모가 진행된 허브교회는 Sound xR의 Image와 Enhance 솔루션을 실제 예배 환경에서 장기간 운용해온 현장으로 소개됐다. 김민석 과장대리는 시연만을 위한 일회적 세팅이 아닌, 반복적인 실제 운용 과정에서 도출된 효용성에 초점을 맞췄다.
현장에서 제기된 문제는 반사음은 존재하나 유효 잔향이 부족한 공간에서 흔히 발생하는 전형적인 사례다. 이러한 환경에서 회중은 자신의 목소리를 지나치게 직접음 위주로 인지하게 되어 능동적인 참여가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 이때 단순히 확성 음압을 높이면 소음으로 인식되고, 낮추면 현장감이 상실되는 딜레마가 발생한다. 허브교회는 상시 가동되는 프리셋을 통해 일정한 울림을 제공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했다. 잔향을 부가적인 효과가 아닌, 회중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필수 환경 조건으로 정의하고 관리하는 관점이다.
기술적 구현 방식에서도 일반적인 이펙터 활용과는 차이를 보였다. 개별 마이크에 리버브를 직접 적용하는 인서트 방식이 아니라, 천장에 배치된 센서 마이크를 통해 공간 내의 모든 소리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연스러운 공간 잔향을 조직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박수나 이동 소리, 회중의 반응 등 현장에서 발생하는 비정형적인 소리들이 시스템을 통해 공간의 울림으로 환원되는 구조다. 결과적으로 청중은 단순히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를 청취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 자체가 자신들의 반응에 유기적으로 응답하는 경험을 공유하게 된다.
Sound xR Image 데모는 실제 현장 운용 단위를 세분화하여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민석 과장대리는 전통적인 L/R 스테레오 방식이 청취 위치에 따라 정위감이 쉽게 붕괴되는 한계를 지적하며, 오브젝트 기반 렌더링이 전 좌석에서 음원의 무대 상 위치를 보다 안정적으로 고정할 수 있음을 실무적인 관점에서 입증했다. 현장 시연에서는 마이크 오브젝트의 위치를 물리적으로 이동시키며 변화하는 청취 포인트를 직접 확인시켰다.
이어지는 순서에서는 '존(Zoning)' 개념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이머시브 시스템을 단순히 사운드를 둘러싸는 방향으로만 설계할 경우, 오히려 명료도와 타격감이 손상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스네어와 같이 트랜지언트가 강한 소스는 전·후단 스피커가 동시에 반응할 때 발생하는 시간 차로 인해 정위가 흐려지거나 음상이 겹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특정 음원을 무대 존에 국한하거나 콘텐츠의 목적에 따라 전체 존으로 확장하는 등 소스별 특성에 맞춘 정교한 설계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이머시브 시스템이 도입만으로 성능이 보장되는 자동화 구조가 아니라, 엔지니어의 설계와 운용 역량에 따라 결과값이 달라지는 시스템임을 시사한다.
저역 에너지의 정위감을 다루는 '서브 렌더링' 기술 또한 비중 있게 다뤄졌다. 저역을 단일 서브우퍼 채널로 통합 처리할 경우, 고역 어택이 형성하는 위치와 저역 에너지가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음상이 왜곡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김민석 과장대리는 각 기둥별로 서브우퍼를 배치하고 저역까지 렌더링 범위에 포함함으로써, 킥 드럼 오브젝트를 이동시킬 때 저역의 무게감도 함께 동기화되는 일체감을 구현했다. 이러한 접근은 저역을 단순히 중앙에 집중시켜야 할 에너지 영역으로 간주해온 기존의 설계 관행에 새로운 기술적 대안을 제시한다.
외부 전문가로 초빙된 이수용 교수는 부산에서 진행된 야외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 사례를 소개했다. 음향 반사가 전혀 없는 야외 환경에서 사운드 XR 인핸스를 통해 풍부한 잔향을 생성하고, 스테이지 트래커(Stage Tracker)와 연동하여 가수의 움직임에 따라 음상이 실시간으로 추적되도록 설계했다. 특히 상하 스피커 간의 타임 딜레이 조정을 통해 스피커 유닛이 보이지 않는 무대 높이로 음상을 안착시키는 테크닉은 참가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세미나 후반부에는 이수용 교수가 초청되어 자신의 현장 적용 사례를 바탕으로 한 Sound xR 시스템 소개와 더불어 QnA를 진행했다.
스테레오와 무엇이 달랐나
세미나 중반부에는 스테레오 시스템과 이머시브 시스템의 실질적인 체감 차이를 현장 경험에 기반해 조명하기 위해 이수용 교수가 무대로 초청됐다.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 세션에서도 진행자는 이수용 교수에게 반복적으로 의견을 구하며, 기술적 사양 설명만으로는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 실무적 운용 사례와 그에 따른 청취 경험을 공유하는 데 집중했다.
이러한 구성은 이머시브 및 가변 잔향 기술이 결국 청취자의 경험을 설계하는 영역임을 시사한다. 단순한 하드웨어 스펙의 우위보다는 실제 현장에서의 체감과 운영 결과가 기술의 가치를 증명하는 핵심 지표라는 의미다. 기술이 이론적 완성도를 넘어 실제 현장에 안착하는 최종 단계는 결국 사용자의 언어와 경험을 통해 구체화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Q&A: 전면 스피커 높이, 커버리지, 그리고 튜닝 시간
이어지는 질의응답 세션에서는 전면 스피커의 적정 설치 높이와 같은 구체적인 설계 가이드라인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었다. 이에 대해 야마하 측은 특정 수치상의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단일 스피커가 청중 영역을 포괄하는 방식인 커버리지와 에이밍의 최적화를 기준으로 삼아 높이를 결정해야 한다는 공학적 원칙을 제시했다.
또한 이머시브 환경 구축 시 스테레오 셋업 대비 튜닝 및 믹싱에 소요되는 시간의 증가 폭을 묻는 실무적 질의도 이어졌다. 논의의 초점은 기술적 구현 가능성 여부를 넘어 실제 제작 현장에서 수용 가능한 운영 비용과 시간의 효율성 문제로 수렴되었다. 이는 이머시브 오디오가 기술적 성취의 단계를 지나, 실질적인 제작 및 운영 프로세스의 합리성을 검토해야 하는 성숙기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결론: ‘공간을 채우는 사운드’는 설계와 운용의 합으로 만들어진다
이번 세미나는 Sound xR 프레임워크 하에서 두 가지 핵심 기술적 축을 동시에 제시했다. Sound xR Enhance 부문에서는 초기 반사음과 후기 잔향을 분리하여 정교하게 제어하는 구조와 EMR 기술을 활용한 시스템 안정성 확보, 그리고 프리셋 기반의 운용을 통한 리스크 관리 체계가 강조되었다. Sound xR Image 부문은 오브젝트 기반 렌더링을 오브젝트, 존, 서브우퍼라는 실전적 단위로 세분화하여 제안함으로써, 청취 위치에 따른 정위 붕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했다. 특히 허브교회의 장기 운용 사례는 이러한 기술들이 일회성 시연을 넘어 실제 현장에서 지속 가능한 실효성을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김태민 팀장이 요약한 Sound xR의 지향점은 기술이 단순한 기능적 구현을 넘어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공간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철학으로 요약된다. 공간 음향의 논의 중심이 장비의 사양에서 실제적인 가치로 이동함에 따라, 사용자가 경험하는 최종 가치는 수치상의 스펙이 아닌 직관적인 체감으로 수렴되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는 가변 잔향과 이머시브라는 두 축이 조화를 이루어 공간의 청취 환경을 어떻게 재설계하고 관리할 수 있는지를 실증적으로 입증한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