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환경과 Immersive Sound의 만남-여의도침례교회 글로리아홀 리뉴얼
글 이무제 기자
자료제공 (주)프리비젼스, (주)아키사운드, (주)테크데이타피에스, (주)포맥프로토
음향 분야에서 재미있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의외로 프로페셔널 분야보다도 컨슈머 분야의 변화가 훨씬 빠르고 급진적이라는 것이다. 이는 지출을 하는 소비자의 수가 컨슈머 시장이 절대적으로 많아 막대한 개발비를 제품 단가에 녹여내기도 쉬운 면도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미디어 하드웨어 시장을 주도하는 제조사들이 모든 면에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며 하드웨어 개발과 제조는 물론 미디어의 제작과 유통까지 모든 것을 콘트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2~3년 전만 해도 Dolby Atmos는 3D Sound의 후발주자였으며 시장에서의 상업적 성공은 물론 기본적인 규모의 보급마저도 불투명했던 상황이었던 것을 기억해보자. 지금은 웬만한 규모의 상업용 스튜디오라면 이미 Dolby Atmos의 도입을 마쳤거나 적극 고려하고 있을 정도니 말이다.
반면 프로페셔널 분야에서는 스피커 제조사들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고 그 시기도 꽤 길었지만 이것이 ‘완전히 보편화되어 보급’되었다고 하기에는 아직까지 무리가 있다. 말하자면 프로페셔널 음향 시장이 디지털로 전환되거나 네트워크 오디오가 도입된 것에 비하면 Immersive Sound의 도입은 ‘변화가 없다’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뭔가 답답함이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이것의 원인은 무엇일까? 여러가지를 찾을 수 있겠지만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사용자 혹은 수요자 측에서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가장 근본적인 원인일 것이다. 대부분의 공연은 객석과 무대가 명확히 구분되고 있으며 이런 형태는 그 옛날, 그리스의 고대 시절부터 지금까지 수천 년을 이어져 온 전통이다. 대부분의 퍼포먼스가 무대 위에서 펼쳐지니 소리가 무대 전면에서 나는 것으로 충분한 것이다. 일부 뮤지컬의 경우 스피커를 객석 윗면이나 후면에 둬 Immersive Sound를 실현하기도 하나 대부분 특수효과 사운드나 혹은 잔향 효과를 주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지 객체 사운드를 3D 로 실시간 패닝하는 등으로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예는 거의 찾기 어렵다. 그리고 이 정도의 구현은 QLab의 멀티채널 출력 기능과 중대형 믹싱 콘솔의 강력한 버스 및 매트릭스 기능으로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십 수년 전부터 뮤지컬 분야는 이미 Immersive Sound의 초창기적인 시도를 해오고 있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음향 시장에서 매우 큰 지분을 차지하는 교회의 경우는 어떨까? 교회야말로 Immersive Sound에 대한 수요가 안타깝게도 가장 적을 수 밖에 없는 요소들을 안고 있다.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것은 바로 전면에서 이뤄지는 설교이며, 성가대가 중심이 되는 전통적인 찬양이든, 혹은 밴드가 등장하는 컨템포러리 찬양이든간에 어쨌든 모두 무대 위로 시선과 귀가 집중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물론 요구되는 사운드 퀄리티는 웬만한 상업용 극장이나 문화예술회관을 능가하는 높은 수준이지만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의도침례교회(기독교한국침례회, 담임목사 국명호)에서 이른바 ‘소예배실’ 역할을 담당하는 ‘글로리아홀’에 Immersive Sound 시스템이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는 라이브용 Immersive Sound 프로세서나 소프트웨어 등의 통합 솔루션이 설치된 것이 아니라 교회에서 필요로 하는 기능과 사운드의 구현을 위해 글로리아홀만을 위한 매우 독특하고 특성화된 구성이 되어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대담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지휘한 회사는 (주)프리비젼스이다. 음향 관련 유튜버로, 특히 프로페셔널 음향을 다루는 전문가로는 이례적으로 15만 6천 명이나 되는 구독자를 확보한 김도헌 대표(대림대학교 방송음향영상학과 겸임교수)가 이끄는 프리비젼스는 음향, 영상, 조명, 그리고 이 모두를 콘트롤하는 AV IT 분야에서 국내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자랑하는 컨설팅 전문 회사다. 이에 따라 모든 형태의 AV 시스템에 대한 상담과 컨설팅, 설계, 감리, 자문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시스템의 과학적인 튜닝과 합리적인 기술 지원, 그리고 시스템 운용 교육 등까지도 업무의 영역으로 아우르고 있다. 또한 컨슈머와 프로페셔널 분야를 가리지 않고 오디오 분야에서 탁월한 경험을 쌓아온 구성원들의 자원을 이용하여 제품의 개발 및 분석 용역 업무 혹은 마케팅 지원 업무 등까지 폭넓게 수행하는 회사다.
여의도침례교회의 글로리아홀이 그리 넓지 않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시도가 이뤄졌고, 또 물량면에서 적지않았던 점에서 다양한 회사들이 이 프로젝트에 협력으로 참여했다. 먼저 SI 업무는 (주)테크데이타가 맡았으며 물리적 어쿠스틱을 고려한 무대의 설계 및 시공은 (주)아키사운드가 맡았다. 전반적인 시공과 감독은 (주)포맥프로토가 진행했다.
무대 전면. 3파트로 구성된 거대한 고품질 LED 스크린과 LCR로 구성된 Funktion-One 스피커가 눈에 띈다.
Immersive Sound가 교회에 필요한가?
글로리아홀은 300석이 채 안되는 규모로 여의도침례교회의 전체 규모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작은 규모에 속한다. 때문에 교회 측에서는 리뉴얼을 진행하면서 이 공간을 좀 더 짜임새있게 쓸 수 있기를 원했다. 말하자면 높은 활용도가 있고 가치가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것. 여의도침례교회에서 방송담당 실장으로 봉사하고 있는 김도헌 대표는 이에 네트워크 AV와 강력한 DSP 프로세싱을 통해 공간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구상을 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목표로 정해진 것은 1)주일 예배시 본당의 자리가 부족하게 되면 영상 중계 예배실로 활용, 2)본당에서 진행하던 수요 찬양 예배를 이 곳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퀄리티를 끌어올리되 최근 유행하는 감성적이고 깔끔한 느낌을 구현하면서도 손쉽게 운영이 가능해야 하며 가급적 큰 공간의 느낌을 줘야 한다는 목표, 3)만약 영화를 감상한다면 극장과 같은 Dolby Atmos 사운드를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4)마지막으로 누구나 쉽게 운영할 수 있도록 설계해서 타 부서의 행사 진행도 전문가 없이 운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이를 김도헌 대표는 ‘교회가 필요로 하는 현실적인 Immersive Sound 시스템의 구현’으로 정리했다. 자체적으로 예배를 드릴 때에는 손쉽게 믹싱이 가능하면서도 리버브 성분을 후면과 상단의 스피커로 배치시켜 공간을 큰 듯하게 느끼게 하고, 또 이 곳을 본당 예배 공간이 모자를 때에 중계용으로 사용한다면 본당 울림의 느낌을 최대한 흡사하게 재현하는 것이 목표다.
김도헌 대표는 “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사실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기능적인 목표는 다양한 전문적인 장비를 사용해서 충분히 구현할 수 있지만 손쉽게 운영한다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많은 현장들을 디자인해보고 경험해 봤지만, 쉽게 운영할 수 없으면 버림받는 장소가 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죠. 특히 전문 인력이 상시 운영을 지원할 수 없는 종교시설인 경우에는 더 어려운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최신의 기술을 이용해 교회가 원하는 높은 품질의 예배와 다양한 행사를 공연과 같이 진행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아주 쉽게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데 집중하였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글로리아홀 천장에는 다량의 상부 스피커들이 독립 채널로 설정되어 Immersive Sound 시스템의 ‘높이’ 스피커를 구성한다.
측면 및 후면에도 다량의 스피커들이 독립 채널로 구성된다.
예산을 합리적으로 배분하다
많은 현장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시스템의 설계 적용이나 구현, 클라이언트를 이해시키는 일 등은 김도헌 대표가 방송실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걱정이 없었다. 그렇다면 이제 필요한 것은 기술적으로 해결하는 것, 그리고 예산 문제였다. 많은 교회 현장은 비전문가가 의사결정을 하는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는 면이 크다. 하지만 이번 현장은 그런 걱정에 매몰될 필요가 없었다. 김도헌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사실 현재 글로리아홀은 겉으로 보이는 것만 보면 그렇게 예산이 많이 투입되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스피커는 전부 중저가대의 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들이고 그나마 메인 스피커인 Funktion-One이 하이엔드 브랜드인데 그나마도 본당에서 21년간 사용하던 것을 떼어와 외형을 다시 보수하고 문제가 있는 부품은 교체하여 쓰고 있습니다. 물론 전자회로로 되어 있는 음향장비나 영상장비는 수명이 확실하게 있지만 스피커와 같이 내부 드라이버 교체가 가능한 경우에는 필요한 부품만 교체해서 새것과 같은 품질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점검 후 내부의 드라이버를 점검하고 문제있는 드라이버를 교체하고, 외부의 색은 인테리어 공사팀이 천정 도색작업을 할 때 같은 페인트를 적용해서 도색을 진행하였습니다. 이동형 스피커인 경우에는 일반 도색을 하면 문제가 되지만 한번 설치하고나면 손 댈 일이 별로 없는 설비용 장비인 경우에는 일반 도색을 적용하는 것이 인테리어와의 색 조합에도 도움이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LR 스피커는 Funktion-One Res 4E가 한 쌍, 2SH가 센터로 구성된다. F118 한 쌍으로 구성된 서브우퍼는 그라운드 스택되어 있다.
고품질 LED 화면으로 예배 경험의 품질을 높이다
(주)프리비젼스는 기본적으로는 음향 전문 회사이긴 하지만 단순히 음향에만 모든 것을 걸지는 않는다. 이들은 전체의 공연 및 예배 경험에 있어서 전반적인 조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을 읽는 독자 중 상당수가 음향인들이지만 실제 공연 및 예배 경험에 있어서 조명과 영상, 그리고 인테리어와 무대설비 등이 음향과 똑같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주)프리비젼스는 글로리아홀 무대의 전면 벽 전체를 LED 화면으로 꾸몄다.
“본 교회의 본당은 아마도 국내에서는보기 힘든 Projection Wall Mapping을 상시로 사용하는 교회입니다. 이 시스템을 7년전에 처음 적용할 때 많은 분들이 ‘전문 인력이 없는 상태에서는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걱정을 해 주셨지만, Crestron을 이용한 전체 시스템 통합제어 및 논리 회로를 이용한 자동화 시스템을 활용해서 엄청나게 큰 시스템이면서 운영이 복잡한 Wall Mapping.시스템을 상대적으로 쉽게 운영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본 글로리아홀에도 프로젝터를 이용한 맵핑이 아닌 LED스크린을 사용한 맵핌을 적용하였고 이를 위해 Propresentor와 Novastar제품을 이용하고 Bitfocus Companion를 이용해 가능한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LED 스크린은 2.5mm에 2k 해상도를 적용하였고 상대적으로 고가의 삼성 LED 제품을 적용해 선명성과 내구도 등에 있어서 최고를 달성했습니다.”
무대 뒷면에 구성한 앰프 및 DSP 랙. 스피커에서 예산을 줄인 대신 이 곳에 예산을 투입했다.
Biamp사의 TESIRA SERVER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주)프리비젼스 및 협력사들은 보이지 않는 곳까지 꼼꼼히 신경썼다.
고성능 Biamp DSP를 활용한 완벽한 Immersive Sound 구현
앞서 언급했던 Immersive Sound의 구현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은 Biamp의 강력한 DSP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Biamp는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사운드 관련 네트워크 장비 중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강력한 프로세싱과 자유도를 자랑한다. “프로그램이 가능한 DSP는 단순한 오디오 프로세서로만 사용하기 보다는 내장되어 있는 다양한 기능을 활용하고 아날로그 장비에서는 구현 불가능한 기능들을 사용한다면 상상하는 오디오적 기능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이번 현장에는 규모에 비해서 대형 DSP를 적용해서 아날로그 장비에서는 실현 불가능한 특수한 기능을 구현했습니다. 먼저 일반적인 스피커 배치 및 서라운드 스피커를 채널을 구별해서 설치하였고, 천정에는 총 16개의 실링 스피커를 독립적인 8채널의 오디오 신호로 연결해서 구성하였으며, 무대에는 2개의 무대 천정형 스피커까지 배치하여 상상하는 소리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일반적인 Dolby Atmos로 운영되는 시스템이 아니라 라이브에서 현실적으로 사용 가능한 Immersive Sound의 구현 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사용된 DSP는 Biamp사의 TESIRA SERVER이고 AVB 및 Dante를 동시에 운영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이러한 구성은 말만 들어도 매우 복잡한데 실제 구현 및 튜닝은 정말 깊은 노하우가 필요한 영역일 것 같았다. 이에 대해 김도헌 대표에게 좀 더 상세한 설명을 부탁했다. “총24개의 분리된 스피커 출력과 다른 위치의 스피커 배열, 그리고 각 스피커 마다 딜레이, 위상, 및 세밀한 레벨 조정을 적용하고 초대형 매트릭스 믹서를 Loop back을 기능을 이용해 Immersive시스템이 없는 환경에서 Immersive 계산을 적용하여 자연스러운 소리 분배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영화 상영 등 극장으로 활용할 때에는 생생한 느낌의 7.1.4 Dolby Atmos 포맷으로, 예배시에는 운영하는 잔향 사운드는 서라운드와 천정 스피커를 활용해 자연스러운 공간 울림으로, 예배 중계 예배시, 예배 현장에서 앰비언스 마이크로 받아낸 울림 소리를 서라운드와 천정 스피커에서 재생하여 예배현장에 있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삼성 LED 스크린을 이용해 최고의 고품질 화면을 구현했다. 무대의 어쿠스틱 처리 및 시공은 (주)아키사운드가 맡았다.
잘 보이지는 않지만 무대 천장 상단에 6개의 마이크로폰이 숨겨져 있다. 현재는 성가대 확성을 위한 용도로 쓰이며 나중에는 가변 음장 시스템 구현을 위해 쓰이게 될 것이다. 사용된 마이크로폰은 UA SP-1 펜슬타입 마이크로폰.
무대 내부의 Side-Fill 스피커는 모니터링 외에도 예배 송출에 적극적으로 쓰여 Immersive Sound 구현에 큰 역할을 한다.
편리한 운영을 위한 구성
내부에 엄청난 복잠함이 들어있는 글로리아홀의 DSP 구성이지만 여의도침례교회는 전문 직원으로 이뤄진 미디어 담당 간사가 단 3명 뿐이다. 나머지는 20여명의 봉사자를 통해 운영된다. 실질적으로는 중요한 유지보수는 전문 간사들이 수행하고 실제 운영은 봉사자가 하는 셈이 된다. 이는 여의도침례교회의 부속실이 대단히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의도침례교회는 2개 건물이 서로 이어진 형태이고 1층부터 10층까지 예배실이 전부 존재하며 성가연습실이 2개나 있다.
모든 부속실에는 전부 음향과 영상이 설치되어 있으며 주중에도 활발히 사용될 뿐 아니라 주일에는 모든 실이 사용되기 때문에 굉장히 바쁘다. 이처럼 적은 인원으로 효율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내부를 풍성하게 구성하는 것이 훨씬유용한 것. 모든 시스템들은 서로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AVB로 통신하게끔 구성했고 각 실의 콘솔과는 Dante로 연결되어 여의도침례교회 전체에 물려진 800여대의 네트워크 AV 장비가 서로 유기적으로 콘트롤 및 시그널을 주고 받을 수 있게 구성되었다. 각 층에는 Biamp 솔루션이 적용, 모든 음향과 영상이 전부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다른 지역의 시스템을 보거나 영상과 음향을 던지고 받는게 가능하다. 이렇게 프로세서와 서버들 위주로 구성하여 실제 기능성과 음질을 구현한 것이다. 또한 재미있는 점은 본당의 DiGiCo SD8을 제외하고는 모든 부속실에는 Behringer X32와 Midas M32로 통일성있게 적용하여 각 부서의 봉사자들이 서로 실을 바꿔가며 운용해도 빠르게 적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심지어 모든 실은 스피커 레이아웃을 똑같이 맞춰놨고 모니터 스피커의 경우도 레이아웃이 틀어지지 않게 천장에 플라잉 설치를 했다고 한다.
“비용을 최소화 하면서 손쉽게 전체 시스템을 운용할 수 있도록 Bitfocus Companion과 Streamdeck을 활용하였습니다. Bitfocus Companion 무료 프로그램으로 네트워크로 제어가 가능한 오디오 비디오 조명 장비를 컴퓨터를 이용해 손쉽게 제어할 수 있도록한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큰 비용 없이 오디오 비디오 조명을 제어할 수 있으며, 어떻게 어느 한계까지 편리하게 제어하는가는 프로그램하는 엔지니어의 능력에 따라서 좌우되는 현실적인 프로그램입니다. 본 현장에는 단순한 버튼 조작으로 전체 시스템이 운영되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일요일 아침에는 자동으로 시스템이 켜지면서 예배 중계모드로 전환하여 운영되는 스케줄 기능까지 적용되었습니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복잡하게 운영되는 Wall Mapping을 최소의 인원으로 운영할 수 있으며, 조금은 복잡해 보이는 무빙조명과 같은 조명 제어까지도 단순 버튼조작으로 매핑 배경에 맞춰서 운영할 수 있습니다.”
Stream Deck을 적극 이용, Biamp의 콘트롤에 사용하여 쉽고 직관적인 운용이 가능하다.
가변 음장의 가능성까지 생각하다
글로리아홀의 무대 전면 및 무대 안쪽에는 총 8대의 마이크가 있다. 이 중 객석을 향하는 2개의 마이크는 OBS 송출시 소리에 자연스러움을 더하기 위해서 사용되며 또 무대 내부 상단에 설치된 6개의 마이크는 성가대의 확성을 위해서 준비한 것이다. 물론 이러한 마이크들은 스피커와 가까이 위치하기 때문에 스피커로 확성을 하면 하울링의 위험이 있다. 그런데 (주)프리비젼스는 가진 바 기술력과 함께 Biamp의 수준높은 DSP를 조합하여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는 완벽하게 지우고 원하는 소리만 살려냈다. 회의용 시스템에 사용되는 일종의 Echo-Canceling 기능을 이용한 것. 물론 이는 다량의 DSP 자원을 요구하지만 김도헌 대표는 설계시 이를 예측하여 넉넉한 DSP 용량을 확보했고 이후 가변 음장 시스템의 가능성까지 생각해 현재 50% 이상의 가용 DSP를 확보한 상황이다.
“아직 튜닝 및 구상을 하고 있는 단계이지만 전용 프로세서 및 설비가 아닌, 합리적인 예산으로 가변 음장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고 이에 따라 시간을 두고 계속 튜닝 및 노하우를 쌓고 있는 중입니다. 알고리듬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셈이죠. 가변 음장은 정해진 잔향 특성을 갖고 있는 하나의 공간에서 다양한 잔향 특성을 실현하기 위한 장비로 건축음향을 보완하는 개념입니다. 특히 한 공간 안에서 설교와 성가대, 밴드 찬양 등이 공존하는 한국 교회의 특성상 매우 필요한 장비이지만 지나치게 비싼 가격과 유지보수의 어려움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주)프리비젼스가 관련 노하우를 획득하고나면 합리적인 가격으로 범용 DSP를 이용한 가변 음장 시스템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본당의 수요 오전예배 상황. 이 곳에는 다량의 앰비언트 마이크가 설치되어 글로리아홀의 Immersive Sound 구성에 힘을 보탠다.
본당 예배 송출시에도 모든 스피커들이 적극 활용됨을 알 수 있다.
생생한 예배의 감동을 고스란히 전하다
여의도침례교회는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으로 특히 주일예배 때는 본당의 공간이 부족하여 부속실을 이용해 예배 중계를 해야만 한다. 사실 글로리아홀은 이 용도로 가장 많이 쓰인다. 하지만 글로리아홀과 본당은 서로 인접해있긴 하지만 독립된 다른 건물에 위치해 있다. 이를 위해 AVB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본당의 24채널 오디오가 실시간으로 로우-레이턴시로 전송되어 글로리아홀로 전달된다. 이 신호에는 본당 곳곳에 설치해둔 앰비언트 마이크의 소스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에 따라 본당의 울림 시그널까지 글로리아홀로 전달되는 셈이다. (주)프리비젼스는 이를 세부적으로 튜닝 및 믹싱하여 글로리아홀에서 본당의 울림 느낌을 그대로 전달받도록 했다.
“중계 방송은 감동이 떨어지기 쉽습니다. 대부분 믹싱 콘솔에서 드라이한 소스를 다이렉트로 받아온 것을 그대로 전달하기 때문인데요,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본당의 소리를 그대로 옮겨놓는다는 콘셉트를 실현했습니다. 본당은 규모가 꽤 크고 자체적으로울림이 있으니까 그 소리를 앰비언트 마이크에 잡히도록 했고, 그 곳의 울림이 실시간으로 서라운드 및 높이 스피커로 출력되도록 한 것입니다. 이렇게 운용한지가 대략 3개월 정도 되는데요, 반응이 매우 좋습니다. 본당은 여름에는 다소 덥고 목재로 된 장의자라 오래 앉기가 불편한 점이 있습니다. 이 곳은 화면도 크고 밝으며 소리도 본당의 것과 흡사한 동시에 저희가 다소 명료도를 높이도록 튜닝을 했고 의자도 편합니다. 여러모로 여건이 좋으니까 어르신들이 이제는 예배 시작 전에 다들 이 곳에 먼저 모이십니다.”
좌측부터 프리비젼스 김도헌대표, 여의도침례교회 송경환실장, 포맥프로토 문성요실장, 프리비젼스 강순우대리, 서현석수석.
무대 측에서 본 글로리아홀의 전경. 이 곳에서 본당의 사운드가 거의 흡사하게 구현이 된다.
글로리아홀을 담당하는 Biamp DSP프로세서의 라우팅 현황. 김도헌 대표가 모든 프로그래밍을 직접 수행했다.
현실적인 Immersive 시스템을 합리적으로 적용한 현장
글로리아홀의 Immersive Sound 시스템은 실시간 객체 패닝도 되지 않고 멋진 터치 UI의 조작 인터페이스도 없다. 이를 Immersive라고 부를 수 있을까? 근데 Immersive의 사전적 정의를 생각해보자. 콘텐츠의 ‘몰입’에 도움이 된다면 얼마든지 Immersive Sound 시스템이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
“객체 패닝까지 포함한 Immersive Sound를 제대로 하려면 우선 믹싱 콘솔의 가격이 몇 배 이상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10배가 넘을 수도 있죠. 여기에 관련 프로세서를 넣는다고 하면 소프트웨어 솔루션으로 가도 굉장히 비싸며, 그리고 하드웨어 솔루션으로 넘어가면 억 대에 가까운 예산이 필요하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본질적인 것, ‘몰입’에 대해 생각하게 되면 과연 객체 사운드의 3D 패닝이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이 생깁니다. 실제 모든 사운드 소스는 전부 무대에 있는데 말이죠. 이에 따라 공간을 더 넓고 생생하게 느끼는 것 정도는 잔향 성분을 후면과 상단에 배치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정도면 믹싱 콘솔의 그룹 아웃을 잘 활용하고 추가적인 DSP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기능성을 발휘합니다. 듣는 분들이 예배와 공연에 더 ‘몰입’할 수 있게 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입니다.”
이번 시도는 다소 실험적이긴 하지만 매우 성공적이었다. 글로리아홀의 리뉴얼을 처음 계획할 때 목표로 했던 것을 초과 달성했으며 이에 따라 곧 계획된 본당의 리뉴얼 공사에 글로리아홀에서 검증된 요소들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 글로리아홀에서의 (주)프리비젼스의 대담한 시도가 다른 교회 및 극장 현장에서 귀감이 되길 바라며, 앞으로 남은 여의도침례교회 본당 리뉴얼 역시 성공적인 프로젝트가 될 것을 기대해본다.
예배 환경과 Immersive Sound의 만남-여의도침례교회 글로리아홀 리뉴얼
글 이무제 기자
자료제공 (주)프리비젼스, (주)아키사운드, (주)테크데이타피에스, (주)포맥프로토
음향 분야에서 재미있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의외로 프로페셔널 분야보다도 컨슈머 분야의 변화가 훨씬 빠르고 급진적이라는 것이다. 이는 지출을 하는 소비자의 수가 컨슈머 시장이 절대적으로 많아 막대한 개발비를 제품 단가에 녹여내기도 쉬운 면도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미디어 하드웨어 시장을 주도하는 제조사들이 모든 면에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며 하드웨어 개발과 제조는 물론 미디어의 제작과 유통까지 모든 것을 콘트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2~3년 전만 해도 Dolby Atmos는 3D Sound의 후발주자였으며 시장에서의 상업적 성공은 물론 기본적인 규모의 보급마저도 불투명했던 상황이었던 것을 기억해보자. 지금은 웬만한 규모의 상업용 스튜디오라면 이미 Dolby Atmos의 도입을 마쳤거나 적극 고려하고 있을 정도니 말이다.
반면 프로페셔널 분야에서는 스피커 제조사들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고 그 시기도 꽤 길었지만 이것이 ‘완전히 보편화되어 보급’되었다고 하기에는 아직까지 무리가 있다. 말하자면 프로페셔널 음향 시장이 디지털로 전환되거나 네트워크 오디오가 도입된 것에 비하면 Immersive Sound의 도입은 ‘변화가 없다’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뭔가 답답함이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이것의 원인은 무엇일까? 여러가지를 찾을 수 있겠지만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사용자 혹은 수요자 측에서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가장 근본적인 원인일 것이다. 대부분의 공연은 객석과 무대가 명확히 구분되고 있으며 이런 형태는 그 옛날, 그리스의 고대 시절부터 지금까지 수천 년을 이어져 온 전통이다. 대부분의 퍼포먼스가 무대 위에서 펼쳐지니 소리가 무대 전면에서 나는 것으로 충분한 것이다. 일부 뮤지컬의 경우 스피커를 객석 윗면이나 후면에 둬 Immersive Sound를 실현하기도 하나 대부분 특수효과 사운드나 혹은 잔향 효과를 주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지 객체 사운드를 3D 로 실시간 패닝하는 등으로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예는 거의 찾기 어렵다. 그리고 이 정도의 구현은 QLab의 멀티채널 출력 기능과 중대형 믹싱 콘솔의 강력한 버스 및 매트릭스 기능으로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십 수년 전부터 뮤지컬 분야는 이미 Immersive Sound의 초창기적인 시도를 해오고 있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음향 시장에서 매우 큰 지분을 차지하는 교회의 경우는 어떨까? 교회야말로 Immersive Sound에 대한 수요가 안타깝게도 가장 적을 수 밖에 없는 요소들을 안고 있다.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것은 바로 전면에서 이뤄지는 설교이며, 성가대가 중심이 되는 전통적인 찬양이든, 혹은 밴드가 등장하는 컨템포러리 찬양이든간에 어쨌든 모두 무대 위로 시선과 귀가 집중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물론 요구되는 사운드 퀄리티는 웬만한 상업용 극장이나 문화예술회관을 능가하는 높은 수준이지만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의도침례교회(기독교한국침례회, 담임목사 국명호)에서 이른바 ‘소예배실’ 역할을 담당하는 ‘글로리아홀’에 Immersive Sound 시스템이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는 라이브용 Immersive Sound 프로세서나 소프트웨어 등의 통합 솔루션이 설치된 것이 아니라 교회에서 필요로 하는 기능과 사운드의 구현을 위해 글로리아홀만을 위한 매우 독특하고 특성화된 구성이 되어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대담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지휘한 회사는 (주)프리비젼스이다. 음향 관련 유튜버로, 특히 프로페셔널 음향을 다루는 전문가로는 이례적으로 15만 6천 명이나 되는 구독자를 확보한 김도헌 대표(대림대학교 방송음향영상학과 겸임교수)가 이끄는 프리비젼스는 음향, 영상, 조명, 그리고 이 모두를 콘트롤하는 AV IT 분야에서 국내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자랑하는 컨설팅 전문 회사다. 이에 따라 모든 형태의 AV 시스템에 대한 상담과 컨설팅, 설계, 감리, 자문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시스템의 과학적인 튜닝과 합리적인 기술 지원, 그리고 시스템 운용 교육 등까지도 업무의 영역으로 아우르고 있다. 또한 컨슈머와 프로페셔널 분야를 가리지 않고 오디오 분야에서 탁월한 경험을 쌓아온 구성원들의 자원을 이용하여 제품의 개발 및 분석 용역 업무 혹은 마케팅 지원 업무 등까지 폭넓게 수행하는 회사다.
여의도침례교회의 글로리아홀이 그리 넓지 않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시도가 이뤄졌고, 또 물량면에서 적지않았던 점에서 다양한 회사들이 이 프로젝트에 협력으로 참여했다. 먼저 SI 업무는 (주)테크데이타가 맡았으며 물리적 어쿠스틱을 고려한 무대의 설계 및 시공은 (주)아키사운드가 맡았다. 전반적인 시공과 감독은 (주)포맥프로토가 진행했다.
무대 전면. 3파트로 구성된 거대한 고품질 LED 스크린과 LCR로 구성된 Funktion-One 스피커가 눈에 띈다.
Immersive Sound가 교회에 필요한가?
글로리아홀은 300석이 채 안되는 규모로 여의도침례교회의 전체 규모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작은 규모에 속한다. 때문에 교회 측에서는 리뉴얼을 진행하면서 이 공간을 좀 더 짜임새있게 쓸 수 있기를 원했다. 말하자면 높은 활용도가 있고 가치가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것. 여의도침례교회에서 방송담당 실장으로 봉사하고 있는 김도헌 대표는 이에 네트워크 AV와 강력한 DSP 프로세싱을 통해 공간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구상을 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목표로 정해진 것은 1)주일 예배시 본당의 자리가 부족하게 되면 영상 중계 예배실로 활용, 2)본당에서 진행하던 수요 찬양 예배를 이 곳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퀄리티를 끌어올리되 최근 유행하는 감성적이고 깔끔한 느낌을 구현하면서도 손쉽게 운영이 가능해야 하며 가급적 큰 공간의 느낌을 줘야 한다는 목표, 3)만약 영화를 감상한다면 극장과 같은 Dolby Atmos 사운드를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4)마지막으로 누구나 쉽게 운영할 수 있도록 설계해서 타 부서의 행사 진행도 전문가 없이 운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이를 김도헌 대표는 ‘교회가 필요로 하는 현실적인 Immersive Sound 시스템의 구현’으로 정리했다. 자체적으로 예배를 드릴 때에는 손쉽게 믹싱이 가능하면서도 리버브 성분을 후면과 상단의 스피커로 배치시켜 공간을 큰 듯하게 느끼게 하고, 또 이 곳을 본당 예배 공간이 모자를 때에 중계용으로 사용한다면 본당 울림의 느낌을 최대한 흡사하게 재현하는 것이 목표다.
김도헌 대표는 “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사실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기능적인 목표는 다양한 전문적인 장비를 사용해서 충분히 구현할 수 있지만 손쉽게 운영한다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많은 현장들을 디자인해보고 경험해 봤지만, 쉽게 운영할 수 없으면 버림받는 장소가 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죠. 특히 전문 인력이 상시 운영을 지원할 수 없는 종교시설인 경우에는 더 어려운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최신의 기술을 이용해 교회가 원하는 높은 품질의 예배와 다양한 행사를 공연과 같이 진행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아주 쉽게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데 집중하였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글로리아홀 천장에는 다량의 상부 스피커들이 독립 채널로 설정되어 Immersive Sound 시스템의 ‘높이’ 스피커를 구성한다.
측면 및 후면에도 다량의 스피커들이 독립 채널로 구성된다.
예산을 합리적으로 배분하다
많은 현장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시스템의 설계 적용이나 구현, 클라이언트를 이해시키는 일 등은 김도헌 대표가 방송실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걱정이 없었다. 그렇다면 이제 필요한 것은 기술적으로 해결하는 것, 그리고 예산 문제였다. 많은 교회 현장은 비전문가가 의사결정을 하는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는 면이 크다. 하지만 이번 현장은 그런 걱정에 매몰될 필요가 없었다. 김도헌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사실 현재 글로리아홀은 겉으로 보이는 것만 보면 그렇게 예산이 많이 투입되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스피커는 전부 중저가대의 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들이고 그나마 메인 스피커인 Funktion-One이 하이엔드 브랜드인데 그나마도 본당에서 21년간 사용하던 것을 떼어와 외형을 다시 보수하고 문제가 있는 부품은 교체하여 쓰고 있습니다. 물론 전자회로로 되어 있는 음향장비나 영상장비는 수명이 확실하게 있지만 스피커와 같이 내부 드라이버 교체가 가능한 경우에는 필요한 부품만 교체해서 새것과 같은 품질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점검 후 내부의 드라이버를 점검하고 문제있는 드라이버를 교체하고, 외부의 색은 인테리어 공사팀이 천정 도색작업을 할 때 같은 페인트를 적용해서 도색을 진행하였습니다. 이동형 스피커인 경우에는 일반 도색을 하면 문제가 되지만 한번 설치하고나면 손 댈 일이 별로 없는 설비용 장비인 경우에는 일반 도색을 적용하는 것이 인테리어와의 색 조합에도 도움이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LR 스피커는 Funktion-One Res 4E가 한 쌍, 2SH가 센터로 구성된다. F118 한 쌍으로 구성된 서브우퍼는 그라운드 스택되어 있다.
고품질 LED 화면으로 예배 경험의 품질을 높이다
(주)프리비젼스는 기본적으로는 음향 전문 회사이긴 하지만 단순히 음향에만 모든 것을 걸지는 않는다. 이들은 전체의 공연 및 예배 경험에 있어서 전반적인 조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을 읽는 독자 중 상당수가 음향인들이지만 실제 공연 및 예배 경험에 있어서 조명과 영상, 그리고 인테리어와 무대설비 등이 음향과 똑같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주)프리비젼스는 글로리아홀 무대의 전면 벽 전체를 LED 화면으로 꾸몄다.
“본 교회의 본당은 아마도 국내에서는보기 힘든 Projection Wall Mapping을 상시로 사용하는 교회입니다. 이 시스템을 7년전에 처음 적용할 때 많은 분들이 ‘전문 인력이 없는 상태에서는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걱정을 해 주셨지만, Crestron을 이용한 전체 시스템 통합제어 및 논리 회로를 이용한 자동화 시스템을 활용해서 엄청나게 큰 시스템이면서 운영이 복잡한 Wall Mapping.시스템을 상대적으로 쉽게 운영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본 글로리아홀에도 프로젝터를 이용한 맵핑이 아닌 LED스크린을 사용한 맵핌을 적용하였고 이를 위해 Propresentor와 Novastar제품을 이용하고 Bitfocus Companion를 이용해 가능한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LED 스크린은 2.5mm에 2k 해상도를 적용하였고 상대적으로 고가의 삼성 LED 제품을 적용해 선명성과 내구도 등에 있어서 최고를 달성했습니다.”
무대 뒷면에 구성한 앰프 및 DSP 랙. 스피커에서 예산을 줄인 대신 이 곳에 예산을 투입했다.
Biamp사의 TESIRA SERVER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주)프리비젼스 및 협력사들은 보이지 않는 곳까지 꼼꼼히 신경썼다.
고성능 Biamp DSP를 활용한 완벽한 Immersive Sound 구현
앞서 언급했던 Immersive Sound의 구현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은 Biamp의 강력한 DSP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Biamp는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사운드 관련 네트워크 장비 중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강력한 프로세싱과 자유도를 자랑한다. “프로그램이 가능한 DSP는 단순한 오디오 프로세서로만 사용하기 보다는 내장되어 있는 다양한 기능을 활용하고 아날로그 장비에서는 구현 불가능한 기능들을 사용한다면 상상하는 오디오적 기능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이번 현장에는 규모에 비해서 대형 DSP를 적용해서 아날로그 장비에서는 실현 불가능한 특수한 기능을 구현했습니다. 먼저 일반적인 스피커 배치 및 서라운드 스피커를 채널을 구별해서 설치하였고, 천정에는 총 16개의 실링 스피커를 독립적인 8채널의 오디오 신호로 연결해서 구성하였으며, 무대에는 2개의 무대 천정형 스피커까지 배치하여 상상하는 소리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일반적인 Dolby Atmos로 운영되는 시스템이 아니라 라이브에서 현실적으로 사용 가능한 Immersive Sound의 구현 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사용된 DSP는 Biamp사의 TESIRA SERVER이고 AVB 및 Dante를 동시에 운영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이러한 구성은 말만 들어도 매우 복잡한데 실제 구현 및 튜닝은 정말 깊은 노하우가 필요한 영역일 것 같았다. 이에 대해 김도헌 대표에게 좀 더 상세한 설명을 부탁했다. “총24개의 분리된 스피커 출력과 다른 위치의 스피커 배열, 그리고 각 스피커 마다 딜레이, 위상, 및 세밀한 레벨 조정을 적용하고 초대형 매트릭스 믹서를 Loop back을 기능을 이용해 Immersive시스템이 없는 환경에서 Immersive 계산을 적용하여 자연스러운 소리 분배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영화 상영 등 극장으로 활용할 때에는 생생한 느낌의 7.1.4 Dolby Atmos 포맷으로, 예배시에는 운영하는 잔향 사운드는 서라운드와 천정 스피커를 활용해 자연스러운 공간 울림으로, 예배 중계 예배시, 예배 현장에서 앰비언스 마이크로 받아낸 울림 소리를 서라운드와 천정 스피커에서 재생하여 예배현장에 있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삼성 LED 스크린을 이용해 최고의 고품질 화면을 구현했다. 무대의 어쿠스틱 처리 및 시공은 (주)아키사운드가 맡았다.
잘 보이지는 않지만 무대 천장 상단에 6개의 마이크로폰이 숨겨져 있다. 현재는 성가대 확성을 위한 용도로 쓰이며 나중에는 가변 음장 시스템 구현을 위해 쓰이게 될 것이다. 사용된 마이크로폰은 UA SP-1 펜슬타입 마이크로폰.
무대 내부의 Side-Fill 스피커는 모니터링 외에도 예배 송출에 적극적으로 쓰여 Immersive Sound 구현에 큰 역할을 한다.
편리한 운영을 위한 구성
내부에 엄청난 복잠함이 들어있는 글로리아홀의 DSP 구성이지만 여의도침례교회는 전문 직원으로 이뤄진 미디어 담당 간사가 단 3명 뿐이다. 나머지는 20여명의 봉사자를 통해 운영된다. 실질적으로는 중요한 유지보수는 전문 간사들이 수행하고 실제 운영은 봉사자가 하는 셈이 된다. 이는 여의도침례교회의 부속실이 대단히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의도침례교회는 2개 건물이 서로 이어진 형태이고 1층부터 10층까지 예배실이 전부 존재하며 성가연습실이 2개나 있다.
모든 부속실에는 전부 음향과 영상이 설치되어 있으며 주중에도 활발히 사용될 뿐 아니라 주일에는 모든 실이 사용되기 때문에 굉장히 바쁘다. 이처럼 적은 인원으로 효율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내부를 풍성하게 구성하는 것이 훨씬유용한 것. 모든 시스템들은 서로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AVB로 통신하게끔 구성했고 각 실의 콘솔과는 Dante로 연결되어 여의도침례교회 전체에 물려진 800여대의 네트워크 AV 장비가 서로 유기적으로 콘트롤 및 시그널을 주고 받을 수 있게 구성되었다. 각 층에는 Biamp 솔루션이 적용, 모든 음향과 영상이 전부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다른 지역의 시스템을 보거나 영상과 음향을 던지고 받는게 가능하다. 이렇게 프로세서와 서버들 위주로 구성하여 실제 기능성과 음질을 구현한 것이다. 또한 재미있는 점은 본당의 DiGiCo SD8을 제외하고는 모든 부속실에는 Behringer X32와 Midas M32로 통일성있게 적용하여 각 부서의 봉사자들이 서로 실을 바꿔가며 운용해도 빠르게 적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심지어 모든 실은 스피커 레이아웃을 똑같이 맞춰놨고 모니터 스피커의 경우도 레이아웃이 틀어지지 않게 천장에 플라잉 설치를 했다고 한다.
“비용을 최소화 하면서 손쉽게 전체 시스템을 운용할 수 있도록 Bitfocus Companion과 Streamdeck을 활용하였습니다. Bitfocus Companion 무료 프로그램으로 네트워크로 제어가 가능한 오디오 비디오 조명 장비를 컴퓨터를 이용해 손쉽게 제어할 수 있도록한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큰 비용 없이 오디오 비디오 조명을 제어할 수 있으며, 어떻게 어느 한계까지 편리하게 제어하는가는 프로그램하는 엔지니어의 능력에 따라서 좌우되는 현실적인 프로그램입니다. 본 현장에는 단순한 버튼 조작으로 전체 시스템이 운영되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일요일 아침에는 자동으로 시스템이 켜지면서 예배 중계모드로 전환하여 운영되는 스케줄 기능까지 적용되었습니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복잡하게 운영되는 Wall Mapping을 최소의 인원으로 운영할 수 있으며, 조금은 복잡해 보이는 무빙조명과 같은 조명 제어까지도 단순 버튼조작으로 매핑 배경에 맞춰서 운영할 수 있습니다.”
Stream Deck을 적극 이용, Biamp의 콘트롤에 사용하여 쉽고 직관적인 운용이 가능하다.
가변 음장의 가능성까지 생각하다
글로리아홀의 무대 전면 및 무대 안쪽에는 총 8대의 마이크가 있다. 이 중 객석을 향하는 2개의 마이크는 OBS 송출시 소리에 자연스러움을 더하기 위해서 사용되며 또 무대 내부 상단에 설치된 6개의 마이크는 성가대의 확성을 위해서 준비한 것이다. 물론 이러한 마이크들은 스피커와 가까이 위치하기 때문에 스피커로 확성을 하면 하울링의 위험이 있다. 그런데 (주)프리비젼스는 가진 바 기술력과 함께 Biamp의 수준높은 DSP를 조합하여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는 완벽하게 지우고 원하는 소리만 살려냈다. 회의용 시스템에 사용되는 일종의 Echo-Canceling 기능을 이용한 것. 물론 이는 다량의 DSP 자원을 요구하지만 김도헌 대표는 설계시 이를 예측하여 넉넉한 DSP 용량을 확보했고 이후 가변 음장 시스템의 가능성까지 생각해 현재 50% 이상의 가용 DSP를 확보한 상황이다.
“아직 튜닝 및 구상을 하고 있는 단계이지만 전용 프로세서 및 설비가 아닌, 합리적인 예산으로 가변 음장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고 이에 따라 시간을 두고 계속 튜닝 및 노하우를 쌓고 있는 중입니다. 알고리듬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셈이죠. 가변 음장은 정해진 잔향 특성을 갖고 있는 하나의 공간에서 다양한 잔향 특성을 실현하기 위한 장비로 건축음향을 보완하는 개념입니다. 특히 한 공간 안에서 설교와 성가대, 밴드 찬양 등이 공존하는 한국 교회의 특성상 매우 필요한 장비이지만 지나치게 비싼 가격과 유지보수의 어려움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주)프리비젼스가 관련 노하우를 획득하고나면 합리적인 가격으로 범용 DSP를 이용한 가변 음장 시스템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본당의 수요 오전예배 상황. 이 곳에는 다량의 앰비언트 마이크가 설치되어 글로리아홀의 Immersive Sound 구성에 힘을 보탠다.
본당 예배 송출시에도 모든 스피커들이 적극 활용됨을 알 수 있다.
생생한 예배의 감동을 고스란히 전하다
여의도침례교회는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으로 특히 주일예배 때는 본당의 공간이 부족하여 부속실을 이용해 예배 중계를 해야만 한다. 사실 글로리아홀은 이 용도로 가장 많이 쓰인다. 하지만 글로리아홀과 본당은 서로 인접해있긴 하지만 독립된 다른 건물에 위치해 있다. 이를 위해 AVB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본당의 24채널 오디오가 실시간으로 로우-레이턴시로 전송되어 글로리아홀로 전달된다. 이 신호에는 본당 곳곳에 설치해둔 앰비언트 마이크의 소스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에 따라 본당의 울림 시그널까지 글로리아홀로 전달되는 셈이다. (주)프리비젼스는 이를 세부적으로 튜닝 및 믹싱하여 글로리아홀에서 본당의 울림 느낌을 그대로 전달받도록 했다.
“중계 방송은 감동이 떨어지기 쉽습니다. 대부분 믹싱 콘솔에서 드라이한 소스를 다이렉트로 받아온 것을 그대로 전달하기 때문인데요,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본당의 소리를 그대로 옮겨놓는다는 콘셉트를 실현했습니다. 본당은 규모가 꽤 크고 자체적으로울림이 있으니까 그 소리를 앰비언트 마이크에 잡히도록 했고, 그 곳의 울림이 실시간으로 서라운드 및 높이 스피커로 출력되도록 한 것입니다. 이렇게 운용한지가 대략 3개월 정도 되는데요, 반응이 매우 좋습니다. 본당은 여름에는 다소 덥고 목재로 된 장의자라 오래 앉기가 불편한 점이 있습니다. 이 곳은 화면도 크고 밝으며 소리도 본당의 것과 흡사한 동시에 저희가 다소 명료도를 높이도록 튜닝을 했고 의자도 편합니다. 여러모로 여건이 좋으니까 어르신들이 이제는 예배 시작 전에 다들 이 곳에 먼저 모이십니다.”
좌측부터 프리비젼스 김도헌대표, 여의도침례교회 송경환실장, 포맥프로토 문성요실장, 프리비젼스 강순우대리, 서현석수석.
무대 측에서 본 글로리아홀의 전경. 이 곳에서 본당의 사운드가 거의 흡사하게 구현이 된다.
글로리아홀을 담당하는 Biamp DSP프로세서의 라우팅 현황. 김도헌 대표가 모든 프로그래밍을 직접 수행했다.
현실적인 Immersive 시스템을 합리적으로 적용한 현장
글로리아홀의 Immersive Sound 시스템은 실시간 객체 패닝도 되지 않고 멋진 터치 UI의 조작 인터페이스도 없다. 이를 Immersive라고 부를 수 있을까? 근데 Immersive의 사전적 정의를 생각해보자. 콘텐츠의 ‘몰입’에 도움이 된다면 얼마든지 Immersive Sound 시스템이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
“객체 패닝까지 포함한 Immersive Sound를 제대로 하려면 우선 믹싱 콘솔의 가격이 몇 배 이상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10배가 넘을 수도 있죠. 여기에 관련 프로세서를 넣는다고 하면 소프트웨어 솔루션으로 가도 굉장히 비싸며, 그리고 하드웨어 솔루션으로 넘어가면 억 대에 가까운 예산이 필요하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본질적인 것, ‘몰입’에 대해 생각하게 되면 과연 객체 사운드의 3D 패닝이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이 생깁니다. 실제 모든 사운드 소스는 전부 무대에 있는데 말이죠. 이에 따라 공간을 더 넓고 생생하게 느끼는 것 정도는 잔향 성분을 후면과 상단에 배치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정도면 믹싱 콘솔의 그룹 아웃을 잘 활용하고 추가적인 DSP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기능성을 발휘합니다. 듣는 분들이 예배와 공연에 더 ‘몰입’할 수 있게 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입니다.”
이번 시도는 다소 실험적이긴 하지만 매우 성공적이었다. 글로리아홀의 리뉴얼을 처음 계획할 때 목표로 했던 것을 초과 달성했으며 이에 따라 곧 계획된 본당의 리뉴얼 공사에 글로리아홀에서 검증된 요소들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 글로리아홀에서의 (주)프리비젼스의 대담한 시도가 다른 교회 및 극장 현장에서 귀감이 되길 바라며, 앞으로 남은 여의도침례교회 본당 리뉴얼 역시 성공적인 프로젝트가 될 것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