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음악 만들기를 위한 모니터링 환경
루키 스튜디오 + PMC Speakers
글 이무제 기자
자료제공 (주)뮤직메트로
일반적으로 비싸고 좋은, 그리고 튜닝이 잘 된 모니터링 스피커와 청취 환경은 믹싱 및 마스터링 스튜디오에서나 필수적인 것으로 오랫동안 인식되어 왔다. 실제로 지금까지 많은 작곡가들과 뮤지션들은 그저 ‘적당한’ 모니터링 환경에 만족해오던 경향이 컸다. 하지만 EDM 뮤직이 K-Pop은 물론 전 세계 팝 뮤직의 기반이 되면서부터는 판도가 다소 달라졌다. 이는 EDM 기반의 음악의 작곡 방법론이 기존의 전통적인 작곡법과는 많이 다른데서 기인한다.
예전에는 작곡가가 코드 및 멜로디를 악보에 적은 후 프로듀서 및 편곡자와 협의하여 전반적인 스타일을 정하고 그에 맞는 세션 뮤지션들을 불러 녹음을 했다면 지금은 ‘프로듀서’ 역할을 맡은 작곡가가 전반적인 리듬 트랙을 만들고 여기에 ‘탑라이너’ 역할을 맡은 다른 작곡가가 보컬의 멜로디라인을 붙이는 식으로 곡을 만든다. 이에 따라 프로듀서가 만드는 데모곡은 애초부터 상업적으로 발매될 수 있는 높은 완성도를 갖게 되며 이 단계에서 이미 곡의 전반적인 분위기나 사운드가 결정된다. 즉 ‘곡의 사운드’ 마저도 작곡의 한 부분으로 편입된 셈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최근의 EDM 기반의 작곡가들은 높은 사운드 엔지니어적 소양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더해 그들의 작업 공간은 본격적인 상업용 믹싱 공간과 구분되지 않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번에 취재한 [루키 스튜디오]가 바로 좋은 예가 될 것 같다.
이들은 최근 메인 작업룸의 모니터링 스피커 교체 작업을 단행했다. 새롭게 들어오게 된 제품은 PMC8-2 XBD로, PMC가 야심차게 준비한 Studio Range 라인업에서도 가장 크고 미드필드 이상의 영역을 담당한다. 웬만한 대형 스튜디오나 포스트 스튜디오의 레퍼런스급 기기가 작곡가의 작업실에 들어온 것이니 얼마나 크고 야심찬 투자인지 알 수 있다.
[루멕스 앤 키고]의 작업실이자 루키 스튜디오의 메인 룸.
메인 룸에는 PMC 8-2 XBD 풀셋트가 설치되었다.
EDM과 Kpop이 만들어지는 곳, 루키 스튜디오
이 곳은 ‘스튜디오’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지금까지 소개해왔던 곳과는 달리 상업적 믹싱을 목표로 만들어진 시설은 아니다. 루키 스튜디오의 주 사용자들은 바로 작곡가들이다. 이 곳을 설립한 작곡가 Ru_Mexx(최임근 원장, 이하 루멕스)의 ‘루’, 그리고 KeeGo(최민근 부원장, 이하 키고)의 ‘키’를 합쳐서 이름지은 루키 스튜디오는 다양한 소속 작곡가 및 아티스트들이 모인 일종의 음악적 ‘아지트’이면서도 상업적인 수익을 내는 실용음악학원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루멕스와 키고 형제가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 이 공간은 이번에 함께 인터뷰한 SRC(선주영 부원장)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이 합류하면서 어느새 꽤 큰 규모를 갖춘 아카데미이자 작곡을 위주로 하는 퍼블리싱 컴퍼니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루키 스튜디오 아카데미에서 원장 역할을 맡은 루멕스는 처음에는 형인 키고와 함께 [Ru Mexx & Keego]라는 활동명으로 함께 팝EDM 계열의 음악을 만들고 발표해왔다. 첫 발매는 2015년 발표한 [Dive]라는 싱글이었다. 당시는 ‘그저 음악을 시작했으니 결과물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우선 싱글을 발표하고 봤다고. “처음에는 앞뒤 생각하지 않고 결과물을 우선 만들었어요. 그러다가 현재까지 29개의 싱글을 발표했죠. 반응이 나쁘진 않았지만 좀 더 인지도를 높이고 싶었어요. 그런데 아무리 좋은 노래를 만들어도 지금 Kpop이 전 세계를 지배하는 상황에서는 우리 노래가 널리 알려지긴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3년 정도 휴식기를 가지면서 Kpop 작곡가, 프로듀서로 인지도를 쌓은 후 저희의 오리지널 곡을 발표하려고 합니다.” 루멕스는 2022년 이후 새로운 곡을 발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키고에게 이들 형제의 음악 스타일에 대해 물어보았다. “저는 DJ로 커리어를 시작했어요. 루멕스는 재즈를 전공했고, 미디 분야에 강점이 있죠. 저희가 뿌리를 두고 있는 분야는 그래서 DJing 및 EDM 기반입니다. 그 중에서도 팝적 성향이 강한 음악을 만들고 있죠. 처음부터 듣기 편한 대중적 음악을 만들고 싶었어요.”
이들의 공동 작곡 체제는 최근 EDM 기반의 음악들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작업 방식이다. Kpop 역시 많은 명곡들이 공동 작곡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던가. 이에 대해서는 루멕스가 답했다. “키고는 DJ로 오랜 경력을 갖고 있고 저는 프로듀서의 성향이 강해요. 아무래도 라이브 현장 경험이 많은 키고가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코드나 기본적인 템포 등의 뼈대를 키고가 만들면 저는 그걸 구체적으로 발전시켜나가는 역할을 주로 맡습니다.”
이 날 인터뷰에 임한 루키 스튜디오 작곡가들. 왼쪽부터 순서대로 SRC, KeeGo, Ru_Mexx이다.
이번에 함께 인터뷰한 루키 스튜디오 소속의 작곡가 SRC는 이들과 합류한지 약 3년 반 정도가 되었다고 한다. “오래 전부터 음악을 좋아했고 계속 곡을 만들어왔어요. 결국 진로 고민을 하다가 일본으로 음향 관련 유학을 떠나게 되었죠. 추천을 통해 소니뮤직에 입사하여 레코딩 엔지니어 업무를 수행했으며 이후 연이 되어서 후지TV 방송국으로 이직해서 커리어를 쌓았죠.”
그의 사운드 엔지니어 커리어를 보면 그야말로 ‘정석’이라고 할만했다. 정규 교육에 음악 및 방송 선진국에서의 현업 경험까지 말이다. 하지만 그는 결국 뮤지션의 길을 선택했다고 한다. “곡을 계속 만들어왔지만 그 전까지는 앨범을 낼 생각은 하지 못했어요. 루키 스튜디오는 작곡 수강을 위해 첫 발걸음을 했어요. 그러다가 루멕스가 함께 협업하자는 제의를 해서 결국 루키 스튜디오의 크루 작곡가이자 부원장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SRC는 말하자면 수강생에서 빠르게 현업 작곡가 및 강사가 된 특이 케이스인 셈이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이에 대해 루멕스가 답했다. “수업을 받겠다고 찾아왔는데 이미 수준이 누구에게 배울 정도가 아니었어요. 정말 작곡에 대해서는 알려줄게 하나도 없을 정도였죠. 당시 SRC는 직장인이었는데, 그 실력이 너무나 아까웠어요. 그래서 함께 협업하자고 제의해서 여기까지 오게 된거죠. SRC는 당시에는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었어요. 저희 형제와는 성향이 많이 다른데 굉장히 거칠고 하드코어한 사운드를 기반으로 했죠. 그래서 앨범 만들기 및 대중적 인지도를 쌓기 위한 곡 만들기 방법을 제시한다든가, 본인의 스타일과 맞는 해외 레이블을 찾아 글로벌적으로 앨범 발매를 할 수 있는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했고요, 저희와 협업을 하면서 전혀 새로운 스타일의 곡을 만들기도 했죠. 서로 다른 스타일을 갖고 있지만 신선한 자극을 주고 받으면서 발전할 수 있어서 너무나 좋습니다.”
좋은 뮤지션들이 모여 협업하는 공간
현재 건물의 5층은 [루멕스 앤 키고]가 작업하는 메인 작업실과 SRC의 개인 작업실이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2층에는 다른 강사의 작업실 및 디제잉 및 작곡 레슨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많은 어려움 끝에 이 곳 5층에 녹음 부스까지 갖춰진 작업실을 완성했어요. 그런데 저는 저희 형제만 이 공간을 쓰는 것보다는 누군가에게 노하우를 전수하면서 협업할 수 있는 크루를 찾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실용음악학원 인가를 낸 후 정식으로 뮤직 아카데미를 설립한거죠. 이렇게 하다보니 훌륭한 뮤지션들이 모이게 되고 어엿한 규모의 교육 기관이 되었어요. 부원장 역할을 맡고 있는 SRC 외에도 보컬 트레이너도 있고, 또 다른 선생님도 더 초빙할 계획입니다.” 루멕스의 대답이다.
이들이 이렇게 사람을 모으는 일에 열정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키고가 답했다. “저희가 특별한 것은 아니에요. 최근의 많은 작곡 스튜디오들이 아카데미와 작업실을 합친 개념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좋은 점들이 많아요. 우선 부원장님들이나 강사님들이 우수한 뮤지션이기 때문에 함께 협업 작업할 수 있는 크루가 될 수 있구요, 또 수강생들 중 실력이 우수하면서도 성실한 분들은 크루로 영입할 수 있는 기회도 갖게 됩니다. 이렇게 많은 뮤지션들이 모이니 새로운 스타일을 접하게 되고 또 서로에게 자극이 되면서 더 좋은 음악을 만들 수 있게 됩니다.”
SRC의 작업실. PMC 6가 최적의 위치에 자리잡았다. PMC 6는 시리즈 중 유일한 2웨이 구성이자 가장 작은 모델이지만 시리즈의 장점을 온전히 계승했다.
이들이 Kpop을 만드는 방법
이들은 자신의 음악을 만드는 뮤지션이면서도 동시에 Kpop 작곡가이기도 하다. 본인의 오리지널리티와 Kpop이 요구하는 대중성은 어떻게 맞춰나갈까? 이에 대해서 먼저 SRC가 답했다. “저는 기본적으로 글리치 분야의 EDM을 좋아해요. 파괴적이고 강한 소리죠. 하지만 트렌드와 제가 좋아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저는 제가 갖고 있는 유니크한 사운드가 Kpop의 대중성과 접목될 때 새로운 느낌, 신선함을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갖고 있는 사운드 엔지니어로의 경험이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이펙터의 조합을 통해 사운드 디자인을 하고 평범한 소스를 재미있게 만드는 것들 말이죠.”
다음은 루멕스가 답했다. “Kpop 씬이 거대하고 또 독자적 흐름을 형성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기본적으로 사운드와 음악적인 뿌리는 EDM에 기반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Kpop은 어찌보면 접두어에 ‘K’가 들어갈 뿐이지 기본적인 장르나 사운드, 탑라인들을 보면 전부 글로벌적 영향을 받은 것입니다. 실제로 Kpop의 많은 탑라이너가 외국인들이니까요. 제가 볼 때는 더 중요한 것은 ‘음악을 어떻게 Kpop화 시키느냐’ 입니다. 제가 에이드메이드 소속의 작곡가이기도 하다보니 함께 활동하며 많은 것들을 배웠어요. 그러면서 전혀 Kpop과 상관없을 것 같은 곡들도 Kpop화 시키는 노하우도 습득했죠. 여기에는 어느 정도의 공식과 장치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오리지널리티를 잘 발전시키면서 동시에 이러한 Kpop 노하우들을 습득하면 더 좋은 곡들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루키 스튜디오가 웬만한 상업 믹싱 스튜디오급의 시설을 갖춘 것은 이렇게 음악을 더 잘 만들기 위해서라고 한다. “결국 더 좋은 작곡을 위해서 장비를 갖춘 셈이에요. 필요해서 하나씩 구매하게 되었고 그게 원하는 사운드를 빠르고 쉽게 만들어줍니다. 소리를 만드는데 들이는 시간과 에너지가 적으니 창조적인 일에 더 몰두할 수 있게 되는거죠. 저희의 음악은 사운드 디자인부터가 작곡의 중요한 요소다보니 장비를 간과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비싸고 관리하기 어려운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더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으니 투자를 아낄 수 없죠.” 루멕스의 대답이다.
SRC 역시 이에 동의하지만 그의 관점은 다소 달랐다. 사운드 엔지니어로의 경험 때문일까. “소니뮤직에 근무할 때부터 아날로그 아웃보드에 대한 경험을 풍부하게 쌓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 체득한 것은 ‘소리는 귀로 듣고 만지는 것’이라는 접근법이죠. 모니터와 마우스로 플러그인을 조작하는 것보다는 장비를 손으로 직접 조작하며 원하는 사운드의 목표까지 접근해나가는 방법은 창조적인 영역에 분명히 도움이 됩니다.”
장비를 갖추는데 적잖은 비용이 들긴 하지만 키고 역시 이에 동의할 수 박에 없다고 한다. “보통은 루멕스가 먼저 ‘이 장비를 사자’고 제안을 해줍니다. 그래서 들어보면 정말 좋거든요. 그러면 구매의 취지에 대해 동의할 수 밖에 없어요. 원하는 부분을 확실하고 빠르게 얻을 수 있으니까요. 하드웨어와 환경이 작업자의 마음에 맞아야 작업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리고 반쯤은 우스갯소리입니다만, 돈을 많이 쓰니 더 열심히 하게 된다는 면도 분명히 존재합니다(웃음).”
PMC 모니터 시스템을 갖추게 된 이유
[루멕스 앤 키고]의 작업실에는 PMC 8-2와 8-2 SUB가 조합된 XBD 풀셋트가 갖춰져 있다. 지금까지 소개된 PMC Studio 라인업 중 가장 크고 호화판인 셋팅이다. 그리고 SRC의 작업실에는 PMC 6가 자리잡고 있다. 이들이 PMC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루멕스가 답했다. “처음에 SRC가 PMC 6를 들이고 소리를 들어보니 정말 좋았어요. 듣자마자 바로 스피커 교체를 결정했을 정도입니다. 그 전에 쓰던 것도 상당한 가격을 형성하던 유명 장비였는데 차이가 확연했습니다. 그래서 (주)뮤직메트로 측에 문의했더니 저희 규모나 용도에는 PMC 6-2가 맞는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데모를 해봤는데 PMC 6보다도 훨씬 더 만족스러웠어요. 그런데 제 생각에는 ‘반드시 확인해야만 하는 대역과 느낌’이 있었고 이를 위해 더 큰 스피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PMC 8-2와 8-2 Sub를 조합한 XBD 셋트를 구매하게 된거죠.”
이들의 과감한 시도에 불을 지핀 SRC의 이야기도 들어보았다. “저는 늘 스피커의 스펙적 성능과 기계적 장점만을 추구합니다. 구조적으로 정확한 소리가 나는지, 실제로 성능이 그렇게 발휘되는지가 저의 주 관심사이지 브랜드는 제 관심사가 아니었어요. 당시 PMC에 대해서 잘 몰랐을 때였는데 많은 모니터 스피커들을 찾아보고 PMC가 앞세우는 기능과 스피커의 구조가 매우 훌륭하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즉시 PMC6를 들어보고 만족하여 제 작업실의 메인 스피커로 결정한 것이죠. 제가 추구하는 사운드는 전 대역에 걸친 정확한 위상반응, 그리고 퍼짐없이 정확하게 표현하는 저음이었는데 PMC 6는 그 부분을 훌륭히 만족시켰습니다.”
키고 역시 PMC 스피커에 대해 큰 만족감을 표했다. “전 대역에 걸쳐 정보량이 많고 해상도가 매우 치밀해요. 그래서 예산이 되는대로 다른 작업실에도 PMC 스피커 시스템을 차근차근 도입할 예정입니다. 정말로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경쟁 스피커에 비해서 ‘넘사벽’의 성능과 정확성을 보여줍니다. 저음과 중역, 고음 모두에 걸쳐 전부 선명합니다.”
루멕스가 좀 더 세부적인 장점에 대해 부연설명했다. “저는 소리를 크게 듣는 편인데다 우퍼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8-2 XBD 셋트는 제게 정확히 추구하는 소리이며 이 정도면 평생 사용하고도 남는 성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투자가 아깝지 않습니다. 특히 마음에 드는 점은 스윗스팟이 다른 스피커에 비해 무척 넓다는겁니다. 저희처럼 아웃보드를 조작하며 사운드를 만들 때 특히 큰 도움이 됩니다. 웹으로 콘트롤되는 자체 DSP인 ‘SoundAlign’ 기술은 너무나 큰 강점이라고 봅니다. 현재 튜닝은 SonarWorks로 진행했지만 이 값을 SoundAlign에 보정치를 적용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마 저 뿐 아니라 다른 분들도 같은 의견이실테지만 PMC에서 SoundAlign에 적용되는 측정 마이크로폰이 출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훨씬 편하고 정교한 튜닝 작업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레퍼런스 모니터 분야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PMC
PMC는 처음에는 BBC 모니터 스피커 계열의 장비들을 만들며 명성을 쌓았지만 과거의 헤리티지에만 주로 집착했던 다른 제조사와는 달리 현대적인 기술을 총동원하여 ‘가능한 가장 정확한 스피커’를 만드는 일에 집중해왔다. 이에 따라 고가의 하이파이 스피커와 메인 레퍼런스 모니터 스피커 라인업들을 내놓았지만 지나치게 비싼 가격으로 한국 시장에서는 오랫동안 ‘아는 사람만 아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면치 못했다. 물론 이전의 Result 시리즈 등 대중적인 라인업도 존재했지만 아무래도 그레이드의 한계 때문인지 고성능 모니터 스피커를 원하는 고객들에게는 어필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PMC는 현재 가장 각광받는 Studio 라인업들을 내놓으며 분위기를 완벽하게 반전시키기에 이른다. 2웨이 방식의 가장 작은 PMC 6는 본지에서 이미 리뷰한 바가 있는데, 6인치급 2웨이 방식임에도 크로스오버 영역이 거의 감지되지 않는 완벽한 튜닝과 설계, 그리고 사이즈를 잊을 정도의 39Hz부터 시작하는 저음 반응 등으로 이미 개인 작업자와 작은 믹싱룸을 가진 스튜디오들에서 열광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6-2부터는 본격적인 ‘상업용 모니터 스피커’라고 여겨지는 3웨이 방식이며 합리적인 가격과 구성, 적당한 크기와 연속 109dBSPL의 넉넉한 최대 음압으로 PMC Studio 라인업의 핵심을 담당하고 있으며 8-2는 8인치 LF 드라이버가 조합되어 최대 음압 113dBSPL과 25Hz부터 시작되는 저음으로 미드필드 모니터링까지 커버가 가능하다.
또한 PMC 8 Sub 싱글 서브우퍼와 PMC 8-2 Sub 듀얼 서브우퍼는 PMC 6, 6-2, 8-2와 조합하면 내장된 SoundAlign DSP를 통해 가장 적절한 주파수와 에너지가 크로스오버 프로세싱되며 추가적인 헤드룸과 확장된 저음 반응을 얻어낼 수 있다. 현재 루키 스튜디오에 설치된 사양은 8-2와 8-2 Sub의 조합인 8-2 XBD 조합으로 PMC Studio 라인업으로 구성할 수 있는 가장 대형의 시스템이다.
야심의 실현을 위해 달려가다
이 날 인터뷰에서 많은 이야기를 해준 루멕스는 인터뷰 말미에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계획은 원대합니다. 더욱 규모를 키우고 싶고 장비 제조사나 수입사들과도 협업하고 싶어요. 좋은 제품과 장비를 시연할 수 있는 체험존을 저희 공간에 만들어도 되고요. 더 많은 훌륭한 뮤지션과 강사님들을 초빙해서 함께 학생들을 가르치고 또 더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습니다. 저희가 좋은 시설을 갖춘 이유는 단순히 저희만 쓰기 위해서는 아닙니다.”
PMC 모니터 스피커를 갖춘 것은 이들에게 ‘단순히 좋은 장비 하나 들여놨다’의 의미를 뛰어넘는다. 스튜디오에 있어서 가장 진리처럼 받아들여지는 이야기는 ‘그 스튜디오의 수준은 그 스튜디오의 모니터링 환경이 결정한다’는 말이다. 이들은 자신의 작업실에 보기 드문 PMC 8-2 XBD 시스템을 갖췄으며 이로 인해 명실상부한 레퍼런스급 모니터링 환경을 구성하게 되었다. 이제 월드클래스에 부합하는 환경 구성에 성공한 루키 스튜디오에서 세계적인 Kpop, 그리고 이들의 오리지널 뮤직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완벽한 음악 만들기를 위한 모니터링 환경
루키 스튜디오 + PMC Speakers
글 이무제 기자
자료제공 (주)뮤직메트로
일반적으로 비싸고 좋은, 그리고 튜닝이 잘 된 모니터링 스피커와 청취 환경은 믹싱 및 마스터링 스튜디오에서나 필수적인 것으로 오랫동안 인식되어 왔다. 실제로 지금까지 많은 작곡가들과 뮤지션들은 그저 ‘적당한’ 모니터링 환경에 만족해오던 경향이 컸다. 하지만 EDM 뮤직이 K-Pop은 물론 전 세계 팝 뮤직의 기반이 되면서부터는 판도가 다소 달라졌다. 이는 EDM 기반의 음악의 작곡 방법론이 기존의 전통적인 작곡법과는 많이 다른데서 기인한다.
예전에는 작곡가가 코드 및 멜로디를 악보에 적은 후 프로듀서 및 편곡자와 협의하여 전반적인 스타일을 정하고 그에 맞는 세션 뮤지션들을 불러 녹음을 했다면 지금은 ‘프로듀서’ 역할을 맡은 작곡가가 전반적인 리듬 트랙을 만들고 여기에 ‘탑라이너’ 역할을 맡은 다른 작곡가가 보컬의 멜로디라인을 붙이는 식으로 곡을 만든다. 이에 따라 프로듀서가 만드는 데모곡은 애초부터 상업적으로 발매될 수 있는 높은 완성도를 갖게 되며 이 단계에서 이미 곡의 전반적인 분위기나 사운드가 결정된다. 즉 ‘곡의 사운드’ 마저도 작곡의 한 부분으로 편입된 셈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최근의 EDM 기반의 작곡가들은 높은 사운드 엔지니어적 소양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더해 그들의 작업 공간은 본격적인 상업용 믹싱 공간과 구분되지 않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번에 취재한 [루키 스튜디오]가 바로 좋은 예가 될 것 같다.
이들은 최근 메인 작업룸의 모니터링 스피커 교체 작업을 단행했다. 새롭게 들어오게 된 제품은 PMC8-2 XBD로, PMC가 야심차게 준비한 Studio Range 라인업에서도 가장 크고 미드필드 이상의 영역을 담당한다. 웬만한 대형 스튜디오나 포스트 스튜디오의 레퍼런스급 기기가 작곡가의 작업실에 들어온 것이니 얼마나 크고 야심찬 투자인지 알 수 있다.
[루멕스 앤 키고]의 작업실이자 루키 스튜디오의 메인 룸.
메인 룸에는 PMC 8-2 XBD 풀셋트가 설치되었다.
EDM과 Kpop이 만들어지는 곳, 루키 스튜디오
이 곳은 ‘스튜디오’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지금까지 소개해왔던 곳과는 달리 상업적 믹싱을 목표로 만들어진 시설은 아니다. 루키 스튜디오의 주 사용자들은 바로 작곡가들이다. 이 곳을 설립한 작곡가 Ru_Mexx(최임근 원장, 이하 루멕스)의 ‘루’, 그리고 KeeGo(최민근 부원장, 이하 키고)의 ‘키’를 합쳐서 이름지은 루키 스튜디오는 다양한 소속 작곡가 및 아티스트들이 모인 일종의 음악적 ‘아지트’이면서도 상업적인 수익을 내는 실용음악학원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루멕스와 키고 형제가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 이 공간은 이번에 함께 인터뷰한 SRC(선주영 부원장)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이 합류하면서 어느새 꽤 큰 규모를 갖춘 아카데미이자 작곡을 위주로 하는 퍼블리싱 컴퍼니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루키 스튜디오 아카데미에서 원장 역할을 맡은 루멕스는 처음에는 형인 키고와 함께 [Ru Mexx & Keego]라는 활동명으로 함께 팝EDM 계열의 음악을 만들고 발표해왔다. 첫 발매는 2015년 발표한 [Dive]라는 싱글이었다. 당시는 ‘그저 음악을 시작했으니 결과물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우선 싱글을 발표하고 봤다고. “처음에는 앞뒤 생각하지 않고 결과물을 우선 만들었어요. 그러다가 현재까지 29개의 싱글을 발표했죠. 반응이 나쁘진 않았지만 좀 더 인지도를 높이고 싶었어요. 그런데 아무리 좋은 노래를 만들어도 지금 Kpop이 전 세계를 지배하는 상황에서는 우리 노래가 널리 알려지긴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3년 정도 휴식기를 가지면서 Kpop 작곡가, 프로듀서로 인지도를 쌓은 후 저희의 오리지널 곡을 발표하려고 합니다.” 루멕스는 2022년 이후 새로운 곡을 발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키고에게 이들 형제의 음악 스타일에 대해 물어보았다. “저는 DJ로 커리어를 시작했어요. 루멕스는 재즈를 전공했고, 미디 분야에 강점이 있죠. 저희가 뿌리를 두고 있는 분야는 그래서 DJing 및 EDM 기반입니다. 그 중에서도 팝적 성향이 강한 음악을 만들고 있죠. 처음부터 듣기 편한 대중적 음악을 만들고 싶었어요.”
이들의 공동 작곡 체제는 최근 EDM 기반의 음악들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작업 방식이다. Kpop 역시 많은 명곡들이 공동 작곡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던가. 이에 대해서는 루멕스가 답했다. “키고는 DJ로 오랜 경력을 갖고 있고 저는 프로듀서의 성향이 강해요. 아무래도 라이브 현장 경험이 많은 키고가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코드나 기본적인 템포 등의 뼈대를 키고가 만들면 저는 그걸 구체적으로 발전시켜나가는 역할을 주로 맡습니다.”
이 날 인터뷰에 임한 루키 스튜디오 작곡가들. 왼쪽부터 순서대로 SRC, KeeGo, Ru_Mexx이다.
이번에 함께 인터뷰한 루키 스튜디오 소속의 작곡가 SRC는 이들과 합류한지 약 3년 반 정도가 되었다고 한다. “오래 전부터 음악을 좋아했고 계속 곡을 만들어왔어요. 결국 진로 고민을 하다가 일본으로 음향 관련 유학을 떠나게 되었죠. 추천을 통해 소니뮤직에 입사하여 레코딩 엔지니어 업무를 수행했으며 이후 연이 되어서 후지TV 방송국으로 이직해서 커리어를 쌓았죠.”
그의 사운드 엔지니어 커리어를 보면 그야말로 ‘정석’이라고 할만했다. 정규 교육에 음악 및 방송 선진국에서의 현업 경험까지 말이다. 하지만 그는 결국 뮤지션의 길을 선택했다고 한다. “곡을 계속 만들어왔지만 그 전까지는 앨범을 낼 생각은 하지 못했어요. 루키 스튜디오는 작곡 수강을 위해 첫 발걸음을 했어요. 그러다가 루멕스가 함께 협업하자는 제의를 해서 결국 루키 스튜디오의 크루 작곡가이자 부원장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SRC는 말하자면 수강생에서 빠르게 현업 작곡가 및 강사가 된 특이 케이스인 셈이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이에 대해 루멕스가 답했다. “수업을 받겠다고 찾아왔는데 이미 수준이 누구에게 배울 정도가 아니었어요. 정말 작곡에 대해서는 알려줄게 하나도 없을 정도였죠. 당시 SRC는 직장인이었는데, 그 실력이 너무나 아까웠어요. 그래서 함께 협업하자고 제의해서 여기까지 오게 된거죠. SRC는 당시에는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었어요. 저희 형제와는 성향이 많이 다른데 굉장히 거칠고 하드코어한 사운드를 기반으로 했죠. 그래서 앨범 만들기 및 대중적 인지도를 쌓기 위한 곡 만들기 방법을 제시한다든가, 본인의 스타일과 맞는 해외 레이블을 찾아 글로벌적으로 앨범 발매를 할 수 있는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했고요, 저희와 협업을 하면서 전혀 새로운 스타일의 곡을 만들기도 했죠. 서로 다른 스타일을 갖고 있지만 신선한 자극을 주고 받으면서 발전할 수 있어서 너무나 좋습니다.”
좋은 뮤지션들이 모여 협업하는 공간
현재 건물의 5층은 [루멕스 앤 키고]가 작업하는 메인 작업실과 SRC의 개인 작업실이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2층에는 다른 강사의 작업실 및 디제잉 및 작곡 레슨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많은 어려움 끝에 이 곳 5층에 녹음 부스까지 갖춰진 작업실을 완성했어요. 그런데 저는 저희 형제만 이 공간을 쓰는 것보다는 누군가에게 노하우를 전수하면서 협업할 수 있는 크루를 찾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실용음악학원 인가를 낸 후 정식으로 뮤직 아카데미를 설립한거죠. 이렇게 하다보니 훌륭한 뮤지션들이 모이게 되고 어엿한 규모의 교육 기관이 되었어요. 부원장 역할을 맡고 있는 SRC 외에도 보컬 트레이너도 있고, 또 다른 선생님도 더 초빙할 계획입니다.” 루멕스의 대답이다.
이들이 이렇게 사람을 모으는 일에 열정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키고가 답했다. “저희가 특별한 것은 아니에요. 최근의 많은 작곡 스튜디오들이 아카데미와 작업실을 합친 개념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좋은 점들이 많아요. 우선 부원장님들이나 강사님들이 우수한 뮤지션이기 때문에 함께 협업 작업할 수 있는 크루가 될 수 있구요, 또 수강생들 중 실력이 우수하면서도 성실한 분들은 크루로 영입할 수 있는 기회도 갖게 됩니다. 이렇게 많은 뮤지션들이 모이니 새로운 스타일을 접하게 되고 또 서로에게 자극이 되면서 더 좋은 음악을 만들 수 있게 됩니다.”
SRC의 작업실. PMC 6가 최적의 위치에 자리잡았다. PMC 6는 시리즈 중 유일한 2웨이 구성이자 가장 작은 모델이지만 시리즈의 장점을 온전히 계승했다.
이들이 Kpop을 만드는 방법
이들은 자신의 음악을 만드는 뮤지션이면서도 동시에 Kpop 작곡가이기도 하다. 본인의 오리지널리티와 Kpop이 요구하는 대중성은 어떻게 맞춰나갈까? 이에 대해서 먼저 SRC가 답했다. “저는 기본적으로 글리치 분야의 EDM을 좋아해요. 파괴적이고 강한 소리죠. 하지만 트렌드와 제가 좋아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저는 제가 갖고 있는 유니크한 사운드가 Kpop의 대중성과 접목될 때 새로운 느낌, 신선함을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갖고 있는 사운드 엔지니어로의 경험이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이펙터의 조합을 통해 사운드 디자인을 하고 평범한 소스를 재미있게 만드는 것들 말이죠.”
다음은 루멕스가 답했다. “Kpop 씬이 거대하고 또 독자적 흐름을 형성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기본적으로 사운드와 음악적인 뿌리는 EDM에 기반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Kpop은 어찌보면 접두어에 ‘K’가 들어갈 뿐이지 기본적인 장르나 사운드, 탑라인들을 보면 전부 글로벌적 영향을 받은 것입니다. 실제로 Kpop의 많은 탑라이너가 외국인들이니까요. 제가 볼 때는 더 중요한 것은 ‘음악을 어떻게 Kpop화 시키느냐’ 입니다. 제가 에이드메이드 소속의 작곡가이기도 하다보니 함께 활동하며 많은 것들을 배웠어요. 그러면서 전혀 Kpop과 상관없을 것 같은 곡들도 Kpop화 시키는 노하우도 습득했죠. 여기에는 어느 정도의 공식과 장치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오리지널리티를 잘 발전시키면서 동시에 이러한 Kpop 노하우들을 습득하면 더 좋은 곡들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루키 스튜디오가 웬만한 상업 믹싱 스튜디오급의 시설을 갖춘 것은 이렇게 음악을 더 잘 만들기 위해서라고 한다. “결국 더 좋은 작곡을 위해서 장비를 갖춘 셈이에요. 필요해서 하나씩 구매하게 되었고 그게 원하는 사운드를 빠르고 쉽게 만들어줍니다. 소리를 만드는데 들이는 시간과 에너지가 적으니 창조적인 일에 더 몰두할 수 있게 되는거죠. 저희의 음악은 사운드 디자인부터가 작곡의 중요한 요소다보니 장비를 간과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비싸고 관리하기 어려운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더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으니 투자를 아낄 수 없죠.” 루멕스의 대답이다.
SRC 역시 이에 동의하지만 그의 관점은 다소 달랐다. 사운드 엔지니어로의 경험 때문일까. “소니뮤직에 근무할 때부터 아날로그 아웃보드에 대한 경험을 풍부하게 쌓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 체득한 것은 ‘소리는 귀로 듣고 만지는 것’이라는 접근법이죠. 모니터와 마우스로 플러그인을 조작하는 것보다는 장비를 손으로 직접 조작하며 원하는 사운드의 목표까지 접근해나가는 방법은 창조적인 영역에 분명히 도움이 됩니다.”
장비를 갖추는데 적잖은 비용이 들긴 하지만 키고 역시 이에 동의할 수 박에 없다고 한다. “보통은 루멕스가 먼저 ‘이 장비를 사자’고 제안을 해줍니다. 그래서 들어보면 정말 좋거든요. 그러면 구매의 취지에 대해 동의할 수 밖에 없어요. 원하는 부분을 확실하고 빠르게 얻을 수 있으니까요. 하드웨어와 환경이 작업자의 마음에 맞아야 작업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리고 반쯤은 우스갯소리입니다만, 돈을 많이 쓰니 더 열심히 하게 된다는 면도 분명히 존재합니다(웃음).”
PMC 모니터 시스템을 갖추게 된 이유
[루멕스 앤 키고]의 작업실에는 PMC 8-2와 8-2 SUB가 조합된 XBD 풀셋트가 갖춰져 있다. 지금까지 소개된 PMC Studio 라인업 중 가장 크고 호화판인 셋팅이다. 그리고 SRC의 작업실에는 PMC 6가 자리잡고 있다. 이들이 PMC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루멕스가 답했다. “처음에 SRC가 PMC 6를 들이고 소리를 들어보니 정말 좋았어요. 듣자마자 바로 스피커 교체를 결정했을 정도입니다. 그 전에 쓰던 것도 상당한 가격을 형성하던 유명 장비였는데 차이가 확연했습니다. 그래서 (주)뮤직메트로 측에 문의했더니 저희 규모나 용도에는 PMC 6-2가 맞는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데모를 해봤는데 PMC 6보다도 훨씬 더 만족스러웠어요. 그런데 제 생각에는 ‘반드시 확인해야만 하는 대역과 느낌’이 있었고 이를 위해 더 큰 스피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PMC 8-2와 8-2 Sub를 조합한 XBD 셋트를 구매하게 된거죠.”
이들의 과감한 시도에 불을 지핀 SRC의 이야기도 들어보았다. “저는 늘 스피커의 스펙적 성능과 기계적 장점만을 추구합니다. 구조적으로 정확한 소리가 나는지, 실제로 성능이 그렇게 발휘되는지가 저의 주 관심사이지 브랜드는 제 관심사가 아니었어요. 당시 PMC에 대해서 잘 몰랐을 때였는데 많은 모니터 스피커들을 찾아보고 PMC가 앞세우는 기능과 스피커의 구조가 매우 훌륭하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즉시 PMC6를 들어보고 만족하여 제 작업실의 메인 스피커로 결정한 것이죠. 제가 추구하는 사운드는 전 대역에 걸친 정확한 위상반응, 그리고 퍼짐없이 정확하게 표현하는 저음이었는데 PMC 6는 그 부분을 훌륭히 만족시켰습니다.”
키고 역시 PMC 스피커에 대해 큰 만족감을 표했다. “전 대역에 걸쳐 정보량이 많고 해상도가 매우 치밀해요. 그래서 예산이 되는대로 다른 작업실에도 PMC 스피커 시스템을 차근차근 도입할 예정입니다. 정말로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경쟁 스피커에 비해서 ‘넘사벽’의 성능과 정확성을 보여줍니다. 저음과 중역, 고음 모두에 걸쳐 전부 선명합니다.”
루멕스가 좀 더 세부적인 장점에 대해 부연설명했다. “저는 소리를 크게 듣는 편인데다 우퍼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8-2 XBD 셋트는 제게 정확히 추구하는 소리이며 이 정도면 평생 사용하고도 남는 성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투자가 아깝지 않습니다. 특히 마음에 드는 점은 스윗스팟이 다른 스피커에 비해 무척 넓다는겁니다. 저희처럼 아웃보드를 조작하며 사운드를 만들 때 특히 큰 도움이 됩니다. 웹으로 콘트롤되는 자체 DSP인 ‘SoundAlign’ 기술은 너무나 큰 강점이라고 봅니다. 현재 튜닝은 SonarWorks로 진행했지만 이 값을 SoundAlign에 보정치를 적용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마 저 뿐 아니라 다른 분들도 같은 의견이실테지만 PMC에서 SoundAlign에 적용되는 측정 마이크로폰이 출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훨씬 편하고 정교한 튜닝 작업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레퍼런스 모니터 분야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PMC
PMC는 처음에는 BBC 모니터 스피커 계열의 장비들을 만들며 명성을 쌓았지만 과거의 헤리티지에만 주로 집착했던 다른 제조사와는 달리 현대적인 기술을 총동원하여 ‘가능한 가장 정확한 스피커’를 만드는 일에 집중해왔다. 이에 따라 고가의 하이파이 스피커와 메인 레퍼런스 모니터 스피커 라인업들을 내놓았지만 지나치게 비싼 가격으로 한국 시장에서는 오랫동안 ‘아는 사람만 아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면치 못했다. 물론 이전의 Result 시리즈 등 대중적인 라인업도 존재했지만 아무래도 그레이드의 한계 때문인지 고성능 모니터 스피커를 원하는 고객들에게는 어필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PMC는 현재 가장 각광받는 Studio 라인업들을 내놓으며 분위기를 완벽하게 반전시키기에 이른다. 2웨이 방식의 가장 작은 PMC 6는 본지에서 이미 리뷰한 바가 있는데, 6인치급 2웨이 방식임에도 크로스오버 영역이 거의 감지되지 않는 완벽한 튜닝과 설계, 그리고 사이즈를 잊을 정도의 39Hz부터 시작하는 저음 반응 등으로 이미 개인 작업자와 작은 믹싱룸을 가진 스튜디오들에서 열광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6-2부터는 본격적인 ‘상업용 모니터 스피커’라고 여겨지는 3웨이 방식이며 합리적인 가격과 구성, 적당한 크기와 연속 109dBSPL의 넉넉한 최대 음압으로 PMC Studio 라인업의 핵심을 담당하고 있으며 8-2는 8인치 LF 드라이버가 조합되어 최대 음압 113dBSPL과 25Hz부터 시작되는 저음으로 미드필드 모니터링까지 커버가 가능하다.
또한 PMC 8 Sub 싱글 서브우퍼와 PMC 8-2 Sub 듀얼 서브우퍼는 PMC 6, 6-2, 8-2와 조합하면 내장된 SoundAlign DSP를 통해 가장 적절한 주파수와 에너지가 크로스오버 프로세싱되며 추가적인 헤드룸과 확장된 저음 반응을 얻어낼 수 있다. 현재 루키 스튜디오에 설치된 사양은 8-2와 8-2 Sub의 조합인 8-2 XBD 조합으로 PMC Studio 라인업으로 구성할 수 있는 가장 대형의 시스템이다.
야심의 실현을 위해 달려가다
이 날 인터뷰에서 많은 이야기를 해준 루멕스는 인터뷰 말미에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계획은 원대합니다. 더욱 규모를 키우고 싶고 장비 제조사나 수입사들과도 협업하고 싶어요. 좋은 제품과 장비를 시연할 수 있는 체험존을 저희 공간에 만들어도 되고요. 더 많은 훌륭한 뮤지션과 강사님들을 초빙해서 함께 학생들을 가르치고 또 더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습니다. 저희가 좋은 시설을 갖춘 이유는 단순히 저희만 쓰기 위해서는 아닙니다.”
PMC 모니터 스피커를 갖춘 것은 이들에게 ‘단순히 좋은 장비 하나 들여놨다’의 의미를 뛰어넘는다. 스튜디오에 있어서 가장 진리처럼 받아들여지는 이야기는 ‘그 스튜디오의 수준은 그 스튜디오의 모니터링 환경이 결정한다’는 말이다. 이들은 자신의 작업실에 보기 드문 PMC 8-2 XBD 시스템을 갖췄으며 이로 인해 명실상부한 레퍼런스급 모니터링 환경을 구성하게 되었다. 이제 월드클래스에 부합하는 환경 구성에 성공한 루키 스튜디오에서 세계적인 Kpop, 그리고 이들의 오리지널 뮤직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