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플레이리스트 by PPLNS 오프닝 콘서트

손열음이 제시하는 색다른 음악 경험

by 이무제, 자료제공: 파이플랜즈, 소닉밸류



피아니스트 손열음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2011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2위 입상일 것이다. 보통 이렇게 권위있는 국제 콩쿠르에서 수상한 연주자들은 다양한 연주 기회를 갖게 되어 전 세계로 평생 쉴 틈없는 여행을 떠나게 된다. 하지만 손열음은 여기에 더해 더욱 다양하고 폭넓은 활동을 전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글 솜씨에 있어서도 탁월하여 하노버 유학 시절 중앙일보에 음악 칼럼을 연재했고, 이를 엮어서 저서 [하노버에서 온 음악편지]를 발간하기도 했으며 방송 활동도 활발히 하여 MBC에서 방영되는 [TV예술무대]의 진행을 맡기도 했다. 그 외에도 평창 대관령음악제에서의 예술감독 활동, 다양한 예능 및 음악 방송 출연, 그리고 음악 관련된 드라마에서의 자문 담당 등 손열음은 음악과 관련된 것이라면 그 어떤 방식으로든 활동 범위를 활발하게 확장하여 대중들과의 접점을 다양하게 펼치는 연주자다.

그런 그가 자신의 활동 범위를 더욱 더 확장하기 위해 세운 회사가 바로 파이플랜즈(최현숙 대표)다. 이는 P.I.E, 즉 Pride in Excellence와 Plans를 합친 뜻으로 '탁월함에 대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는 부티크 에이전시를 표방한다. 현재 파이플랜즈는 손열음을 포함해 총 6인의 각양각색의 아티스트들이 소속되어 있으며 이들은 다양한 시선으로, 다양한 계층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클래식 음악에 새 숨을 불어넣으며 다채로운 공연 및 녹음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들의 표현 영역을 넓히고 관객들과 더욱 긴밀히 소통하기 위한 일환으로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콘셉트의 공연장이자 카페인 '플레이리스트'를 준비하고 6월 20일, 금요일 오프닝 콘서트로 처음 대중들에게 선을 보였다.

파이플랜즈가 기획하고 준비한 플레이리스트 오프닝 콘서트는 6월 20일과 21일 양일간에 걸쳐 열렸으며 참석한 150여명의 관객들은 엄선된 최고의 아티스트들의 연주를 아늑하고 친밀한 분위기 속에서 높은 밀도로 즐길 수 있었다. 취재진은 이 날 금요일의 첫 공연을 찾았으며, 파이플랜즈, 그리고 음향영상 시스템의 시공사인 소닉밸류의 배려로 먼저 입장하여 플레이리스트 곳곳의 이모저모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관객들과 긴밀하게 소통하는 공간, 플레이리스트

클래식 악기들과 현대 대중음악 악기들의 가장 큰 차이는 아마도 음량일 것이다. 클래식 악기들은 전기적 확성이 존재하지 않던 시절에 발명된 것들이기 때문에 가급적 큰 음량을 내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래서 최대 수용인원 200명 가량인 플레이리스트의 홀에서는 따로 확성을 할 필요가 사실상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프로젝트의 오너인 파이플랜즈, 그리고 프로젝트의 기술적 파트를 담당한 소닉밸류는 전기음향과 대형 LED 스크린, 그리고 이른바 '특수조명'이라고 불리는 전문 무대용 조명장비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수행한 소닉밸류의 홍세린 부장은 "처음에는 홀의 어쿠스틱적 울림만을 고려했었는데 우선 이 공간이 평소에는 카페로 사용되기 때문에 BGM이 연주되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전문 공연장으로의 기능도 수행해야 한다는 점, 추후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나 혹은 다양한 콘텐츠가 이 곳에서 공연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최적화된 설비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우선 LED 스크린은 Qiangli LED + Colorlight 프로세서가 조합된 것으로 3840x1920mm의 크기로 설치되어 평소때는 영상 콘텐츠를 상영하며 공연시에는 곡의 제목이나 정보, 성악 공연시에는 가사가 띄워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어 홍 부장은 음향기기에 대해 설명을 이어나갔다. "대부분 이 곳에서는 클래식이나 재즈 콘서트가 이뤄지며 객석 규모도 크지 않기 때문에 적극적인 확성보다는 작은 서라운드 스피커를 다수 배치하여 듣는 사람이 소리에 둘러싸여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서브우퍼는 천장에 보이지 않게 플라잉 설치했구요. 특이한 점이라면 14개에 이르는 모든 서라우드 스피커, 그리고 4개의 서브우퍼는 모두 개별 파워앰프 채널로 확성되게끔 설계했다는 겁니다. 이는 추후 가변잔향 시스템이나 Immersive Sound를 구현하기 위한 준비입니다. 믹싱 콘솔은 Behringer Wing Rack을 사용하여 넉넉한 입출력 채널과 더불어 USB 연결만으로 손쉽게 멀티트랙 녹음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조명 설비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원래는 기본 조명만으로 자연스럽게 연출하려고 했습니다만 결국 공연공간으로의 활용성에 방점을 두게 되니 특수조명 설비가 꼭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파이플랜즈 측과 협의하여 Ignite740 및 Ignite300 무빙 조명 장비, 그리고 Mini Pearl 1024 조명 콘솔의 조합으로 구성했습니다."

 


Audac으로 프리미엄 오디오 경험을 구성하다

플레이리스트는 14개에 이르는 스피커가 메인 스피커와 서라운드 위성 스피커의 역할을 겸하며 여기에 천장에 4개의 서브우퍼가 매달린 구조다. 일부 독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이번 프로젝트에 쓰인 스피커는 Audac이다. 벨기에 태생의 인스톨레이션 전문 제조사인 Audac은 이미 본지에서도 몇 차례 소개된 바 있다. 디자인과 성능, 내구성을 겸비하여 국내에서는 고급 사우나 및 찜질방 시설에 쓰일만큼 높은 신뢰성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메인+서라운드로 활약한 Audac WX502Mk2는 다양한 용도에 적합한 강력한 2웨이 퍼포먼스 스피커로, 음악과 음성을 자연스럽고 고음질로 재생한다. 1인치 돔 트위터와 5 1/4인치 저주파 라우드 스피커가 장착되어 최대 50W의 출력을 제공하며 표준 8옴 시스템뿐만 아니라 40W, 20W, 10W 전원 탭을 갖춘 70/100V PA 시스템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우아한 디자인의 합성 인클로저는 블랙과 화이트 두 가지 색상으로 출시되어 일반적인 실내 인테리어부터 특별한 실내 디자인 인테리어까지 어떤 환경에도 잘 어울린다. 특히 새로운 Mk2 시리즈는 모든 장점을 유지하면서 설치 편의성과 내구성을 고려하여 몇 가지 특정 부분을 업그레이드했다. 실내용 라우드 스피커 연결 방식이 단자대 방식으로 변경되어 WX MK2 시리즈 벽면 스피커의 설치 및 연결이 더욱 간편해졌으며, 추가 연결 단자(4핀)를 통해 데이지 체인 연결이 더욱 편리해졌다.

NOBA8은 혁신적이고 독특한 디자인이 특징인 8인치 소형 베이스 캐비닛이다. 4mm 두께의 항공기 등급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곡선형 디자인과 200W의 강력한 8인치 우퍼를 탑재한 NOBA8은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전례 없는 저음역대 응답을 제공합니다. 전체 오디오 주파수 스펙트럼이 고르게 분포될 때 완벽한 음향 경험을 보장합니다.

천장에 4개가 설치되어 거의 눈에 띄지 않는 NOBA8은 세련된 디자인으로 벽, 천장, 심지어 가구 아래에도 설치할 수 있으며, 고유한 부품 구성 덕분에 다른 유사 캐비닛보다 훨씬 뛰어난 음파 확산력을 보장한다. 최대 출력 200W, RMS 정격 100W의 8인치 고성능 우퍼가 탑재된 이 라우드 스피커의 강력한 힘은 2.4인치 보이스 코일과 대형 자석의 결합으로 더욱 긴 출력 범위를 제공한다.

이 모든 스피커들을 구동하기 위해서는 다채널의 앰프가 필요하다. 추후 Immersive Sound나 가변잔향까지 고려한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를 위해 선택된 파워앰프는 Audac EPA104다. 한 채널에 100W, 총 4개 출력을 갖춘 이 앰프는 오디오 신호가 감지되지 않으면 자동으로 대기 모드로 전환되어 친환경적이다. 가볍고 컴팩트한 사이즈 덕분에 고정형 및 이동형 설치 모두에 적합한 싱글 랙 스페이스 앰프로 클래스 D 기술을 사용하여 뛰어난 효율과 음질을 보장한다. 무엇보다도 완전 수동 냉각 방식 덕분에 최소한의 유지 보수만으로도 최고의 신뢰성을 보장한다. 쿼드 채널 구조는 4개의 채널로 구성되어 있으며, 두 개의 독립 스테레오를 사용할 수 있다. 덕분에 통합 액티브 크로스오버 네트워크와 함께 저음 캐비닛을 사용하는 소형 스테레오 애플리케이션에 완벽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벽면 재질과 천장 구조물은 미적 아름다움과 음향적 완성도를 모두 고려한 것이다.



무대 중앙에 설치된 피트는 엘리베이션이 되어 지하의 악기 보관 장소로 안전하고 쉽게 이동이 가능하다.


콘트롤 룸에 설치된 음향영상 장비들. 단 하나의 랙에 깔끔히 정리되었다.


최고의 카페와 공연 공간을 양립시키다

손열음은 잘 알려져있다시피 강원도 원주 출신으로, 그의 어머니는 손열음의 레슨을 위해 원주에서 서울까지 왕복 4시간의 운전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열정적이었다고. 고향에 대한 손열음의 사랑은 익히 잘 알려져 있는데 2011년부터 열린 평창 대관령음악제에 초기부터 열정적으로 참여해서 2016년에는 부예술감독을 맡은 데 이어 2018년부터는 예술감독을 4년동안 맡았으며 이는 자신의 고향이 강원도인데서 기인했다고 한다.

독자들도 익히 잘 알다시피 손열음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연주 스케줄이 타이트하게 짜여져 있는 유명 연주자다. 따라서 그저 효율성이나 편리함만을 생각해다면 서울 서초구 어디엔가쯤에 자리를 잡는 것이 맞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플레이리스트의 자리를 원주시 지졍면 신평로 132로 지정했다.

그는 플레이리스트를 계획하면서 '규모가 크지 않고 오히려 관객과 더욱 가까웠으면 좋겠다. 관객들이 연주자의 손가락을 자세히 볼 수 있을 정도를 원한다'고 했다고. 이에 따라 플레이리스트는 최대로 가득 채워 앉아야만 200석 정도를 간신히 채울 수 있을 정도의 규모로 지어졌다.

이렇게 규모가 작은 대신 모든 사람들이 온전히 연주자의 연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이 플레이리스트의 특징이다. 앞서 상세히 설명한 음향영상 시스템과 더불어 벽의 소재나 모양, 천장의 구조물 등은 전부 클래식 공연에 적합한 최적의 잔향을 얻기 위해 철저히 계산된 것이다. 이를 위한 소리 튜닝에만 7개월이 걸렸을 정도라고 하니 그 열정과 집착이 어느정도일지 그저 짐작만 할 수 있을 뿐이다.

언뜻 보면 외적으로 일반적인 대형 카페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인테리어이지만 이 공간이 전문 공연 공간이라는 것을 확연히 드러내주는 요소는 무대, 그리고 객석이다. 먼저 무대 뒷편은 음향영상 콘트롤룸과 함께 연주자들이 대기할 수 있도록 꾸며졌고, 무대 중앙은 엘리베이션 장비가 준비되어 있어서 피아노를 비롯한 악기들이 지하의 악기보관실에 안전하게 보관될 수 있도록 했다. 객석 공간은 무대를 중심으로 동심원을 그리면서 자연스럽게 단차가 생기도록 하여 공연장으로 사용될 때 맨 뒤에 앉은 사람들도 앞 사람의 방해 없이 공연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사운드 튜닝에 대해서는 기술적 지원 및 측정은 소닉밸류 측에서, 그리고 전반적인 방향성에 대해서는 손열음, 그리고 파이플랜즈 아티스트 중 음향에 대한 지식이 깊은 바이올리니스트 스베틀린 루세브가 큰 줄기를 잡아나가 현재의 형태로 완성되었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으로서도 자신이 기획한 공간에서의 첫 공연은 특별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이 날 재즈 스타일의 밴드까지 구성되어 클래식의 지평을 넘어선 색다른 음악 세계가 펼쳐졌다.


관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닌, 함께 소통하는 공연

플레이리스트는 크고 높은 무대가 아닌, 좀 더 가까이에서 자연스럽게 관객과 함께 소통하며 공연하는 공간으로 기획되었다. 이에 따라 세트리스트도 관객들이 익히 알만한 친숙한 곡들, 그리고 드럼과 베이스가 함께 하는 재즈 스타일의 곡들로 구성되었다.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것은 파이플랜즈의 대표 아티스트인 손열음이다. 그는 공연이 시작되는 19:30에 정확히 무대에 올라 바흐 전주곡 C장조, 그리고 슈만의 아라베스크를 연주하며 다소 산만했던 관객들을 단숨에 집중시키며 온전히 연주에 집중하도록 했다. 특히 손열음만의 또렷한 보이싱이 돋보이는 연주는 플레이리스트라는 공간만이 줄 수 있는 집중력을 더욱 극대화시키며 클래식 음악의 섬세함을 관객들에게 전달했다.

이어 등장한 스베틀린 루세브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보였던 소탈한 모습과는 달리 압도적인 비르투오소의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손열음과의 앙상블로 차이콥스키의 왈츠 스케르토를 연주, 박수 갈채를 이끌어냈으며 곧바로 독주로 파가니니의 무반주 카프리스 1, 7, 24를 연주하며 숨막히는 치열함을 전달했다.

이후 플루티스트 조성현과 손열음의 앙상블이 이어졌으며, 그리고 더블베이스 조형욱과 드러머 남기량이 더해진 재즈 밴드는 플레이리스트 전체에 색다른 에너지를 불어넣으며 관객들에게 음악의 기쁨과 흥미를 제공했다.

플레이리스트는 손열음, 그리고 파이플랜즈가 관객들과의 더욱 긴밀한 소통을 위해 만든 곳이다. 어찌보면 화려할 것 없이 평범해보이지만 실상은 최고의 소리를 위해 오랫동안 준비되었고 월드클래스의 기량을 가진 파이플랜즈 소속 아티스트들의 연주를 가장 자주, 많이 보고 듣고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티켓 가격 또한 매우 합리적이어서 큰 부담없이 거장들의 연주를 가족 단위로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니 평소 클래식 음악에 관심있는 독자라면 반드시 공연을 경험해볼 것을 권한다. 플레이리스트에서의 공연일정 및 예매는 파이플랜즈 홈페이지 [www.pieplans.kr]에서 가능하니 관심있는 독자들은 방문하길 바란다.

 

파이플랜즈 제공. 


인터뷰

Svetlin Roussev

사실 불가리아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스베틀린 루세브와의 인터뷰는 계획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오디오 인터페이스와 마이크로폰을 들고 돌아다니며 최적의 녹음 위치를 찾으면서 공연을 준비하는 그의 모습은 취재진의 눈에 띄지 않을 수 없었다. 거기에 더해 현재 플레이리스트의 건축음향적 조언에 그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기에 취재진은 그에게 과감히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는 현재 파이플랜즈 소속 아티스트인데, 실은‘황금기 바이올리니스트들의 계보를 잇는 중요한 열쇠’, ‘올드스쿨의 정석’으로 손꼽히는 바이올리니스트이며 비르투오소다.

그는 2001년 열린 초대 센다이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우승 및 관객 특별상, 바흐 협주곡 특별상을 수상하며 처음으로 세계 음악계에 이름을 알린 그는 15세의 나이에 파리국립고등음악원에 입학, 2005년에는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의 악장으로 발탁, 2008년에는 역대 최연소로 파리국립고등음악원 교수에 임용되어 현재까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정명훈의 초청으로 재단법인화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초대 악장직을 수락하면서 방한한 것이다. 2022년부터는 자신처럼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기는 음악가들과 반대로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출신 음악가들이 모여 결성한 ‘고잉홈프로젝트’에서 포디엄의 지휘자를 대신하는 플레이디렉터/리더로 활약하고 있다.

가장 최근 출시된 그의 음반은 바그너, 슈트라우스, 크라이슬러, 코른골트, 왁스만 등 후기 낭만 음악 등을 한 데 모은 <러브 뮤직>으로 듀오 파트너인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함께 녹음했으며 이 음반은 애플뮤직 클래시컬의 2024년 올해의 음반 24선 중 하나로 꼽히는 등 큰 사랑을 받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는 연주자이자 교수면서도 공연 직전의 인터뷰 요청에 흔쾌히, 소탈하게 응해준 스베틀린 루세브에게 감사의 인사를 지면으로 전한다.


음향 기술적인 것에 관심이 많아 보이시던데요.

저는 이제 막 사운드 녹음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모든 것은 소리와 관련이 있습니다. 창조 이후, 빅뱅 이후, 140억 년 전 모든 것은 진동 공명과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 몸과 마찬가지로, 음악가로서 우리는 이 진동 공명을 재현하고 상호작용하려고 노력합니다. 제 악기인 바이올린은 저 자신의 연장선, 제 몸의 연장선, 제 목소리의 연장선입니다. 저는 그 진동을 가슴으로 느낍니다. 우리가 듣는 소리의 한 부분은 귀를 통해서가 아니라 피부와 뼈를 통해 전달된다는 것입니다. 저에게는 음향과의 상호작용, 사람들과의 상호작용, 그들의 에너지와의 상호작용, 그리고 악기와의 상호작용이 매우 중요합니다. 마치 살아있는 인간이자 살아있는 나무 조각처럼 말이죠. 제가 쓰는 바이올린은 비록 1716년에 만들어진 300년 된 이 아름다운 바이올린이긴 하지만, 이 진동과 공명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가 더욱 중요합니다. 모든 음악이 그렇습니다. (편집자 주; 스베틀린 루세브는 불가리아 정부가 소유한 스트라디바리우스 ‘바론 비트겐슈타인(1716)’의 새로운 임대 수혜자로 선정되며 국민 아티스트로의 기반을 더욱 확고히 다졌다.)

 

플레이리스트 공간의 울림을 계획하면서 어떤 생각을 했나요?

저는 아늑하고 울림이 있는 무언가를 바랐습니다. 그리고 연주자로서는 음향의 지지를 받는 것이 매우 흥미롭고 중요합니다. 무언가를 전달한 후 그냥 사라지고, 떨어져 나가고, 아무런 상호 작용이나 교류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해보세요. 그래서 저는 동시에 예쁘고, 너무 작지도 않지만, 물론 크지도 않은, 친밀한 교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장소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만들어진 공간은 사람들과의 거리가 매우 가깝습니다. 그들은 이러한 진동을 느낄 수 있고, 음악가인 우리는 이러한 진동의 귀환으로 지지를 받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음향과 진정으로 상호 작용할 수 있는데, 플레이리스트의 공간은 매우 성공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오늘 밤이 첫 콘서트이기 때문에 매우 기대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이 어떻게 들리는지, 사람들과 얼마나 다르게 들리는지, 그리고 그들의 따뜻함과 에너지를 느낄 수 있을지 지켜볼 것입니다.

 

새로 만들어진 공간에서의 첫 연주를 하는 소감은?

그래서 저에게는 정말 신나는 일이에요. 새로운 공연장에서 처음으로 사운드를 연주할 기회가 많진 않거든요. 그래서 이 순간은 언제나 정말 특별해요. 그리고 우리는 영감을 받아야 해요. 아름다워야 하고, 좋은 소리가 나야 하고, 그런 다음 우리의 사명을 관객들과 공유할 수 있어야 해요. 그리고 그 소리와 전체적인 결과물 덕분에 관객들이 집이나 학교, 직장에서 겪는 문제나 고민, 걱정을 잊게 될지도 몰라요. 마치 선교사처럼, 처음으로 이곳에 와서 함께하는 건 정말 특별한 경험이에요.

 

녹음 작업에 대해 왜 흥미를 갖게 되었나요? 현재 어떤 장비를 쓰고 있는지도 알려주세요.

저는 녹음을 통해 다시 배우고, 제 연주를 녹음할 때 그 순간부터 배웁니다. 이는 진화, 진보, 그리고 실제 경험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보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매우 흥미롭고, 녹음을 통한 훈련 과정 또한 매우 흥미롭습니다. 저는 DPA 마이크 몇 개를 구입했습니다. 저는 또한 Sennheiser에서 MKH 800 twin을 구입했는데, 사용하기가 비교적 쉽고 배치에 대해 그렇게 까다롭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Pro Tools가 설치된 MacBook Pro를 사용하고, 올해 출시된 Antelope Interface를 구입했습니다. 저는 투어가 잦은 사람이라서 휴대용 솔루션에 관심이 많고 12개의 마이크 프리앰프가 장착된 몇 안되는 제품이라 선택했습니다. 말하자면 여행용 가방에 넣을 수 있는 휴대용 스튜디오를 구축한건데요, 아직 구입할 장비가 더 남았습니다. 아마도 마이크를 두어개 정도 더 주문하지 않을까 해요. 저와 친한 사운드 엔지니어와 프로듀서가 제 장비를 사용해서 다음 달에 녹음을 시작해볼 겁니다.

 

모니터링은 어떤 장비로 하나요?

저는 비행기로 여행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있는 헤드폰을 주로 사용하죠. 사실 아직 스피커용 홈 시스템이 없어서 주로 헤드폰으로 모니터링하는데요, 현재 Beyerdynamic DT1770 밀폐형 헤드폰을 사용합니다.

 


지금까지 경험해본 연주 홀 중에 인상이 남았던 곳을 꼽아본다면요?

아주 흥미로운 질문이지만, 아주 어려운 질문이기도 합니다. 어떤 음악, 어떤 레퍼토리, 어떤 작곡가를 선호하는지와 같은 중요한 것에 대한 선호도와 같으니까요. 그리고 이건 제 삶에서 끊임없이 변하는 부분이죠. 예를 들어, 10년 전쯤에는 저는 "난 낭만주의 음악을 좋아한다"라고 말했었어요. 20년 전에는 다른 음악을 좋아했죠. 지금은 그저 좋은 음악을 좋아해요. 재즈 시절의 좋은 음악도 있고, 그렇지 않은 음악도 있고, 바로크, 클래식도 있고요. 공연장도 비슷해요. 어렸을 때는 정말 멋진 추억들이 있는데, 지금 다시 가서 보면 그저 그런 것 같이 말이죠. 약간 와인과도 비슷한데, 저는 오늘 밤 여기서 마시는 와인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웃음)

굳이 꼽자면 한국에서는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통영국제음악당, 그리고 IBK홀을 언급하고 싶어요. 예술의 전당은 매우 커서 오케스트라 연주에는 매우 좋지만 다 좋은건 아닙니다. 독주 내지는 두 세명의 앙상블이라면 에너지가 사방으로 흩여져버립니다. IBK홀은 훨씬 더 작은데 솔로 콘서트에 딱 맞는 크기라고 생각해요. 울림이 풍부하고 따뜻했어요. 관객들과의 상호 작용도 좋구요.

다른 나라라면 카네기홀이야 전설과 명성 면에서 대단하구요. 개인적으로는 감성적인 이유로 차이콥스키 모스크바 대공연장을 정말 좋아합니다. 도쿄의 센트럴홀도 훌륭하죠. 생각해보면 그 곳이 미적으로 얼마나 아름다운지에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 예컨대 파리 샹젤리제 극장은 좌석도, 음향도 그저 그렇고 심지어 지하철도 끔찍하죠. 하지만 역사성과 아름다움 때문에 많은 것이 용서되죠. 빈의 뮤직크페라인 황금홀은 얼마나 멋진 홀인가요. 미적으로 예쁘다면 많은 것들이 용서되며 그 상황에 금세 익숙해지기도 하죠. 그래서 사실 '어떤 홀이 좋다더라'라고 언급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언급하신 훌륭한 홀과 플레이리스트를 비교한다면요?

제가 훌륭하다고 언급했던 IBK홀과 비교했을 때 이 곳은 수용인원 기준으로 1/3밖에 되지 않는 공간입니다. 이 공간은 녹음 스튜디오로 사용하든 콘서트 홀로 사용하든 매우 다른 경험과 소리를 제공하죠. 관객들과의 거리도 훨씬 가깝습니다. 사실 플레이리스트의 공연 경험이 어떨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공연장이라는 것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순간 에너지가 흐르는 것이니까요. 이 질문에는 공연이 끝난 후 답할 수 있을 것 같네요.(웃음)

 

오늘 연주될 음악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모든 종류의 음악이 연주됩니다.(웃음) 저는 솔로와 피아노 앙상블로 연주하고, 다른 연주자들과 함께 작업한 곡도 있습니다. 더블베이스와 드럼 세트도 있습니다. 이전 질문으로 돌아가서, 지금 이 공간을 녹음 스튜디오로 사용하면 정말 아름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제 다음 단계는 사람들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살펴보는 거예요. 피아노로 첫 음을 내는 것도 좋은데, 피아노는 훨씬 더 큰 악기이기 때문이죠. 때로는 조합이 좋지 않을 때도 있지만, 지금 들어보니 피아노는 조율하는 중이군요. 저는 피아노를 아주 좋아해서 그 균형이 아주 좋을 거라고 생각해요. 오늘 밤은 더블베이스, 드럼, 그리고 플루트로 연주할 예정이지만, 항상 최고를 지향하고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정말 기대됩니다. 이 공간은 오늘 밤부터 살아 숨 쉬기 시작할 거예요. 아주 색다른 경험이에요. 정말, 우리는 이걸 공유해야 해요.

 

플레이리스트는 도시가 아닌, 자연 속에 위치해 있습니다. 밖의 풍경도 잘 보이구요. 보통 공연장들은 밖이 보이지 않잖아요. 이게 어떤 느낌을 줄까요?

기술적으로는 악기에 영향을 미칠 겁니다. 제 악기는 300년이나 된거라 습도와 온도가 영향을 미칠 수 있거든요. 하지만 저는 인간이기 때문에 감성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날씨가 맑을 때 더 행복할 수도 있고요. 저는 눈을 좋아해서 눈이 오면 정말 행복해요. 스키도 좋아하고 자연도 좋아해요. 사실 저는 우기를 가장 싫어합니다만 지금 우기가 시작되고 있네요.(웃음). 그 점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을 때도 인정할 수 밖에 없지요. 그래서 오늘은 관객들에게서 영감을 얻어보려고 합니다. (편집자 주; 공연 당일 날은 하루 종일 강한 비가 쏟아졌다.)

 

소닉밸류와 함께 일한 경험은 어땠나요?

저는 연주 스케줄이 많아서 이 곳에 자주 있지는 못했지만 소통이 매우 잘 되었습니다. 제가 보기엔 아주 좋은 결과를 냈구요. 제가 뭘 원하는지, 뭘 해야하는지 등을 뭐든 쉽고 빠르게 주고 받을 수 있었고 그들은 정확히 수행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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