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릴륨 드라이버로 완성한 Dolby Atmos 환경-사운드360 스튜디오 B룸
글 이무제 기자
자료제공 오디오가이, 사운드360, (주)비엘에스
Dolby Atmos는 이미 대중화의 길로 들어선 듯 하다. 물론 여전히 많은 음악들이 스테레오로 만들어지고 있지만 예컨대 새로 믹싱을 배우는 학생이라면 Dolby Atmos를 외면할 수 있을까? 아마 일부러 외면하려고 해도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이미 교육 기관에서도 해당 시설을 갖추고 정식 커리큘럼으로 편성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Dolby Atmos의 미래가 확고해졌다고 해도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여전히 제작 환경이다. Dolby Atmos로 콘텐츠를 제작하려면 최소한 7.1.2나 5.1.4의 스피커 배치가 필요하며 이는 그만한 스피커의 수량은 물론 많은 출력 수를 갖춘 오디오 인터페이스까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하드웨어 구축만 해도 적잖은 예산이 드는데 툴이나 소프트웨어의 접근으로 보면 한마디로 말해서 첩첩산중이다. 현재 프로페셔널 사운드 믹싱 작업에 가장 많이 쓰이는 ‘A’사의 DAW의 경우 물론 업계의 표준에 쉽게 편입될 수 있다거나 이미 많은 사용자 및 현업 종사자들이 연속성을 갖고 Dolby Atmos 업무 프로세스에 종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Dolby Atmos 기능을 원활히 사용하려면 적잖은 매월 구독료와 더불어 Dolby Atmos 기능 추가를 위한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만 한다. 물론 이 솔루션은 자체 DSP를 통한 ‘제로’에 가까운 레이턴시와 더불어 방대한 플러그인 시장이 활성화된 점 등 전문가들이 환영할만한 기능들이 있어서 어느 정도 대체 불가에 가까운 면은 존재한다.
하지만 이 구도에 애플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기존에 DAW를 제작하던 많은 회사들과 업계의 공룡인 애플을 비교한다는 것이 말이 될까? 하지만 애플은 엄연히 자체적으로 ‘개러지밴드’와 ‘Logic Pro’라는 걸출한 DAW를 직접 개발하고 보급하는 회사다. 자체 플러그인 포맷인 AU 형식도 보유하고 있다. 무엇보다 장점은 애플은 직접 하드웨어를 개발하고 제조하고 또한 함께 탑재되는 OS 시스템까지 모두 손을 대고 있기 때문에 가장 안정되고 빠르게 작동하며 OS와 가장 깊은 일체감을 주는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처음에는 업계에서 의미있는 점유율을 차지하지 못했던 ‘Logic’은 애플에 인수된 후 빠르게 인지도를 올려 현재는 DAW에 있어서 Top 3 자리 안에 들면서 완전한 메인스트림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Logic Pro는 애플이 완전한 프로페셔널 작업에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M1 Pro / M1 Max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군을 내놓음에 따라 이를 지원하는 10.7 업데이트를 발표하면서 소프트웨어 안에 Dolby Atmos 렌더러를 아예 기본 탑재 시켜버리는 대담한 행보를 보여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러면서도 Logic Pro의 사실상 평생 라이선스나 다름없는 가격 정책은 그대로 유지하여 만약 바이노럴만으로 제작하고 모니터링한다면 평범한 주머니 사정을 가진 학생들도 본격적인 Dolby Atmos 작업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게 되어 앞으로의 시장 판도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 아니,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다고 보아야할 것 같다.
본지의 몇 번에 걸친 소개로 이미 많은 독자들이 알고 있을 국내 Dolby Atmos Music 믹싱의 시초이자 산실인 [사운드360]은 국내 재즈 및 클래식 음악계에 있어 적잖은 지분을 차지하는 스튜디오이자 레이블인 [오디오가이]의 계열 스튜디오다. 이 곳이 설립될 때만 해도 ‘아직 Dolby Atmos는 시기상조’라는 분위기가 팽배했었고 실제 상황도 어느정도 그렇기도 했다. 하지만 애플뮤직에서 본격적으로 Dolby Atmos를 바탕으로 한 ‘공간음향’ 스트리밍 서비스를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완전히 반전되었다. 이러한 상황을 배경으로 하여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은 Dolby Atmos Music 작업을 하고 있는 사운드360은 공연 및 녹음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계획했던 부스를 완전히 독립된 믹싱룸으로 변신시키는 작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새로운 사운드 믹싱 엔지니어로 메이크어스(딩고)에서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왔던 오대규 실장이 전격 영입되면서 구체화되었다. 그러면서 대담한 시도를 했는데, 다름아닌 메인 DAW를 Logic Pro로 구성하기로 한 것. 함께 조합되는 인터페이스는 Universal Audio의 Apollo 제품군들이며 가장 중요한 모니터 스피커는 Focal의 최신형 2웨이 계열 플래그십 ST 시리즈인 Solo6를 서브우퍼를 제외한 LCR 및 서라운드와 높이 스피커를 비롯해 전체에 배치했다. 하이엔드 스피커와 양질의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사용했다는 것 외에 나머지 다른 점에서는 여타의 상업용 스튜디오와 구분되는 길을 가고 있는 사운드360의 이번 시도는 한 편으로는 지극히 많은 예산이 들어간 대형 스튜디오 구축 프로젝트이지만 또 다른 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맥북 랩탑과 Logic Pro를 메인 DAW로 구성했다는 점에서 이 분야의 지망생이나 혹은 Dolby Atmos 스튜디오 구축을 계획하고 있는 독자들에게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맥북, 그리고 Logic Pro로 구축한 하이엔드 믹싱 환경
취재진은 이제 컴퓨터를 통한 음악 만들기를 시도하려는 사람들이 문의를 할 때 먼저 추천하는 조합은 맥북+Logic Pro의 구성이다. 우선 맥OS 자체가 Core Audio를 기본 오디오 커널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높은 안정성과 연결 호환성을 보장한다. 따라서 시스템의 구성이 매우 쉬우며 여기에 DAW를 Logic Pro로 선택하면 다른 DAW에 비해 확연히 저렴한 가격으로 아직까지는 제한없이 업데이트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Logic Pro가 기본적으로는 독자적인 AU 플러그인 시스템을 채택하고는 있지만 현재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플러그인 개발사들이 AU포맷을 지원하고 있으며 주머니 사정의 여의치 않은 경우에도 Logic Pro에 기본 탑재된 플러그인 및 가상악기들이 대단히 방대한 편이기에 결국 전체 비용을 계산해보면 가장 효율적이라는 답이 나온다. 물론 상업용 스튜디오에서는 실시간 이펙팅과 플러그인 프로세싱을 하면서도 녹음실 안 아티스트에게 ‘제로’ 레이턴시의 모니터링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여전히 이 분야에서 가장 강력한 ‘A’사의 DAW 솔루션이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변함없이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굳이 ‘제로’ 레이턴시가 필요하지 않다면? 최근의 빨라진 컴퓨터의 성능과 더불어 썬더볼트 규격의 보편화로 인해 대역폭이 극적으로 늘면서 어떤 유저들은 실사용 2ms 내외의 라운드트립 레이턴시를 실현하기도 한다. 이쯤이면 체감상 ‘제로’ 레이턴시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감지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을테니 말이다. 이러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A’사 역시 DSP가 아닌 네이티브 오디오 인터페이스 지원을 계속 강화하고 있으며 또한 Universal Audio 역시 최근 대대적인 개방 정책을 실시하여 자사의 전용 DSP가 아닌, PC의 연산 자원으로 독점 플러그인들을 구동할 수 있도록 하는 업데이트를 제공하기도 했다. 바야흐로 DAW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린 것.
여기에 더해 최근 Logic Pro에서 Dolby Atmos를 완전히 내장하면서 일체의 추가 비용 없이 Dolby Atmos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까지는 최대 출력 가능한 버스 채널이 7.1.4 구성으로 제한되지만 이 정도라면 영화를 위한 포스트 프로덕션 믹싱에서 아쉬울 뿐이지 대부분의 Dolby Atmos Music 작업과 OTT서비스, 게임을 위한 콘텐츠 작업 정도에서는 충분하다. 더불어 애플의 수준 높은 공간음향 Binaural 셋을 작업하면서 쉽게 모니터링할 수 있어서 매우 정교한 Binaural 결과물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따라서 최근 개인작업자 및 소형 스튜디오, 그리고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까지도 Logic Pro를 통해 Dolby Atmos 믹싱 방법을 공부하고 접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미 많은 상업용 및 하이-프로덕션 스튜디오들이 Pro Tools를 통해 Dolby Atmos를 구축한 상황이기 때문에 작업이나 결과물의 퀄리티와는 상관없이 ‘보급 및 입문 시장에서는 Logic Pro, 하이엔드 시장에서는 Pro Tools’라는 인식이 암묵적으로 형성되어 있는 것이 아무래도 현실이었다. 그래서 사운드360의 이러한 시도는 더욱 주목할만하다. 이번에 신설한 사운드360의 B룸은 일반적으로 저비용, 그리고 높은 접근성으로 칭송받았던 Logic Pro로 구축한 하이엔드 Dolby Atmos 프로덕션 환경이기 때문이다.
경험과 새로운 도전으로 구성한 스튜디오
이 곳을 구상하고 운영까지 하게 된 오대규 실장은 다양한 콘텐츠 제작 경험을 가진 인물이다. 보통 이 업계가 음악 전용 스튜디오에서 어시스턴트를 하면서 서서히 경력을 쌓은 것과는 다소 다른 행보다. 이는 그가 유튜브 이후 세대이기 때문이다. “저는 콘텐츠 업계에서 일했어요. 메이크어스(딩고)라고 하는 곳인데 이미 잘 알고 계신 분들도 많을 겁니다. 처음에는 광고 콘텐츠나 웹드라마를 했어요. 이 당시 저 혼자 많은 것을 맡아야 해서 현장 동시녹음과 후반사운드 작업 등 모든 것을 제가 다 도맡았어요. 굉장히 힘들긴 했는데 정말 큰 경험이 되었습니다. 당시 레코더 조작법도 잘 모르던 상황에서 중요한 오디오를 통째로 날려먹은 적도 있었죠. 이후 [딩고 프리스타일] 콘텐츠가 큰 인기를 끌면서 이후 [킬링보이스]도 참여하게 되었죠. 그러면서 라이브 및 콘서트 믹싱도 경험하게 되었어요.”
많은 사운드 엔지니어들이 한 분야에서만 오랜 경험을 쌓은 것과 대조적으로 그는 다양한 현장을 두루 경험해본 셈이다. 이 경험들이 큰 도움이 되었을까? “저 혼자 사운드가 만들어지는 과정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맡아서 진행해보는 경험은 흔치 않은 것이죠. 그래서 그런지 레벨업 속도가 굉장히 빨랐던 것 같습니다. 직접 녹음하고 붐 마이크를 잡아본게 특히 믹싱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콘텐츠 중에서 사운드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몰래 실험적 시도를 해보기도 했죠. 주어진 일을 기계적으로 처리한다기보단 적극적으로 생각하면서 업무를 한 점이 전반적으로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듣다보니 오디오가이와의 인연이 어떻게 이어졌는지 궁금했다. “회사에 다니면서 5-6년차가 되고 제가 업무의 모든 것을 꿰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파트장이 되더군요. 그런데 온라인 뮤직 콘텐츠로는 더 이상 새로운 시도를 할게 없었어요. 뭔가 더 많은 일, 새로운 일을 하고 싶던 차였습니다. 사실 저는 제 개인 블로그를 운용하고 있는데요, 혼자 공부를 기록한다는 의미에서 꾸준히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예전에 제가 처음 음향을 시작할 때 최정훈 대표님의 저서로 공부를 했었어요. 그러면서 제가 개인적으로 연락하여 모르는 것을 물어봤었는데요, 그게 인연이 되었는지 최 대표님이 제 블로그 글을 꾸준히 읽고 계셨다고 하시더라구요. 어느 날은 ‘밥 한번 먹고 이야기하자’고 제의를 주셨고 그게 인연이 되어서 이렇게 함께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의 믹싱룸은 완전히 그의 취향이 반영된 것일까? “제가 알기로는 사운드360에서 Dolby Atmos 엔지니어를 1명 확충하는 계획을 원래부터 갖고 있었다고 해요. 그 과정에서 제가 합류하게 된 것인데 그래서 믹싱룸을 신설한 것은 꼭 저 때문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각종 장비들은 제 입맛에 맞게 구성해주셨어요. Focal의 모니터링 스피커들은 이전부터 오랫동안 사용해왔어요. Solo6Be 모델은 이전에 스테레오 환경에서 늘 사용하고 있었죠. Focal은 하이파이의 경향을 어느정도 갖고 있으면서도 매우 깨끗하고 깔끔하게 떨어지는 성향이라서 해상력이 높아 모니터링에도 적합하고 듣기에 도 편합니다. 마침 수입처인 (주)비엘에스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주셔서 LCR과 위성 스피커를 포함한 모든 풀레인지 스피커에 Focal의 신형 모델인 Solo6를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
Focal 스피커로만 구성한 Dolby Atmos 7.1.4 환경
현재 스피커 구성은 LCR 및 서라운드와 높이 스피커를 비롯한 모든 풀레인지 스피커는 Focal Solo6로 통일되어 있으며 서브우퍼는 15인치급의 초대형 Focal SM11s가 적용되어 있다. 서브우퍼는 현재 1기인데 최정훈 대표는 이에 살짝 부족함을 느껴 추가 물량을 발주한 상태라고. 전반적인 모니터링 스피커 시스템에 대해 오대규 실장에게 추가 설명을 부탁했다. “이 곳은 원래 부스로 사용하던 곳이라서 룸 자체의 체적이 매우 넓어서 모니터링 환경으로 매우 마음에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A룸보다도 이 곳이 더 좋습니다. 약간 주파수가 고르지 못한 대역이 있었는데 Sonarworks를 통해 쉽게 잡아낼 수 있었습니다. Sonarworks 측정 및 보정 솔루션은 최근 Dolby Atmos를 비롯한 다중 스피커 구성을 지원하게 되면서 튜닝이 매우 편리해졌습니다.”
공간이 상당히 넓은 편인데 Solo6 스피커는 싱글 6인치, 2웨이 구성이 소형 니어필드 스피커이다. 이 것으로도 괜찮을까? “이전 모델인 Solo6Be를 쓰던 시절에는 1m 이내의 극단적인 니어필드 상황에서 스테레오로 작업했습니다. 현재는 약간 더 멀리 놓은데다 믹싱룸도 넓지만 기본적으로 니어필드 상황인 것은 다르지 않고요, Dolby Atmos 환경은 스피커의 수량이 많아서 어차피 볼륨을 많이 올리지 못합니다. 그래서 딱히 음압이 부족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Solo6로 위성 스피커를 포함한 모든 스피커들을 통일한 점도 눈에 띈다. “이에 대해서는 많이 생각하고 결정한 것은 아니에요. 다만 아무리 Dolby Atmos 믹싱이라고 해도 결국 LCR을 많이 사용하게 되고 그런 면에서 스피커들을 서로 주기적으로 교체하면 오랫동안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최근에는 해외 유명 스튜디오에서도 같은 모델로 모든 스피커들을 통일하는 예들이 점점 생기고 있어서, 일종의 추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베릴륨 드라이버는 Focal의 최상급 모델의 정체성이나 다름없다.
여전히 K-Pop Immersive Sound를 선도하다
오대규 실장은 이 곳에 입사해서 어느새 적지 않은 작업들을 했다고 한다. “처음 작업한게 요즘 인터넷에서 밈을 만들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다나카’씨의 음반이었는데요, 물론 전문 뮤지션의 작업은 아니지만 저는 굉장히 영광으로 생각하고 즐겁게 작업했습니다. 그 외에 (여자)아이들, 세븐틴, 폴킴과의 작업을 했습니다. 작업 과정은 아무래도 기획사에서 원하는 사운드의 방향이 있으니까 먼저 스테레오 믹싱이 된 후 그 후 스템이 뽑아져 우리는 Dolby Atmos로 배치하는 과정이 많이 이뤄집니다.”
오 실장의 말대로 음악 분야에서는 아직은 처음부터 Dolby Atmos로 작업하게 되는 예는 상당히 적다. 이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작곡가들의 기법 자체가 스테레오를 전제로 해서 음악을 만드시는 경우가 아직은 많습니다. 심지어 공간계까지 입혀져 있고 그게 음악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도 많아요. 이걸 완전히 하나하나 분리해서 화려하게 3D로 배치하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하면 작곡가의 의도를 해치기 쉬우니까요. 이렇게 여전히 완전한 3D 작업은 아직 많지 않지만 게임 음악은 좀 다르긴 합니다. 이 분야는 아직까지는 정해지지 않은게 많습니다. 처음부터 Dolby Atmos 작업을 한 후 스테레오 음원이 필요한 경우 다운믹스를 해버리면 쉽게 가능하긴 합니다. 이 경우에는 스테레오 상황에서 지금까지의 라우드니스 기준들이 있었으니 그걸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은 면은 있겠습니다. 어쨌든 시간이 지날수록 전반적으로 빠르게 수준이 향상되는 것은 확실합니다. Dolby Atmos 초창기만 해도 오브젝트의 움직임이 자극적이고 정신이 없었는데 최근의 작업들을 보면 확실히 더 자연스럽고 편안하거든요.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나봐야 제대로 된 평가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자연스러운 Dolby Atmos 믹싱을 위한 팁들
취재진은 오대규 실장에게 ‘비법’ 믹싱 노하우들을 끈질기게 요청했으며 이에 오 실장은 흔쾌히 응답했다. “리버브는 저는 기본적으로는 7.1.4ch Immersive 리버브를 사용합니다. 종종 전면부 LCR은 끄고 상단과 뒤쪽에만 잔향을 살리는 경우가 많고요. 잔향 성분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할 때는 스테레오 리버브를 Bed 채널이 아닌, 오브젝트로 배치하기도 합니다. 작곡가들이 더러 원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죠.”
헤드폰 모니터링은 어떨까? “에어팟 맥스 헤드폰, 그리고 에어팟 프로 이어폰으로 반드시 최종 결과물을 모니터링합니다. 특히 아이돌 곡들은 젊은 분들이 들으시고, 그 분들의 애플 기기 사용률은 굉장히 높으니까요. 물론 beyerdynamic DT770 Pro 유선 헤드폰을 사용하기도 하는데요, 주로 작업시에는 소스 모니터로 씁니다. 그리고 이런 유선 헤드폰은 1차 믹싱 작업할 때도 유용하게 사용합니다. 실제로 저의 경우 1차 믹싱을 헤드폰만으로 저의 집에 있는 개인 작업실에서 마칩니다. 이후 2차적으로 사운드360에 와서 세부 작업을 하는 식이죠. Dolby Atmos 믹싱에 있어서 헤드폰은 매우 중요합니다. 저의 경우 헤드폰만으로 믹싱한 경험이 많아서 이게 익숙하기도 한데 재미있게도 최 대표님 역시 이 부분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시더군요. 그래서 협업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그가 사운드 오브젝트를 다루는 방식도 궁금했다. “패닝할 때 주의할 점은 스피커와 스피커 사이에 되도록 오브젝트를 위치시키려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러면 이미지가 흐릿하게 되고 선명하지가 않습니다. 오브젝트 이동 중에는 어쩔 수 없지만 소리는 하나의 스피에선 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음악의 처음부터 끝까지 움직이지 않는 트랙은 되도록 7.1.2 Beb 채널을 이용합니다.”
깔끔하고 효율적인 조작 및 입출력 인터페이스
마지막으로 취재진은 오대규 실장에게 전반적인 시스템들에 대한 설명도 부탁했다. “메인 PC는 M1 Pro 프로세서를 갖춘 맥북 프로입니다. 사용해본 바 Dolby Atmos 작업에 있어서 매우 충분합니다. 하지만 최근 맥북 에어의 성능도 매우 훌륭하다기에 궁금증이 들어 맥북 에어도 주문해놓은 상태입니다. 오디오 인터페이스는 UA Apollo Twin X를 Apollo X16 모델과 daisy-chain 방식으로 연결했습니다. 각각 DSP코어는 4개 및 6개로 합계 10개의 코어이기 때문에 충분합니다. 모니터 콘트롤은 Twin X의 패널로 전부 해결하고 있습니다. 헤드폰을 제외한 입출력은 X16에서 해결하고 있죠.”
이 날, 인터뷰에 응한 오대규 실장.
에어팟 맥스 및 에어팟 프로를 사용한 최종 모니터링은 젊은 음악 소비자들을 위한 배려다.
전통적인 유선 헤드폰 역시 중요하게 사용된다. beyerdynamic DT770Pro.
Logic Pro로 실현한 상업용 Dolby Atmos Music 스튜디오의 정석
사실 이번에 소개한 곳은 Focal의 최상급 스피커들이 아낌없이 사용되었으며 오디오 인터페이스 역시 UA의 최상급 모델로 구성했기 때문에 개인작업을 하는 독자들에게는 거리가 멀게 느껴질지 모르겠다. 하지만 오 실장의 ‘1차 믹싱은 헤드폰만으로 집에서 끝낸다’는 이야기에 주목해보자. Logic Pro는 분명히 Dolby Atmos 믹싱 접근을 위한 가장 합리적이고 빠른 방법이며 이에 따라 많은 학생들과 지망생들은 Logic Pro로 처음 Dolby Atmos로 접근할 것이다. 그리고 사운드360의 이러한 시설은 소위 ‘뉴비’ 엔지니어들이 와서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환경이다. 이로써 사운드360은 업계 표준의 Pro Tools Ultimate 시스템과 Logic Pro 시스템을 전부 다 갖출 수 있게 되었다. 개인사용자, 소형작업실에게 희망을 보여준 사운드360의 결정에 경의를 표한다!
베릴륨 드라이버로 완성한 Dolby Atmos 환경-사운드360 스튜디오 B룸
글 이무제 기자
자료제공 오디오가이, 사운드360, (주)비엘에스
Dolby Atmos는 이미 대중화의 길로 들어선 듯 하다. 물론 여전히 많은 음악들이 스테레오로 만들어지고 있지만 예컨대 새로 믹싱을 배우는 학생이라면 Dolby Atmos를 외면할 수 있을까? 아마 일부러 외면하려고 해도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이미 교육 기관에서도 해당 시설을 갖추고 정식 커리큘럼으로 편성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Dolby Atmos의 미래가 확고해졌다고 해도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여전히 제작 환경이다. Dolby Atmos로 콘텐츠를 제작하려면 최소한 7.1.2나 5.1.4의 스피커 배치가 필요하며 이는 그만한 스피커의 수량은 물론 많은 출력 수를 갖춘 오디오 인터페이스까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하드웨어 구축만 해도 적잖은 예산이 드는데 툴이나 소프트웨어의 접근으로 보면 한마디로 말해서 첩첩산중이다. 현재 프로페셔널 사운드 믹싱 작업에 가장 많이 쓰이는 ‘A’사의 DAW의 경우 물론 업계의 표준에 쉽게 편입될 수 있다거나 이미 많은 사용자 및 현업 종사자들이 연속성을 갖고 Dolby Atmos 업무 프로세스에 종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Dolby Atmos 기능을 원활히 사용하려면 적잖은 매월 구독료와 더불어 Dolby Atmos 기능 추가를 위한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만 한다. 물론 이 솔루션은 자체 DSP를 통한 ‘제로’에 가까운 레이턴시와 더불어 방대한 플러그인 시장이 활성화된 점 등 전문가들이 환영할만한 기능들이 있어서 어느 정도 대체 불가에 가까운 면은 존재한다.
하지만 이 구도에 애플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기존에 DAW를 제작하던 많은 회사들과 업계의 공룡인 애플을 비교한다는 것이 말이 될까? 하지만 애플은 엄연히 자체적으로 ‘개러지밴드’와 ‘Logic Pro’라는 걸출한 DAW를 직접 개발하고 보급하는 회사다. 자체 플러그인 포맷인 AU 형식도 보유하고 있다. 무엇보다 장점은 애플은 직접 하드웨어를 개발하고 제조하고 또한 함께 탑재되는 OS 시스템까지 모두 손을 대고 있기 때문에 가장 안정되고 빠르게 작동하며 OS와 가장 깊은 일체감을 주는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처음에는 업계에서 의미있는 점유율을 차지하지 못했던 ‘Logic’은 애플에 인수된 후 빠르게 인지도를 올려 현재는 DAW에 있어서 Top 3 자리 안에 들면서 완전한 메인스트림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Logic Pro는 애플이 완전한 프로페셔널 작업에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M1 Pro / M1 Max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군을 내놓음에 따라 이를 지원하는 10.7 업데이트를 발표하면서 소프트웨어 안에 Dolby Atmos 렌더러를 아예 기본 탑재 시켜버리는 대담한 행보를 보여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러면서도 Logic Pro의 사실상 평생 라이선스나 다름없는 가격 정책은 그대로 유지하여 만약 바이노럴만으로 제작하고 모니터링한다면 평범한 주머니 사정을 가진 학생들도 본격적인 Dolby Atmos 작업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게 되어 앞으로의 시장 판도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 아니,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다고 보아야할 것 같다.
본지의 몇 번에 걸친 소개로 이미 많은 독자들이 알고 있을 국내 Dolby Atmos Music 믹싱의 시초이자 산실인 [사운드360]은 국내 재즈 및 클래식 음악계에 있어 적잖은 지분을 차지하는 스튜디오이자 레이블인 [오디오가이]의 계열 스튜디오다. 이 곳이 설립될 때만 해도 ‘아직 Dolby Atmos는 시기상조’라는 분위기가 팽배했었고 실제 상황도 어느정도 그렇기도 했다. 하지만 애플뮤직에서 본격적으로 Dolby Atmos를 바탕으로 한 ‘공간음향’ 스트리밍 서비스를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완전히 반전되었다. 이러한 상황을 배경으로 하여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은 Dolby Atmos Music 작업을 하고 있는 사운드360은 공연 및 녹음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계획했던 부스를 완전히 독립된 믹싱룸으로 변신시키는 작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새로운 사운드 믹싱 엔지니어로 메이크어스(딩고)에서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왔던 오대규 실장이 전격 영입되면서 구체화되었다. 그러면서 대담한 시도를 했는데, 다름아닌 메인 DAW를 Logic Pro로 구성하기로 한 것. 함께 조합되는 인터페이스는 Universal Audio의 Apollo 제품군들이며 가장 중요한 모니터 스피커는 Focal의 최신형 2웨이 계열 플래그십 ST 시리즈인 Solo6를 서브우퍼를 제외한 LCR 및 서라운드와 높이 스피커를 비롯해 전체에 배치했다. 하이엔드 스피커와 양질의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사용했다는 것 외에 나머지 다른 점에서는 여타의 상업용 스튜디오와 구분되는 길을 가고 있는 사운드360의 이번 시도는 한 편으로는 지극히 많은 예산이 들어간 대형 스튜디오 구축 프로젝트이지만 또 다른 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맥북 랩탑과 Logic Pro를 메인 DAW로 구성했다는 점에서 이 분야의 지망생이나 혹은 Dolby Atmos 스튜디오 구축을 계획하고 있는 독자들에게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맥북, 그리고 Logic Pro로 구축한 하이엔드 믹싱 환경
취재진은 이제 컴퓨터를 통한 음악 만들기를 시도하려는 사람들이 문의를 할 때 먼저 추천하는 조합은 맥북+Logic Pro의 구성이다. 우선 맥OS 자체가 Core Audio를 기본 오디오 커널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높은 안정성과 연결 호환성을 보장한다. 따라서 시스템의 구성이 매우 쉬우며 여기에 DAW를 Logic Pro로 선택하면 다른 DAW에 비해 확연히 저렴한 가격으로 아직까지는 제한없이 업데이트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Logic Pro가 기본적으로는 독자적인 AU 플러그인 시스템을 채택하고는 있지만 현재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플러그인 개발사들이 AU포맷을 지원하고 있으며 주머니 사정의 여의치 않은 경우에도 Logic Pro에 기본 탑재된 플러그인 및 가상악기들이 대단히 방대한 편이기에 결국 전체 비용을 계산해보면 가장 효율적이라는 답이 나온다. 물론 상업용 스튜디오에서는 실시간 이펙팅과 플러그인 프로세싱을 하면서도 녹음실 안 아티스트에게 ‘제로’ 레이턴시의 모니터링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여전히 이 분야에서 가장 강력한 ‘A’사의 DAW 솔루션이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변함없이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굳이 ‘제로’ 레이턴시가 필요하지 않다면? 최근의 빨라진 컴퓨터의 성능과 더불어 썬더볼트 규격의 보편화로 인해 대역폭이 극적으로 늘면서 어떤 유저들은 실사용 2ms 내외의 라운드트립 레이턴시를 실현하기도 한다. 이쯤이면 체감상 ‘제로’ 레이턴시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감지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을테니 말이다. 이러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A’사 역시 DSP가 아닌 네이티브 오디오 인터페이스 지원을 계속 강화하고 있으며 또한 Universal Audio 역시 최근 대대적인 개방 정책을 실시하여 자사의 전용 DSP가 아닌, PC의 연산 자원으로 독점 플러그인들을 구동할 수 있도록 하는 업데이트를 제공하기도 했다. 바야흐로 DAW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린 것.
여기에 더해 최근 Logic Pro에서 Dolby Atmos를 완전히 내장하면서 일체의 추가 비용 없이 Dolby Atmos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까지는 최대 출력 가능한 버스 채널이 7.1.4 구성으로 제한되지만 이 정도라면 영화를 위한 포스트 프로덕션 믹싱에서 아쉬울 뿐이지 대부분의 Dolby Atmos Music 작업과 OTT서비스, 게임을 위한 콘텐츠 작업 정도에서는 충분하다. 더불어 애플의 수준 높은 공간음향 Binaural 셋을 작업하면서 쉽게 모니터링할 수 있어서 매우 정교한 Binaural 결과물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따라서 최근 개인작업자 및 소형 스튜디오, 그리고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까지도 Logic Pro를 통해 Dolby Atmos 믹싱 방법을 공부하고 접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미 많은 상업용 및 하이-프로덕션 스튜디오들이 Pro Tools를 통해 Dolby Atmos를 구축한 상황이기 때문에 작업이나 결과물의 퀄리티와는 상관없이 ‘보급 및 입문 시장에서는 Logic Pro, 하이엔드 시장에서는 Pro Tools’라는 인식이 암묵적으로 형성되어 있는 것이 아무래도 현실이었다. 그래서 사운드360의 이러한 시도는 더욱 주목할만하다. 이번에 신설한 사운드360의 B룸은 일반적으로 저비용, 그리고 높은 접근성으로 칭송받았던 Logic Pro로 구축한 하이엔드 Dolby Atmos 프로덕션 환경이기 때문이다.
경험과 새로운 도전으로 구성한 스튜디오
이 곳을 구상하고 운영까지 하게 된 오대규 실장은 다양한 콘텐츠 제작 경험을 가진 인물이다. 보통 이 업계가 음악 전용 스튜디오에서 어시스턴트를 하면서 서서히 경력을 쌓은 것과는 다소 다른 행보다. 이는 그가 유튜브 이후 세대이기 때문이다. “저는 콘텐츠 업계에서 일했어요. 메이크어스(딩고)라고 하는 곳인데 이미 잘 알고 계신 분들도 많을 겁니다. 처음에는 광고 콘텐츠나 웹드라마를 했어요. 이 당시 저 혼자 많은 것을 맡아야 해서 현장 동시녹음과 후반사운드 작업 등 모든 것을 제가 다 도맡았어요. 굉장히 힘들긴 했는데 정말 큰 경험이 되었습니다. 당시 레코더 조작법도 잘 모르던 상황에서 중요한 오디오를 통째로 날려먹은 적도 있었죠. 이후 [딩고 프리스타일] 콘텐츠가 큰 인기를 끌면서 이후 [킬링보이스]도 참여하게 되었죠. 그러면서 라이브 및 콘서트 믹싱도 경험하게 되었어요.”
많은 사운드 엔지니어들이 한 분야에서만 오랜 경험을 쌓은 것과 대조적으로 그는 다양한 현장을 두루 경험해본 셈이다. 이 경험들이 큰 도움이 되었을까? “저 혼자 사운드가 만들어지는 과정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맡아서 진행해보는 경험은 흔치 않은 것이죠. 그래서 그런지 레벨업 속도가 굉장히 빨랐던 것 같습니다. 직접 녹음하고 붐 마이크를 잡아본게 특히 믹싱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콘텐츠 중에서 사운드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몰래 실험적 시도를 해보기도 했죠. 주어진 일을 기계적으로 처리한다기보단 적극적으로 생각하면서 업무를 한 점이 전반적으로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듣다보니 오디오가이와의 인연이 어떻게 이어졌는지 궁금했다. “회사에 다니면서 5-6년차가 되고 제가 업무의 모든 것을 꿰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파트장이 되더군요. 그런데 온라인 뮤직 콘텐츠로는 더 이상 새로운 시도를 할게 없었어요. 뭔가 더 많은 일, 새로운 일을 하고 싶던 차였습니다. 사실 저는 제 개인 블로그를 운용하고 있는데요, 혼자 공부를 기록한다는 의미에서 꾸준히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예전에 제가 처음 음향을 시작할 때 최정훈 대표님의 저서로 공부를 했었어요. 그러면서 제가 개인적으로 연락하여 모르는 것을 물어봤었는데요, 그게 인연이 되었는지 최 대표님이 제 블로그 글을 꾸준히 읽고 계셨다고 하시더라구요. 어느 날은 ‘밥 한번 먹고 이야기하자’고 제의를 주셨고 그게 인연이 되어서 이렇게 함께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의 믹싱룸은 완전히 그의 취향이 반영된 것일까? “제가 알기로는 사운드360에서 Dolby Atmos 엔지니어를 1명 확충하는 계획을 원래부터 갖고 있었다고 해요. 그 과정에서 제가 합류하게 된 것인데 그래서 믹싱룸을 신설한 것은 꼭 저 때문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각종 장비들은 제 입맛에 맞게 구성해주셨어요. Focal의 모니터링 스피커들은 이전부터 오랫동안 사용해왔어요. Solo6Be 모델은 이전에 스테레오 환경에서 늘 사용하고 있었죠. Focal은 하이파이의 경향을 어느정도 갖고 있으면서도 매우 깨끗하고 깔끔하게 떨어지는 성향이라서 해상력이 높아 모니터링에도 적합하고 듣기에 도 편합니다. 마침 수입처인 (주)비엘에스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주셔서 LCR과 위성 스피커를 포함한 모든 풀레인지 스피커에 Focal의 신형 모델인 Solo6를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
Focal 스피커로만 구성한 Dolby Atmos 7.1.4 환경
현재 스피커 구성은 LCR 및 서라운드와 높이 스피커를 비롯한 모든 풀레인지 스피커는 Focal Solo6로 통일되어 있으며 서브우퍼는 15인치급의 초대형 Focal SM11s가 적용되어 있다. 서브우퍼는 현재 1기인데 최정훈 대표는 이에 살짝 부족함을 느껴 추가 물량을 발주한 상태라고. 전반적인 모니터링 스피커 시스템에 대해 오대규 실장에게 추가 설명을 부탁했다. “이 곳은 원래 부스로 사용하던 곳이라서 룸 자체의 체적이 매우 넓어서 모니터링 환경으로 매우 마음에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A룸보다도 이 곳이 더 좋습니다. 약간 주파수가 고르지 못한 대역이 있었는데 Sonarworks를 통해 쉽게 잡아낼 수 있었습니다. Sonarworks 측정 및 보정 솔루션은 최근 Dolby Atmos를 비롯한 다중 스피커 구성을 지원하게 되면서 튜닝이 매우 편리해졌습니다.”
공간이 상당히 넓은 편인데 Solo6 스피커는 싱글 6인치, 2웨이 구성이 소형 니어필드 스피커이다. 이 것으로도 괜찮을까? “이전 모델인 Solo6Be를 쓰던 시절에는 1m 이내의 극단적인 니어필드 상황에서 스테레오로 작업했습니다. 현재는 약간 더 멀리 놓은데다 믹싱룸도 넓지만 기본적으로 니어필드 상황인 것은 다르지 않고요, Dolby Atmos 환경은 스피커의 수량이 많아서 어차피 볼륨을 많이 올리지 못합니다. 그래서 딱히 음압이 부족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Solo6로 위성 스피커를 포함한 모든 스피커들을 통일한 점도 눈에 띈다. “이에 대해서는 많이 생각하고 결정한 것은 아니에요. 다만 아무리 Dolby Atmos 믹싱이라고 해도 결국 LCR을 많이 사용하게 되고 그런 면에서 스피커들을 서로 주기적으로 교체하면 오랫동안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최근에는 해외 유명 스튜디오에서도 같은 모델로 모든 스피커들을 통일하는 예들이 점점 생기고 있어서, 일종의 추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베릴륨 드라이버는 Focal의 최상급 모델의 정체성이나 다름없다.
여전히 K-Pop Immersive Sound를 선도하다
오대규 실장은 이 곳에 입사해서 어느새 적지 않은 작업들을 했다고 한다. “처음 작업한게 요즘 인터넷에서 밈을 만들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다나카’씨의 음반이었는데요, 물론 전문 뮤지션의 작업은 아니지만 저는 굉장히 영광으로 생각하고 즐겁게 작업했습니다. 그 외에 (여자)아이들, 세븐틴, 폴킴과의 작업을 했습니다. 작업 과정은 아무래도 기획사에서 원하는 사운드의 방향이 있으니까 먼저 스테레오 믹싱이 된 후 그 후 스템이 뽑아져 우리는 Dolby Atmos로 배치하는 과정이 많이 이뤄집니다.”
오 실장의 말대로 음악 분야에서는 아직은 처음부터 Dolby Atmos로 작업하게 되는 예는 상당히 적다. 이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작곡가들의 기법 자체가 스테레오를 전제로 해서 음악을 만드시는 경우가 아직은 많습니다. 심지어 공간계까지 입혀져 있고 그게 음악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도 많아요. 이걸 완전히 하나하나 분리해서 화려하게 3D로 배치하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하면 작곡가의 의도를 해치기 쉬우니까요. 이렇게 여전히 완전한 3D 작업은 아직 많지 않지만 게임 음악은 좀 다르긴 합니다. 이 분야는 아직까지는 정해지지 않은게 많습니다. 처음부터 Dolby Atmos 작업을 한 후 스테레오 음원이 필요한 경우 다운믹스를 해버리면 쉽게 가능하긴 합니다. 이 경우에는 스테레오 상황에서 지금까지의 라우드니스 기준들이 있었으니 그걸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은 면은 있겠습니다. 어쨌든 시간이 지날수록 전반적으로 빠르게 수준이 향상되는 것은 확실합니다. Dolby Atmos 초창기만 해도 오브젝트의 움직임이 자극적이고 정신이 없었는데 최근의 작업들을 보면 확실히 더 자연스럽고 편안하거든요.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나봐야 제대로 된 평가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자연스러운 Dolby Atmos 믹싱을 위한 팁들
취재진은 오대규 실장에게 ‘비법’ 믹싱 노하우들을 끈질기게 요청했으며 이에 오 실장은 흔쾌히 응답했다. “리버브는 저는 기본적으로는 7.1.4ch Immersive 리버브를 사용합니다. 종종 전면부 LCR은 끄고 상단과 뒤쪽에만 잔향을 살리는 경우가 많고요. 잔향 성분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할 때는 스테레오 리버브를 Bed 채널이 아닌, 오브젝트로 배치하기도 합니다. 작곡가들이 더러 원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죠.”
헤드폰 모니터링은 어떨까? “에어팟 맥스 헤드폰, 그리고 에어팟 프로 이어폰으로 반드시 최종 결과물을 모니터링합니다. 특히 아이돌 곡들은 젊은 분들이 들으시고, 그 분들의 애플 기기 사용률은 굉장히 높으니까요. 물론 beyerdynamic DT770 Pro 유선 헤드폰을 사용하기도 하는데요, 주로 작업시에는 소스 모니터로 씁니다. 그리고 이런 유선 헤드폰은 1차 믹싱 작업할 때도 유용하게 사용합니다. 실제로 저의 경우 1차 믹싱을 헤드폰만으로 저의 집에 있는 개인 작업실에서 마칩니다. 이후 2차적으로 사운드360에 와서 세부 작업을 하는 식이죠. Dolby Atmos 믹싱에 있어서 헤드폰은 매우 중요합니다. 저의 경우 헤드폰만으로 믹싱한 경험이 많아서 이게 익숙하기도 한데 재미있게도 최 대표님 역시 이 부분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시더군요. 그래서 협업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그가 사운드 오브젝트를 다루는 방식도 궁금했다. “패닝할 때 주의할 점은 스피커와 스피커 사이에 되도록 오브젝트를 위치시키려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러면 이미지가 흐릿하게 되고 선명하지가 않습니다. 오브젝트 이동 중에는 어쩔 수 없지만 소리는 하나의 스피에선 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음악의 처음부터 끝까지 움직이지 않는 트랙은 되도록 7.1.2 Beb 채널을 이용합니다.”
깔끔하고 효율적인 조작 및 입출력 인터페이스
마지막으로 취재진은 오대규 실장에게 전반적인 시스템들에 대한 설명도 부탁했다. “메인 PC는 M1 Pro 프로세서를 갖춘 맥북 프로입니다. 사용해본 바 Dolby Atmos 작업에 있어서 매우 충분합니다. 하지만 최근 맥북 에어의 성능도 매우 훌륭하다기에 궁금증이 들어 맥북 에어도 주문해놓은 상태입니다. 오디오 인터페이스는 UA Apollo Twin X를 Apollo X16 모델과 daisy-chain 방식으로 연결했습니다. 각각 DSP코어는 4개 및 6개로 합계 10개의 코어이기 때문에 충분합니다. 모니터 콘트롤은 Twin X의 패널로 전부 해결하고 있습니다. 헤드폰을 제외한 입출력은 X16에서 해결하고 있죠.”
이 날, 인터뷰에 응한 오대규 실장.
에어팟 맥스 및 에어팟 프로를 사용한 최종 모니터링은 젊은 음악 소비자들을 위한 배려다.
전통적인 유선 헤드폰 역시 중요하게 사용된다. beyerdynamic DT770Pro.
Logic Pro로 실현한 상업용 Dolby Atmos Music 스튜디오의 정석
사실 이번에 소개한 곳은 Focal의 최상급 스피커들이 아낌없이 사용되었으며 오디오 인터페이스 역시 UA의 최상급 모델로 구성했기 때문에 개인작업을 하는 독자들에게는 거리가 멀게 느껴질지 모르겠다. 하지만 오 실장의 ‘1차 믹싱은 헤드폰만으로 집에서 끝낸다’는 이야기에 주목해보자. Logic Pro는 분명히 Dolby Atmos 믹싱 접근을 위한 가장 합리적이고 빠른 방법이며 이에 따라 많은 학생들과 지망생들은 Logic Pro로 처음 Dolby Atmos로 접근할 것이다. 그리고 사운드360의 이러한 시설은 소위 ‘뉴비’ 엔지니어들이 와서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환경이다. 이로써 사운드360은 업계 표준의 Pro Tools Ultimate 시스템과 Logic Pro 시스템을 전부 다 갖출 수 있게 되었다. 개인사용자, 소형작업실에게 희망을 보여준 사운드360의 결정에 경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