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무결성에 이의를 제기하다
자료제공 : 소니캐스트
글 : 이무제
우선 독자들에게 미리 말해둘 것이 있다. 이 기사는 대단히 민감한 주제이며, 어떻게든 결론이 난다고 해도 결과에 상관없이 아마도 앞으로도 계속 갑론을박이 벌어질 것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언젠가는, 누군가는 반드시 다뤄야할 주제이며 이에 본지는 어느정도 신뢰성 및 공신력 있는 증거와 자료들이 모였다고 판단한 후 비로소 이 주제를 다뤄보기로 결정했다. 바로 ‘디지털 오디오 전송의 무결성’에 대한 것이다.
현재 우리 독자들의 상당수는 프로페셔널 음향 업종에 종사한다. 그리고 현재 프로페셔널 음향 분야 대부분은 전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디지털 오디오를 사용한다. 요구조건이 그래도 낮은 축에 속하는 AES3부터 매우 엄격한 조건을 요구하는 네트워크 디지털 오디오 케이블까지 전부 디지털 전송에 속한다. 프로슈머 혹은 컨슈머 분야에서도 디지털 오디오 전송은 마찬가지로 많이 쓰인다. 우리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USB 케이블 전송이 대표적인 디지털 오디오 전송에 속한다.
아마 대부분 이러한 디지털 전송의 장점만을 볼 것이다. 구성 유연성이나 편리함, 무손실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런데 ‘무손실’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진짜 디지털 전송에는 손실이 없는가? 모든 디지털 케이블은 옳은가? 이번 호에서 다룰 내용은 그저 도입부일 뿐이며 앞으로의 내용들은 연재의 형식으로 좀 더 심층있게 다뤄질 것이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까지
소리는 공기의 압축과 팽창이 파형으로 전달되는 것을 말한다. 공기의 진동은 말하자면 일종의 ‘종파’ 형태로 전달된다. 말하자면 매질 그 자체가 이동하는 것이 아닌, 매질을 통해 에너지가 전달되는 양태를 말하는 것이다. 소리의 특성이 이렇기에 이러한 공기 압력의 변화를 기록해놓을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소리를 기록하는 셈이 된다.
소리의 기록과 전송을 위해 지금까지 가장 널리 사용된 방식은 ‘파동을 전압으로 변환하여 기록한 것’이다. 이를 아날로그 오디오라고 한다. 물론 가장 처음에 사용된 방식은 토마스 에디슨(Thomas Alva Edison)이 개발한 포노그래프(Phonograph)이며 이는 공기의 진동을 직접 원판이나 원기둥에 일종의 ‘홈’의 형태로 기록한 것이다. 비록 전기적 방식이 아닌 물리적 매체에 직접 진동을 새긴 것이지만 재생 및 전송에 있어서는 ‘기록된 진동’을 전기적으로 증폭한 것이기에 ‘전압의 변화 기록’ 방식은 아날로그 오디오 그 자체라고 보아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아날로그(Analogue)의 원래 뜻은 ‘신호와 자료를 연속적인 물리량으로 나타낸 것’을 뜻하며 그 어원은 ‘비례하다’라는 뜻을 가진 고대 그리스어 ‘ἀνάλογος’에서 기원한다. 일반적으로 이는 ‘디지털’과 대비되어 사용되는데 사실 우리의 모든 일상 생활들의 모든 신호들은 대개 아날로그이다. 소리의 높낮이나 크기 뿐 아니라 빛의 밝기, 자동차의 속력, 바람 세기, 압력 등 우리가 직관적으로 느끼는 모든 것들은 전부 아날로그 신호들이다.
이에 따라 신호를 아날로그적 방법(테이프 등의 자기저장 방식이나 LP등 진폭을 그대로 홈으로 물리적으로 기록하는 방법 등)으로 기록하는 것은 꽤 오랫동안 사랑받아왔다. 음악이나 음성을 담기에 적당하면서도 각종 콘텐츠를 담기에도 나쁘지 않은 성능을 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금 아날로그 매체로 기록된 것을 들어보면 손바닥만한 카세트 테이프야 SN비가 낮아 다소 좋지 않게 들리지만 잘 관리된 LP는 지금 기준으로도 손색없는 사운드를 들려주며 녹음실 마스터에 사용된 1/2인치 아날로그 릴테잎의 경우에는 ‘머리카락이 쭈뼛 선다’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압도적인 음질을 들려준다. 시중에서 보통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아날로그의 사운드 퀄리티는 매우 우수하며 매체의 종류나 관리 상태에 따라 현재 ‘Hi-Res’ 기준으로 분류하는 것 이상의 소리를 내주기도 한다.
그렇다면 왜 세상의 오디오들이 전부 디지털로 변해버렸을까? 디지털은 아날로그의 신호를 ‘샘플링’이라는 작업을 통해 일종의 ‘자료화’를 시키는 것을 말한다. 전압의 변화는 하나의 파형으로 그려질 수 있으며 이는 일정한 기준을 가진 샘플 작업을 통해 디지털 자료로 컨버팅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리고 그렇게 저장된 ‘데이터’는 재생 과정을 통해 우리 귀로 듣는 아날로그 신호로 다시 변환이 가능하다. 이렇게 소리가 자료화되었다는 것은 많은 장점을 가진다. 소리의 저장이나 복사가 자유로운데다 적절히만 다룬다면 소위 말하는 ‘풍화’나 ‘손실’을 완벽하게 막을 수 있다. 또한 소리의 전송이나 배포는 ‘데이터’의 배포 방식과 흡사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최근의 복잡한 라이브 현장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방식이 답이 될 수 밖에 없다. 컴퓨터 안에서 에디팅하는 경우라면 차원이 다른 편리함과 강력함을 선사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상업용 녹음 스튜디오에서는 이미 1980~90년대부터 디지털 방식이 도입되었으며 이에 따라 소비자들에게도 ‘CD’라는 매체를 통해 디지털 오디오가 깊숙히 들어올 수 있게 되었다. 라이브 현장에서는 아무래도 ‘레이턴시’라는 요소 때문에 실시간 오디오 처리가 가능한 강력한 DSP를 거친 현장에서 신뢰성있게 쓸 수 있는 장비들이 보편화될 때까지 기다려야했으며 이에 따라 다소 늦은 2000년대 초반부터 디지털 기술이 완전히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현재는 단 한 개의 네트워크 혹은 동축 케이블에 수 백개 채널의 오디오 신호들을 콘트롤 헤더까지 붙여서 1ms 이하의 레이턴시로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단계에까지 이르고 있다.
오디오 지터의 예. 클럭이 흔들리면 0과 1의 시작지점이 달라지기 때문에 파형 해석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시간축이 흔들리면 실제 아날로그로 변환되는 오디오에서 파형 자체가 변해 소리의 변화를 체감하게 된다. 노란색은 원래 파형, 붉은 색은 왜곡된 파형이다.
레코딩 및 재생 과정에서의 지터는 누구나 체감할만한 변화를 일으킨다. 녹색이 원본 아날로그 신호, 붉은 색은 지터로 왜곡된 출력 신호이다.
디지털은 완전무결한가?
앞서 ‘항구적인 무결성’이 디지털 오디오의 장점이라고 언급했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디지털 전송은 많은 오류를 안고 있다. 아직까지도 논란이 많지만 ‘나이퀴스트 이론’으로 우리가 듣는 주파수대역의 음들은 완벽히 디지털로 샘플링이 가능하다고 전제하자. 하지만 우리가 실제로 듣는 모든 신호는 결국 아날로그이다. 말하자면 아주 간단하게 컨버팅 단계를 최소화한다고 해도 ‘아날로그-디지털-아날로그’의 변환 체인은 절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우리가 ‘아날로그적 인간’인 탓이다.
우리가 다루려는 주제는 ‘컨버팅’이 아닌 ‘디지털끼리의 전송’이지만 어쨌든 컨버팅 과정에서는 늘 비선형적 왜곡이 발생한다. 따라서 DA 컨버팅 되는 아날로그 파형은 늘 완전무결하지 않다. 그저 DA 컨버터가 디지털 데이터를 통해 그려내는 아날로그 신호를 우리가 듣는 것이기에 클럭의 사소한 변화 등이 오디오 파형의 재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실제로 전체 오디오 시스템에서 별도의 고가 클럭을 더하면 소리의 뉘앙스가 상당히 달라지는 예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다. 어떤 사운드 엔지니어는 자신이 선호하는 소리를 만들기 위해 특정 클럭 장비를 애용하며 이를 통해 DA컨버팅 된 아날로그 사운드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이것만 봐도 ‘디지털의 무결성’이라는 것은 사실은 처음부터 틀린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진짜 문제점은 우리가 철썩같이 믿어왔던 ‘디지털끼리의 전송에서의 무결성’에 대한 신뢰성이다. 이것이 이번 기사의 진짜 주제다. 예컨대 우리는 USB오디오 인터페이스와 PC와의 연결에 있어서 적절한 버퍼 사이즈만 갖춘다면 무조건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신뢰한다. Dante와 같은 네트워크 오디오나 MADI는 음질과 안정성이 가장 중요한 프로페셔널 오디오 및 방송 시장에서 수많이 사용되어 왔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어떤 손실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디지털은 완전무결하다’는 미신 때문이다. 그렇다. ‘미신’이다!
다양한 디지털 오디오의 상호 연결 방식
디지털 오디오의 상호 연결 방식의 핵심은 ‘동기화’이다. 파일 전송과 같이 데이터가 스트림되는 것이 아닌 이상에야 오디오 신호가 ‘실시간’으로 전송되려면 연결되는 기기들이 동일한 클럭을 갖고 전송되는 디지털 신호들을 주고 받아야만 한다. 이 클럭 동기화를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에 따라 크게 1)동기 전송 방식, 2)비동기 전송 방식, 3)등시 전송 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동기 전송 방식(Synchronous Connections)
디지털 오디오를 전달하는 가장 간단하고 빠른 방법은 동기식 연결이다. 이 방식에서는 데이터가 생성된 것과 정확히 동일한 속도, 즉 동일한 샘플링 속도로 전달된다. 이 시스템에서도 물론 추가적엔 데이터 헤더가 오디오 데이터에 추가될 수 있으며 합쳐진 전체 정보 패키지가 오디오 샘플링 속도로 전송된다. 이 시스템은 고정된 크기의 데이터 그룹으로 정보를 전송하며 레이턴시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오디오 데이터 워드(Audio Data Word)는 오디오 샘플링 속도로 전송 및 수신되며, 시스템의 양쪽 끝은 동일한 마스터 샘플링 속도에 고정되어야만 한다. 흔히 볼 수 있는 AES3나 IEC 60958(SPDIF) 등이 이에 속한다. AES3와 같은 기술적 기반을 가진 MADI(AES10) 역시 이에 속한다.
비동기 전송 방식(Asynchronous Connections)
비동기식 전송 방식은 여러 면에서 동기식 시스템과 정반대이다. 이 시스템에서 정보는 특정 시간에 전송되지 않는다. 주어진 정보 패킷 크기는 다양할 수 있고 비동기 연결을 통해 정보를 얻는데 걸리는 시간 역시 불확실하다. 여기에 마스터 클럭은 존재하지 않는다. WMA같은 스트리밍 방식은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오디오 연결을 제공하는 체계이다. 수신 버퍼는 긴 경우에는 10초까지도 달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네트워크 상황이 좋지 못하면 오디오가 끊어질 수 있다.
등시 전송 방식(Isochronous Connections)
등시 전송 방식은 동기식 및 비동기식의 속성을 공유하고 둘의 장점을 갖는다. 정보는 마스터 클럭에 고정된 일정한 속도로 전송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버퍼를 초과하지 않는 한 최대 전송 속도가 달성된다. 양 끝에 버퍼를 두어 오디오 워드를 적절한 순서로 전달하고, 예측 가능하고 일정한 지연을 갖는 오디오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적절하게 설계된다면 매우 낮은 레이턴시로 거의 실시간에 준하는 작동이 가능하며 신뢰성이 높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실시간 전송 네트워크 오디오 포맷들이 이 분야에 속한다.
디지털 오디오 장비들의 상호 연결 방법
일반적으로 지터 발생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 회색이 원인이다. 주로 클럭 제너레이터, 파워 서플라이, 그리고 케이블과 커넥터가 가장 큰 영향을 준다.
상호 연결된 디지털 오디오 장비의 간단한 체인(1:1 연결)에서는 각 장비에 입력되는 디지털 오디오의 샘플링 속도를 확인하고 해당 입력 샘플 속도로 장비를 고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시스템의 한 가지 문제점은 수신한 디지털 오디오에서 복구된 샘플링 레이타가 완벽한 상태가 아니라는 것에 있다. 실제로 샘플링 속도에는 아주 미세한 약간의 오차가 발생하는데 이것을 바로 지터Jitter라고 한다. 물론 지금까지 이 지터를 줄이기 위해 수많은 시도들이 있어왔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특히 디지털 오디오 체인이 연속으로 연결되면 지터가 증가되는 경향이 있다. 이 지터는 수신장치가 디지털 오디오 신호를 올바르게 해석하지 못하고 비트 정확도가 손실되게끔 한다. 더 큰 문제는 앞서 언급했던 아날로그-디지털-아날로그 컨버팅 과정에서의 성능은 정확하고 안정적인 클럭에 크게 의존한다는 점이다. 아주 작은 양의 지터조차 컨버터의 성능을 크게 저하시킨다.
최근의 프로페셔널 디지털 오디오 연결 장비에서는 SRC(Sample Rate Converter)라는 장치가 내장되어 있어서 서로 다른 클럭을 가진 디지털 신호가 바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장비의 원가 상승의 원인이 되며 오디오 품질이 미묘하게 저하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물론 시중의 SRC들은 다양한 수준의 완성도를 갖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대할 수 있는 성능 수준 역시 천차만별이다.
기본적으로 디지털 오디오 장비들은 연결된 모든 장치를 하나의 공통 레퍼런스 클럭 레이트에 고정하는 것이 좋다. 대규모 시스템에서는 이 방법이 선호되며 AES는 이 시스템을 올바르게 구현하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하는 AES11 표준을 제정했다.
디지털 오디오 전송이 열화되는 이유
아날로그 오디오 전송의 경우 오디오 품질은 전송 거리에 따라 선형적으로 감소하며 케이블이 취약하고 또 길수록, 유도 노이즈가 많을수록 더 많이 저하되기 때문에 간단하고 예측 가능하다. 하지만 디지털 오디오의 열화는 다르다. 디지털 오디오 전송은 원칙적으로는 ‘디지털 전송 신호가 오류없이 디코딩 될 수 있는 한’ 무손실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많은 양의 오류가 생기며 전송 품질이 저하되면 몇 번의 클릭 또는 짧은 드롭아웃이 발생한 후 전송이 완전히 끊어진다.
오류없는 전송과 완전한 고장 사이의 간극은 매우 작기 때문에 사소한 방해 요인(케이블의 급격한 굴곡, 조명 디머의 간섭, 실드가 파손된 케이블, 커넥터의 잘못된 결합 등)으로도 전송이 완전히 실패할 수 있다. 실제 상황에서는 한계에 가까운 상황에서 운용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대로 된 시스템을 설계 및 적용하려면 충분한 마진을 두어야 하며 한계점에 가까운 전송 거리는 피해야만 한다. 특히 적절히 케이블을 다뤄야 하며 매뉴얼에 따라 제대로 커넥터를 설치 및 체결해야만 한다. 실제 필드에서는 고가의 신호품질 측정장비를 대부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실제 테스트를 통해 가능한 최대 거리를 찾는 것이 권장된다. 첫 번째 전송 오류가 발생할 때까지 케이블 길이를 늘려보고 이 길이의 75% 이하만 사용한다면 잠재적인 간섭 및 오류로부터 어느정도 대비가 된다.
디지털 전송 왜곡 및 실패의 실제 예
지터
입출력의 아이 패턴을 비교하는 원리.
실제 측정한 아이패턴.
지터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디지털 기기의 핵심인 클럭 신호가 불안정하여 샘플링 주기가 흔들려 왜곡되는 현상이다. 이를 규명하려면 0과 1의 2진수로 표현되는 신호들을 한 시점으로 모두 모아 일종의 패턴을 만들어 확인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이를 아이패턴(Eye Pattern) 측정법이라고 한다. 그래프1에서 보듯 0에서 1, 혹은 1에서 0으로 바뀌는 지점이 조금씩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클럭이 바뀌어서 나타나는 지터 노이즈이다.
이러한 지터는 주기적 지터와 비주기적 지터로 구분할 수 있다. 주기적 지터는 10kHz 신호를 넣을 때 8kHz, 9kHz, 11kHz, 12kHz의 음이 동시에 재생된다. 이 경우 고주파의 음이 아주 지저분하게 들리는 특성이 있다.
그래프1.
주기적 지터는 마치 IMD가 발생하듯이 중심 주파수를 중심으로 기생 노이즈가 발생한다. 이는 특히 고음을 지저분하게 한다.
드롭아웃
드롭아웃은 기기간 신호를 전달하는 케이블의 임피던스 매칭이 되지 않아서 주로 발생된다. 일반적으로 아날로그 전송의 경우 케이블은 가급적 낮은 임피던스로, 그리고 입력 기기와 출력 기기의 임피던스 비를 가급적 크게(출력 1 대비 입력 10 이상 권장)하면 되었지만 디지털 전송의 경우 MHz 단위 이상의 고주파를 이용하기 때문에 케이블의 특성 임피던스가 안정적인 전송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컨대 우리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USB 오디오 인터페이스는 PC와 조악한 USB케이블 및 커넥터만으로 연결되는데 이 USB 케이블의 임피던스가 USB IF에서 정한 90Ω 임피던스와 일치하지 않을 경우 오디오 신호에 심각한 왜곡이 생긴다. 왜냐하면 디지털 오디오 전송은 결국 0과 1의 전달이며 이는 사각파의 고속 방출을 매우 정확하게 전달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표준 사양에 부합하는 디지털 케이블이 필수다!
디지털 오디오에서 지터는 최종 출력되는 사운드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시스템에서 지터가 발생할 수 있는 요소는 장비 내부의 클럭 제너레이터와 파워 서플라이의 전원노이즈 외에도 디지털 오디오 케이블 역시 지터의 발생 요인이 될 수 있다. 고품질 클럭과 낮은 노이즈의 파워 서플라이를 내장한 장비를 사용함과 동시에 고품질의 디지털 오디오를 장비간 연결에 사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실제로 현장에서 대부분의 문제는 케이블 및 커넥터에서 발생한다. 다행히도 고가의 장비를 지터 감소를 위해 바꾸는 일은 어렵지만 케이블의 품질은 상대적으로 쉽게 개선이 가능하다.
특히 장비간 연결 안정성 및 짧은 레이턴시의 확보가 매우 중요한 공연장, 투어링 콘서트와 같은 환경에서는 고품질의 디지털 오디오 케이블을 사용하는 것은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지터나 각종 노이즈 유입으로 인한 음질 저하는 물론 심한 경우 디지털 클리핑이나 전송 끊김까지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디지털 케이블이 표준 사양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측정 방법은 각 사양별 표준 문서에서 매우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표준을 준수하는 케이블을 적합한 길이, 방법으로 사용한다면 전체 시스템 구성에서 최상의 안정성과 음질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질 기사에서는 케이블 측정 장비 및 케이블 측정 방법과 해석과 더불어 디지털 오디오 케이블을 만들거나 다룰 때, 시공할 때 주의할 점에 대해서 다룰 것이다.
디지털 무결성에 이의를 제기하다
자료제공 : 소니캐스트
글 : 이무제
우선 독자들에게 미리 말해둘 것이 있다. 이 기사는 대단히 민감한 주제이며, 어떻게든 결론이 난다고 해도 결과에 상관없이 아마도 앞으로도 계속 갑론을박이 벌어질 것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언젠가는, 누군가는 반드시 다뤄야할 주제이며 이에 본지는 어느정도 신뢰성 및 공신력 있는 증거와 자료들이 모였다고 판단한 후 비로소 이 주제를 다뤄보기로 결정했다. 바로 ‘디지털 오디오 전송의 무결성’에 대한 것이다.
현재 우리 독자들의 상당수는 프로페셔널 음향 업종에 종사한다. 그리고 현재 프로페셔널 음향 분야 대부분은 전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디지털 오디오를 사용한다. 요구조건이 그래도 낮은 축에 속하는 AES3부터 매우 엄격한 조건을 요구하는 네트워크 디지털 오디오 케이블까지 전부 디지털 전송에 속한다. 프로슈머 혹은 컨슈머 분야에서도 디지털 오디오 전송은 마찬가지로 많이 쓰인다. 우리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USB 케이블 전송이 대표적인 디지털 오디오 전송에 속한다.
아마 대부분 이러한 디지털 전송의 장점만을 볼 것이다. 구성 유연성이나 편리함, 무손실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런데 ‘무손실’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진짜 디지털 전송에는 손실이 없는가? 모든 디지털 케이블은 옳은가? 이번 호에서 다룰 내용은 그저 도입부일 뿐이며 앞으로의 내용들은 연재의 형식으로 좀 더 심층있게 다뤄질 것이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까지
소리는 공기의 압축과 팽창이 파형으로 전달되는 것을 말한다. 공기의 진동은 말하자면 일종의 ‘종파’ 형태로 전달된다. 말하자면 매질 그 자체가 이동하는 것이 아닌, 매질을 통해 에너지가 전달되는 양태를 말하는 것이다. 소리의 특성이 이렇기에 이러한 공기 압력의 변화를 기록해놓을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소리를 기록하는 셈이 된다.
소리의 기록과 전송을 위해 지금까지 가장 널리 사용된 방식은 ‘파동을 전압으로 변환하여 기록한 것’이다. 이를 아날로그 오디오라고 한다. 물론 가장 처음에 사용된 방식은 토마스 에디슨(Thomas Alva Edison)이 개발한 포노그래프(Phonograph)이며 이는 공기의 진동을 직접 원판이나 원기둥에 일종의 ‘홈’의 형태로 기록한 것이다. 비록 전기적 방식이 아닌 물리적 매체에 직접 진동을 새긴 것이지만 재생 및 전송에 있어서는 ‘기록된 진동’을 전기적으로 증폭한 것이기에 ‘전압의 변화 기록’ 방식은 아날로그 오디오 그 자체라고 보아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아날로그(Analogue)의 원래 뜻은 ‘신호와 자료를 연속적인 물리량으로 나타낸 것’을 뜻하며 그 어원은 ‘비례하다’라는 뜻을 가진 고대 그리스어 ‘ἀνάλογος’에서 기원한다. 일반적으로 이는 ‘디지털’과 대비되어 사용되는데 사실 우리의 모든 일상 생활들의 모든 신호들은 대개 아날로그이다. 소리의 높낮이나 크기 뿐 아니라 빛의 밝기, 자동차의 속력, 바람 세기, 압력 등 우리가 직관적으로 느끼는 모든 것들은 전부 아날로그 신호들이다.
이에 따라 신호를 아날로그적 방법(테이프 등의 자기저장 방식이나 LP등 진폭을 그대로 홈으로 물리적으로 기록하는 방법 등)으로 기록하는 것은 꽤 오랫동안 사랑받아왔다. 음악이나 음성을 담기에 적당하면서도 각종 콘텐츠를 담기에도 나쁘지 않은 성능을 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금 아날로그 매체로 기록된 것을 들어보면 손바닥만한 카세트 테이프야 SN비가 낮아 다소 좋지 않게 들리지만 잘 관리된 LP는 지금 기준으로도 손색없는 사운드를 들려주며 녹음실 마스터에 사용된 1/2인치 아날로그 릴테잎의 경우에는 ‘머리카락이 쭈뼛 선다’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압도적인 음질을 들려준다. 시중에서 보통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아날로그의 사운드 퀄리티는 매우 우수하며 매체의 종류나 관리 상태에 따라 현재 ‘Hi-Res’ 기준으로 분류하는 것 이상의 소리를 내주기도 한다.
그렇다면 왜 세상의 오디오들이 전부 디지털로 변해버렸을까? 디지털은 아날로그의 신호를 ‘샘플링’이라는 작업을 통해 일종의 ‘자료화’를 시키는 것을 말한다. 전압의 변화는 하나의 파형으로 그려질 수 있으며 이는 일정한 기준을 가진 샘플 작업을 통해 디지털 자료로 컨버팅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리고 그렇게 저장된 ‘데이터’는 재생 과정을 통해 우리 귀로 듣는 아날로그 신호로 다시 변환이 가능하다. 이렇게 소리가 자료화되었다는 것은 많은 장점을 가진다. 소리의 저장이나 복사가 자유로운데다 적절히만 다룬다면 소위 말하는 ‘풍화’나 ‘손실’을 완벽하게 막을 수 있다. 또한 소리의 전송이나 배포는 ‘데이터’의 배포 방식과 흡사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최근의 복잡한 라이브 현장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방식이 답이 될 수 밖에 없다. 컴퓨터 안에서 에디팅하는 경우라면 차원이 다른 편리함과 강력함을 선사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상업용 녹음 스튜디오에서는 이미 1980~90년대부터 디지털 방식이 도입되었으며 이에 따라 소비자들에게도 ‘CD’라는 매체를 통해 디지털 오디오가 깊숙히 들어올 수 있게 되었다. 라이브 현장에서는 아무래도 ‘레이턴시’라는 요소 때문에 실시간 오디오 처리가 가능한 강력한 DSP를 거친 현장에서 신뢰성있게 쓸 수 있는 장비들이 보편화될 때까지 기다려야했으며 이에 따라 다소 늦은 2000년대 초반부터 디지털 기술이 완전히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현재는 단 한 개의 네트워크 혹은 동축 케이블에 수 백개 채널의 오디오 신호들을 콘트롤 헤더까지 붙여서 1ms 이하의 레이턴시로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단계에까지 이르고 있다.
오디오 지터의 예. 클럭이 흔들리면 0과 1의 시작지점이 달라지기 때문에 파형 해석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시간축이 흔들리면 실제 아날로그로 변환되는 오디오에서 파형 자체가 변해 소리의 변화를 체감하게 된다. 노란색은 원래 파형, 붉은 색은 왜곡된 파형이다.
레코딩 및 재생 과정에서의 지터는 누구나 체감할만한 변화를 일으킨다. 녹색이 원본 아날로그 신호, 붉은 색은 지터로 왜곡된 출력 신호이다.
디지털은 완전무결한가?
앞서 ‘항구적인 무결성’이 디지털 오디오의 장점이라고 언급했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디지털 전송은 많은 오류를 안고 있다. 아직까지도 논란이 많지만 ‘나이퀴스트 이론’으로 우리가 듣는 주파수대역의 음들은 완벽히 디지털로 샘플링이 가능하다고 전제하자. 하지만 우리가 실제로 듣는 모든 신호는 결국 아날로그이다. 말하자면 아주 간단하게 컨버팅 단계를 최소화한다고 해도 ‘아날로그-디지털-아날로그’의 변환 체인은 절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우리가 ‘아날로그적 인간’인 탓이다.
우리가 다루려는 주제는 ‘컨버팅’이 아닌 ‘디지털끼리의 전송’이지만 어쨌든 컨버팅 과정에서는 늘 비선형적 왜곡이 발생한다. 따라서 DA 컨버팅 되는 아날로그 파형은 늘 완전무결하지 않다. 그저 DA 컨버터가 디지털 데이터를 통해 그려내는 아날로그 신호를 우리가 듣는 것이기에 클럭의 사소한 변화 등이 오디오 파형의 재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실제로 전체 오디오 시스템에서 별도의 고가 클럭을 더하면 소리의 뉘앙스가 상당히 달라지는 예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다. 어떤 사운드 엔지니어는 자신이 선호하는 소리를 만들기 위해 특정 클럭 장비를 애용하며 이를 통해 DA컨버팅 된 아날로그 사운드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이것만 봐도 ‘디지털의 무결성’이라는 것은 사실은 처음부터 틀린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진짜 문제점은 우리가 철썩같이 믿어왔던 ‘디지털끼리의 전송에서의 무결성’에 대한 신뢰성이다. 이것이 이번 기사의 진짜 주제다. 예컨대 우리는 USB오디오 인터페이스와 PC와의 연결에 있어서 적절한 버퍼 사이즈만 갖춘다면 무조건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신뢰한다. Dante와 같은 네트워크 오디오나 MADI는 음질과 안정성이 가장 중요한 프로페셔널 오디오 및 방송 시장에서 수많이 사용되어 왔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어떤 손실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디지털은 완전무결하다’는 미신 때문이다. 그렇다. ‘미신’이다!
다양한 디지털 오디오의 상호 연결 방식
디지털 오디오의 상호 연결 방식의 핵심은 ‘동기화’이다. 파일 전송과 같이 데이터가 스트림되는 것이 아닌 이상에야 오디오 신호가 ‘실시간’으로 전송되려면 연결되는 기기들이 동일한 클럭을 갖고 전송되는 디지털 신호들을 주고 받아야만 한다. 이 클럭 동기화를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에 따라 크게 1)동기 전송 방식, 2)비동기 전송 방식, 3)등시 전송 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동기 전송 방식(Synchronous Connections)
디지털 오디오를 전달하는 가장 간단하고 빠른 방법은 동기식 연결이다. 이 방식에서는 데이터가 생성된 것과 정확히 동일한 속도, 즉 동일한 샘플링 속도로 전달된다. 이 시스템에서도 물론 추가적엔 데이터 헤더가 오디오 데이터에 추가될 수 있으며 합쳐진 전체 정보 패키지가 오디오 샘플링 속도로 전송된다. 이 시스템은 고정된 크기의 데이터 그룹으로 정보를 전송하며 레이턴시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오디오 데이터 워드(Audio Data Word)는 오디오 샘플링 속도로 전송 및 수신되며, 시스템의 양쪽 끝은 동일한 마스터 샘플링 속도에 고정되어야만 한다. 흔히 볼 수 있는 AES3나 IEC 60958(SPDIF) 등이 이에 속한다. AES3와 같은 기술적 기반을 가진 MADI(AES10) 역시 이에 속한다.
비동기 전송 방식(Asynchronous Connections)
비동기식 전송 방식은 여러 면에서 동기식 시스템과 정반대이다. 이 시스템에서 정보는 특정 시간에 전송되지 않는다. 주어진 정보 패킷 크기는 다양할 수 있고 비동기 연결을 통해 정보를 얻는데 걸리는 시간 역시 불확실하다. 여기에 마스터 클럭은 존재하지 않는다. WMA같은 스트리밍 방식은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오디오 연결을 제공하는 체계이다. 수신 버퍼는 긴 경우에는 10초까지도 달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네트워크 상황이 좋지 못하면 오디오가 끊어질 수 있다.
등시 전송 방식(Isochronous Connections)
등시 전송 방식은 동기식 및 비동기식의 속성을 공유하고 둘의 장점을 갖는다. 정보는 마스터 클럭에 고정된 일정한 속도로 전송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버퍼를 초과하지 않는 한 최대 전송 속도가 달성된다. 양 끝에 버퍼를 두어 오디오 워드를 적절한 순서로 전달하고, 예측 가능하고 일정한 지연을 갖는 오디오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적절하게 설계된다면 매우 낮은 레이턴시로 거의 실시간에 준하는 작동이 가능하며 신뢰성이 높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실시간 전송 네트워크 오디오 포맷들이 이 분야에 속한다.
디지털 오디오 장비들의 상호 연결 방법
일반적으로 지터 발생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 회색이 원인이다. 주로 클럭 제너레이터, 파워 서플라이, 그리고 케이블과 커넥터가 가장 큰 영향을 준다.
상호 연결된 디지털 오디오 장비의 간단한 체인(1:1 연결)에서는 각 장비에 입력되는 디지털 오디오의 샘플링 속도를 확인하고 해당 입력 샘플 속도로 장비를 고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시스템의 한 가지 문제점은 수신한 디지털 오디오에서 복구된 샘플링 레이타가 완벽한 상태가 아니라는 것에 있다. 실제로 샘플링 속도에는 아주 미세한 약간의 오차가 발생하는데 이것을 바로 지터Jitter라고 한다. 물론 지금까지 이 지터를 줄이기 위해 수많은 시도들이 있어왔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특히 디지털 오디오 체인이 연속으로 연결되면 지터가 증가되는 경향이 있다. 이 지터는 수신장치가 디지털 오디오 신호를 올바르게 해석하지 못하고 비트 정확도가 손실되게끔 한다. 더 큰 문제는 앞서 언급했던 아날로그-디지털-아날로그 컨버팅 과정에서의 성능은 정확하고 안정적인 클럭에 크게 의존한다는 점이다. 아주 작은 양의 지터조차 컨버터의 성능을 크게 저하시킨다.
최근의 프로페셔널 디지털 오디오 연결 장비에서는 SRC(Sample Rate Converter)라는 장치가 내장되어 있어서 서로 다른 클럭을 가진 디지털 신호가 바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장비의 원가 상승의 원인이 되며 오디오 품질이 미묘하게 저하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물론 시중의 SRC들은 다양한 수준의 완성도를 갖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대할 수 있는 성능 수준 역시 천차만별이다.
기본적으로 디지털 오디오 장비들은 연결된 모든 장치를 하나의 공통 레퍼런스 클럭 레이트에 고정하는 것이 좋다. 대규모 시스템에서는 이 방법이 선호되며 AES는 이 시스템을 올바르게 구현하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하는 AES11 표준을 제정했다.
디지털 오디오 전송이 열화되는 이유
아날로그 오디오 전송의 경우 오디오 품질은 전송 거리에 따라 선형적으로 감소하며 케이블이 취약하고 또 길수록, 유도 노이즈가 많을수록 더 많이 저하되기 때문에 간단하고 예측 가능하다. 하지만 디지털 오디오의 열화는 다르다. 디지털 오디오 전송은 원칙적으로는 ‘디지털 전송 신호가 오류없이 디코딩 될 수 있는 한’ 무손실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많은 양의 오류가 생기며 전송 품질이 저하되면 몇 번의 클릭 또는 짧은 드롭아웃이 발생한 후 전송이 완전히 끊어진다.
오류없는 전송과 완전한 고장 사이의 간극은 매우 작기 때문에 사소한 방해 요인(케이블의 급격한 굴곡, 조명 디머의 간섭, 실드가 파손된 케이블, 커넥터의 잘못된 결합 등)으로도 전송이 완전히 실패할 수 있다. 실제 상황에서는 한계에 가까운 상황에서 운용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대로 된 시스템을 설계 및 적용하려면 충분한 마진을 두어야 하며 한계점에 가까운 전송 거리는 피해야만 한다. 특히 적절히 케이블을 다뤄야 하며 매뉴얼에 따라 제대로 커넥터를 설치 및 체결해야만 한다. 실제 필드에서는 고가의 신호품질 측정장비를 대부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실제 테스트를 통해 가능한 최대 거리를 찾는 것이 권장된다. 첫 번째 전송 오류가 발생할 때까지 케이블 길이를 늘려보고 이 길이의 75% 이하만 사용한다면 잠재적인 간섭 및 오류로부터 어느정도 대비가 된다.
디지털 전송 왜곡 및 실패의 실제 예
지터
입출력의 아이 패턴을 비교하는 원리.
실제 측정한 아이패턴.
지터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디지털 기기의 핵심인 클럭 신호가 불안정하여 샘플링 주기가 흔들려 왜곡되는 현상이다. 이를 규명하려면 0과 1의 2진수로 표현되는 신호들을 한 시점으로 모두 모아 일종의 패턴을 만들어 확인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이를 아이패턴(Eye Pattern) 측정법이라고 한다. 그래프1에서 보듯 0에서 1, 혹은 1에서 0으로 바뀌는 지점이 조금씩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클럭이 바뀌어서 나타나는 지터 노이즈이다.
이러한 지터는 주기적 지터와 비주기적 지터로 구분할 수 있다. 주기적 지터는 10kHz 신호를 넣을 때 8kHz, 9kHz, 11kHz, 12kHz의 음이 동시에 재생된다. 이 경우 고주파의 음이 아주 지저분하게 들리는 특성이 있다.
그래프1.
주기적 지터는 마치 IMD가 발생하듯이 중심 주파수를 중심으로 기생 노이즈가 발생한다. 이는 특히 고음을 지저분하게 한다.
드롭아웃
드롭아웃은 기기간 신호를 전달하는 케이블의 임피던스 매칭이 되지 않아서 주로 발생된다. 일반적으로 아날로그 전송의 경우 케이블은 가급적 낮은 임피던스로, 그리고 입력 기기와 출력 기기의 임피던스 비를 가급적 크게(출력 1 대비 입력 10 이상 권장)하면 되었지만 디지털 전송의 경우 MHz 단위 이상의 고주파를 이용하기 때문에 케이블의 특성 임피던스가 안정적인 전송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컨대 우리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USB 오디오 인터페이스는 PC와 조악한 USB케이블 및 커넥터만으로 연결되는데 이 USB 케이블의 임피던스가 USB IF에서 정한 90Ω 임피던스와 일치하지 않을 경우 오디오 신호에 심각한 왜곡이 생긴다. 왜냐하면 디지털 오디오 전송은 결국 0과 1의 전달이며 이는 사각파의 고속 방출을 매우 정확하게 전달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표준 사양에 부합하는 디지털 케이블이 필수다!
디지털 오디오에서 지터는 최종 출력되는 사운드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시스템에서 지터가 발생할 수 있는 요소는 장비 내부의 클럭 제너레이터와 파워 서플라이의 전원노이즈 외에도 디지털 오디오 케이블 역시 지터의 발생 요인이 될 수 있다. 고품질 클럭과 낮은 노이즈의 파워 서플라이를 내장한 장비를 사용함과 동시에 고품질의 디지털 오디오를 장비간 연결에 사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실제로 현장에서 대부분의 문제는 케이블 및 커넥터에서 발생한다. 다행히도 고가의 장비를 지터 감소를 위해 바꾸는 일은 어렵지만 케이블의 품질은 상대적으로 쉽게 개선이 가능하다.
특히 장비간 연결 안정성 및 짧은 레이턴시의 확보가 매우 중요한 공연장, 투어링 콘서트와 같은 환경에서는 고품질의 디지털 오디오 케이블을 사용하는 것은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지터나 각종 노이즈 유입으로 인한 음질 저하는 물론 심한 경우 디지털 클리핑이나 전송 끊김까지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디지털 케이블이 표준 사양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측정 방법은 각 사양별 표준 문서에서 매우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표준을 준수하는 케이블을 적합한 길이, 방법으로 사용한다면 전체 시스템 구성에서 최상의 안정성과 음질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질 기사에서는 케이블 측정 장비 및 케이블 측정 방법과 해석과 더불어 디지털 오디오 케이블을 만들거나 다룰 때, 시공할 때 주의할 점에 대해서 다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