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te Vs. AVB Milan: 네트워크 위의 두 가지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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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주의와 완벽주의의 대결, 그리고 공존

by 이무제, 자료제공: Audinate, Avnu Alli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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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위의 오디오는 ‘하나의 기술’이 아니었다. 프로페셔널 AV 현장에서 오디오를 네트워크로 전송하는 일은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아날로그 멀티코어가 점차 사라지고, 디지털 오디오가 IP 기반으로 이동한 것은 이미 업계 전반에서 받아들여진 흐름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현장에서 “오디오는 네트워크로 간다”는 전제 자체를 부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오디오를 네트워크로 보낸다는 사실보다 훨씬 중요한 질문은, 어떤 방식의 네트워크를 선택할 것인가이다. 이 질문 앞에서 AV 업계는 단일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 대신 전혀 다른 방향의 두 해답이 병렬적으로 등장했다. 하나는 Dante, 다른 하나는 AVB Milan이다. 흔히 이 둘은 경쟁 기술, 혹은 대체 관계로 묶이지만, 실제로는 기술적 우열을 다투는 구도라기보다 출발점 자체가 다른 두 개의 선택지에 가깝다.

Dante는 이미 존재하는 Ethernet과 IP 네트워크 위에 오디오를 얹는 방식으로 출발했다. 반면 AVB Milan은 오디오 전송에 필요한 조건을 네트워크 계층에서부터 다시 정의하려 했다. 이 차이는 단순한 구현 방식의 차이가 아니라, AV가 네트워크를 대하는 태도의 차이이며, 결과적으로 오늘날 두 기술이 공존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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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te와 AVB Milan의 선택

Dante부터 먼저 알아보자. 이들은‘이미 깔려 있는 네트워크’를 받아들이는 것을 전제로 한다. Dante가 처음 등장했을 때의 접근 방식은 매우 분명했다. 기존 IT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하고, 별도의 특수 네트워크를 요구하지 않으며, AV 엔지니어가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Ethernet, IP, 범용 네트워크 스위치라는 이미 검증된 인프라 위에 멀티채널 오디오를 안정적으로 실어 나르는 것, 그것이 Dante의 출발점이었다.

Dante는 OSI 7계층 중 네트워크 계층(Layer 3), 즉 IP 프로토콜 위에서 작동하도록 설계되었다. 이 선택은 Dante가 범용 네트워크 스위치와 라우터를 통과할 수 있게 했으며, 서브넷을 넘나드는 유연함을 제공했다. 엔지니어는 값비싼 전용 장비 없이도 기존 스위치에 Dante 장비를 연결하기만 하면 즉시 오디오를 전송할 수 있었다. Audinate가 칩셋부터 소프트웨어, 라이선스까지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블랙박스' 구조는, 역설적으로 제조사 간의 완벽한 호환성을 보장하며 폭발적인 생태계 확장을 이끌어냈다. 결과적으로 Dante는 '지원 여부 자체가 제품 경쟁력'이 되는 사실상의 표준(De facto Standard) 위치를 점유했다.

이러한 접근은 기술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방식은 아니었을지 모르지만, 현실적인 측면에서는 매우 강력했다. 이미 전 세계에 구축된 네트워크 장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었고, IT 부서와의 협업이나 조율 부담도 상대적으로 낮았다. 결과적으로 Dante는 설치와 확장이 빠르고, 진입 장벽이 낮은 오디오 네트워크로 자리 잡게 된다.

그 결과 Dante는 어느새 ‘지원 여부 자체가 제품 경쟁력’이 되는 위치까지 올라섰다. 오늘날 Dante는 기술 표준이라기보다, 사실상 업계 관행에 가까운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AVB Milan의 선택을 이어서 보자. 이 방식은 네트워크 자체를 AV에 맞추는 것을 전제로 한다. AVB Milan의 출발점은 Dante와 정반대에 가깝다. 이 기술은 “이미 존재하는 네트워크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보다는, “AV 오디오가 안정적으로 전달되기 위해 네트워크는 어떤 조건을 가져야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기존 IT 네트워크의 불확실성을 배제하기 위해 데이터 링크 계층(Layer 2)으로 내려갔다.

AVB Milan은 IEEE 802.1 AVB 표준을 기반으로 하며, 오디오 포맷과 클러킹 구조까지 엄격하게 규정한 '운용 합의'다. Layer 2 기반이라는 것은 IP 주소를 할당받아 라우팅하는 과정 없이, 이더넷 프레임 단계에서 직접 통신한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Milan은 반드시 AVB 기능을 지원하는 전용 스위치를 필요로 하지만, 그 대가로 IP 네트워크가 가질 수 없는 물리적인 안정성을 확보했다.

AV 오디오는 단순한 데이터 패킷이 아니다. 지연 시간, 지터, 동기화 오차는 곧 음질 문제로 이어지며, 특히 대규모 시스템이나 라이브 환경에서는 예측 불가능성이 가장 큰 리스크가 된다. AVB와 이후의 TSN(Time-Sensitive Networking)은 이러한 문제를 네트워크 계층에서 구조적으로 해결하고자 했다. 네트워크 스위치와 하드웨어 레벨에서 시간 동기화와 대역폭 예약이 이루어지며, 이를 통해 오디오 패킷이 언제, 어떤 경로로 전달될지가 사전에 결정된다는 것.

다만 AVB는 이상적인 구조에 비해 현장 적용이 까다로웠고, 실제 AV 환경에서의 운용 기준이 모호하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Milan은 이러한 AVB의 기술적 기반 위에, 제조사 간 상호운용성과 실제 운용 규칙을 정리한 일종의 ‘운용 합의’에 가깝다. Milan은 새로운 전송 기술이라기보다, AVB를 현실의 시스템으로 끌어내리기 위한 정제된 규격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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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구조의 차이-우선권을 주는 방식과, 시간을 예약하는 방식

두 기술의 결정적인 차이는 트래픽을 처리하는 방식에서 드러난다. Dante는 QoS(Quality of Service, DSCP) 방식을 사용한다. 이는 혼잡한 도로에서 구급차에 우선권을 주는 것과 같다. 오디오 패킷에 '긴급' 딱지를 붙여 먼저 처리되도록 하지만, 트래픽이 도로 용량을 초과하면 지연이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확률적(Probabilistic) 접근이다.

반면 Milan은 SRP(Stream Reservation Protocol)를 사용한다. 이는 아예 버스 전용 차로를 물리적으로 비워두는 것과 같다. 네트워크 대역폭의 일부를 오디오용으로 미리 '예약'해버리기 때문에, 다른 데이터 트래픽이 아무리 폭주해도 오디오 품질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것이 Milan이 주장하는 결정론적(Deterministic) 네트워크다.

소규모 시스템에서는 이 차이가 크게 체감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채널 수가 늘어나고, 장비 수가 증가할수록 두 방식의 성격은 분명해진다. Dante는 설계와 관리의 책임이 엔지니어에게 있는 반면, Milan은 구조적으로 결과가 예측 가능하다. 이는 곧 운용 철학의 차이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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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화와 확장성-유연함과 결정성 사이

동기화(Clocking)에서도 차이는 이어진다. Dante는 IEEE 1588 PTP v1/v2를 사용하여 일반 스위치 환경에서도 유연하게 동기화를 유지한다. 반면 Milan은 gPTP(IEEE 802.1AS)를 사용한다. gPTP는 모든 스위치 노드가 클럭 정보를 하드웨어적으로 처리해야 하므로 구성은 까다롭지만, 네트워크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오차 없는 클럭 도메인으로 작동하게 한다.

확장성에서도 같은 성향이 드러난다. Dante는 필요에 따라 장비를 추가하고 구조를 변경하기 쉽다. 반면 Milan은 처음 설계 단계에서 구조를 명확히 정의하고, 그 틀 안에서 운영하는 방식에 가깝다. 어느 쪽이 우수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이는 시스템의 목적과 운용 조건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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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의 현실-기술보다 강한 것은 ‘누가 쓰고 있는가’다

Dante의 가장 큰 강점은 단연 생태계다. 제조사 수, 제품군의 폭, 현장 적용 사례 모두에서 Dante는 압도적인 위치에 있다. 반면 Milan은 상대적으로 참여 제조사가 적고, 적용 분야도 방송이나 대형 공연 등으로 한정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열세라기보다 방향성의 차이다. Milan은 확산보다 정합성을 택했고, Dante는 이상보다 실용을 택했다. 이 선택의 차이가 곧 오늘날 두 기술의 위치를 설명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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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이라는 결론-현장은 이미 답을 알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실제 현장에서는 이 둘이 이미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Dante와 Milan을 연결하는 브리지 장비가 등장하고, 백본은 Milan으로 구성하되 엣지는 Dante로 구성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는 어느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대체할 것이라는 단순한 구도가 현실과 맞지 않음을 보여준다. Dante는 여전히 시장을 지배하고 있고, Milan은 특정 환경에서 기준을 제시한다. 이 둘은 경쟁자이기 이전에, 서로 다른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다.

최근 대형 프로젝트의 흐름은 명확하다. 실패가 용납되지 않는 메인 콘솔과 앰프, 프로세서 사이의 백본(Backbone)은 Milan으로 구성해 고속도로를 닦고, 무대 곳곳의 무선 마이크나 모니터 시스템 같은 엣지(Edge)와 엔드포인트는 Dante로 구성해 유연성을 확보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다. L-Acoustics나 Meyer Sound 같은 하이엔드 제조사들이 Milan을 고집하면서도 Dante 브리지를 내놓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에필로그-기술 선택은 결국 운영 철학의 문제다

Dante와 Milan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는 기술의 우열이 아니라, 당신의 현장이 유연한 국도를 원하느냐, 통제된 고속도로를 원하느냐에 달린 운영 철학의 문제다. 누가 시스템을 관리할 것인지, 얼마나 예측 가능해야 하는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디까지를 감수할 수 있는지가 그 기준이 된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현장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Dante와 AVB Milan은 앞으로도 공존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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