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무제 기자
프로페셔널 모니터링으로 즐기는 브리티쉬 오디오 Wharfedale Diamond Studio-5BT

Wharfedale(이하 와피데일)은 90년에 이르는 업력, 그리고 세계 최초의 2웨이 스피커 제작 및 크로스오버 개발이라는 빛나는 기술적 금자탑을 쌓은 업체다. 아마 오디오 분야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 중 와피데일의 업적의 혜택을 보지 않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을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프로페셔널 오디오 분야에서 ‘와피데일’이라는 이름의 무게값은 그렇게 무겁지가 않은 편에 속한다. 물론 음향인 치고 ‘와피데일’이라는 브랜드 네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유명세는 프로페셔널 분야보다는 컨슈머 분야에서 쌓은 명성에 근거한다. 합리적인 가격에 늘 믿을 수 있는 품질과 내구성, 그리고 한없이 오래 유지되는 초창기 품질, 마지막으로 가격에 비해 뛰어난 사운드까지, 영국산의 다른 공산품들과는 달리 영국산 오디오 제품들은 늘 높은 신뢰도를 전해준다. 와피데일 역시 마찬가지다. 와피데일은 역사 내내 하이엔드 오디오였던 적이 없다. 출범 초기에는 오디오라는 것이 부유층들의 전유물이기도 해서 따로 하이엔드 브랜드가 없기도 했지만, 오디오가 대중화된 이후에도 거품을 극도로 자제하며 오디오의 본연에 충실한 제품들을 늘 생산해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의 기술력의 저력은 단순히 까마득한 먼 옛날, 오디오 산업의 초창기에 운좋게 어떤 아이디어를 번뜩 내놓은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창립 초기부터 기술 대회에 참여해 1위를 휩쓴 이 회사는 어느 정도 사업이 궤도에 올라선 후인 1945년, 전쟁의 종식에 맞춰 세계 최초의 2웨이 스피커를 선보이기에 이른다. 2웨이 스피커 기술은 단순히 유닛을 저음과 고음으로 나누는 개념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를 현실화시키려면 많은 어려움을 해결해야 한다. 그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은 크로스오버 회로다. 파워앰프에서 드라이브시키는 전류를 고음 유닛과 저음 유닛에 적절히 분배하여 유닛간 간섭을 줄이면서도 드라이버의 파손을 방지할 수 있는 설계 개념을 와피데일은 세계에서 처음 적용한 것이다. 이렇게 다중 웨이 스피커 제작의 핵심인 드라이버 설계, 인클로저 구성, 배플 및 외형 디자인, 혼과 웨이브가이드의 구성, 그리고 스피커 설계에 있어서 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크로스오버까지, 와피데일은 그 어떤 분야의 스피커라도 최고로 만들만한 기술력을 늘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프로페셔널 전문 브랜드인 ‘Wharfedale Pro’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에 높은 성능과 내구성을 자랑하는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에 살펴볼 제품은 스튜디오 모니터 라인업에 속하는 [Diamond Studio-5BT]이다.

와피데일의 핵심, Diamond 라인업에 속한 프로페셔널 모니터 스피커
와피데일이 왜 자신들의 최초의, 그리고 유일한 스튜디오 모니터 라인업을 Diamond 라인업에 포함시켰을까? Diamond 라인업은 비록 와피데일의 최상급 라인은 아니지만 가장 핵심적이고 와피데일 그 자체를 상징하는 한 축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화려함은 없지만 깔금하고 단정한 외형 디자인, 그리고 규모의 경제로 이룩한 합리적인 설계 사상의 적용과 함께 기적적이라고 해도 될 정도의 높은 가성비는 Diamond 시리즈가 왜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인지 알게 해준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이들의 모니터 스피커인 Diamond Studio 시리즈의 외형을 보면 컨슈머 시장에서 활약하는 기존의 Diamond 시리즈와 연결짓기는 조금 어렵다. 물론 Diamond Studio 시리즈가 아주 못생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컨슈머향 Diamond 시리즈와는 확실히 선을 긋는 기능적인 모양새다. 이는 당연히 이 라인업이 극도의 기능성만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전면 배플은 깔끔하고 단정한 직선과 평면이 아니라 복잡한 곡선으로 이뤄져 있으며 더군다나 전면에는 커다란 베이스 포트마저 두 개나 뚫려 있어서 깔끔하다고 말하기는 어렵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구성으로 인해 Diamond Studio 시리즈는 스튜디오 모니터링 스피커가 갖춰야 할 덕목과 기능성을 충실히 갖추게 되었다.

모니터링 스피커의 기본에 충실한 외형과 구성
Diamond Studio 라인업은 사이즈로는 크게 2가지로 나뉘어 LF 사이즈로 기준하여 각각 5인치 및 7인치로 구성된다. 또한 블루투스 기능 내장 여부에 따라서도 2가지 버전으로 나뉜다. 그렇게 해서 라인업에서 고를 수 있는 바리에이션은 총 4가지. 이 중에서 필자가 리뷰한 제품은 5인치급의 블루투스 기능 내장 버전인 Diamon Studio -5BT이다. 이하 5BT라고 부를 이 제품은 5인치 LF 사이즈를 가진 바이앰프 방식의 액티브 스튜디오 모니터 스피커로 2웨이 스피커의 정석적인 설계를 따르고 있다. RMS 기준 80W + 60W의 Class-D 파워앰프는 저음과 고음 트랜스듀서를 따로 구동하며 액티브 크로스오버가 내장되어 있다. 제조사에서 방식을 따로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DSP가 따로 들어간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스피커 유닛의 배치와 인클로저의 면밀한 설계가 중요해졌다. 물론 와피데일은 이 부분은 믿고 갈 수 있는 제조사다. 트랜스듀서 재질은 저음은 파이버글래스 콤포지트 구조이며, 고음은 전통적인 실크돔 타입이다. 다소 파격적인 저음 유닛 선정에 비해 고음 유닛의 실크돔 타입은 다소 평범하지만 오랜 역사로 그 성능과 내구성이 증명되었다. 실수로 손으로 만져도 쉽게 손상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으며 실제로 내구성이 뛰어나다. 사운드 성향은 고음이 부드럽게 롤-오프되어 자극적이지 않고 전반적으로 중립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 이에 비해 현대적인 우퍼 재질은 아마도 빠른 순간응답 반응으로 저음의 높은 해상력을 추구한 것 같다. 실제로 5BT를 청취해보면 이런 특성이 잘 드러나는데, 특정 대역의 해상력이 좋고 특정 대역은 길게 공진하는 등의 어설픔은 중저가형 제품인데도 불구하고 찾아볼 수 없다. 전 대역의 해상력이 고르고, 주파수 반응 역시 크게 튀는 대역이 없다.
인클로저, 그 중에서도 특히 배플 디자인이 주목할만하다. 우선 아래에 위치한 저음 포트는 옆이나 뒤로 뚫려있지 않아 스피커의 설치 위치에 구애받지 않는다. 최근 점점 좁아지는 콘트롤룸의 추세를 반영한 것이리라. 특히 이 스피커를 서라운드를 위한 위성 스피커로 구성한다면 반드시 벽에 가까이 붙여야 하는데, 전면 포트는 이 부분에서 걱정이 없다. 또한 옆면 모서리의 엣지가 부드럽게 다듬어져있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이는 회절파를 줄이고 수평지향각을 넓게 만든다. 전반적으로 단순히 보기 좋으라고 만든게 아니라 세심한 공학적 설계가 적용된 인클로저 디자인이다. 후면 단자 구성을 보면 꽤나 경제적이면서 효율적이다. 복잡한 딥스위치나 풍부한 입출력 구성은 없지만 필요한 것은 다 있다. 블루투스 페어링을 위한 인디케이터 LED와 스위치, 그리고 RCA 및 TRS/XLR 콤보단자, 입력감도 조절 노브와 함께 스위치를 통해 저음과 고음의 EQ를 +2~-2dB 영역 안에서 조정할 수 있다. 매뉴얼이나 스펙시트에서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저음은 100Hz 영역 이하의 극저음을 콘트롤하며 반대로 고음은 2kHz 이상의 상당히 넓은 대역을 커버한다. 재미있는 것은 블루투스 구성이다. 다소 보수적인 성향의 와피데일이지만 역시 해줄 곳에서는 확실히 해주는 모습이 여기서도 엿보이는데, 무려 TWS(True Wireless Stereo) 구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2개의 스피커가 서로 링크되고, 스마트폰이 하나의 스피커와 페어링되어 TWS를 구현하는 방식으로, 이 스피커는 비록 스튜디오 모니터링용으로 개발되었지만 훌륭한 가정용 하이파이 스피커로 역할할 수 있다.

가격을 뛰어넘는 정확한 소리
비록 중보급형 제품으로 기획되었을지라도 엄연히 스튜디오 모니터 라인업이기에 와피데일은 이 제품에 대해 상당히 정교한 주파수 측정 차트를 제공한다. 실제로도 귀에 들리며 또 주파수 차트상으로도 보이는 것은 실크돔 트위터의 단점을 멋지게 커버해냈다는 것이다. 앞서 실크돔 트위터가 초고음역대에서 부드럽게 롤-오프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5BT는 고음쪽 이퀄라이저를 0dB로 셋팅했을 때 5~10kHz 대의 고음역이 아주 살짝 부스트되는 성향이다. 이 부분은 실제로 들어보면 마치 바람소리와 같은 초고음역대로 여겨지는 대역인데 전체 음악에 있어서 상쾌함과 오픈감을 담당한다. 이런 튜닝은 자칫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는 실크돔 트위터의 단점을 커버하면서도 초고음역대의 롤-오프를 좀 더 늦출 수 있다. 실제로 들어보면 실크돔 트위터의 부드러운 장점을 잘 살려 꽤나 섬세하고 고운 결의 고음을 감상할 수 있다. 이 제품의 크로스오버 대역은 2.2kHz이다. 필자는 이 부분에서의 왜곡을 면밀히 체크했는데, 놀랍게도 큰 이상을 발견할 수 없었다. 아니, 처음에 먼저 청음했을 때는 크로스오버 대역을 감으로 찾아내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2kHz 혹은 그 이하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조금 더 높은 대역이라서 놀랐다. 이는 위상 튜닝이 매우 잘 되어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간 튜닝이 완벽하면 스피커 전반적으로 Ringing이 없져서 사람에 따라서는 ‘재미없다’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어쩌랴. 스튜디오 모니터 스피커의 숙명은 재미가 아니니 말이다.
저음역은 사이즈에 비해 적다고 할 수는 없다. 오히려 좀 더 큰 셈이지만 큰 사이즈의 스피커에 익숙한 필자에게는 여전히 다소의 아쉬움이 남았다. 저음 EQ를 좀 올리니 그래도 나아졌는데, 필자는 저음역대에서 과감히 +2dB 셋팅을 해볼 것을 권한다. 그렇게 올린다고 해도 사이즈의 한계 때문에 어차피 부밍 등의 문제는 일어나지 않는다. 이런 느낌은 5BT의 우퍼 콘 재질이 파이버 콤포지트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단단하고 가볍고 빠르면 저음에서 높은 해상력을 갖게 마련이고, 그러다보면 음악에 따라 마치 ‘저음이 적은 듯한 착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스튜디오 모니터와 일상 생활용 스피커를 아우르다
5BT는 스튜디오 모니터 라인업으로 기획되었지만 블루투스 TWS 기능의 탑재로 가용 레인지가 훨씬 넓어졌다. 필자는 이 제품을 특히 홈스튜디오 유저들에게 강력히 권한다. 음악을 만들고 믹싱하기에 충분한 퀄리티를 제공하면서도 일상생활에서 블루투스를 통한 감상용 스피커로도 매우 좋다. 전반적으로 기름기 빠진 모니터링 성향이긴 하지만 그게 음악의 감동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와피데일은 이를 홈페이지에서 “A great mix is still a great mix. A bad mix, is still a bad mix(훌륭한 믹스는 여전히 훌륭하며 나쁜 믹스는 여전히 나쁘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5BT는 뮤지션과 프로듀서가 의도하는 바를 정확히 재생해주는 투명한 모니터 스피커라는 이야기다. 따라서 제작자의 의도를 가장 최우선적으로 읽어내길 원하는 오디오 애호가들에게도 이 스피커를 추천한다. 시중에 많은 하이파이 브랜드들이 ‘모니터링 성향’을 표방하며 다양한 스피커를 내놓고 있다. 5BT는 진짜 모니터 스피커이며, 부담없는 가격에다 파워앰프와의 매칭도 신경쓸 필요가 없다. 그저 포장을 풀고 잘 위치를 잡아주면 좋은 소리가 난다. 블루투스 TWS 뿐 아니라 RCA 입력단자도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컨슈머 레벨의 소스 기기와도 잘 매칭된다. 단 하나의 스피커가 필요하다면 Wharfedale DIAMOND STUDIO -5BT이다.
글 이무제 기자
프로페셔널 모니터링으로 즐기는 브리티쉬 오디오 Wharfedale Diamond Studio-5BT
Wharfedale(이하 와피데일)은 90년에 이르는 업력, 그리고 세계 최초의 2웨이 스피커 제작 및 크로스오버 개발이라는 빛나는 기술적 금자탑을 쌓은 업체다. 아마 오디오 분야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 중 와피데일의 업적의 혜택을 보지 않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을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프로페셔널 오디오 분야에서 ‘와피데일’이라는 이름의 무게값은 그렇게 무겁지가 않은 편에 속한다. 물론 음향인 치고 ‘와피데일’이라는 브랜드 네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유명세는 프로페셔널 분야보다는 컨슈머 분야에서 쌓은 명성에 근거한다. 합리적인 가격에 늘 믿을 수 있는 품질과 내구성, 그리고 한없이 오래 유지되는 초창기 품질, 마지막으로 가격에 비해 뛰어난 사운드까지, 영국산의 다른 공산품들과는 달리 영국산 오디오 제품들은 늘 높은 신뢰도를 전해준다. 와피데일 역시 마찬가지다. 와피데일은 역사 내내 하이엔드 오디오였던 적이 없다. 출범 초기에는 오디오라는 것이 부유층들의 전유물이기도 해서 따로 하이엔드 브랜드가 없기도 했지만, 오디오가 대중화된 이후에도 거품을 극도로 자제하며 오디오의 본연에 충실한 제품들을 늘 생산해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의 기술력의 저력은 단순히 까마득한 먼 옛날, 오디오 산업의 초창기에 운좋게 어떤 아이디어를 번뜩 내놓은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창립 초기부터 기술 대회에 참여해 1위를 휩쓴 이 회사는 어느 정도 사업이 궤도에 올라선 후인 1945년, 전쟁의 종식에 맞춰 세계 최초의 2웨이 스피커를 선보이기에 이른다. 2웨이 스피커 기술은 단순히 유닛을 저음과 고음으로 나누는 개념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를 현실화시키려면 많은 어려움을 해결해야 한다. 그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은 크로스오버 회로다. 파워앰프에서 드라이브시키는 전류를 고음 유닛과 저음 유닛에 적절히 분배하여 유닛간 간섭을 줄이면서도 드라이버의 파손을 방지할 수 있는 설계 개념을 와피데일은 세계에서 처음 적용한 것이다. 이렇게 다중 웨이 스피커 제작의 핵심인 드라이버 설계, 인클로저 구성, 배플 및 외형 디자인, 혼과 웨이브가이드의 구성, 그리고 스피커 설계에 있어서 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크로스오버까지, 와피데일은 그 어떤 분야의 스피커라도 최고로 만들만한 기술력을 늘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프로페셔널 전문 브랜드인 ‘Wharfedale Pro’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에 높은 성능과 내구성을 자랑하는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에 살펴볼 제품은 스튜디오 모니터 라인업에 속하는 [Diamond Studio-5BT]이다.
와피데일의 핵심, Diamond 라인업에 속한 프로페셔널 모니터 스피커
와피데일이 왜 자신들의 최초의, 그리고 유일한 스튜디오 모니터 라인업을 Diamond 라인업에 포함시켰을까? Diamond 라인업은 비록 와피데일의 최상급 라인은 아니지만 가장 핵심적이고 와피데일 그 자체를 상징하는 한 축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화려함은 없지만 깔금하고 단정한 외형 디자인, 그리고 규모의 경제로 이룩한 합리적인 설계 사상의 적용과 함께 기적적이라고 해도 될 정도의 높은 가성비는 Diamond 시리즈가 왜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인지 알게 해준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이들의 모니터 스피커인 Diamond Studio 시리즈의 외형을 보면 컨슈머 시장에서 활약하는 기존의 Diamond 시리즈와 연결짓기는 조금 어렵다. 물론 Diamond Studio 시리즈가 아주 못생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컨슈머향 Diamond 시리즈와는 확실히 선을 긋는 기능적인 모양새다. 이는 당연히 이 라인업이 극도의 기능성만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전면 배플은 깔끔하고 단정한 직선과 평면이 아니라 복잡한 곡선으로 이뤄져 있으며 더군다나 전면에는 커다란 베이스 포트마저 두 개나 뚫려 있어서 깔끔하다고 말하기는 어렵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구성으로 인해 Diamond Studio 시리즈는 스튜디오 모니터링 스피커가 갖춰야 할 덕목과 기능성을 충실히 갖추게 되었다.
모니터링 스피커의 기본에 충실한 외형과 구성
Diamond Studio 라인업은 사이즈로는 크게 2가지로 나뉘어 LF 사이즈로 기준하여 각각 5인치 및 7인치로 구성된다. 또한 블루투스 기능 내장 여부에 따라서도 2가지 버전으로 나뉜다. 그렇게 해서 라인업에서 고를 수 있는 바리에이션은 총 4가지. 이 중에서 필자가 리뷰한 제품은 5인치급의 블루투스 기능 내장 버전인 Diamon Studio -5BT이다. 이하 5BT라고 부를 이 제품은 5인치 LF 사이즈를 가진 바이앰프 방식의 액티브 스튜디오 모니터 스피커로 2웨이 스피커의 정석적인 설계를 따르고 있다. RMS 기준 80W + 60W의 Class-D 파워앰프는 저음과 고음 트랜스듀서를 따로 구동하며 액티브 크로스오버가 내장되어 있다. 제조사에서 방식을 따로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DSP가 따로 들어간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스피커 유닛의 배치와 인클로저의 면밀한 설계가 중요해졌다. 물론 와피데일은 이 부분은 믿고 갈 수 있는 제조사다. 트랜스듀서 재질은 저음은 파이버글래스 콤포지트 구조이며, 고음은 전통적인 실크돔 타입이다. 다소 파격적인 저음 유닛 선정에 비해 고음 유닛의 실크돔 타입은 다소 평범하지만 오랜 역사로 그 성능과 내구성이 증명되었다. 실수로 손으로 만져도 쉽게 손상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으며 실제로 내구성이 뛰어나다. 사운드 성향은 고음이 부드럽게 롤-오프되어 자극적이지 않고 전반적으로 중립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 이에 비해 현대적인 우퍼 재질은 아마도 빠른 순간응답 반응으로 저음의 높은 해상력을 추구한 것 같다. 실제로 5BT를 청취해보면 이런 특성이 잘 드러나는데, 특정 대역의 해상력이 좋고 특정 대역은 길게 공진하는 등의 어설픔은 중저가형 제품인데도 불구하고 찾아볼 수 없다. 전 대역의 해상력이 고르고, 주파수 반응 역시 크게 튀는 대역이 없다.
인클로저, 그 중에서도 특히 배플 디자인이 주목할만하다. 우선 아래에 위치한 저음 포트는 옆이나 뒤로 뚫려있지 않아 스피커의 설치 위치에 구애받지 않는다. 최근 점점 좁아지는 콘트롤룸의 추세를 반영한 것이리라. 특히 이 스피커를 서라운드를 위한 위성 스피커로 구성한다면 반드시 벽에 가까이 붙여야 하는데, 전면 포트는 이 부분에서 걱정이 없다. 또한 옆면 모서리의 엣지가 부드럽게 다듬어져있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이는 회절파를 줄이고 수평지향각을 넓게 만든다. 전반적으로 단순히 보기 좋으라고 만든게 아니라 세심한 공학적 설계가 적용된 인클로저 디자인이다. 후면 단자 구성을 보면 꽤나 경제적이면서 효율적이다. 복잡한 딥스위치나 풍부한 입출력 구성은 없지만 필요한 것은 다 있다. 블루투스 페어링을 위한 인디케이터 LED와 스위치, 그리고 RCA 및 TRS/XLR 콤보단자, 입력감도 조절 노브와 함께 스위치를 통해 저음과 고음의 EQ를 +2~-2dB 영역 안에서 조정할 수 있다. 매뉴얼이나 스펙시트에서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저음은 100Hz 영역 이하의 극저음을 콘트롤하며 반대로 고음은 2kHz 이상의 상당히 넓은 대역을 커버한다. 재미있는 것은 블루투스 구성이다. 다소 보수적인 성향의 와피데일이지만 역시 해줄 곳에서는 확실히 해주는 모습이 여기서도 엿보이는데, 무려 TWS(True Wireless Stereo) 구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2개의 스피커가 서로 링크되고, 스마트폰이 하나의 스피커와 페어링되어 TWS를 구현하는 방식으로, 이 스피커는 비록 스튜디오 모니터링용으로 개발되었지만 훌륭한 가정용 하이파이 스피커로 역할할 수 있다.
가격을 뛰어넘는 정확한 소리
비록 중보급형 제품으로 기획되었을지라도 엄연히 스튜디오 모니터 라인업이기에 와피데일은 이 제품에 대해 상당히 정교한 주파수 측정 차트를 제공한다. 실제로도 귀에 들리며 또 주파수 차트상으로도 보이는 것은 실크돔 트위터의 단점을 멋지게 커버해냈다는 것이다. 앞서 실크돔 트위터가 초고음역대에서 부드럽게 롤-오프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5BT는 고음쪽 이퀄라이저를 0dB로 셋팅했을 때 5~10kHz 대의 고음역이 아주 살짝 부스트되는 성향이다. 이 부분은 실제로 들어보면 마치 바람소리와 같은 초고음역대로 여겨지는 대역인데 전체 음악에 있어서 상쾌함과 오픈감을 담당한다. 이런 튜닝은 자칫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는 실크돔 트위터의 단점을 커버하면서도 초고음역대의 롤-오프를 좀 더 늦출 수 있다. 실제로 들어보면 실크돔 트위터의 부드러운 장점을 잘 살려 꽤나 섬세하고 고운 결의 고음을 감상할 수 있다. 이 제품의 크로스오버 대역은 2.2kHz이다. 필자는 이 부분에서의 왜곡을 면밀히 체크했는데, 놀랍게도 큰 이상을 발견할 수 없었다. 아니, 처음에 먼저 청음했을 때는 크로스오버 대역을 감으로 찾아내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2kHz 혹은 그 이하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조금 더 높은 대역이라서 놀랐다. 이는 위상 튜닝이 매우 잘 되어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간 튜닝이 완벽하면 스피커 전반적으로 Ringing이 없져서 사람에 따라서는 ‘재미없다’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어쩌랴. 스튜디오 모니터 스피커의 숙명은 재미가 아니니 말이다.
저음역은 사이즈에 비해 적다고 할 수는 없다. 오히려 좀 더 큰 셈이지만 큰 사이즈의 스피커에 익숙한 필자에게는 여전히 다소의 아쉬움이 남았다. 저음 EQ를 좀 올리니 그래도 나아졌는데, 필자는 저음역대에서 과감히 +2dB 셋팅을 해볼 것을 권한다. 그렇게 올린다고 해도 사이즈의 한계 때문에 어차피 부밍 등의 문제는 일어나지 않는다. 이런 느낌은 5BT의 우퍼 콘 재질이 파이버 콤포지트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단단하고 가볍고 빠르면 저음에서 높은 해상력을 갖게 마련이고, 그러다보면 음악에 따라 마치 ‘저음이 적은 듯한 착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스튜디오 모니터와 일상 생활용 스피커를 아우르다
5BT는 스튜디오 모니터 라인업으로 기획되었지만 블루투스 TWS 기능의 탑재로 가용 레인지가 훨씬 넓어졌다. 필자는 이 제품을 특히 홈스튜디오 유저들에게 강력히 권한다. 음악을 만들고 믹싱하기에 충분한 퀄리티를 제공하면서도 일상생활에서 블루투스를 통한 감상용 스피커로도 매우 좋다. 전반적으로 기름기 빠진 모니터링 성향이긴 하지만 그게 음악의 감동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와피데일은 이를 홈페이지에서 “A great mix is still a great mix. A bad mix, is still a bad mix(훌륭한 믹스는 여전히 훌륭하며 나쁜 믹스는 여전히 나쁘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5BT는 뮤지션과 프로듀서가 의도하는 바를 정확히 재생해주는 투명한 모니터 스피커라는 이야기다. 따라서 제작자의 의도를 가장 최우선적으로 읽어내길 원하는 오디오 애호가들에게도 이 스피커를 추천한다. 시중에 많은 하이파이 브랜드들이 ‘모니터링 성향’을 표방하며 다양한 스피커를 내놓고 있다. 5BT는 진짜 모니터 스피커이며, 부담없는 가격에다 파워앰프와의 매칭도 신경쓸 필요가 없다. 그저 포장을 풀고 잘 위치를 잡아주면 좋은 소리가 난다. 블루투스 TWS 뿐 아니라 RCA 입력단자도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컨슈머 레벨의 소스 기기와도 잘 매칭된다. 단 하나의 스피커가 필요하다면 Wharfedale DIAMOND STUDIO -5BT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