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무제 기자
극도의 가벼움과 괜찮은 퀄리티의 공존 Tascam TM-2X 비디오 마이크

바야흐로 콘텐츠의 시대다. 예전에는 조금 특별한 사람들만이 콘텐츠를 만들었다면 최근은 그렇지 않다. 일터에서 보이는 평범한 직장동료나 명절에 볼 수 있는 친척들 중에서 찾아봐도 유튜브를 비롯한 크리에이터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제법 높다. 덕분에 완전히 사양산업처럼 여겨졌던 카메라 시장이 다시 불타오르고 있으며, 이에 카메라 제조사들은 영상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것으로 시장의 뜨거운 반응에 화답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의 카메라 성능의 발전은 놀라울 정도여서 우리 같은 보통 직장인들의 1개월 월급 정도면 화질면에서 예전의 ENG 카메라와 대등한 퀄리티의 V-DSLR, 혹은 V-미러리스 카메라를 상당한 수준의 렌즈와 액세서리들까지 포함해서 구매가 가능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할 수 밖에 없음에 먼저 양해를 구한다. 콘텐츠를 만드는데 있어서 많은 사람들은 늘 ‘소리’가 중요함을 잊는다. 영상 해상도가 조금 낮더라도 대부분 메시지 자체를 전달하는데 있어서 큰 방해를 받지는 않는다. 하지만 영상에 소리가 없다면 99%의 경우 메시지의 전달이 중단된다. 영상 콘텐츠에 있어서 소리가 중요한 이유다. 그런데 영상에 좋은 소리 입히는 작업은 생각보다 굉장한 노하우가 필요하다. 유튜브 시대가 되면서 필자에게 생긴 적잖은 일거리 중 하나가 바로 ‘유튜버들에게 오는 문의’이다. OBS에서의 적당한 송출레벨 설정, 무선 핀마이크 사용시 혼선 방지 노하우, 음악 관련 콘텐츠일 때는 각종 악기들 사운드의 고품질 픽업 등 말이다. 단순한 보이스인 경우 대체로 유선으로 단일지향성 다이나믹 마이크를 쓰고 영상편집 소프트웨어에서 적당한 프리셋을 불러 쓰면 큰 문제는 없지만 조금이라도 ‘응용’이 들어간다면 정말 난감해지기 일쑤다. 상기에 언급한, 필자에게 오는 문의들의 목록을 보면 바로 알겠지만 이건 3~4년제 대학의 관련 학과를 제대로 수료한다고 해도 현장 경험이 없다면 단번에 속시원한 해결이 안되는 경우가 대다수일 뿐더러, 현장에서 임기응변과 경험을 통해 대처해야 하는 경우도 많아 제대로 된 답변조차 힘든 때가 많다. 필자는 그런 사람들에게 가장 간단한 제품들만 추천해준다. 그 중 하나가 바로 Tascam TM-2X다. 물론 본지가 다뤘던 숱한 하이엔드 마이크로폰과는 비교하에는 곤란하다. 하지만 이 마이크로폰은 꽤 편리하게 좋은 소리를 빠르고 쉽게 얻어낼 수 있는 제품이다. 유튜버용은 물론 상업용 영상에서 현장 스케치 정도까지도 대응할 수 있을 정도다.

합리적인 고성능 스테레오 마이크로폰
카메라용 마이크로폰 시장은 원래는 그렇게 넓지 않은 시장이었다. 몇 년 전만해도 일반적으로는 캠코더에 내장된 마이크로폰 정도로 다들 만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소비되는’ 콘텐츠를 제작하려면 카메라 내장 마이크로폰으로는 부족하다. PCB에 안착될 정도로의 극소구경의 트랜스듀서는 필연적으로 프리앰프단에서 상당한 양의 증폭을 해야하며, 이 과정에서 높은 노이즈플로어는 당연하고, 상당한 왜곡까지 일어난다. 개인 크리에이터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많은 마이크로폰 및 관련 제품 제조사들이 이 분야에 뛰어들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 분야의 제품군은 그리 많지 않다. 고급 제품군이야 어차피 XLR 단자를 갖춘 ENG급 카메라에 연결될게 분명하니 그냥 시중의 많은 콘덴서 마이크로폰을 쓰면 되지만 일반적인 소비자들은 그저 3.5mm 단자에 연결되는 작고 편리한 마이크로폰이면 만족할 뿐이다. 일단 기본적인 시장의 인식부터 생각해봐야 한다. 많은 카메라용 외장 마이크 제조사들은 그저 ‘카메라 내장 마이크보다는 조금 나으면 되는 정도’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카메라 내장 마이크가 실질적으로 무지향성인 것은 우리 같은 사운드 엔지니어들이나 안다. 카메라 내장 마이크의 스테레오는 실질적으로 그저 몇 CM 떨어진 AB 방식이기에 스테레오감이 형편없고 도리어 콤필터링으로 인한 음질 왜곡만 발생한다는 것도 아는 사람만 안다. 여기에 상당히 조악한 모노 단일지향성 마이크만 갖다놔도 카메라 조작하는 소리나 카메라맨의 숨소리만 다소 줄어들 뿐 음질 자체가 나아지진 않는다. 아마 최근 카메라 마이크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카테고리가 길이가 한 뼘도 안되는 미니 샷건 형태의 제품일텐데 샷건 마이크로폰은 지향성 형성의 원리 자체가 기다란 파이프의 길이, 그리고 내부 충진재의 성질로 형성되며 특성이 결정된다. 즉, 샷건 마이크가 제 역할을 하려면 일단 길어야 하고, 그 후 풍부한 노하우를 통해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물론 카메라 마이크라는 카테고리에서 샷건 마이크로폰 자체의 효용성은 인정하는 바이다. 유튜브 콘텐츠들만 봐도 대체로 인물이 등장해 말하면서 진행하는 형태이거나 인터뷰의 형태를 띄기 때문에 방송 분야에서는 필수품이라도 해도 될 정도다. 하지만 퀄리티는? 유명 제조사의 고가 모델, 그것도 꽤나 긴 형태의 샷건이 아니라면 기대한 만큼의 성능을 얻기는 어렵다. 뿐만 아니다. 대부분의 컨슈머 포맷, 그러니까 3.5mm 단자와 3~6V 정도의 라인 전원을 이용하는 카메라 마이크들은 모노 구성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스테레오 마이크를 찾으려면 일단 제품 자체가 별로 없으며, 오랜 역사를 가진 몇몇 마이크 전문 제조사에서 출시하는 제품들은 일반 소비자가 선뜻 지갑을 열기에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Tascam에서 출시한 TM-2X는 불과 15만원의 가격으로, 별도의 배터리 삽입이 필요없는 편리성에 3.5mm 단자를 카메라에 연결하는 것만으로 쉽게 고품질의 스테레오 사운드를 얻어낼 수 있다. 애초에 간단한 구성이긴 하지만 일단 윈드스크린이나 익스텐션 암 등 필요한 것을 모두 한 패키지에 제공하는 것도 반갑다.

부담없는 가격, 풍부한 구성
소비자가 15만원의 심플하고 저렴한 마이크로폰이지만 스펙시트를 살펴보면 그 성능이 만만치 않다. 우선 트랜스듀서는 상당한 크기를 자랑하는 콘덴서 타입이고 단일지향성이다. 배치는 XY로, 정위감이 우수하며 모노호환성이 좋아 방송 포맷에 아주 적당하다. 주파수 반응은 50Hz~20kHz. 최대 입력 레벨은 120dBSPL인데, 이는 카메라 스펙이나 마이크 셋업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여기에 최하 스펙을 언급했다는 것. Vcc 전원은 2.5V에 감도 스위치를 H에 놓은 상태에서의 스펙이다. 감도 스위치를 L에 놓으면 추가적으로 15dB을 더 확보할 수 있으며, 여기에 많은 카메라들의 Vcc 전압이 2.5V보다는 크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우수한 성능을 보여줄 것으로 판단된다. 마이크로폰 본체는 플라스틱으로 제작되어 75g에 불과하다. 물론 가벼움과 더불어 가격이 훨씬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에 마이크 하우징이 플라스틱으로 제작된데에는 전혀 불만이 없다. 그런데 필자가 제대로 본 것일지는 모르겠는데, 지난 번에 리뷰한 Tascam의 Portacapture X8에 기본 포함된 마이크로폰과 외형상 상당히 흡사하다. 만약 필자의 추측이 맞다면 같은 성능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참고로 필자는 X8의 기본 마이크로폰에 대해 매우 후한 점수를 준 바가 있다.
본체 외에 패키지에 기본적으로 딸려나오는 것은 Fur 타입의 윈드스크린, 그리고 카메라 작동 노이즈를 방지하기 위한 익스텐션 암이 기본으로 포함된다. 보통 이런 류의 제품은 실무에 투입하기 위해서는 꼭 몇 가지를 추가구매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필요한 모든 것을 한 번에 제공하는 것은 분명 매우 반길 일이다. 더군다나 이 제품의 가격을 생각해본다면 놀라운 일. 외형이나 구성을 조금 더 설명해보자면, 우선 XY로 배치된 마이크는 위로 90°, 아래로 90°의 작동범위를 가져 총 180° 회전이 가능하다. 극단적인 앵글 촬영에서도 소리를 제대로 잡아낼 수 있다는 것. 좌우 회전은 되지 않지만 이 마이크에서 좌우회전까지는 바라진 않아도 될 것 같다. 본체 하단은 카메라 핫슈와 연결되는 어댑터가 기본 장착되어 있으며 놀랍게도 서스펜션 처리가 되어 카메라의 진동을 효과적으로 방지한다. 포함된 Fur 타입 윈드스크린은 TM-2X의 본체에 딱 알맞다. 실제로 테스트해보니 바람 처리 능력도 제법이어서 바람이 강한 바닷가에서의 촬영도 큰 문제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또한 포함된 익스텐션 암은 약 한 뼘 정도의 길이인데, 생각보다 유용했다. Tascam의 개발팀이 실제로 이 제품을 얼마나 세심하게 개발하고 설계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 실제로 카메라를 작동시킬 때는 상당한 노이즈가 발생한다. 버튼 누르는 소리나 렌즈에 달린 스위치나 포커스링을 작동시키는 소리, 주밍할 때의 소음 등 말이다. 역시 가장 거슬리는 것은 촬영자의 숨소리이다. 그런데 단 한 뼘 정도의 익스텐션 암으로 인해 이 모든 노이즈들이 상당한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 간단한 아이디어지만 매우 효과적이고 비용도 적게 들고 편리하다. 그리고 TM-2X는 이 모든 것을 추가비용 없이 기본적으로 제공한다.

중고역대의 표현에 최적화된 마이크로폰
우선 기억해야 할 것은 Tascam TM-2X는 ‘스테레오 마이크’라는 것이다. 왜 이것을 자꾸 이야기하냐고?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지만 이 마이크는 인터뷰 등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의 분위기나 공간감을 담아내는데 최적화되어 있다. 단일지향성 특성이 꽤 우수해서 카메라 조작 소음은 최소화되었지만 말이다. 따라서 실내에서 목소리를 녹음하면서 일반적인 샷건 마이크로폰과 비교하면 당연히 명료도가 떨어지는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마이크를 카메라와 연결시켜 풍경의 분위기를 잡아내면 세상에 이만한 마이크가 없을 정도다. 만약 출연자가 무선 마이크 혹은 보이스레코더를 통해 핀마이크로 녹음하고, TM-2X를 통해 전체 사운드를 잡아내는 구성이라면 가장 완벽할 것이다. 우선 칭찬하고 싶은 점은 정위감이 상당히 훌륭하다는 것이다. 열차가 지나가는 소리, 물소리, 군중의 소리, 공원에서 사람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 등 이 매우 실감나게 녹음되며 별도의 후처리가 크게 필요없을 정도로 이미 세련되게 다듬어진 소리가 픽업된다. 약간 아쉬운 점은 저음의 존재감이다. 로우컷 스위치를 빼도 여전히 약간은 아쉬우며, 로우컷 스위치를 켜면 확연하게 저음이 빠지는 느낌이다. 덕분에 대부분의 상황에서 로우컷 스위치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점은 좋다. 그리고 무게감있는 저음은 후작업으로 얼마든 살릴 수 있는 부분이고, 오히려 핸들링 노이즈 등을 쉽게 유입시키는 아마추어 촬영자에게는 오히려 이런 점이 이점일 수 있다. 애초에 서스펜션이 통합된 형태의 디자인이기 때문에 기타 진동으로부터 자유로운 편에 속하며, 외형 디자인이 매우 깔끔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러한 깔끔하고 컴팩트한 외형, 그리고 가벼운 무게는 전적으로 배터리를 쓰지 않고 플러그인 파워에만 의존하는 설계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물론 배터리가 들어가면 다이나믹레인지 면에서 이점이 있을 수 있지만 그만큼 불편한 것은 사실이긴 하다. 애초에 다이나믹레인지가 풍부한 고음질을 원하면 몇 등급 위의 더 비싼 제품을 쓰는 것이 맞다. 그래도 이 제품 정도면 정말 가격대 성능이 매우 우수하여 대부분의 상황에서 불만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심플한 카메라 마이크를 찾는다면
TM-2X에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만약 카메라의 내장 프리앰프가 시원치 않다면 노이즈가 유입되기 쉬운 구조이기도 하고, 다소 빈약한듯한 저음은 후편집에 익숙하지 않은 아마추어 애호가에게는 약간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환경음, 배경음을 이 가격에 이만큼 픽업해낼 수 있는 카메라 마이크는 별로 없다. 더군다나 필요한 모든 액세서리를 기본 제공하며, 별도의 배터리가 필요 없이 카메라로부터 제공받는 플러그인 파워만으로 작동한다.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할까? 앞서 잠깐 언급했지만 필자가 추천하는 최고의 솔루션은 기본 촬영 카메라에 TM-2X를 설치한 후 출연자는 각자 보이스레코더를 통해 핀마이크로 녹음하는 것이다. 타이밍만 잘 맞춰서 후편집할 수 있다면 생생한 배경음과 완전히 분리된 보이스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글 이무제 기자
극도의 가벼움과 괜찮은 퀄리티의 공존 Tascam TM-2X 비디오 마이크
바야흐로 콘텐츠의 시대다. 예전에는 조금 특별한 사람들만이 콘텐츠를 만들었다면 최근은 그렇지 않다. 일터에서 보이는 평범한 직장동료나 명절에 볼 수 있는 친척들 중에서 찾아봐도 유튜브를 비롯한 크리에이터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제법 높다. 덕분에 완전히 사양산업처럼 여겨졌던 카메라 시장이 다시 불타오르고 있으며, 이에 카메라 제조사들은 영상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것으로 시장의 뜨거운 반응에 화답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의 카메라 성능의 발전은 놀라울 정도여서 우리 같은 보통 직장인들의 1개월 월급 정도면 화질면에서 예전의 ENG 카메라와 대등한 퀄리티의 V-DSLR, 혹은 V-미러리스 카메라를 상당한 수준의 렌즈와 액세서리들까지 포함해서 구매가 가능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할 수 밖에 없음에 먼저 양해를 구한다. 콘텐츠를 만드는데 있어서 많은 사람들은 늘 ‘소리’가 중요함을 잊는다. 영상 해상도가 조금 낮더라도 대부분 메시지 자체를 전달하는데 있어서 큰 방해를 받지는 않는다. 하지만 영상에 소리가 없다면 99%의 경우 메시지의 전달이 중단된다. 영상 콘텐츠에 있어서 소리가 중요한 이유다. 그런데 영상에 좋은 소리 입히는 작업은 생각보다 굉장한 노하우가 필요하다. 유튜브 시대가 되면서 필자에게 생긴 적잖은 일거리 중 하나가 바로 ‘유튜버들에게 오는 문의’이다. OBS에서의 적당한 송출레벨 설정, 무선 핀마이크 사용시 혼선 방지 노하우, 음악 관련 콘텐츠일 때는 각종 악기들 사운드의 고품질 픽업 등 말이다. 단순한 보이스인 경우 대체로 유선으로 단일지향성 다이나믹 마이크를 쓰고 영상편집 소프트웨어에서 적당한 프리셋을 불러 쓰면 큰 문제는 없지만 조금이라도 ‘응용’이 들어간다면 정말 난감해지기 일쑤다. 상기에 언급한, 필자에게 오는 문의들의 목록을 보면 바로 알겠지만 이건 3~4년제 대학의 관련 학과를 제대로 수료한다고 해도 현장 경험이 없다면 단번에 속시원한 해결이 안되는 경우가 대다수일 뿐더러, 현장에서 임기응변과 경험을 통해 대처해야 하는 경우도 많아 제대로 된 답변조차 힘든 때가 많다. 필자는 그런 사람들에게 가장 간단한 제품들만 추천해준다. 그 중 하나가 바로 Tascam TM-2X다. 물론 본지가 다뤘던 숱한 하이엔드 마이크로폰과는 비교하에는 곤란하다. 하지만 이 마이크로폰은 꽤 편리하게 좋은 소리를 빠르고 쉽게 얻어낼 수 있는 제품이다. 유튜버용은 물론 상업용 영상에서 현장 스케치 정도까지도 대응할 수 있을 정도다.
합리적인 고성능 스테레오 마이크로폰
카메라용 마이크로폰 시장은 원래는 그렇게 넓지 않은 시장이었다. 몇 년 전만해도 일반적으로는 캠코더에 내장된 마이크로폰 정도로 다들 만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소비되는’ 콘텐츠를 제작하려면 카메라 내장 마이크로폰으로는 부족하다. PCB에 안착될 정도로의 극소구경의 트랜스듀서는 필연적으로 프리앰프단에서 상당한 양의 증폭을 해야하며, 이 과정에서 높은 노이즈플로어는 당연하고, 상당한 왜곡까지 일어난다. 개인 크리에이터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많은 마이크로폰 및 관련 제품 제조사들이 이 분야에 뛰어들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 분야의 제품군은 그리 많지 않다. 고급 제품군이야 어차피 XLR 단자를 갖춘 ENG급 카메라에 연결될게 분명하니 그냥 시중의 많은 콘덴서 마이크로폰을 쓰면 되지만 일반적인 소비자들은 그저 3.5mm 단자에 연결되는 작고 편리한 마이크로폰이면 만족할 뿐이다. 일단 기본적인 시장의 인식부터 생각해봐야 한다. 많은 카메라용 외장 마이크 제조사들은 그저 ‘카메라 내장 마이크보다는 조금 나으면 되는 정도’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카메라 내장 마이크가 실질적으로 무지향성인 것은 우리 같은 사운드 엔지니어들이나 안다. 카메라 내장 마이크의 스테레오는 실질적으로 그저 몇 CM 떨어진 AB 방식이기에 스테레오감이 형편없고 도리어 콤필터링으로 인한 음질 왜곡만 발생한다는 것도 아는 사람만 안다. 여기에 상당히 조악한 모노 단일지향성 마이크만 갖다놔도 카메라 조작하는 소리나 카메라맨의 숨소리만 다소 줄어들 뿐 음질 자체가 나아지진 않는다. 아마 최근 카메라 마이크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카테고리가 길이가 한 뼘도 안되는 미니 샷건 형태의 제품일텐데 샷건 마이크로폰은 지향성 형성의 원리 자체가 기다란 파이프의 길이, 그리고 내부 충진재의 성질로 형성되며 특성이 결정된다. 즉, 샷건 마이크가 제 역할을 하려면 일단 길어야 하고, 그 후 풍부한 노하우를 통해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물론 카메라 마이크라는 카테고리에서 샷건 마이크로폰 자체의 효용성은 인정하는 바이다. 유튜브 콘텐츠들만 봐도 대체로 인물이 등장해 말하면서 진행하는 형태이거나 인터뷰의 형태를 띄기 때문에 방송 분야에서는 필수품이라도 해도 될 정도다. 하지만 퀄리티는? 유명 제조사의 고가 모델, 그것도 꽤나 긴 형태의 샷건이 아니라면 기대한 만큼의 성능을 얻기는 어렵다. 뿐만 아니다. 대부분의 컨슈머 포맷, 그러니까 3.5mm 단자와 3~6V 정도의 라인 전원을 이용하는 카메라 마이크들은 모노 구성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스테레오 마이크를 찾으려면 일단 제품 자체가 별로 없으며, 오랜 역사를 가진 몇몇 마이크 전문 제조사에서 출시하는 제품들은 일반 소비자가 선뜻 지갑을 열기에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Tascam에서 출시한 TM-2X는 불과 15만원의 가격으로, 별도의 배터리 삽입이 필요없는 편리성에 3.5mm 단자를 카메라에 연결하는 것만으로 쉽게 고품질의 스테레오 사운드를 얻어낼 수 있다. 애초에 간단한 구성이긴 하지만 일단 윈드스크린이나 익스텐션 암 등 필요한 것을 모두 한 패키지에 제공하는 것도 반갑다.
부담없는 가격, 풍부한 구성
소비자가 15만원의 심플하고 저렴한 마이크로폰이지만 스펙시트를 살펴보면 그 성능이 만만치 않다. 우선 트랜스듀서는 상당한 크기를 자랑하는 콘덴서 타입이고 단일지향성이다. 배치는 XY로, 정위감이 우수하며 모노호환성이 좋아 방송 포맷에 아주 적당하다. 주파수 반응은 50Hz~20kHz. 최대 입력 레벨은 120dBSPL인데, 이는 카메라 스펙이나 마이크 셋업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여기에 최하 스펙을 언급했다는 것. Vcc 전원은 2.5V에 감도 스위치를 H에 놓은 상태에서의 스펙이다. 감도 스위치를 L에 놓으면 추가적으로 15dB을 더 확보할 수 있으며, 여기에 많은 카메라들의 Vcc 전압이 2.5V보다는 크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우수한 성능을 보여줄 것으로 판단된다. 마이크로폰 본체는 플라스틱으로 제작되어 75g에 불과하다. 물론 가벼움과 더불어 가격이 훨씬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에 마이크 하우징이 플라스틱으로 제작된데에는 전혀 불만이 없다. 그런데 필자가 제대로 본 것일지는 모르겠는데, 지난 번에 리뷰한 Tascam의 Portacapture X8에 기본 포함된 마이크로폰과 외형상 상당히 흡사하다. 만약 필자의 추측이 맞다면 같은 성능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참고로 필자는 X8의 기본 마이크로폰에 대해 매우 후한 점수를 준 바가 있다.
본체 외에 패키지에 기본적으로 딸려나오는 것은 Fur 타입의 윈드스크린, 그리고 카메라 작동 노이즈를 방지하기 위한 익스텐션 암이 기본으로 포함된다. 보통 이런 류의 제품은 실무에 투입하기 위해서는 꼭 몇 가지를 추가구매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필요한 모든 것을 한 번에 제공하는 것은 분명 매우 반길 일이다. 더군다나 이 제품의 가격을 생각해본다면 놀라운 일. 외형이나 구성을 조금 더 설명해보자면, 우선 XY로 배치된 마이크는 위로 90°, 아래로 90°의 작동범위를 가져 총 180° 회전이 가능하다. 극단적인 앵글 촬영에서도 소리를 제대로 잡아낼 수 있다는 것. 좌우 회전은 되지 않지만 이 마이크에서 좌우회전까지는 바라진 않아도 될 것 같다. 본체 하단은 카메라 핫슈와 연결되는 어댑터가 기본 장착되어 있으며 놀랍게도 서스펜션 처리가 되어 카메라의 진동을 효과적으로 방지한다. 포함된 Fur 타입 윈드스크린은 TM-2X의 본체에 딱 알맞다. 실제로 테스트해보니 바람 처리 능력도 제법이어서 바람이 강한 바닷가에서의 촬영도 큰 문제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또한 포함된 익스텐션 암은 약 한 뼘 정도의 길이인데, 생각보다 유용했다. Tascam의 개발팀이 실제로 이 제품을 얼마나 세심하게 개발하고 설계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 실제로 카메라를 작동시킬 때는 상당한 노이즈가 발생한다. 버튼 누르는 소리나 렌즈에 달린 스위치나 포커스링을 작동시키는 소리, 주밍할 때의 소음 등 말이다. 역시 가장 거슬리는 것은 촬영자의 숨소리이다. 그런데 단 한 뼘 정도의 익스텐션 암으로 인해 이 모든 노이즈들이 상당한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 간단한 아이디어지만 매우 효과적이고 비용도 적게 들고 편리하다. 그리고 TM-2X는 이 모든 것을 추가비용 없이 기본적으로 제공한다.
중고역대의 표현에 최적화된 마이크로폰
우선 기억해야 할 것은 Tascam TM-2X는 ‘스테레오 마이크’라는 것이다. 왜 이것을 자꾸 이야기하냐고?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지만 이 마이크는 인터뷰 등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의 분위기나 공간감을 담아내는데 최적화되어 있다. 단일지향성 특성이 꽤 우수해서 카메라 조작 소음은 최소화되었지만 말이다. 따라서 실내에서 목소리를 녹음하면서 일반적인 샷건 마이크로폰과 비교하면 당연히 명료도가 떨어지는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마이크를 카메라와 연결시켜 풍경의 분위기를 잡아내면 세상에 이만한 마이크가 없을 정도다. 만약 출연자가 무선 마이크 혹은 보이스레코더를 통해 핀마이크로 녹음하고, TM-2X를 통해 전체 사운드를 잡아내는 구성이라면 가장 완벽할 것이다. 우선 칭찬하고 싶은 점은 정위감이 상당히 훌륭하다는 것이다. 열차가 지나가는 소리, 물소리, 군중의 소리, 공원에서 사람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 등 이 매우 실감나게 녹음되며 별도의 후처리가 크게 필요없을 정도로 이미 세련되게 다듬어진 소리가 픽업된다. 약간 아쉬운 점은 저음의 존재감이다. 로우컷 스위치를 빼도 여전히 약간은 아쉬우며, 로우컷 스위치를 켜면 확연하게 저음이 빠지는 느낌이다. 덕분에 대부분의 상황에서 로우컷 스위치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점은 좋다. 그리고 무게감있는 저음은 후작업으로 얼마든 살릴 수 있는 부분이고, 오히려 핸들링 노이즈 등을 쉽게 유입시키는 아마추어 촬영자에게는 오히려 이런 점이 이점일 수 있다. 애초에 서스펜션이 통합된 형태의 디자인이기 때문에 기타 진동으로부터 자유로운 편에 속하며, 외형 디자인이 매우 깔끔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러한 깔끔하고 컴팩트한 외형, 그리고 가벼운 무게는 전적으로 배터리를 쓰지 않고 플러그인 파워에만 의존하는 설계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물론 배터리가 들어가면 다이나믹레인지 면에서 이점이 있을 수 있지만 그만큼 불편한 것은 사실이긴 하다. 애초에 다이나믹레인지가 풍부한 고음질을 원하면 몇 등급 위의 더 비싼 제품을 쓰는 것이 맞다. 그래도 이 제품 정도면 정말 가격대 성능이 매우 우수하여 대부분의 상황에서 불만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심플한 카메라 마이크를 찾는다면
TM-2X에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만약 카메라의 내장 프리앰프가 시원치 않다면 노이즈가 유입되기 쉬운 구조이기도 하고, 다소 빈약한듯한 저음은 후편집에 익숙하지 않은 아마추어 애호가에게는 약간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환경음, 배경음을 이 가격에 이만큼 픽업해낼 수 있는 카메라 마이크는 별로 없다. 더군다나 필요한 모든 액세서리를 기본 제공하며, 별도의 배터리가 필요 없이 카메라로부터 제공받는 플러그인 파워만으로 작동한다.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할까? 앞서 잠깐 언급했지만 필자가 추천하는 최고의 솔루션은 기본 촬영 카메라에 TM-2X를 설치한 후 출연자는 각자 보이스레코더를 통해 핀마이크로 녹음하는 것이다. 타이밍만 잘 맞춰서 후편집할 수 있다면 생생한 배경음과 완전히 분리된 보이스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