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페/프리앰프/레코더Solid State Logic Pure Drive Oc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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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프리앰프+컨버터+오디오 인터페이스

by 이무제, 자료제공: 기어라운지(주)

Solid State Logic(이하 SSL)은 아날로그 시대에 위대한 금자탑을 쌓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해받는 점이 있다면, 그 아날로그 시대의 엄청난 업적 때문에 디지털 시대의 업적이 다소 낮게 평가받는다는 것. 하지만 실제로 SSL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기에서 그 어떤 제조사보다도 잘 준비했으며 전환기, 그리고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제품을 끊임없이 내놓으며 오히려 꾸준히 매출을 올려나갔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SSL이 단순히 시대정신에 잘 맞는 제품을 때 맞춰 내놓은 것을 넘어 오히려 시대를 앞서나가는 제품을 개발하고 시장에 빠르게 내놓음으로써 프로페셔널 엔지니어들의 작업 프로세싱의 변화를 선도하고 주도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 그리고 주도의 역사 속에서 SSL이 계속 경쟁력을 유지하는 비결은 바로 아날로그 시대에 충분히 증명해낸 압도적인 사운드 퀄리티다. 현재 SSL의 경쟁력 있는 제품을 보면 과거의 유산을 잘 이어받아 오히려 발전시킨 것이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을 배경으로 등장한 SSL Pure Drive Octo는 SSL의 과거의 유산을 이어받은 미학적인 사운드, 공학적으로 우수한 최신 오디오 성능, 그리고 최신 오디오 프로덕션 워크플로우를 반영한 제품의 구성과 조작 인터페이스, 그리고 단 한 대의 기기로 많은 것들을 누릴 수 있는 다채로운 기능성들이 합쳐진 걸작이다.

 


영리한 구성이 돋보이다

먼저 제품을 보면 전통적인 2U 랙사이즈의 프리앰프로, 총 8채널을 제공하고 있다. 내장된 아날로그 프리앰프는 SSL Origin 클래식 믹싱 콘솔에 탑재되어 유명해진 SuperAnalogue PureDrive 회로를 그대로 재현한 것이다. 이 프리앰프는 전 세계의 음반에서 이미 전설적인 실적을 쌓았으며 새로운 버전에는 이전의 선명도와 펀치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게인 및 모드의 변화에 따라 따뜻함, 풍부한 하모닉스, 드라이브가 추가된 사운드로 전환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을 제공한다. 모드는 총 3가지로, 순수한 시그널을 유지하는 Pure 모드, 홀수 하모닉스를 생성하는 대칭형 드라이브 모드, 그리고 착색이 강한 비대칭형 드라이브 모드가 있다. 또한 마이크 프리앰프의 입력 임피던스를 변화시켜 단순히 EQ나 컴프레서만으로는 대응할 수 없는 섬세한 톤의 변화까지 이끈 것도 돋보인다. 임피던스 조절 범위는 12kohm, 1.2kohm, 600ohm, 400ohm의 4가지 중 선택이 가능하다.

게인 노브와 트림 노브를 분리시킨 것도 매우 돋보이는 설계다. 마이크 프리앰프는 대단히 큰 증폭을 하는 물건으로 증폭 배율로 따지자면 파워앰프에 비해 수 백배에 이른다. 그래서 가급적 톤을 투명하게 통과시키는 것이 중요한데 3dB 단위로 단계적으로 콘트롤되는 게인 노브가 핵심적이다. 단계별 팟이 아무래도 탄소피막 가변저항보다는 안정성이나 잡음 등의 면에서 훨씬 나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여기에 문제가 있는데, 바로 세심한 조절이 어렵다는 것이다. Pure Drive Octo는 여기서 영리한 선택을 했다. 바로 세부 조정이 가능하도록 1dB 단위 클릭이 가능한 트림 노브를 추가한 것. 그래서 사용자는 가급적 투명한 시그널을 통과시키면서도 정밀하게 입력 게인을 조정할 수 있게 되었다.

전면 입력 단자는 4채널의 TRS로 고임피던스의 악기(패시브 기타나 베이스)를 넣을 수 있도록 했으며 후면에는 8개의 XLR/TRS 콤보 입력 단자가 위치한다. 또한 D-Sub 단자는 3개가 자리잡고 있는데, 각각 상단부터 라인 입력 8채널, 인서트 리턴 입력, 출력/인서트 센드로 나눠져 있다. 후면의 XLR 출력단자는 아날로그 출력은 일체 지원하지 않고 AES/EBU 디지털 출력만을 지원한다. 그 외에 ADAT 광출력, 그리고 클럭킹을 위한 워드클럭 BNC 단자가 준비되어 있다.

재미있는 점은 껏다 켜면서 수행하는 일종의 config 작업을 통해 스탠드얼론 프리앰프와 오디오 인터페이스 모드를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확히는 USB 오디오 인터페이스에서 ADAT를 전부 오디오 인터페이스 출력으로 전환하여 최대 24출력의 오디오 인터페이스로 사용할 것인가 혹은 마이크 프리앰프 입력을 전부 ADAT 출력 채널로 전환하는 ADC로 사용할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다.

 


온보드 패널에서 모든 기능을 콘트롤

조작 인터페이스는 반쯤은 꽤나 직관적이며, 반쯤은 직관적이지 않다. 이것이 무슨 얘기냐면, 일반적인 사용, 그러니까 팬텀 파워의 on/off나 프리앰프의 드라이브 모드 선택, 로우컷, 라인 입력인지 마이크 입력인지에 대한 선택, 입력 임피던스의 선택, 로우컷 등은 꽤나 직관적으로 이뤄진다. 주파수 선택이나 미터링, 클럭소스 선택 등도 마찬가지로 상당히 직관적으로 작동하며 쉽게 상태를 읽을 수 있다.

예컨대 위상 반전 스위치는 게인 노브를 ‘누름’으로써 켜고 끌 수 있으며 팬텀파워는 게인 노브를 몇 초간 꾹 누르고 있으면 작동한다. 또한 로우컷은 트림 노브를 누르면 작동하며, 라인 입력 선택 역시 트림 노브를 몇 초간 누르고 있으면 켜고 끌 수 있다.

드라이브 모드는 색깔로 구분하는데, 버튼에 불이 꺼져있으면 Pure 모드, 노란불일 때는 Classic 드라이브 모드, 초록불일 때는 Asymmetric 드라이브 모드가 된다. 임피던스 스위칭 역시 마찬가지로 꺼져 있으면 1.2kohm, 초록불일 때 12kohm, 노란불일 때 600ohm, 빨간불일 때 400ohm이다.

여기까지 본다면 지나칠 정도로 직관적이어서 따로 어려울 것이 없어보인다. 하지만 Pure Drive Octo는 단순한 프리앰프를 넘어 시그널 라우팅을 비롯하여 다양한 기능을 내장하고 있는 오디오 인터페이스이자 컨버터임을 알아야만 한다. 따라서 의외로 다양하고 세심한 기능들을 내장하고 있다.

먼저 제품에 파워를 넣기 전에 CLK 버튼을 먼저 누르고 전원을 인가하면 ‘셋팅 모드’에 진입하게 된다. 이 상태가 되면 릴레이 피드백, 오토 파워 온, 오토 스탠바이, 버튼 밝기, 미터 밝기, ADAT 컨버터 Vs. USB출력 선택 모드, 피크 홀드 여부, 미터 릴리즈 여부, 오토 스탠바이 시간 등 매우 다양한 것을 설정 가능하다.

 


USB 오디오 인터페이스로도 훌륭

Pure Drive Octo는 8채널 마이크 프리앰프와 AD컨버터의 기능이 주된 것이지만 USB 단자를 통해 고성능 오디오 인터페이스 기능까지 제공한다. 필자의 경우 현재 Windows 환경을 이용하고 있는데, 맥OS인 경우 Core Audio를 지원하니 따로 드라이버 인스톨은 필요가 없다. Windows 사용자인 경우 별도 드라이버의 인스톨이 필요한데, Pure Drive Quad과 Octo가 드라이버를 공유하므로 헷갈릴 일은 없다. 이후 DAW에서 체크하면 바로 8입력/24출력의 오디오 인터페이스로 뜨는데, 만약 ADAT가 출력으로 잡히지 않고 8입력/8출력(AES/EBU)으로만 뜬다면 앞서 소개한 세부 셋팅 기능을 통해 USB-ADAT 출력 모드를 활성화시켜야만 한다. 필자가 궁금한 것은 하나의 드라이버 콘트롤 패널에서 Puredrive Quad와 Octo를 선택하여 체크하도록 되어있는데, 혹시 Quad를 연결하면 두 개 다 체크가 가능한지, 그래서 마치 하나의 오디오 인터페이스처럼 사용할 수 있는지의 여부였지만, 리뷰 제품으로 Octo가 단 한 대 대여되었기에 확인해볼 길은 없었다.

어쨌든 이 상태에서 레이턴시 및 안정성은 상당히 훌륭한 편이었다. 가장 자주, 널리 사용하는 48kHz 환경에서 버퍼사이즈를 바꿔가며 체크한 결과 32샘플에서는 2.1+3.5ms, 64샘플에서는 2.8+3.5ms였으며 가장 안정적인 128샘플에서는 4.1+5.5ms가 나왔다. 사용시 안정성과 레이턴시 퍼포먼스간의 트레이드-오프 관계를 고려한다면 64샘플이 가장 합리적이며 이 경우 합계 레이턴시가 6.3ms에 불과해 PC의 사양만 우수하다면 대부분의 사용자가 큐믹스나 실시간 wet 모니터링에 있어서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단 한가지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USB연결 시 아날로그 출력이 잡히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모니터링을 위해서는 반드시 별도의 컨버터가 필요하며 혹은 AES/EBU 입력을 지원하는 모니터 콘트롤러를 보유하고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16채널의 ADAT 출력은 Dolby Atmos까지도 가능하게 하는 스펙이지만 시중에 마땅한 ADAT DAC가 그리 많이 존재하지는 않기 때문에 이 제품의 풍부한 출력을 마음껏 사용하기엔 다소 어려운 감이 있다. 하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기 때문에 마냥 불가능한 것은 아닐 것이다.

 

사운드 퀄리티는 SSL의 바로 그 것

필자는 보유하고 있는 몇 가지의 마이크로폰을 입력하고 다양한 소리를 들어봤는데, 사운드 퀄리티는 스탠드얼론의 완전한 아날로그 마이크 프리앰프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 보통 8채널 구성으로 묶어 나오는 마이크 프리앰프는 그야말로 ‘모 아니면 도’여서 메인으로 쓰기에는 어려운 퀄리티로 많은 트래킹이 필요할 때 한시적으로 보조적 용도로 사용하거나 아니면 좋은 퀄리티의 제품이라면 1천만원에 가까운 가격을 형성하기도 하는데, Pure Drive Octo는 메인 트래킹용으로 사용하기 충분한 퀄리티이면서도 8채널을 제공하기에 가성비가 상당히 좋다고 보여진다. 거기에 ADAT 단자를 이용한 ADC 기능, 그리고 덤으로 주어지는 것 같은 USB 오디오 인터페이스 기능까지 생각하면 300만원대 초중반의 현재 가격은 대단히 합리적이라고 느껴진다.

입력 측에도 ADAT 단자를 장비해 입력 채널의 확장이 가능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기본 8채널로도 충분한 녹음실이라면 AES/EBU 컨버터를 내장한 모니터 콘트롤러를 들여 Pure Drive Octo의 아날로그 출력부 및 헤드폰 출력부를 대신해도 좋으며, 이 경우라면 상업용 녹음실의 메인 인터페이스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된다.

가장 최적인 것은 AES/EBU 입력을 내장한 다른 오디오 인터페이스와 조합하는 것인데, 왜냐하면 Pure Drive Octo의 8채널 출력을 44.1kHz부터 192kHz까지 손실없이, 채널 타협없이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선책은 많은 오디오 인터페이스 장비들이 내장한 ADAT 입력으로 Pure Drive Octo의 ADAT 출력을 전달하는 것이다. 일단 Pure Drive Octo가 총 16채널의 ADAT, 즉 2개의 ADAT 단자를 내장하고 있기 때문에 96kHz까지는 채널 수 손해 없이 전송이 가능하다. 하지만 드문 경우라고 해도 192kHz에서는 단 4채널 전송만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경우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물론 D-Sub 아날로그 밸런스드 출력 단자를 사용해서 다른 오디오 인터페이스에 입력해도 된다. 일부 인터페이스의 경우 D-Sub 라인 입력 단자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컨버터 없이 8채널 D-Sub 멀티케이블의 연결로 깔끔한 구성이 가능해진다.

필자가 이 프리앰프에서 깊은 인상을 받은 점은 Pure 모드에서의 깨끗함이다. 보통 많은 사람들이 ‘깨끗하고 중립적’인 것을 ‘재미없음’과 동일하게 받아들이지만, 실제로 Pure Drive의 사운드는 마이크로폰의 제작 의도를 가장 잘 드러내주며, 어떻게 보면 그래서 가장 다채롭고 풍부한 사운드일 수 있다. 사실 대부분의 상황에서 나머지 두 가지 모드는 필자에겐 별로 필요가 없었다. 실제로 버튼을 눌러봐도 대부분 큰 차이는 드러나지 않았고 다만 피크 영역이나 혹은 게인을 밀어붙일 때 좀 더 사운드에 따뜻한 왜곡이 가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는 컴프레서를 사용하는 것보다 좀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왜냐하면 컴프레서는 엄밀히 말해서 ‘아주 빠르게 작동하는 볼륨 조절기’인 반면 프리앰프에서의 왜곡과 트랜지언트 변화는 좀 더 다른 느낌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임피던스의 변화는 아마도 넉넉한 출력을 가진 콘덴서 마이크로폰보다 다이나믹 마이크로폰을 드라이브할 때 더 큰 변화를 가져다줄 것이다. 아쉽게도 필자는 다이나믹 마이크로폰을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지 않아서 임피던스 모드에 따른 사운드 테스트를 정밀하게 수행하지는 못했다. 공학적으로 본다면 사실 입력 임피던스는 높을수록 좋으며, 출력 임피던스는 낮을수록 좋다. 하지만 ‘정확한 시그널 전달’이 미학적으로 더 좋은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때로는 낮은 입력 임피던스에 물렸을 때의 약간 ‘버거운듯’한 사운드 컬러가 필요할 때도 있으니 말이다.

다재다능한 기능으로 가치를 높이다

Pure Drive Octo는 그 자체만으로 매우 우수한 아날로그 마이크 프리앰프다. 게인 레인지는 +65dB에 달하기 때문에 매우 낮은 감도의 마이크로폰이라고 해도 문제없이 증폭이 가능하며 기저 노이즈는 한없이 낮으며 높은 게인 레인지에서도 극히 왜곡이 적혀 대부분의 마이크와 영역에서 선형적인 증폭이 가능하다. 여기에 3가지 모드의 프리앰프 컬러와 함께 4가지의 임피던스 설정은 이 프리앰프를 훨씬 다채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며, 표현의 영역을 넓힌다.

물론 USB 오디오 인터페이스 기능을 제공하면서도 모니터 섹션이 없으며 USB-아날로그 출력을 지원하지 않아 약간의 배신감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 제품이 최고급 마이크 프리앰프를 무려 8채널, 그리고 고품질의 32bit/192kHz의 ADC까지 내장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USB 오디오 인터페이스 기능은 그저 덤이라고 생각해도 가성비는 매우 훌륭하다. 또한 AES/EBU나 ADAT를 지원하는 오디오 인터페이스, 혹은 모니터 콘트롤러와 함께 사용한다면 그 때부터는 모든 단점이 상쇄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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