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페/프리앰프/레코더평범한 마이크로폰 시그널에 풍부함을 더하다 Soyuz Laun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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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제 기자

평범한 마이크로폰 시그널에 풍부함을 더하다 Soyuz Launcher

48V 팬텀파워는 미약한 전류에 불과하다. 이를 통해서 뭔가를 진심있게 하기에는 쉽지 않다는 얘기다. 그런데 최신 반도체 기술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 전류는 매우 미약하지만 볼티지가 사뭇 높기에 이를 통해 최신의 저전력, 고효율의 증폭소자를 구동한다는 아이디어는 곧 빠르게 퍼져나갔으며 이내 많은 제조사들이 팬텀파워를 이용한 간편한 프리앰프들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런 류의 프리앰프가 왜 필요하냐고? 이는 근본적으로 다이나믹 마이크로폰의 형편없이 낮은 출력이 원인이다. 콘덴서 마이크로폰의 경우 대체로 1Pa, 즉 94dBSPL의 음압을 입력할 때 대략 10~20mV 사이의 전압을 출력한다. 물론 이 정도는 매우 미약한 전압이지만 이는 콘솔에 달린 마이크 프리앰프로 대략 1V가량의 전압으로 증폭된다. 수치상으로는 대략 100배 정도의 증폭이다. 이 과정부터가 올바른 게인스트럭춰 구성의 시작이다. 대부분 스피커 출력 혹은 메인 출력을 지나치게 높게 잡아서 하울링 등의 이유로 충분히 필요한 시그널 전압을 얻지 못하고 이는 나쁜 SNR로 반드시 보답받게 되어있다. 이렇게 올바른 게인스트럭춰는 생각보다 강력한 프리앰프 드라이브로부터 시작한다지만, 애초에 마이크로폰 신호가 지나치게 미약하다면? 설상가상으로 케이블이 지나치게 길어 시그널에 잡음까지 유입된다면? 이렇게 되면 제 아무리 훌륭하고 잡음없는 프리앰프를 쓴다고 해도 방법이 없다. 애초에 증폭해야 할 미약한 마이크 시그널에 잡음이 포함되어 있다는데 도리가 없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주로 다이나믹 마이크로폰을 장거리 전송할 때 많이 발생한다. 많은 다이나믹 마이크로폰의 감도는 94dBSPL 입력시 2~3mV에 그친다. 심지어 어떤 제품은 1mV대를 자랑(?)하는 물건마저도 있다. V=IR 이다. 낮은 전압의 전송은 필히 케이블의 저항에 의해 더욱 낮은 전압으로 낮춰지며 이렇게 더욱 낮아진 전압은 인근 유도 노이즈의 영향을 받기가 더욱 쉬워지는 취약한 상태가 된다. 다이나믹 마이크로폰 특유의 낮은 디테일 해상도는 물론 마이크로폰의 구조 그 자체가 원인일 수 있지만 전송 과정에서의 손실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가장 손쉬운 방법은 소스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유도 노이즈를 타기 전에 증폭을 해버리는 것이다. 최근 네트워크 오디오가 FOH 콘솔 시스템에 도입되면서 확연히 나아진 음질과 디테일에는 물론 디지털 포맷 특유의 무손실 전송도 중요한 역할을 하겠지만 컨버터 역할을 하는 스테이지 박스가 무대 위에 올라가면서 마이크에서 프리앰프로 이어지는 케이블의 길이가 확연히 줄어든 것이 원인 중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 디지털 스네이크를 쓸 정도의 대규모 무대라면 이미 케이블의 길이가 충분히 길어 감도가 무척 낮은 마이크라면 손실이 적지 않다. 그렇다고 퍼포머 곁에 전원을 배치하고 코드를 꼽는 별도의 마이크 프리앰프를 두자니 그만큼 번거로운게 없다. 최근의 팬텀파워드 인-라인 프리앰프들은 이러한 배경으로 탄생했다. 팬텀 파워를 통해 대략 20~30dB 정도의 증폭만을 하기 때문에 제 아무리 감도가 낮은 마이크로폰이라고 해도 일반적인 콘덴서 마이크를 상회하는 50mV 가량의 출력을 손쉽게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증폭된 신호는 마이크 프리앰프가 달린 콘솔이나 오디오 인터페이스, 혹은 스테이지 박스에 입력될 때까지 상당한 수준으로 무결성이 유지된다. 즉 기본적인 음질 향상에 있어서 인-라인 프리앰프는 확실한 존재 가치가 있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도 충분한가? 더 이상 아쉬운게 없나? Soyuz Microphones(이하 Soyuz)가 선보인 Launcher는 시장에 만연해 있는 기존의 인-라인 프리앰프와는 확실히 차별화되는 노선을 걷기로 결정했다. 바로 ‘착색’이다.

기분 좋은 착색을 마이크 시그널에 더하다

Soyuz Launcher는 다른 인-라인 프리앰프와 같이 아주 간단한 장비다. 48V 팬텀파워를 입력하는 즉시 이 장비는 들어오는 신호를 무조건 26dB 증폭한다. V로 따지면 약 20배 정도 증폭하는 셈이다. 즉, 1mV의 극히 미약한 신호가 들어온다고 해도 20mV로, 일반적인 콘덴서 마이크로폰을 이미 뛰어넘을 정도로 출력을 해주며, 일반적인 강도의 신호라면 50mV 이상의 충분한 전압, 그리고 낮은 출력 임피던스를 통해 장거리까지 손실없이 아날로그 신호가 전송된다. 그런데 이 기능은 다른 인-라인 프리앰프들도 갖추고 있다. 단순히 깨끗한 증폭이라면 굳이 Launcher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더군다나 Launcher는 경쟁자들에 비해 다소 크고 무거우며 비싸기까지 하다. 그렇다면 Launcher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 Soyuz 측은 Launcher의 존재 이유를 과감히 ‘착색’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이거 안좋은거 아닌가? 그런데 잘 생각해보자. 많은 고가의 프리앰프들, 그러니까 인-라인 말고 본격적으로 라인 레벨을 만들어내는 외장형 고가 프리앰프 제품들은 어떤 제품은 지극히 깨끗한 증폭으로 정평을 얻은 반면, 또 어떤 제품은 사람을 기분좋게 하는 하모닉스와 착색으로 오랜 사랑을 받으며 명기로 인정받고 있다. 오디오적인 스펙으로 보면 분명 좋지 않은 결과일 것이다. 하모닉스는 말이 좋아 배음이지 결국 THD(Total Harmonic Distortion)으로 측정되기 때문이다. Soyuz는 바로 이 점을 정확히 노렸다. 기분 좋은 착색을 가진 프리앰프는 흔히 ‘부띠끄’ 장비에 속하며 매우 비싼 가격을 형성한다. 기왕 26dB 증폭하는거, 기분 좋은 착색과 왜곡을 시그널에 더해주면 어떨까? 그것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트랜스포머’를 통한 사운드 말이다. 그래서 의외로 Launcher는 Soyuz의 몇 안되는 라인업 중에서도 가장 개발기간이 오래 걸렸다고 한다. 고가의 부띠끄 프리앰프에서 느껴지는 바로 그 착색을 작디 작은 인-라인 프리앰프로, 그것도 미약한 48V의 팬텀파워로 구현하기 위해서다. 개발 과정에서 밋밋한 증폭, 좁은 대역, 기분 나쁜 왜곡 등은 전부 제거되고 다듬어졌으며 기분좋은 하모닉스를 더하고 사운드를 풍부하고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왜곡을 만들어내는 장비로 태어난 것이 바로 Launcher다. 믿기지 않는다면 Launcher를 열어 내부를 보면 된다. 숙련공이 수제작으로 일일히 감아 만든 소형 트랜스가 Launcher 안에 내장되어 있다. 정교하고 아름다운 Soyuz 마이크를 만들어낸 바로 그 손길들이다.

넉넉한 기술적 스펙, 그리고 그 이상의 성능

Soyuz Launcher는 외형 뿐 아니라 그 이름마저도 재미있고 사랑스럽다. Soyuz가 ‘연합, 협력’이라는 뜻도 있지만 역사적으로는 구소련 시절부터 우주선에 쓰였던 명칭이기도 하다. 1968년 처음 유인우주선으로 개발되어 어마어마하게 높은 신뢰성으로 큰 설계 변경 없이 현재까지도 사용되는 전설적인 우주선이 바로 Soyuz이다. 여기에 ‘발사대’를 의미하는 Launcher라는 이름이 붙었으니 Soyuz 측의 기발한 네이밍 센스에 박수가 절로 나올 정도다. 스펙을 살펴보면 의도적으로 상당한 착색을 하는 프리앰프임에도 10Hz~20kHz까지 -1dB 범위 안에서 평탄하다. 여기에 더해 최대 출력 볼티지는 2.6V. 출력 임피던스는 1kOhm 정도로 대부분의 프리앰프들보다 우수하며, 콘솔의 라인입력부와 비교해 충분한 임피던스비를 제공하여 왜곡없는 정확한 전송을 보장한다. 최대 출력이 2.6V, 그리고 증폭률은 26dB이기에 입력 볼티지 한계점도 어느 정도 계산할 수 있는데 대략 130mV 이상의 초과 입력시 지나친 왜곡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물론 이 정도로 출력해낼 수 있는 마이크로폰은 거의 없으며, 만약 있다고 해도 Launcher가 증폭하는 대상인 다이나믹 마이크로폰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수치다. 즉, Launcher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헤드룸이 엄청나게 넉넉하다. 설사 초과입력이 된다고 해도 트랜스포머 방식을 채용하고 있기에 클리핑이 부드럽게 생긴다는 점도 기억하면 좋겠다. 트랜스포머를 내장하고 있는데다 사뭇 두꺼운 금속 하우징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무게는 경쟁자들보다 훨씬 무거운 410g에 이른다. 하지만 크기는 컴팩트해서 투어링 및 로케이션 레코딩 등의 환경에서도 전혀 문제가 없다. 오히려 두꺼운 하우징으로 인해 신뢰성은 더 높다. 하지만 아름다운 아이보리 페인팅 마감은 이 제품의 튼튼한 구성에도 불구하고 험하게 쓰고 싶지 않게 만든다. 외형적으로는 매우 간단해서 그저 XLR 입력과 출력만 존재할 뿐이다. 외부에는 일체의 노브나 스위치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냥 콘솔에 꼽고 48V 팬텀파워를 입력하면 그 즉시 어떤 신호가 입력되든 무조건 26dB을 증폭하는 그런 간단한 장비가 바로 Launcher다. 그런데 이 간단한장비로 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많다.

밋밋한 마이크로폰 사운드에 활기를 불어넣다

제 아무리 정교한 세션이라고 해도 다이나믹 마이크로폰이 투입되는 분야는 아주 많다. 일반적으로야 보컬에 ‘N’사의 유서깊은 제품을 쓰는 것이 한국에선 이른바 ‘국룰’이라지만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 그리고 타악기나 혹은 사각파를 출력해내는 모든 악기류 기기에서의 다이나믹 마이킹은 쉽게 부드러운 사운드를 얻을 수 있는 비결이다. 다이나믹 마이크로폰은 기본적으로 콘덴서 방식에 비해 ‘Velocity’ 방식을 사용한다. 코일이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그 시점에서 가장 큰 전압이 생성되기 때문에 원리상 콘덴서 마이크로폰에 비해 위상이 90° 늦으며 사각파나 비대칭 파형 등은 아예 제대로 기록하지조차 못한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특성 덕에 다이나믹 마이크로폰은 콘덴서 마이크로폰에 비해 좀 더 ‘음악적’인 취급을 받을 때가 종종 있다. 예컨데 사각파 투성인 일렉트릭 기타의 디스토션 사운드는 다이나믹 마이크로폰을 통한 캐비닛 마이킹으로 훨씬 부드러운 사운드로 가다듬어진다. 다만 아쉬운 것은 역시나 콘덴서 마이크로폰만은 못한 디테일이다. 필자는 이 아쉬움을 해결하기 위해, 그러니까 단순히 부족한 출력을 메꾸기 위함을 넘어서 다른 의도를 갖고 Launcher를 다이나믹 마이크로폰에 사용했다. 기왕 Launcher로 증폭하기 때문에 마이크로폰에서 출력되는 케이블은 2-3m 내외의 최대한 짧은 케이블을 썼으며, 이후 Launcher에서 나오는 출력을 레코더 인터페이스에 연결시킨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역시 노이즈 플로어의 눈에 띄는 하락이다. 당시 녹음 진행 당시 아마 마이크로폰과 인터페이스 사이에 약 30m의 시그널케이블이 저항요소로 자리잡았던 것 같다. 다이나믹 마이크로폰의 빈약한 출력은 이 거리를 거치며 감쇄되고, 또한 인접한 노이즈에 영향을 받으며 알게 모르게 노이즈 성분을 함유하게 된 것. 그리고 이로 인해 매우 작은 소리의 디테일한 부분들이 놓쳐지게 된 것이다. Launcher는 이런 부분을 아주 멋지고 손쉽게 해결해줬다. 또한 Soyuz측이 자랑하는 기분좋은 배음 생성과 착색은 역시나 만족스러웠다. 실제로 측정해보면 중고역대에서 약간의 증폭과 함께 초고역에서 살짝의 롤-오프가 발생하는 식인데 청감상으로는 소리가 좀 더 단단해지면서도 배음이 생성됨과 동시에 고음이 경박하지 않게 다듬어지는 효과였다. 이러한 특성은 저가형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사용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애초에 개인 작업자용의 저가형 인터페이스는 마이크 프리앰프의 기본적인 증폭률이 낮기 마련이다. 이 경우 특히 감도가 낮게 설정된 몇몇 다이나믹 마이크로폰에서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기까지 한다. 이 때 간단하게 Launcher를 추가하면 밋밋한 기본 마이크 프리앰를 보완함과 동시에 26dB의 추가적인 게인 레인지를 확보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시중에서 고가의 마이크 프리앰프가 약 60~70dB 이상의 증폭률을 가지는 반면 저가형의 경우, 특히 PC의 전원을 끌어쓰는 버스파워 타입의 경우 50dB조차 못미치는 증폭률의 마이크 프리앰프를 갖춘 경우가 꽤 있다. Launcher는 이 부분의 한계를 완벽하게, 그리고 너무나 쉽게 극복해주는 장치다. 사실 중저가형 오디오 인터페이스라고 해도 입출력 컨버터나 출력단, 그리고 레이턴시 등에서는 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대다수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는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구매하려면 몇 배가 넘는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이 때 Launcher는 합리적으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게 해준다.

Launcher Deluxe를 기다리며

필자는 Soyuz Microphones 창립자인 David Arthur Brown을 금년 KOBA Show에서 만나 ‘Launcher 의 우수한 특성은 악기에도 어울릴 것’이라면서 ‘입력단을 TRS까지 수용하는 콤보타입으로 바꾸고 악기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할 계획은 없느냐’고 물은 바 있다. 그 때 Mr. Brown은 마침 잘 되었다는 듯이 ‘악기를 위한 2채널 버전을 이미 개발을 마치고 런칭을 앞두고 있다’며 스스로 신제품에 대한 엠바고를 풀고 avMIX 매거진에 세계 최초로 공개한 바 있다. 그 제품이 바로 Launcher Deluxe다. 다이나믹 마이크로폰만을 위해 전문적으로 설계된 Launcher의 한계를 넘어,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26dB를 증폭하는 Launcher 모드, 그리고 부스트를 하지 않으며 오로지 시그널에 착색과 배음만을 더하는 Saturate 모드를 스위칭할 수 있도록 한 이 제품은 TRS/XLR 콤보 단자를 준비하여 악기 입력에도 대응하고 있으며 Saturate 모드에서는 Launcher에 입력된 48V의 팬텀파워가 그대로 바이패스로 XLR 입력단에 전달되어 콘덴서 마이크로폰에도 Launcher 특유의 기름진 트랜스포머 사운드를 더할 수 있게 해주는 ‘프로듀서의 비밀무기’로의 모습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아주 약간 아쉬운 점이라면 이 제품은 기존 Launcher의 업데이트가 아닌, 2채널 버전으로 상당한 가격의 상승을 보인다는 것. 물론 폭넓은 활용도를 생각한다면 그렇게 비싸다고만은 할 수 없다. 특히 수입사인 기어라운지(주)에서는 Launcher Deluxe의 출시를 기념하여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있으니 관심있는 독자들은 이들의 홈페이지 [gearlounge.com]을 방문하기 바란다. 물론 기존의 Launcher도 악기에 못쓰는 것은 아니다. 입력 레벨의 설정에 충분히 유의하면서 TS/TRS-XLR 변환 커넥터를 사용해 연결하면 Launcher 만의 ‘핸드메이드 트랜스포머’사운드 캐릭터를 그 어떤 악기에도 부여할 수 있다. 독자들의 녹음 소스를 좀 더 개선하려면, 그리고 밋밋한 소스에 개성을 부여하려면 Launcher를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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