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페/프리앰프/레코더Yamaha URX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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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인터페이스를 다시 정의하다

by 이무제, 자료제공: 야마하뮤직코리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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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X44V

 

오디오 인터페이스 시장은 오랫동안 두 개의 축으로 움직여 왔다. 하나는 음악 제작 중심의 전통적 인터페이스이고, 다른 하나는 스트리밍과 팟캐스트에 맞춘 크리에이터용 장비다. 최근에는 여기에 HDMI 캡처, 소프트웨어 라우팅, 모바일 운용, 외부 컨트롤러 연동까지 더해지면서 제품의 정체성이 빠르게 혼합되고 있다. 야마하가 2026년 선보인 URX 시리즈는 바로 이 지점에서 등장했다. URX22, URX44, URX44V로 구성된 이 라인업은 단순한 USB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아니라, 녹음·믹싱·스트리밍·콘텐츠 제작을 한 대에서 관리하려는 통합형 제작 허브에 가깝다. 야마하가 공식적으로도 이 시리즈를 뮤지션, 퍼포머, 스트리머, 팟캐스터,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위한 제품으로 규정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제품군을 단순 신제품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는 야마하의 최근 하드웨어 재편과 직접 연결되기 때문이다. 야마하는 2025년 10월, 스테인버그 브랜드로 전개되던 UR 계열의 흐름을 자사 이름 아래 다시 묶으며 UR-MK3와 URX-C 시리즈를 내놓았다. 이어 2026년 1월 URX를 발표하면서 입문형, 중급형, 그리고 보다 적극적으로 믹싱·라우팅·비디오 통합까지 지향하는 상위 개념의 인터페이스 체계를 갖추게 됐다. 즉 URX는 기존 UR 시리즈의 후속이라기보다, 야마하가 인터페이스를 더 이상 단순 입출력 장치로 보지 않고 제작 워크플로우 전체의 중심 장치로 재정의한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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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X22 


UR의 연장이 아니라 성격 전환

URX 시리즈가 주목되는 첫 번째 이유는 제품의 출발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기존 오디오 인터페이스는 얼마나 좋은 프리앰프와 컨버터를 담았는지가 핵심이었다. 반면 URX는 여기에 더해 사용자가 얼마나 빠르게 셋업을 끝내고, 얼마나 적은 시행착오로 원하는 작업 모드에 진입할 수 있는가를 설계의 중심에 놓고 있다. 4.3인치 터치 LCD와 물리 노브의 병행 구조, Simple/Standard 모드, Scene Recall, Clip Safe, 자동 게인 보정 기능은 모두 그런 방향을 가리킨다. 다시 말해 이 제품은 음질 스펙만이 아니라 운용 스펙까지 상품화한 인터페이스다.

이 점은 시장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지금의 사용자층은 예전처럼 DAW 녹음만 하지 않는다. 한 대의 장비로 음악 작업을 하다가, 같은 세션을 바로 송출하고, 필요하면 모바일 장치나 서브 컴퓨터까지 병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인터페이스는 더 이상 “컴퓨터의 오디오 입출력 장치”라는 정의만으로는 부족하다. URX 시리즈는 듀얼 USB MAIN/SUB 포트, 멀티스트림 드라이버, 내부 DSP 믹싱, 그리고 모델에 따라 microSD 멀티트랙 녹음과 HDMI 입출력까지 갖추면서 그 변화에 대응한다. 이 대목이야말로 URX의 핵심이다. 기능 몇 개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역할 자체가 재설계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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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X44 


‘좋은 소리’넘어 ‘좋은 운용’까지 포함하다

물론 야마하는 오디오 성능에서도 이 시리즈를 강하게 밀고 있다. 공식 발표 자료에 따르면 URX는 32-bit / 192kHz 지원, 115dB 입력·125dB 메인 출력의 다이내믹 레인지, 초저노이즈 설계를 내세운 프로급 USB 오디오 인터페이스다. 제품 페이지에서는 ‘True Sound’ 철학에서 출발한 URX 마이크 프리앰프와 78dB 게인 범위, 메인 출력 기준 125dB 다이내믹 레인지가 반복적으로 강조된다. URX22는 2개의 프리앰프, URX44와 URX44V는 4개의 프리앰프를 갖추고 있으며, +48V 팬텀 파워와 Hi-Z 입력을 지원한다. 단순한 크리에이터용 USB 장비가 아니라, 기본기 자체는 확실히 프로페셔널에 대응하는 음악 제작용 인터페이스의 문법 위에 놓여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URX의 기술적 의미는 프리앰프와 컨버터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사용자 설명서에 따르면 이 시리즈에는 야마하의 커스텀 DSP 칩 SSP3가 내장돼 있으며, 이를 통해 저지연 모니터링과 실시간 프로세싱을 제공한다. Gate, Compressor, EQ, Reverb, Amp Simulator, Pitch Fix 계열의 보이스 체인저는 물론, Ducker, 멀티밴드 컴프레서, 딜레이까지 갖춘 Total FX는 이 장비가 단지 깨끗하게 녹음하는 장치가 아니라, 결과물을 즉시 다듬는 장치임을 보여준다. 여기서 야마하가 겨냥하는 경쟁력은 분명하다. 좋은 소리를 녹음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사용자가 외부 플러그인과 추가 장비 없이 바로 ‘쓸 수 있는 소리’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철학은 보조 기능에서도 드러난다. Auto Gain은 적정 입력 레벨을 자동으로 잡아주고, Clip Safe는 과대한 입력이 감지되면 게인을 자동으로 낮춰 클리핑을 방지한다. Scene Recall은 최대 63개의 장면을 저장·호출할 수 있어, 라이브 보컬 세팅에서 팟캐스트 세팅으로, 혹은 DAW 녹음 세팅에서 스트리밍 세팅으로 전환할 때 반복 작업을 크게 줄여 준다. 이는 보통 디지털 콘솔에서 보던 개념을 데스크톱 인터페이스로 끌어내린 것이다. 결국 URX는 음질 경쟁과 동시에 운용 안정성 경쟁에도 뛰어든 제품이다. 초보자에게는 실수를 줄이는 장치이고, 숙련자에게는 반복 업무를 줄이는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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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스크린과 물리 노브의 조합이 의미하는 것

최근 크리에이터 장비 가운데는 터치 중심 인터페이스를 택한 제품이 적지 않다. 그러나 터치만으로는 현장성이 떨어지고, 반대로 물리 노브만으로는 복잡한 라우팅을 다루기 어렵다. URX는 이 양쪽 문제를 동시에 피하려는 쪽에 가깝다. 4.3인치 터치 LCD, 5개의 컨트롤 노브, 커스터마이즈 가능한 노브, 그리고 터치와 회전을 결합한 조작 구조를 통해, GUI의 직관성과 물리 조작의 즉응성을 함께 노린다. 이는 화면 위에서 복잡한 설정을 다루되, 실제 게인과 레벨, 출력 조정은 손으로 끝내고 싶은 사용자에게 유효한 설계다.

특히 Simple Mode와 Standard Mode의 병행은 시장적으로도 중요하다. 인터페이스 시장은 오랫동안 “쉽지만 제한적”이거나 “강력하지만 복잡한” 두 종류의 제품으로 나뉘어 있었다. URX는 이 둘을 한 섀시 안에 공존시키려 한다. 설명서에는 Simple Mode 안에 라이브, 스트리밍, DAW 녹음 등 사용 사례별 프리셋과 라우팅 개요가 마련돼 있고, 필요하면 Standard Mode에서 보다 세밀한 조정으로 넘어갈 수 있게 설계돼 있다. 이 구조는 입문자가 장비를 오래 쓰기 어렵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 즉 초기 진입장벽과 이후의 성장 한계를 동시에 완화한다. 기초 사용자에게는 쉽게 시작할 이유를, 숙련자에게는 오래 붙잡을 이유를 제공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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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X44V


URX44V가 보여주는 가장 큰 변화-오디오 인터페이스 안으로 들어온 비디오

URX 시리즈에서 가장 상징적인 모델은 단연 URX44V다. 이 모델은 6IN/4OUT USB-C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골격을 유지하면서 HDMI IN/THRU를 더한 오디오·비디오 인터페이스다. 공식 제품 페이지 기준으로 4K/60fps, 1080p/240fps 캡처와 패스스루를 지원하며, 사용자 설명서에는 HDMI 입력이 최대 4K/60Hz, 오디오 최대 8채널/192kHz·24bit를 지원한다고 기재돼 있다. 입력된 HDMI 오디오는 기기 내부에서 2채널로 다운믹스되고, 본체 샘플레이트에 맞춰 리샘플링된다. 즉 이것은 본격 영상 스위처가 아니라, 오디오 중심 제작자가 영상까지 한 장비 안에서 다루도록 만든 하이브리드 인터페이스다.

이 접근은 상당히 현실적이다. 지금까지 영상 기능을 강하게 내세운 제품들은 대개 비디오 스위처나 스트리밍 콘솔의 성격이 강했다. 반면 URX44V는 출발점이 다르다. 중심은 여전히 오디오 인터페이스이며, HDMI는 그 기능을 넓히기 위한 수단으로 들어와 있다. 그래서 이 제품은 영상 중심 장비와 정면 승부를 벌인다기보다, 오디오 품질과 믹싱 유연성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영상 입력을 추가로 필요로 하는 사용자층을 정확히 겨냥한다.

같은 맥락에서 URX44와 URX44V에 탑재된 microSD 멀티트랙 녹음도 중요하다. 두 모델은 최대 16트랙 오디오 녹음과 2트랙 재생을 지원하며, 이는 모바일 단독 녹음, 안정적인 백업, 현장 BGM 재생, 후반 편집용 멀티트랙 확보 같은 용도를 상정한 구성이다. 사용자 설명서에도 48kHz 기준 16트랙, 96kHz 기준 8트랙, 192kHz 기준 2트랙 녹음이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다. 이 기능은 인터페이스가 더 이상 컴퓨터에 종속된 주변기기가 아니라는 점을 말해 준다. 특히 작은 공연, 교회, 학교, 기업 라이브, 팟캐스트, 소규모 영상 제작처럼 한 대의 장비가 실패 없는 백업까지 담당해야 하는 환경에서는 실제 효용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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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우팅과 생태계가 만드는 확장성

URX22와 URX44/44V의 차이는 단순한 입출력 수 차이에 그치지 않는다. URX22는 USB MAIN 16트랙 녹음·재생과 USB SUB 2트랙 녹음·재생을, URX44와 URX44V는 USB MAIN 18트랙 녹음·재생과 USB SUB 2트랙 녹음·재생을 지원한다. 이 구조는 한쪽 USB를 메인 제작용 컴퓨터에, 다른 쪽을 스트리밍용 PC나 모바일 장치에 연결하는 식의 운용을 가능하게 한다. 예전 같으면 인터페이스, 소형 믹서, 루프백 소프트웨어, 캡처 장비를 조합해야 했던 구성을 한 대로 정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URX가 실제 시장에서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면, 그 이유는 고성능 프리앰프보다도 바로 이런 라우팅의 현실성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더 중요한 것은 야마하가 URX를 그저 단품으로 취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1월 발표 당시 야마하는 MGX 디지털 믹서 시리즈, URX 시리즈, CC1 USB 컨트롤러를 하나의 흐름으로 제시했고, 3월 업데이트에서는 CC1 및 Elgato Stream Deck에서 MGX/URX의 주요 기능을 제어할 수 있게 했으며, Cubase·Nuendo·MixKey와의 연동 기능도 강화했다. 공식 발표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측 커스텀 패널에서 입력 채널 설정, 이펙트 파라미터, 모니터링 등을 제어할 수 있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사이의 라우팅도 단순화됐다. 이는 단순한 기능 추가가 아니라, 하드웨어-DAW-스트리밍 소프트웨어-외부 컨트롤러를 하나의 생태계로 묶겠다는 전략이다. URX를 바라볼 때 반드시 봐야 하는 부분이 바로 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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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X22 후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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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X44 후면부


‘입문기’도 ‘방송장비’도 아닌 중간지대를 정확히 겨냥하다

현재 시장에는 분명한 양극화가 있다. 어떤 제품은 사용성을 극단적으로 단순화한 제품이 한쪽에 있고, 반면, 비디오 제작과 장면 전환, 영상 스위칭을 적극적으로 전면화한 제품이 다른 한쪽에 있다. URX는 그 중간에 선다. 즉, URX는 음악 제작 인터페이스의 본체를 유지한 채 스트리밍과 콘텐츠 생산 기능을 넓혀 간다. 이 포지션은 언뜻 모호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오히려 가장 수요가 많은 영역일 수 있다. 음악도 만들고, 방송도 하고, 필요하면 영상도 받아야 하는 사용자에게는 극단적 전용기보다 이런 중간지대의 장비가 더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국내 기준으로 보더라도 URX 시리즈는 용도가 분명하다. 소형 스튜디오, 개인 작업실, 교회, 학교 방송실, 라이브 스트리밍을 병행하는 공연장, 그리고 한 사람이 오디오와 송출을 동시에 맡는 현장에서는 장비 수를 줄이면서도 결과물의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URX44V는 특히 오디오 중심 사용자가 영상 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현실적인 타협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순수하게 2채널 녹음만 필요하고, 외부 라우팅이나 스트리밍 기능이 거의 필요 없는 사용자에게는 URX의 풍부한 기능이 다소 과잉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시장의 변화 방향을 보여주는 지점이다. 오늘의 “과잉 기능”은 내일의 기본 사양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 점에서 URX는 현재 시장을 따라가는 제품이라기보다, 다음 단계의 기본값을 미리 제안하는 제품에 가깝다. 이는 공식 자료에 나타난 기능 구성과 생태계 확장 방향을 바탕으로 한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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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X44V 상단부 


야마하가 내놓은 것은 신제품이 아니라 방향성이다

URX 시리즈의 본질은 “좋은 오디오 인터페이스”에 있지 않다. 그런 수준의 제품이라면 시장에는 이미 많다. URX가 가지는 진짜 의미는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소리의 입출력 장치에서 제작 허브로 끌어올리려는 야마하의 방향성에 있다. 32-bit / 192kHz, 78dB 게인, DSP, 터치 LCD, Scene Recall, 듀얼 USB, microSD, HDMI, CC1·Stream Deck·Cubase·Nuendo·MixKey와의 연동은 따로 보면 기능 목록이지만, 함께 보면 하나의 메시지가 된다. 이제 인터페이스는 DAW 옆에 놓인 주변기기가 아니라, 창작 환경 전체를 묶는 중심 장치가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다.

야마하가 앞으로도 URX와 MGX, CC1, 그리고 스테인버그 소프트웨어 간 결속을 계속 강화한다면, URX 시리즈는 단순히 잘 만든 인터페이스로 남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프로슈머 제작 환경의 표준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기준점이 될 수 있다. 시장이 오디오 전용 장비와 방송 전용 장비의 양극화에서 벗어나고 있는 지금, URX는 그 사이를 메우는 제품이 아니라, 그 경계 자체를 없애려는 제품으로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바로 그 점이 이 시리즈가 갖는 가장 큰 시장적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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